<p style="text-align:left;"><br></p> <p style="text-align:left;"><br></p> <p>얼떨결에 화요일 밤에 의료 자원봉사를 신청했다 폭풍같은 3.5일을 보냈습니다. <br><br>정신을 차리고 나니 제가 의무팀장이 되어있었고... <br><br>어마어마한 일들이 산적해 있었습니다. <br><br>하지만 제가 뭘 알겠습니까. 그냥 작은 부분 힘을 보태고 왔습니다. <br><br><br><br>다른 부분들은 다른능력자님들께서 잘해주시겠지 믿으면 능력자가 여지없이 나타났고 <br><br>말도 안되는 그 상황에서 안될거라 믿었던 행정적인 처리가 가능하게 되었고 <br><br>엄청나게 짧은 시간 내에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경찰서, 파티장 주변 빌딩에까지.. 협조가 착착착 이루어졌습니다. <br><br><br><br>막상 저는 의무실 안에 갇혀만 있어서 즐기지 못한게 좀 아쉽네요...ㅎ <br><br>기억나는 것들을 이야기 해봅니다. <br><br>1. 처음에 300명이던것이 행사 전날인 금요일에는 약 5000명? 정도로 예상이 되었습니다 <br><br> 하지만 저희는 예상만 그리 한거지 3000명정도일거라며. 설마 만명이 오는거 아니에요? 이런말을 킥킥거리며 농담하듯 했습니다. <br><br> 근데 그게 현실이 되었습니다 ㄷ ㄷ ㄷ ㄷ <br><br>2. 처음엔 간단한 상비약을 약 30알씩 챙기면 되겠지 했습니다. <br><br> 근데 두려웠습니다. <br><br> 박사모, 야당관련 다양한...단체같은 데서 무력충돌 할수도 있거나 약올리면서 부딪치는 일이 생길까 두려웠고 <br><br> 촛불을 드는 분들이 생기면 화상을 입는분이 생길까 두려웠고 <br><br> 혹시 심정지가 발생하면 어쩌나 <br><br> 출연진들이 과로로 쓰러지면 어쩌나 <br><br> 별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br><br><br><br> 상비약..그런거 대여가 가능할리 없었습니다. <br><br> 다 사야했어요. <br><br> 불안은한데 일을 나눌수가 없었어요. 저 혼자였거든요. <br><br> 상비약이며 각종 물품 모두 사야했습니다. <br><br> 그런데..기적처럼 행사 2일전에 약사님이 자원봉사를 지원해주시고 , <br><br> 다른 자원봉사자분과 함께 약을 사비로 구입해오신다고 하셨습니다. <br><br> 약 말고 다른거 챙기시랍니다. <br><br> 한숨 놓았습니다. 그런데 까페에서 계속 쪽지가 날라옵니다. <br><br> 약품 필요하시죠? 제가 가진 상비약이 있는데.. 혹은 동네에서 사갈수있는데.. 좀 준비해갈까요? 이런 연락이 옵니다. <br><br> 불안한 마음에 많이는 말고 조금씩만 부탁드려요! 했습니다. <br><br> 저는 그 외에 처치에 필요한 물품들을 챙기기 시작했는데, 행사1일전, 물리치료사, 간호조무사등의 다양한 직군의 <br><br> 시민들이 연락을 취해와 저희팀은 도와주는 일반인 자원봉사자 4분까지 해서 총 9명이 되었습니다. <br><br> 마음의 부담은 덜었지요. 하지만 돈드는 걸 사오시라고 차마 부탁을 못하겠더라구요. <br><br> 있는거정도만 들고오시라 하면서 제가 이리저리...불안한 마음에 <br><br><br><br> 자동제세동기가 있었음 해서 알아보면 ,이상하게 누가 하늘에서 도운듯이 제세동기가 무료로 대여되었습니다. <br><br> 아 이런제품이 있으면 좋겠다 하면, 어떤분이 사오실수있다고 하셨습니다. <br><br> 드레싱 할일이 생길지 몰라서 물품 준비 리스트에 거즈가 있었는데 (심지어 제가 준비한다고 써놨었음) <br><br> 거즈가.....2000장이 왔습니다..........................덜덜덜덜......... <br><br> 저희 의료팀 게시판에 써있던 물품 준비 리스트에 아이스 팩 3-4개 이런게 써있엇는데 <br><br> 꽝꽝얼린 아이스팩을 담은 45리터 아이스 박스를 직접 클량 회원님께서 들고 오셨습니다!!! <br><br> ㄷ ㄷ ㄷ ㄷ ㄷ <br><br> 마지막날 쓰던 체온계 상태가 좋지 않아서, 이곳에 글을 올렸더니 무려 3분이 당일에 구해서 저에게 빌려주셨습니다. <br><br>조직된 시민의 힘을 많이 느꼈습니다. <br><br><br><br>3. 제가 의료기기나 의료소모품을 너무 많이 챙긴 나머지 짐이 한가득인데 <br><br> 저는 차가 없었습니다. <br><br> 하지만 그날 차를 태워달라는 말이 차마 안나왔어요. 짐이 너무 많아서요. <br><br> 그런데 전날 기가막히게 쪽지가 왔습니다. 오전에만 잠시 봉사를 할수 있는데 집이 목동이다(물품이 있던 회사가 목동) <br><br> 짐 같이 날라주고 정리해줄수 있다. <br><br><br><br> 또 좀 있으니까, 어떤 분이 연락을 주십니다. 나는집은 수원이지만 회사가 여의도인데 마침 금요일밤에 당직이다. <br><br> 당직 끝나고 회사로 가서 짐을 날라줄 수 있다. <br><br> <br><br> 어떤분은 연락이 왔습니다. 난 오후엔 질서유지 봉사를 할건데 오전에 시간 빈다. 차 태워줄수있다. 짐많지 않느냐.... <br><br> 그래서 꿈처럼 ... 두분이 오늘아침에 와주셔서 짐을 같이 날라주시고, 차가 회사 앞까지 와서 <br><br> 여의도에 그 많은 짐을 편하게 가지고 왔습니다. <br><br><br><br>4. 그랬는데... 제가 봉사를 자원한분들이 임시로 사용하는 단톡방에서 <br><br> 날씨가 밤에 추울텐데, 핫팩이 집에 있으시면 가지고 와주시거나, 조금만 지원해주시면 <br><br> 아이들이나 추워하시는분들이 계시면 나눠드리겠다 말씀 드렸더니 <br><br> 오늘 핫팩이 1000개 가까이 왔습니다.... 발신자도 모르는 기부 물품이 정말 많았습니다. <br><br> 열이 나는 분이 계실까봐 집에서 안쓰시는 작은 무릎담뇨 있으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했더니 <br><br> 새제품으로 10개가 기부되었습니다. <br><br> 작은힘 보탠다며 음료수, 과자, 떡, 귤, 문구류, 물, 커피.........어마어마한 양이 배송되었습니다. 무서울정도였어요. <br><br><br><br>5. 저는 무대 옆 본부쪽 의무실에 있다보니 사람들이 얼마나 오는지 잘 알수가 없었습니다. <br><br> (ㄱ자 구조라 무대 를 바라보는 분들이 안보이는 구조였습니다)<br><br> 근데 5시가 넘어도 너무~조용한거에요. 본식이 시작되고도 전반적으로 조용하고요. <br><br> 그래서 사람이 많이 안왔나..? 그랬더니 본식 시작될때 이미 3-4천명이 넘는다는거에요. <br><br> 사람들이 정말 조용히 즐겁게 즐기고 계시더라구요. <br><br> 더 놀랐던 건... 저희가 쓰레기 버리시기 편하시라고 100리터짜리 쓰레기통을 30봉지인가 사왔었어요. <br><br> 여기저기 놓았었는데 저희 의무실 양쪽에 다 쓰레기통이 있었어요. <br><br> 그런데 쓰레기를 버리시는 분들이.. 휙 던져서 버리는분이 단 한분도 없었어요. <br><br> 쓰레기를 가지고 오실때 조용히 오셔서는 봉투가 주저앉아있으면 잘 펴서 <br><br> 손을 깊숙히 넣어서 버리시고, 어느정도 봉투가 찼다 싶으면 꾹꾹 눌러서 정리해주시고 가요. <br><br> 우리가 집에서 쓰레기 봉투 정리하듯이... <br><br> 12시간이넘게 있었는데, 저희 본부쪽이 행진 동선이어서 몇천명 사람들이 지나가는데도 <br><br> 쓰레기를 바닥에 투척한사람을 볼수가 없었습니다. <br><br><br><br>6. 어떤분께서 샌드위치 재료를 1000인분을 주문하셨다는거에요<br><br> 헐... <br><br> 어쩌지 하면서도 일단 알겠다고 하고 받았습니다. <br><br> 그런데 각 재료들이 박스로 어마어마하게 배송이 되는거죠 <br><br> 다 따로따로...치즈따로 빵따로 소스따로 야채따로 햄따로... <br><br> 첨엔 그 박스 보니까 질리더라구요.ㅋㅋ <br><br> 그런데 기다렸다는듯이 봉사자분들이 휘리리릭 나타나십니다. <br><br> 첨에 약 5-6분이 먼저 만드시겠다고 하는거에요. <br><br> "가능하시겠어요? 너무 오래걸리지 않을까요? "하고 제가 여쭤봤더니... " 어떡해요 만들어야지~ ㅋㅋ"이러십니다. <br><br> 제가 너무 오지랖 같았지만, 저희가 만든 샌드위치를 드시고 배탈이 나는 분이 있다면 <br><br><br>이게 또 어떻게 여론이 갈지 걱정이되어 <br><br>"저희는 절대로 음식을 안전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br><br>제가 손소독제, 마스크, 라텍스 글러브를 충분히 준비해뒀으니 손소독제로 손위생을 철저히 하시고 <br><br> 라텍스 글러브를 끼시고 마스크를 끼신다음 샌드위치를 만드시되 <br><br> 중간에 전화받거나 다른 사람과 접촉을 하시게 되면 장갑을 벗고 손위생 하시고 다시 새장갑 끼고 만들어주세요" <br><br>라고 말씀을드리고 손위생 방법을 알려드렸습니다. <br><br>알려는 드렸지만, 큰 기대는 안했어요. 성실하게 하시는분도 있고 대충 하시는분도 있을수있다고... <br><br>그런데.... 엄청났습니다. 무슨 HACCP인증 공장인줄..ㅋ <br><br> 진짜 제가 인증합니다. 여러분이 드셨던 그 1000인분의 어마어마한 샌드위치는 진짜 깨끗하게 만들었습니다!!!! <br><br><br><br>7. 저희는 자리를 지켜야 해서 못갔지만, 자한당 앞 침묵 행진이 있었습니다. <br><br>행진 전 이미 5000명은 휙 넘겼다는 말에, 이 많은 사람들이 좁은 골목을 어찌 안전히 지나갈까 걱정되더라구요 <br><br> 저희 의무팀 사람들이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행진하는 분들께 <br><br>"다치지 말고 안전히 다녀오세요~~"하면서 박수를 치고 응원해드렸는데 <br><br> 돌아오시는 길에 많은 시민들이 "아까 고마웠어요! 수고하십니다" 이렇게 말씀해주셔서 울컥했습니다.. <br><br><br><br>8. 그리고 제일 기쁜것은!!! 그 많은 물품들을 쓸 일이 없었다는겁니다. <br><br>아무도 다치지 않았습니다!!!!!!! 아무도 아프지 않았습니다!! <br><br>두통이 있으시다셔서 타이레놀 두알 드린거랑, 다른데서 데였는데 손이 아프다고 해서 아이스백 대준 아이가 끝이었네요 <br><br> 이고온 수많은 짐이 줄지 않고 외려 늘었다는것에 좌절했으나, <br><br>아무일이 없었다는게 훨씬 기뻤습니다! <br><br><br><br>9. 행진과 본식이 다 끝나고... 누구할 것없이 이미 한쪽에서 쓰레기를 치우는데 <br><br> 세상에... 마스크끼고 장갑 끼고 쓰레기봉투안까지 찾아가며 엄청나게 완벽한 분리수거를 하셨습니다 <br><br> 무슨 아파트 분리수거장 보는줄.... <br><br>심지어 100리터 쓰레기통이 다시 열장 가까이 비고... <br><br>근데 이 알뜰살뜰한 분들이... 영등포구에 사시는분들 쓰레기봉투 가져가서 쓰세요~~~!!! <br><br>이러시고 새거랑 다시 비운거 깨끗이 접어서 나눠주시더라는... ㄷ ㄷ ㄷ ㄷ ㄷ <br><br><br><br>10. 자원봉사자 스태프 목걸이마저 정중히 사양하시며, 어느팀 소속도 없이 <br><br> 목소리조차 크게 내시지 않고 훨씬 훨씬 어린 사람들이 이렇게 저렇게 일을 벌이는 것을 <br><br> 정말 조용히 도와주시던 중년, 노년 자원봉사자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br><br>백발의 신사님, 정말 궂은일 혼자 다 하시고, 어린 친구들과 함께 음식 나르고 배부하고 <br><br> 설명하고 안내하고 고생하시는 모습이 많이 기억납니다. <br><br>많이 배웠습니다. <br><br><br><br>어마어마한 사람들이 구석구석에서 능력을 펼치며 <br><br> 그럼에도 인간적으로 배려하는 모습을 원없이 본, 정말 뜻깊은 하루였습니다. <br><br>별로 제가 한 것은 없지만, 작은 도움이나 되어 기뻤습니다. <br><br><br><br>오늘 오셔서 함께 즐겨주시고 질서 지켜주시고, 마무리까지 도와주신 시민분들 <br><br> 정말정말 엄지척이었습니다 <br><br><br><br> 감사했습니다! <br></p> <p><br></p> <p><br></p> <p><br></p> <p><br></p> <p><br></p> <p style="text-align:left;"><img width="780" height="439" style="border:;" alt="28fffa6671eaef.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10/150923653565e8aac0a5a24c85a9a9e68f9ffde6dc__mn732506__w780__h439__f71217__Ym201710.jpg" filesize="71217"></p> <p style="text-align:left;"><img width="780" height="439" style="border:;" alt="29001f894b0135.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10/150923653692203d4272b742eda27e4c5d29ee334c__mn732506__w780__h439__f30028__Ym201710.jpg" filesize="30028"></p> <p style="text-align:left;"><img width="780" height="439" style="border:;" alt="29002306ab97ab.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10/15092365379f077a2a8ad942379bdb798bdf6fbb9a__mn732506__w780__h439__f70390__Ym201710.jpg" filesize="70390"><b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