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기전에 시사게로 가야하나 동물게로 가야하나 고민을 많이 했네요. <div>우리집 고양이 '까망이' 는 작년 이맘때 촛불집회를 다녀온 사이에 뒷집에서 설치한 덫에 걸려 앞발을 잘라내야 했거든요.</div> <div>다시금 촛불을 든 이 시점에 작년 기억이 떠올라 일기 아닌 일기를 쓰게 되네요.</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산속 시골에 살다보면 야생 고양이들이 왔다가 떠나고 새로운 녀석들이 나타났다 사라집니다.</span></div> <div>어느날은 노란 고양이가 놀러왔더군요. 언제나 그렇듯 밥을 먹고 물을 먹고 놀다가 떠날줄 알았던 그 녀석은 아예 터를 잡고 눌러 앉기 시작했습니다.</div> <div>사람손을 탄 흔적이 있는듯 사람을 무서워하지도 도망가지도 않고 낮에 항상 왔다가 저녁만 되면 떠나던 녀석이였습니다.</div> <div>알고 봤더니 옆동네에서 키우는 고양이였더군요. 물론 사랑도 많이 너무 많이 받는 고양이였습니다. </div> <div>다만 그 아이는 배가 불러오고 새끼를 낳을때가 되자 조용한 곳을 찾아 우리집까지 온거였습니다.</div> <div>그 집의 주인은 고양이가 원한다고 그리고 우리집이 반대를 안한다면 되질 않는다면 지금 이대로 우리집에서 출산을 바랬고 우리도 허락했습니다.</div> <div>노란 고양이는 4마리의 아이를 낳았고 새끼들은 점점 크면서 어미에게 사냥법과 사교성을 배우고 우리집을 떠나게 되었습니다.</div> <div><br></div> <div>삼색이 고양이 였을겁니다. 그 아이들중 한마리는 우리가 귀농 후 우리 가족에게 제일 도움을 많이줬던 집으로 분양을 가게 됩니다.</div> <div>그 집은 다견 가정이였고 고양이를 혐오했었습니다. 고양이가 우리와 어울리고 귀여워하는 모습을 보고 혐오에서 사랑으로 변한집이였습니다.</div> <div>너무 이쁘다며 키워보고 싶다며 데리고 갔습니다. 시골사람들에겐 동물이란 집안에 절대 들이지 않는 불문율을 깨고 그 삼색이는 집안에서 당당하고 엄청난 사랑을 받으며 그 집의 강아지와 야생에서 뛰어놀며 산도 타고 힘들면 집에서 쉬고 아마도 삼색이는 행복했을겁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불행은 그 삼색이의 첫 임신과 출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span><span style="font-size:9pt;">삼색이가 출산하고 일주일 그 집의 진돗개가 새끼를 낳게 됩니다.</span></div> <div>공격성이 없던 개와 고양이는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극도로 예민한 상태에서 서로의 자식을 보호하겠다며 밤새 싸움이 난겁니다.</div> <div>그리고 그 삼색이는 눈도 못뜬 새끼 둘을 냅두고 개에게 물려 죽었습니다.</div> <div>개만 키워왔던 그 주인은 일주일밖에 안된 고양이 새끼를 어찌할줄 몰라 우리집에 오게 됩니다.</div> <div><br></div> <div>이 고양이가 '노랑이' 와 '까망이' 입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어미가 죽던날 두 새끼고양이를 어디에 꽁꽁 숨겨놨는지 찾는데 이틀이나 걸렸습니다.</span></div> <div>날도 쌀쌀하던 시기에 다행이도 생명은 유지하고 있더군요. 젓병을 구입하고, 분유를 구입하고 또...</div> <div><span style="font-size:9pt;">우리집 또한 오는 고양이에게 거처를 마련해줬지 직접 키울 준비는 안되었던거 같습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먹이고 재우고 배변유도하고 </span>페트병에 온수를 담아 옆에 끼워주고 그 새끼들은 사람을 어미라 생각하며 컷습니다.</div> <div><br></div> <div><div style="text-align:left;">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10/1508883126bac8625a4c9f4159927d985457603afa__mn634779__w1280__h960__f249625__Ym201710.jpg" alt="IMG_1181.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width:480px;height:360px;" filesize="249625"></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div></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10/1508883304033fa0d972ea42f28a1d1267fc17cb32__mn634779__w1280__h960__f209270__Ym201710.jpg" alt="IMG_1189.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width:480px;height:360px;" filesize="209270"></div><br></div> <div><br></div> <div><div>노랑이는 암컷이였습니다. 이쁘게 생겼었어요 젖을 먹일때부터 덩치가 좋다고 표현하고 싶을정도로 부쩍부쩍 자라더군요</div> <div>활발하고 쾌활하며 호기심도 많고 열정적이고 이뻣습니다. 까망이를 밟는건 예사고 놀자고 하고 고양이 화장실 턱도 본인에겐 높지만 겁없이 뛰어내리고 이뻣죠.</div></div> <div>그 반대로 까망이는 숫컷이였습니다. 코에 짜장을 묻히고 못생기고. 소심하고 조용하고 못생기고 얌전하고. 덩치는 작고...</div> <div>그렇게 둘다 건강하고 아깽이로 거듭나게 됩니다.</div> <div><br></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10/15088833833cfc83d104344430927b0c05408b09d2__mn634779__w1280__h960__f247602__Ym201710.jpg" alt="IMG_1285.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width:480px;height:360px;" filesize="247602"></div></div> <div><br></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10/1508883184e020ef8ce8e54dc58ab23e578d6ca6db__mn634779__w1280__h960__f358609__Ym201710.jpg" alt="IMG_1302.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width:480px;height:360px;" filesize="358609"></div></div> <div><div style="text-align:left;"><br></div></div> <div>그무렵 할머니 고양이는 또 놀러왔더군요 또다른 새끼들과 함께.</div> <div>강아지의 사회성을 배울 시기처럼 고양이에게 야생성을 놓친 두 녀석에 대한 걱정은 할머니 고양이가 나타나면서 안심이 되기 시작했습니다.</div> <div>몇달 어리지만 우리 두 아이와 비슷한 또래의 세마리 고양이 그리고 할머니까지 더해 갑자기 6마리가 앞마당에서 뛰어놀기 시작합니다.</div> <div>그렇게 두 고양이는 집밖에서 다른 고양이와 함께 생활하게 됩니다. 밭을 다니며 벌래를 잡고 쥐를 잡고...</div> <div><span style="font-size:9pt;">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네마리와는 다르게 부르면 오는 개냥이가 되어버린건 어쩔수 없었지만요.</span></div> <div><div>어느덧 거의 성체에 가까워진 우리 아이들은 활동영역을 넓혀나가고 있었습니다. 역시 <span style="font-size:9pt;">부르면 오는 거리까지만이였지요.</span></div></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1년전이였습니다. 촛불집회를 다녀온 부모님을 집에 모셔다드린 뒤 도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또 고양이가 없어졌다는겁니다.</span></div> <div><br></div> <div>우리 뒷집은 귀농시 만나볼수 있는 모든 악함의 종결체라고 할수 있는 노부부와 아들이 삽니다.</div> <div>그것이 어찌나 심한지 이미 동네에선 상종못할 사람으로 낙인이 찍여있었고 이장도, 면장도, 그 누구도 손사레를 치는 집입니다.</div> <div>그집에서 키우는 개가 있습니다. 밖에 묶여있고 사납습니다.</div> <div>고양이는 개를 괴롭힙니다. 우리집 코기도 괴롭히고 놀리고 뒷집의 개도 놀리고 괴롭히고 개는 짖고 그런게 싫었나 봅니다.</div> <div>모르겠습니다. 어느날 사라진 노랑이 그리고 뒷집방향으로 가지 않는 고양이들을 보며 느낌이 오긴 했습니다.</div> <div>그냥 성체가 되어 산으로 본인의 영역으로 떠낫다고 믿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 뒤에 까망이도 없어졌다고 전화가 온거였습니다.</div> <div><br></div> <div>캄캄한 밤 <span style="font-size:9pt;">시골로 가는 국도의 달빛과 내 차의 헤드라이트만이 유일한 불빛인 이곳에서 핸드폰이 요란하게 번쩍입니다.</span></div> <div>전화기 넘어오는 어머니의 욕소리에 가슴이 철렁 합니다. 눈물이 섞인 격앙된 목소리에 덩달아 차도 날뛰고 어떻게 도착했는지 모르게 <span style="font-size:9pt;">시골의 지구대에 먼저 도착했습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3자의 목소리로 사건의 경위를 듣습니다. '뒷집에서 병아리를 얻어왔는데 고양이놈들이 노릴까봐 대형덫을 설치해놨다. 덫에 고양이가 걸렸고 풀어주려 했지만 핡퀼까봐 못풀어줬다 앞집에서 찾는 목소리 듣자마자 풀어줬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오후 2시에 뒷집방향으로 가는 까망이가 CCTV에 보입니다. 무려 7시간 가까이 덫에 걸려있었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span></div> <div>시골의 경찰이란...</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 집부터 찾아갑니다. 가는길에 분노가 치솟습니다. 그집의 대형견이 새벽 달빛을 보던 내 뒤로 와서 덮치던 때가 스쳐갑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때 그새끼를 패죽였어야 했는데'</span></div> <div>뒷집의 대문에 화풀이나 하듯 세차게 두드리니 문을열고 '이시간에 왜?' 랍니다...</div> <div>그때 전 맨정신으로 욕을 하진 않았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노랑이의 행방도 알게 되었습니다.</div> <div><br></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10/15088834506eb2a328160c4a7f855b4425b1b19b1d__mn634779__w1280__h960__f187228__Ym201710.jpg" alt="IMG_1688.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width:480px;height:360px;" filesize="187228"></div></div> <div><br></div> <div>우리집에 들어서자 까망이가 보입니다. 엉덩이는 땅에 붙이고 왼발로 지탱하며 뒤로 꺽여져 버린 오른발...</div> <div>아프다고도 안하고 예민하게도 안굴고 얌전히 있습니다. 팅팅 부은 오른발을 핧으며 얌전히 밤을 보냅니다.</div> <div>병원에 다녀온 어머니가 울면서 전화 합니다. '일단 약을 바르고 상태를 보재'</div> <div>거짓말입니다. 분명 절단수술 권유했을것입니다. 비쌌을겁니다. 하지만 수긍할수 밖에 없습니다. 전 멀리 일하러 가는 몸이였습니다.</div> <div>하루 이틀 점점 시간이 갑니다. 너무 바뻣습니다. 아니 사실 조금 외면하고 싶었을수도 있었을겁니다.</div> <div><br></div> <div>일주일뒤 까망이 사진이 왔습니다. <span style="font-size:9pt;">닭날개를 먹을때 중간을 씹고나면 뼈 두개가 드러나는데 딱 그모습입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사진을 차마 못 보여드리겠네요)</span></div> <div>앞발이 썩어버린 겁니다. 새살이 돋는줄 알았던건 녹아 사라지는 현상이였던겁니다.</div> <div>내가 미쳤지 외면하면 안됬었는데... 후회가 몰려오고 눈물이 폭풍처럼 쏟아지고 아무것도 손에 안잡히고 미안하고...</div> <div>어머니 탓을 할수 없었습니다 왜 이지경까지 뒀어라는 말을 삼킴니다. 자격이 없어서...</div> <div>'얼마가 되었든 수술을 하자 그리고 수술비는 뒷집에 받아내자 그리고 이 아니는 내가 책임진다'</div> <div>근데 이 결정을 아버지가 반대합니다.</div> <div><br></div> <div>병원에 예약을 하고 시골로 갔습니다. 그동안 병원을 두번 갔었는데 병원비를 줬답니다. 하지만 수술비는 큽니다.</div> <div>젋잔게 문을 두드리고 거실에 앉아 협상을 시작합니다. 예상했던대로 수술비 전부를 못주겠다더군요. </div> <div>시골사람에게 동물의 수술비라는건 도시의 그것과는 다름을 알기에 수술후의 비용을 미끼로 수술비까지 마무리 합니다.</div> <div>그렇게 도시의 집으로 데려나오는 길이 얌전하고 평온한 모습과 다른 앞발을 보면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div> <div>집에 도착해서 케이지에서 꺼내놓자 참상을 본 아내가 펑펑 웁니다.</div> <div>시골의 환기와 다르게 아파트는 썩는 냄새가 더욱더 강렬하게 느껴집니다.</div> <div>고양이의 숨소리가 들립니다. 썩은내가 훅 하고 날아듭니다. 혹시 모르니 가서 확인합니다. 잠을 잘래야 잘수가 없습니다. </div> <div>딱 하루인데 엄청난 고통입니다. 내일이면 수술하는데도 세상에서 제일긴 밤을 지낸것 같습니다...</div> <div><br></div> <div>아버지가 반대했던 이유를 그때에서야 알았습니다. 보름동안 이런 마음으로 뜬눈으로 밤을 지냈던 부모님이였다니.</div> <div>마음이 썩어드러갑니다. 내일까지 숨이 붙어있을지도 모릅니다. 평온하게 보내주고도 싶었습니다. 하지만 젖먹여가며 키운 아이인데... </div> <div>부모도 가엾게 잃었는데...</div> <div>병원의 의사선생님은 아주 반갑게 맞이해줍니다. 금액을 들은 부모님의 표정으로는 안락사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나타나줬으니깐요.</div> <div><br></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10/1508883612558ea53acd2d48269ad01a2e55f18189__mn634779__w640__h1136__f98590__Ym201710.png" alt="IMG_1714.PNG" style="border:none;width:160px;height:284px;" filesize="98590"></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10/1508883599fcc46de12d2a4c629288ce62ed927812__mn634779__w1440__h1080__f180067__Ym201710.jpg" alt="IMG_1774.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width:480px;height:360px;" filesize="180067"></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수술과 재활에는 1년이 걸린것 같습니다.</div> <div>절단수술부위 말고 한발로 생활하면 생긴 다른 상처에 의한 수술과 약 피부병 등은 <span style="font-size:9pt;">나중에...</span></div> <div>외모는 수술할때가 제일 이뻣고 요즘은 돼냥이에 다시 못생겨짐</div></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