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size="4"><font size="6">붕어 아저씨</font><br><br><br>초등학교 4학년 여름방학은 지금도 잘 기억하고 있다.<br>강과 고분의 해자를 잇고있는 용수로가 있는데, 그곳에서 혼자 붕어낚시를 하곤했다.<br>3시쯤부터 시작했었는데, 평소와 달리 많이 잡히는게 재미있어서 오랫동안 낚시를 했다.<br>그렇게 점점 주변이 어두워졌다. 해가 긴 시기였으니 7시쯤이었을거라고 생각한다.<br>슬슬 집에 가지 않으면 혼나려나, 한마리만 더 낚고 그만하자고 생각하고 있으니,<br>부스럭하고 덤불을 밟는 소리가 들리고, 강변의 키 큰 풀 안에서 무언가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br>사람이 지나갈만한 길은 없으니 동물일까 생각해 몸이 굳었지만, 나온건 내 아버지보다 조금 연상정도로 보이는 아저씨였다.<br>아저씨는 신관같은 하얀 기모노를 입고있었고, 얼굴은 어른이지만 키는 초등학생인 나와 비슷했다. 또 머리에 검고 긴 모자를 쓰고 있었다.<br>그 모자가 에보시라는 것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br><br></font> <div style="text-align:left;"><font size="4"><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08/1503409689c2b790c2e3a9438c97d63235648168bb__w240__h198__f14643__Ym201708.jpg" alt="images.jpg" style="border:medium none;" filesize="14643" width="240" height="198"></font></div><font size="4">※에보시(烏帽子)<br><br><br>처음에는 무섭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br>아저씨는 싱글벙글 미소짓고 있었고, 굉장히 자상해 보였으니까.<br>아저씨는 몸에 달라붙은 풀잎을 털어내면서 「꼬마야, 많이 잡히니?」라고 물으며 어망을 들어올리고는,<br>「호오~ 풍어구나. 조금 받아도 괜찮겠니?」<br>그리고 내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어망에서 가장 큰 붕어를 두 손가락으로 집어올리고<br>「잘 먹으마」라며 양손으로 머리를 잡고 씹어먹기 시작했다. 아그작아그작하는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br>아저씨는 「좋구나, 좋구나, 싱싱하구나」라고 노래하듯이 중얼거리고는 머리가 없어진 붕어를 풀 위에 버렸다.<br>내가 망연해져서 보고있으니 「살생이구나, 살생은 좋구나, 좋구나」라고 말하며, 어망 앞에 주저앉고 이번에는 양손을 넣어 2마리의 붕어를 꺼내고는, 나에게서 등을 돌리고 교대로 머리를 씹어먹기 시작했다.<br><br>그리고 또 머리만 없는 붕어를 버리고 나를 향해 돌았다.<br>싱글벙글 웃고있는 얼굴은 그대로였지만, 이마와 양쪽 뺨에 붕어 머리가 나있었다.<br>붕어는 아직 살아있는듯이 입을 빠끔빠끔거리고 있었다.<br>「아앗!」하고 비명을 질렀다. 당장 도망쳐야한다고 생각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br>아저씨는 동물같은 움직임으로 껑충 뛰어 내 옆까지 와서 「꼬마도 받아도 괜찮겠니?」라고 말하고 어깨에 손을 올렸다.<br>무심코 몸을 움츠리자, 동시에 아저씨도 튕겨나가듯이 나에게서 떨어졌다.<br>그리고 나를 보며 의아한듯이 고개를 갸웃하고는 「...꼬마야, 신덕(神徳)이 있구나, 어디서 참배했니?」<br>라고 말하는 아저씨의 얼굴에서 한 눈도 돌릴 수 없었다.<br>그러자 갑자기 아저씨의 얼굴이 검어지고, 마치 짐승이 짖는듯한 큰 목소리로 「어디서 참배했냐고 묻고있다」라고 외쳤다.<br>덜덜 떨면서 「...얼마 전에 축제에서 가마를 멨어요」라고 어떻게든 대답하자,<br>아저씨는 다시 원래의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돌아가서 「그렇구나, 가마구나, 흐응~ 유감이구나, 그럼 20년 후에 또 오마」<br>휘잉하고 강한 바람이 얼굴에 맞아서 눈을 깜빡이자 어느새 아저씨의 모습은 사라져있었다.<br><br>몸을 움직일 수 있었기에 낚시도구를 전부 버리고 집으로 도망쳤다.<br>가족에게 이 이야기를 했지만, 무슨 소리냐는 반응이었다.<br>어머니가 범죄자일지도 모른다고 조금 걱정을 한게 끝.<br>다음날 중학생인 형과 함께 낮에 그 해자에 가보자 낚시대 등은 풀 위에 내던져진채 그대로 있었다.<br>하지만 어망에 다가가자 지독한 냄새가 났고, 그 안은 질척질척했다. 게다가 주변의 물은 기름과 생선비늘이 잔뜩 떠있었다.<br>그 후에는 그 고분의 해자 근처에 가지 않고, 딱히 기묘한 사건이 일어난 적도 없었다.<br>다만 곧 있으면 20년이 된다.<br><br><br></fo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