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육아게에도 글 한 번 쓴 적이 있었어요.

어머니가 6개월 짜리 남자아이를 봐주시는 데

애가 너무 순하고 예뻐서

어머니가 정말 좋아하셨어요.

그렇게 4개월 조금 넘게 아이를 봐주시다가

아이 엄마가 시간이 좀 나서

아이를 맡길 시간도 줄고

이동거리가 머신 어머니한테

짧은 시간 봐달라기 죄송해서

그 시간은 어린이집에 맡기겠다고 해서 일을 그만두게 됐죠.

그래도 어머니가 아직 돌도 안됐는데 어린이집 잘 적응할까

아냐 워낙 순하고 예뻐서 선생님들도 좋아하고

형, 누나들도 이쁘다 할 거라면서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그 뒤로 혹여 애엄마한테 부담될까 별 연락도 안하셨고

아이 엄마 카톡 프사에 돌잔치 뜬 거 보고

가서 봉투에 10만원이라도 담아 가서

축하라도 해주려고 하셨는데

그 날 어머니가 일이 생기셔서 못가셨어요.

그렇게 가끔 보고 싶어하시면서도

그냥 아기엄마, 아빠 카톡 프사에 변경되는 아이 사진 보시는 걸로 만족하셨죠.

그러다가 저번 주에 아기 엄마한테 부재중 전화 들어와있는 걸 보시곤

저번에 아기 엄마가 친정아버지 건강이 많이 안좋으시다 그랫는데

설마 그 일 때문인가?하셔서 얼른 전화를 거셨습니다.

다행히 아기 엄마는 실수로 잘못 걸었다고 했지만

그 참에 어머니는

'태오(가명)는 잘 지내요?, 많이 컸죠?, 저번에 돌잔치했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일이 있어서 못갔다'라고 하셨고

아기 엄마는

'보고 싶으시면 연락 주셔도 되는데...돌 때는 괜히 부담드리는 거 같아서 연락 안드렸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통화하시다

태오는 옆에 있어요?하니

'예, 옆에서 놀고 있는데 이모 목소리 알아 듣나봐요. 전화 통화하는 거 듣고 생글생글 웃네요'라고 해서

어머니가 바꿔달라고 하셨습니다.

근데 웃긴 게

태오는 밖에 있는 아빠나 다른 친척어른이 전화와서

태오야,누구다라고 전화기 갖다대주면 치우라고 손을 휘젓거리는데

3개월 넘게 못본 어머니를 기억하는 지 생글생글 웃으면서 꺄륵 거렸습니다.

어머너기 태오 네! 해야지 하니

꺄악!하고 소리도 지르구요.

거기에 어머니는 무한감동...

그렇게 며칠 내로 뵙자는 약속을 잡았고

어제 만나고 오셨어요.

여름옷으로 선물을 준비해 팥빙수 집에서 만나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어린이집 보냈더니 아직 어려서 적응이 힘들었는지

안가려고 울고불고 보채서 일주일만 다니다 관두고
동사무소 지원으로 베이비시터를 짧게 쓰는데

시스템이 그런 건지 오시는 분들이 며칠 안하고 맨날 다른 분들로 오셔서
아이가 낯설어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 스트레스 때문인지 어디 외출하거나 사람들 많은데선

엄마 품에서 안떨어지는데

어제 어머니 만나고 5분 정도 얘기하고 놀다가 기억이 제대로 났는지

어머니한테 가겠다고 팔을 벌리고 몸을 뻗었다네요.

그렇게 어머니도 품에 안고 한참을 놀아주시고...

아기엄마는 그 모습에 감동을 받았는지

이모 아드님 결혼하시면 꼭 부르라고...

태오 데리고 가겠다고...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오셨네요.

그 얘기를 듣고 아기라고 기억 못하는 건 아니구나...
아기에게도 이별은 힘든 거구나라는 생각...
아이는 정말 소중하게 다뤄줘야 하는구나...

세상에 아이를 돌보시는 부모님들, 도우미 분들...

그리고 아이들이 행복이 가득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