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노래 주점 일을 거진 반 년 가까이 하고 있는 평범한 남자입니다.</p> <p>도우미 부르는 업소가 아닌, 준ㅇ, 락ㅇ처럼 호프식 노래 주점 일을 하고 있어요.</p> <p>그럼 지금부터, 5개월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제가 겪은 수많은 일화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p> <p>시작해볼까요?</p> <p><br></p> <p><br></p> <p><br></p> <p>1.도우미 불러봐라 유형</p> <p>서두에도 적었지만, 저희 업소는 건전 업소이며 호프식 노래 주점이에요.</p> <p>가게 입구에도 대문짝만하게 적어놨죠. </p> <p>'저희 업소는 호프식 노래 주점이며, 도우미는 취급하지 않습니다.'</p> <p>말 그대로 대실을 해드리고(평일 3시간 1만원), 술과 안주를 시키셔서 노래 부르면서 술도 마시고 노는 곳이죠.</p> <p>그런데 적지 않은 아저씨 손님들이 도우미를 불러달라고 요구를 해요.</p> <p>대실을 하고, 안주와 술을 시켜서 서빙을 해드리면, 5분 안에 벨을 눌러요(차라리 메뉴판 넣었을 때 말하면 다행입니다. 도우미 취급 안 하는 업소라는 걸 알고 자리를 옮기거든요. '다음에 올 게요.'라는 상투적인 말과 함께요. 그 손님들은 그 후로 다시는 볼 수 없었다는 기쁜 전설이...).</p> <p>들어가면 하는 말이 비슷하다 못해 똑같아요.</p> <p>"주문한지 꽤 됐는데 왜 아가씨가 안 들어오냐? 빨리 불러라."</p> <p>그럼 저는 이렇게 대답해요.</p> <p>'저희 업소는 도우미를 부르는 업소가 아니라 호프식 노래방이에요.'</p> <p>돌아오는 반응은 크게 두 가지.</p> <p>'아, 그래요. 미안해요.'</p> <p>'그런 게 어딨어!! 이거 다 환불해!'</p> <p>전자는 그나마 조금의 개념이라도 있구나, 라고 생각되는 반면 후자는 답이 없어요.</p> <p>계산을 안 하고 가려고 하는데, 제가 경찰을 부르는 시늉을 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얌전해지면서 계산을 하고 가거나, 아니면 3시간 풀로 채우고 가요.</p> <p>여자에 미친 발정난 것들을 매일 보니까 저까지 피폐해지는 느낌이 들지만 어쩌겠어요.</p> <p>돈 벌어야죠.</p> <p>ㅠㅠ</p> <p><br></p> <p>2.노래 한 번 불러봐라 유형</p> <p>일한지 얼마 안 됐을 때, 손님 방에서 노래를 한 번 부르고 팁을 받았던 적이 있어요(5만원ㄷㄷ).</p> <p>사실 제가 한 때 가수를 꿈꿨기 때문에 노래를 못하진 않거든요.</p> <p>그런데 그게 어떻게 소문이 났는지, 그 후로 노래를 불러달라는 손님이 상당히 많아졌습니다(불러라! 라고 명령하는 손님이 대다수).</p> <p>물론 한가할 때는 사장 형한테 허락을 구하고 1곡 불러드리긴 하지만, 바쁠 땐 얄짤 없어요.</p> <p>그리고 생판 남 앞에서 계속 노래를 부르는 게 싫어서 팁이고 뭐고, 일 시작하고 두 달 정도 지나고 나서는 아예 안 불러드리는데, 죄송하다고 못 불러드린다고 하면 곧바로 손님은 손놈으로 바뀌더군요.</p> <p>'알바 주제에 손님이 부르라면 불러야지! 사장 어딨어! 사장 오라 그래!'</p> <p>'어린 놈이 싸가지가 없네. 어른이 시키면 해야지. 쯧쯧...'</p> <p>노래를 부른 게 잘못이죠. 그래도 어쩌겠어요.</p> <p>돈 벌어야죠.</p> <p>ㅠㅠ</p> <p><br></p> <p><br></p> <p>3.번호 좀 주세요 유형(가장 진상 부류)</p> <p>주점 특성상 20대 초반~20대 후반의 손님이 가장 많이 와요.</p> <p>당연히 여성분들도 많이 오시겠죠?</p> <p>서빙을 몇 번 하다가 벨을 눌러서 룸에 들어가면, 번호를 묻는 여성분들이 가끔 있어요.</p> <p>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여자 친구가 있었던 입장이라 전부 거절을 했었어요(헤어진 직후에는 여자 친구를 아직 못잊어서 거절하고, 괜찮아진 최근에는 묻는 여성분이 제 스타일이 아니어서 거절하고).</p> <p>그 후에 어떻게 되는지 아세요?</p> <p>미친 듯이 벨을 눌러요.</p> <p>사소한 것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벨을 눌러서 처리를 해요.</p> <p>'잔 좀 주세요(룸 안 스크린 밑에 떡하니 비치가 되어 있는데!)'</p> <p>'재떨이 좀 주세요(룸 안 스크린 밑에 떡하니 같이 비치가 되어 있는데!)'</p> <p>'노래 예약 좀 해주세요(난 서빙 알바지 노래방 도우미가 아닌데!)'</p> <p>등등... 나중에는 사장 형이 처리를 해요.</p> <p>벨을 누른 방에 사장형이 직접 들어가는 거죠(약간 험악하게 생기긴 했어요).</p> <p>그 후로는 벨을 안 누르더라고요.</p> <p>잘 생긴 것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키작남인데 내 번호는 대체 왜 궁금한 건지 모르겠지만 어쩌겠어요.</p> <p>돈 벌어야죠.</p> <p>ㅠㅠ</p> <p><br></p> <p>4.제가 뭐 먹었는지 궁금하지 않아여? 유형 (딱 한 번 있었지만, 임펙트 면에선 압도적이었기에 적었습니다. 멘붕 탑)</p> <p>벨을 눌러서 방에 들어갔어요.</p> <p>제 또래 여자분이 꽤나 많이 취하신 것 같았죠.</p> <p>말이 안 통하더라고요.</p> <p>'급한 거 아니시면 제가 지금 좀 바빠서 나가봐도 될까요?'</p> <p>라고 말하고 룸을 나오려던 찰나, 저를 다시 다급하게 부르더라고요.</p> <p>'오, 옵, 오퐈아아아..., 제가 뭐 먹었는지 알아여?'</p> <p>'네, 케이준 샐러드 시키셨네요.'</p> <p>'아니, 아니 그거 말고오오. 여기 오기 전에.'</p> <p>'그거야 제가 모르죠.'</p> <p>'제가 뭐 먹었는지 궁금하지 않아여?'</p> <p>'솔직히 그렇게 궁금하지는 않아요...ㅎㅎ'</p> <p>'그래도 알려주고 싶은데에...'</p> <p>'뭐 드셨는데요?'</p> <p>'뭐 먹었냐면.... 우웨에에에에에엑!!'</p> <p>'.......'</p> <p>1차로 니가 맞은 편 치킨집에서 치킨을 먹었다는 걸 너무나 잘 알겠구나.</p> <p>제대로 꼭꼭 씹지도 않고 그냥 삼켰구나.</p> <p>어지간히 배가 고팠구나.</p> <p>그랬구나.</p> <p>이제야 니가 1차에서 뭘 먹었는지 잘 알겠다.</p> <p>일행은 연신 죄송하다고 사과를 하고서 가게를 벗어났고, 저와 사장형은 ㅆ을 입에 달고서 토사물을 치웠지만 어쩌겠어요.</p> <p>돈 벌어야죠.</p> <p>ㅠㅠ</p> <p><br></p> <p>5.호빠로 착각 유형</p> <p>서빙 알바인 저를 호빠에서 일하는 남자로 착각을 하시는 아줌마들이 가끔 있어요.</p> <p>서빙을 마치고 카운터에서 쉬고 있을 때, 벨이 울려서 들어가보면 옆에 앉아보라며 자꾸 제 손을 억지로 끌어당기는 손님들이죠.</p> <p>그런 업소 아니라고, 일개 서빙 알바일 뿐이라고 백 번 천 번 말해도 안 통해요.</p> <p>막무가내죠.</p> <p>그럼 전 별 수 없이 방 안에 있는 벨을 눌러서 사장 형을 호출해요.</p> <p>그러면 열에 아홉은 해결이 되는데, 한 번 해결이 안 됐어요.</p> <p>사장형도 옆에 앉으라고 난리를 부렸죠.</p> <p>일행 전체가 개진상이었어요.</p> <p>결국 경찰이 오고 나서야 그 헤프닝은 끝이 났죠.</p> <p>경찰이 제 얼굴을 한 번 딱 보고서 아줌마한테 했던 말이 기억이 나네요.</p> <p>'아니, 아주머니는 아들 뻘 되는 이 학생한테 창피하지도 않아요? 아들 뻘인 학생 데리고 뭔 짓을 하려고 그런 난리를 부려요?!'</p> <p>호빠 취급 받아서 멘탈 박살나고 허탈하고 어이가 없지만 어쩌겠어요.</p> <p>돈 벌어야죠.</p> <p>ㅠㅠ</p> <p><br></p> <p><br></p> <p><br></p> <p><br></p> <p><br></p> <p>이외에도 몇 개 더 있긴 한데, 가장 대표적인 5개만 적었어요.</p> <p>적다 보니 또 멘붕이 오지만 어쩌겠어요.</p> <p>돈 벌어야죠.</p> <p>ㅠㅠ</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