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저는 집이 곧 직장인지라 <br>가끔 집밥 먹기 싫으면 근처에 있는 한식뷔페를 이용합니다. <br>일감이 밀렸을 때는 삼시세끼를 해결한 적도 더러 있네요. <br>동네식당이라서 규모며 반찬 가짓수며 화려하지는 않습니다. <br>그래도 주인 아줌마가 손맛이 있어 반찬이 대체로 맛나고 <br>무엇보다 짜거나 달지 않아서 입맛에 맞더라고요.<br>후식으로 식빵에 잼도 발라 먹게끔 했는데, <br>잼을 아줌마가 딸기, 유자 같은 것 사다가 직접 만들어요.<br>그래서인지 여기가 손님이 많아요. <br>동네 맛집으로 통한다고나 할까요. </div> <div> </div> <div>아까 그곳가서 아침 겸 점심을 해결했어요. <br>점심 무렵이면 사람이 너무 많은 탓에<br>부지런을 떨었는데, 다행히 한산하더군요.  </div> <div> </div> <div>반찬이 주메뉴(오늘은 돼지불백^^) 이외에 7~8가지 나오는데<br>좋아하는 것만 나와서 콧노래를 부르면서 담았습니다. <br>1차 흡입 완료. 접시 바꿔서 2차 준비하고 있는데 <br>아저씨들이 우르르 들어왔어요. (9명 정도?) <br>보아하니 나이대가 다양했습니다. 근처에 사무실이나 공사현장이 많아서 <br>아마도 함께 일하는 사람이겠구나 했죠.<br>이어서 아줌마 3명이 들어옵니다. 그리고 저처럼 혼밥하는 사람들 몇 명.  <br>순식간에 작은 가게 안이 손님들로 바글바글. </div> <div> </div> <div>점심 무렵이니까~ <br>저는 목표 달성을 위해 1차에서 먹지 못한 메뉴를 공략하며 <br>열심히 퍼담았어요. </div> <div>좁은 배식대에 사람이 몰리다 보니 <br>경쟁이 치열하더군요. </div> <div> </div> <div>그러던 중, <br>우르르 들어왔던 아저씨 중 한명이 <br>너무나도 맛나 순서를 기다렸던 돼지불백 코너에서<br>불백이 담다가 기침을 크게 하는 겁니다. <br>그것도 고개를 한쪽으로 돌리지 않고 <br>소중한 불백 바로 앞에서요. ㅠㅠ</div> <div>근데요. (밥맛 떨어지시겠지만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div> <div> </div> <div>------------여기서부터 <<<극혐>>>--------------------<br>침 파편과 함께 누런 가래가 <br>불백이에 떨어졌어요.<br>그 양이 어찌나 많은지 마치 굴 덩어리를 얹어 놓은 듯 했습니다. <br>뷔페를 몹시 사랑하는 바, 그렇게 많은 곳을 다녔지만 <br>이런 사례는 처음이었어요. </div> <div>찰나의 순간에 일어난 일이라서 <br>저를 포함해서 대기하고 있던 손님들 깜짝 놀랐어요. <br>근데 그 아저씨, 또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br>연달아 기침을 두어번 하더라고요. </div> <div>이후, 주변 시선을 의식했는지<br>"아휴 기침이 왜 이렇게 나와?"하면서 <br>굴 덩어리 묻은 불백이를 떠서 자기 접시에 담았어요. </div> <div> </div> <div>아응~~~ㅠㅠ 그 모습 보고 밥맛이 뚝 떨어져서 한마디 했어요.<br>화도 많이 났고요. (솔직히 구역질이 갑자기 나오기도)<br> "아저씨, 기침이 나올 것 같으면 고개를 좀 돌리고 하셨어야죠."<br> <br>그랬더니, 대뜸 화를 내면서 <br>"기침이 예약하고 나와? (또 반말로) 걷어내고 먹으면 되잖아!!!!"</div> <div>소중한 불백이를 처참한 몰골로 만든 장본인이 하는 말이 <br>하도 어이가 없어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는데, <br>아까 들어왔던 아줌마들 중 한 명이 <br>"그걸 말이라고 해욧!!! 여러사람 먹는 음식 앞에서 <br>침 튀기고 가래 뱉고, 그걸 어떻게 먹어요! 어휴 드러워서"</div> <div>아저씨 한술 더 떠서 <br>"아줌마, 깔끔을 뭐 이렇게 떨어. 이런 데서는 침도 튀기고 그런거지. <br>나 병 안 걸렸으니까 그냥 잡숴" <br>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br>밑도 끝도 없는 당당함에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div> <div> </div> <div>조그마한 가게 안에서 큰소리가 나자 <br>카운터에 있던 주인 아줌마가 달려 왔어요. <br>자세한 설명을 했더니 <br>불백이 담은 대형그릇을 통째로 주방으로 옮기더니 <br>직원들에게 버리라고 지시하더군요. </div> <div> </div> <div>그리고는 그 아저씨한테 <br>다른 손님들한테 그러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묻더니 <br>점심 장사 앞두고 <br>음식을 많이 해서 담아놨는데<br>저것(불백이) 버릴 수밖에 없으니 <br>재료값 달라고 했어요. <br>물론, 그 아저씨 싫다고 했고요. <br>아줌마랑 말싸움하다가 접시까지 던지더라고요. </div> <div> </div> <div>그 아저씨랑 같이 왔던 사람들은 (아마도 쪽팔렸는지)<br>지켜보다가 이러면 안 되겠다 싶었는지 <br>몇몇이 주인 아줌마보고 밖에 나가서 얘기하자고 했어요.</div> <div> </div> <div>그리고 상황종료. </div> <div> </div> <div>그 사람들 나가고 나서 <br>아줌마가 손님들한테 죄송하다면서 <br>영 식사를 못하실 것 같으면 식대(이 식당 선불이에요, 5천원)<br>돌려드릴테니 이해 좀 해달라고 말했어요. </div> <div> </div> <div>아까 대차게 싸웠던 아줌마들이랑 손님 몇명은 식대 돌려받아서 갔고<br>저는 '드러운 사건' 이전에 배를 어느 정도 채워서<br>그냥 나왔네요. </div> <div>외투 챙겨입고 나가는 중에 봤더니 <br>아줌마 ㅠㅠ <br>불백이 바로 옆에 있던 상추 그릇이랑 아삭이 고추 그릇까지 <br>주방에 넘기면서 다시 씻으라고.</div> <div><br>이게 무슨 싸가지 없는 무매너입니까. </div> <div>오유에 보니까 빵집, 뷔페 같은 곳에서 <br>손으로 만지거나 침 튀기는 등등의 매너를 지켰으면 좋겠다는 <br>이야기를 본 적이 있는데, 저 역시 동감합니다. 그래서 <br>뷔페 가서는 되도록 말하지 않고 음식을 고릅니다. 빵집도 그렇고요.  </div> <div>오늘의 경험으로 다시 한번 조심하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br>그 아저씨, 정말 정말 재수 없었어요. <br>기침은 생리현상이더라도. </div> <div> </div> <div>아줌마의 진상 대처 능력이 <br>사이다라서 사이다 게시판에 올립니다. <br>저는 항상 애용할 거라는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