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span class="date">엠팍 불펜에 나쁜손가락 님의 글입니다. </span></div> <div><span class="date">제가 엠팍 회원이 아니라 허락을 구하지는 못햇는데, </span></div> <div><span class="date">재미있고, 보고 배울점이 있는 글인것 같아</span></div> <div><span class="date">결례를 무릅쓰고 퍼왔습니다.</span></div> <div><span class="date">혹시 문제가 된다면 바로 삭제하겠습니다.</span></div> <div><span class="date"><em></em></span> </div> <div><span class="date"><strong>직업군인인 형을 겨우 설득했네요.</strong></span></div><span class="date"> </span> <div> </div> <div class="p1">어젯밤,</div> <div class="p1">형, 형수, 여동생, 매제, 그리고 저 이렇게 다섯이 모여서 가볍게 맥주를 마시는데,</div> <div class="p1">아니나 다를까 대선 이야기가 나왔고</div> <div class="p1">경남에서 태어나 20년 넘게 해군에 몸을 담고 있는 자칭 보수주의자 형이</div> <div class="p1">문재인을 찍을 생각이라는 저를 다소 한심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그 이유를 묻더군요.</div> <div class="p1">마음 같아서는 ‘탈탈 털어 처마 30cm’를 시작으로 해서 원칙주의자로 살아았던 삶의 궤적과</div> <div class="p1">우직한 성품 등등 문재인이 좋은 이유 수십 개를 쏟아내고 싶었으나</div> <div class="p1">그런다고 해서 최씨 고집과 장남 콤플렉스로 무장한 형의 마음이 돌아설 리 만무하고,</div> <div class="p1">해서 아주 심드렁한 얼굴로 "왜긴 왜야, 다 형 때문이지"라고 대답했습니다.</div> <div class="p1">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형이 그게 대체 무슨 소리냐고 묻더군요.</div> <div class="p2"><br></div> <div class="p1">"그걸 몰라서 물어?</div> <div class="p1">북한 새.끼들이 바다에서 지.랄만 하면 장남인 형한테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아닌가 해서 아주 불안해 미치겠으니까 그렇지.</div> <div class="p1">(참고로 형은 지금 동해시에서 근무 중입니다.)</div> <div class="p1">특히 휴전선에서 300킬로미터도 넘게 떨어진 곳에 사는 주제에</div> <div class="p1">까짓것 전쟁하면 되지, 라고 하면서 1번만 찍어대는 여기 사람들 보고 있으면 아오 진짜 침을 뱉고 싶다니까.</div> <div class="p1">이 새.끼들은 전쟁이 장난인줄 아나.</div> <div class="p1">북한 놈들 깝죽댈 때 형 타는 군함에 같이 태워서 십 분만 있게 해봐도 그딴 소리 못하지.</div> <div class="p1">아무튼 경제니, 복지니 이런 거 난 잘 모르겠고,</div> <div class="p1">어차피 대통령 되려고 하는 인간들, 문재인이고 반기문이고 다 거기서 거기잖아.</div> <div class="p1">(이 말을 하면서 저는 제 연기력에 크게 감탄했습니다!)</div> <div class="p1">그런데 돌이켜보면 그래도 김대중 노무현 때는 전쟁 날까봐 불안해 한 적은 없었던 거 같더라고.</div> <div class="p1">그게 다 돈 갖다주면서 어르고 달래서 그런 거라고들 하지만,</div> <div class="p1">툭 까놓고 내 돈 뺏어서 주는 것도 아니고...</div> <div class="p1">그 덕에 형이 출전할 일만 안 생긴다면 뭐 나야 땡큐 베리 머치지.</div> <div class="p1">아무튼 그런 점에서 문재인이 군대도 갔다 온 모양이고,</div> <div class="p1">또 북한 놈들이랑 평화롭게 지내야 한다 뭐 이런식으로 생각하는 것도 같고 해서 찍으려는 거지</div> <div class="p1">문재인이 딱히 좋아서는 아냐.</div> <div class="p1">그랬더니 형이 그 두꺼운 목을 표시 날 정도로 끄덕이며</div> <div class="p1">"그렇지... 무조건 달래면서 지내야지... 전쟁은 절대로 안 되지...</div> <div class="p1">그 점에선 새누리당을 안 찍는 게 현명한 판단일 수도 있지..." 라고 하더군요.</div> <div class="p1">물론 형이 이렇게 말했다고 해서 형을 설득했다고 확신할 수는 없었습니다.</div> <div class="p1">비새누리당 후보는 문재인만이 아니니까요.</div> <div class="p3"><br></div> <div class="p1">그런데 그때 가만히 듣고 있던 정알못 여동생 왈,</div> <div class="p1">"문재인은 말을 너무 못해서 영 별로더라.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지. 그래서 난 안철수 찍으려고."</div> <div class="p1">하지만 제가 누굽니까.</div> <div class="p1">마음속으로 ‘침착해, 다 와간다, 그러니 침착해야 해’를 외치며 조용히 대꾸했지요.</div> <div class="p1">"그렇지. 안철수 좋지. 문재인에 비해서 말도 훨씬 잘하고 기부도 문재인보다 훨씬 많이 하고.....</div> <div class="p1">문재인이 전세 2천에 살면서 2억 기부했다고는 해도 안철수한텐 명함도 못 내밀지.</div> <div class="p1">또 박원순한테 서울시장 양보해, 문재인한테 대통령후보 양보해, 절대로 보통 사람은 아니지.</div> <div class="p1">솔직히 돌아가는 분위기로 봐서 문재인이 될 가능성이 99프로니까 아까운 표 버리기 싫어서 찍으려는 거지,</div> <div class="p1">만약 안철수가 될 가능성이 문재인보다 높다면 당연히 안철수를 찍어야지.</div> <div class="p1">안철수가 대통령 돼도 북한 놈들 지.랄이 지금보다는 줄어들 테니까.</div> <div class="p1">아무튼 네가 결혼을 하더니 사람 보는 눈이 확실히 생기긴 생겼네."</div> <div class="p1">그러고는 맥주를 한 모금 살짝 마신 후에 이어 말했습니다.</div> <div class="p1">"내가 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문재인을 찍으려는 입장이지만,</div> <div class="p1">솔직히 말해서 문재인이 이번만큼은 안철수한테 제대로 사과해야 한다고 본다.</div> <div class="p1">안철수한테 군대 생활을 제대로 안 해봤다고 한 모양인데,</div> <div class="p1">알고 보면 안철수가 문재인보다 군대 생활을 훨씬 오래 했거든.</div> <div class="p1">다른 건 몰라도 이건 정식으로 사과해야지."</div> <div class="p1"><br></div> <div class="p1">그러자 형이 급하게 끼어들더군요. 아니, 급하게 낚이더군요.</div> <div class="p1">"사과를 왜 해. 걔는 군의관 출신인 걸로 아는데, 그럼 딱히 틀린 말도 아니구만."</div> <div class="p1">제가 얼른 대꾸했습니다. 아니, 얼른 낚싯대를 들어 올렸습니다.</div> <div class="p1">"형은 무슨 말을 그렇게 해. 군의관은 군인 아냐?</div> <div class="p1">군의관도 다 개고생하면서 복무하는 사람인데 자기가 특전사 출신이라고 그런 식으로 무시하면 안 되지."</div> <div class="p1">(이때 저는 송강호가 울고 가는 소리를 들은 것도 같습니다만 어쩌면 차인표였는지도 모릅니다...)</div> <div class="p1">"ㅇㅇ아, 네가 뭘 잘 몰라서 그러는데 군의관은... 거의 일반인이야, 일반인. 군대생활을 제대로 했다고 할 수 없어."</div> <div class="p1">"무슨 소릴 하는 거야. 형도 배 안 탈 땐 육지에서 사무일도 보고 하잖아.</div> <div class="p1">그러면 형도 군대생활 제대로 안 하는 거겠네?</div> <div class="p1">그리고 (핸드폰으로 안철수가 군화 닦는 사진을 보여주며) 이게 일반인이야?"</div> <div class="p1">그러자 형이 들고 있던 맥주잔을 내려놓으며, 장장 몇 분에 걸쳐 특전사와 군의관의 차이에 대해 열변을 토하더군요.</div> <div class="p1">그러고는 마지막으로 여동생에게 말하길,</div> <div class="p1">“너도 거 웬만하면 문재인 찍어라. 사람은 확실한가 보더라.”</div> <div> </div><span class="date"> </span> <div> </div> <div><strong></strong>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