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div>랜덤채팅을 했다.</div><div>그냥 심심풀이로 조금의 드립을 치다가 집이 싫고 떨어져 살고 싶다는 말이 나왔다.</div><div>무슨일이냐고 물었는데 누구에게도 말 하지 않았다고 해서 익명의 힘을 빌어 나에게 털어놔보라고 말했다.</div><div>설마 했다.</div><div>진짜 설마 했다.</div><div>자세한건 왠지 한명의 모르는 사람을 믿고 말해준걸 배신한다는 기분이 들어 말할 수 없지만 삼십분동안 그 글자들의 나열을 보다가 내 번호를 주고 전화하라고 했다.</div><div>스스로 조금 논리적이라고 믿어오고 있던 내 입에서 초라할 정도로 말이 막 꼬였다.</div><div>이게 가능한 건가.</div><div>어느새 내가 울먹이고 있더라</div><div>그 애는 아동성폭력 장기 피해자다.</div><div>그 아이는 혹시 이러다 임신하면 부모가 자신을 버릴것 같은 불안감이 제일 크다고 했다.</div><div>조금 예상했던 대로 자기 자신을 탓하고 있었다.</div><div>스스로를 더럽다고 생각하고 있었다.</div><div>몇번을 같이 울었다.</div><div>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였다.</div><div>난 아니라고 아니라고 절대 네가 더러운게 아니라고 말했다.</div><div>살인마가 누구를 죽일때 그걸 죽은 누군가가 더럽거나 그래서 죽었다고 하지 않는다고</div><div>너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div><div>너 자신에 대해서 자책하지말라고 수십번을 얘기한거 같다</div><div>살다보면 깨알같이 그냥 소소한 나날들이 올거라고</div><div>그냥 웃으며 일상이 조금은 지루해지는, 뭔가 조금 느려진 세상에서 여유를 느끼는 그런 나날들이 올거라고..</div><p>그리고 정말 힘들지만 부모님께 말해야 된다고 했다. 부모님은 너를 더럽게 여기지 않을거라고 말했다.</p><p> 이 더러운 사슬은 빨리 끊어낼수록 좋으니까.</p><p>귀국하시는대로 말하겠다고 약속을 받았다.</p><p>난 그 아이의 행복을 빈다.</p><p> 그리고 어제부로 나는 아동성폭행을 포함한 성폭력자의 화학적 거세에 조건없는 찬성론자가 되었다. </p><p>사실 그냥 죽여버렸으면 하지만.. 우리나라 사형제도는 유명무실해진지 오래기도 하니까.</p><p><br></p><p>혹시 이 글을 보게 될 성폭력피해자들에게 말해주고 싶다.</p><p>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p><p>자책하지 말라고</p><p>모든게 다 잘될거라고 말하지는 못해도 살다보면 그래도 좋은 일도 있을거라고..</p><p>그리고 힘내라고 말해주고 싶다.</p></div><p><b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