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p>오늘 있었던 일은 그런거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 ㅎ</p><p>어쨋든 속이 좀 상하네요.</p><p><br></p><p>긴 얘기를 쓰고 싶은데요.</p><p>음슴체도 어색하고 </p><p>구어체로 쓰기도 어색해서 . ~다. 체로 갈게요.</p><p>가독성은 죄송 ㅠ</p><p>스압 죄송 ㅠ</p><p><br></p><p><br></p><p>-- 본문--</p><p><br></p><p> </p><p>나는 지금 32살이다.</p><p>24때부터 이 일을 했으니 지금이 8년째이다. </p><p>나는 부모님과.. 정확하게는 엄마와 </p><p>고물상을 운영한다. </p><p><br></p><p>20대때는 나도 이 일이 너무 싫었다. </p><p>몇번쯤은 부모님과 다투고 뛰쳐나온적도 있었다. </p><p>하지만 내가 나와버리면 내 몫을 부모님이 하셔야하기에, </p><p>영화 한편보고, 종로나 홍대를 빙빙 돌고, 평소 못먹었던거 하나 사먹고는 들어가서, </p><p>정중히 사과 드리고 다시 일에 복귀했다.</p><p>지금은.. </p><p>배운것도 없지만, 매력도 있는 직업이라 다른생각 안하고 열심히 하려 하고 있다. </p><p><br></p><p>나는 </p><p>고물상일이 전혀 부끄럽지 않다. </p><p><br></p><p>하지만 가끔.</p><p>사적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상처를 받는다. </p><p>누군가와 대화가 통하면 기분이 좋다. </p><p>유머코드가 맞거나, 취향이 비슷할때.</p><p>나는 신나서 떠들고, 상대방은 내 얘기에 즐거워한다.</p><p>호감이 생기고, 좋은 인연이 될거 같다는 느낌도 받는다. </p><p>그렇게 즐거운 대화가 계속 되다가 </p><p>상대방이 "무슨 일 하세요?" 라고 묻는다. </p><p>나는 당연히 "고물상 합니다."라고 한다.</p><p> </p><p>그 순간 </p><p>태도가 바뀌는 사람들이 있다. </p><p>시선이 내가 아닌 곳으로 향한다.</p><p>자신의 소파에 몸을 묻어버리며 혼자 팔짱을 낀다.</p><p>그러곤 핸드폰만 본다. </p><p>그 다음 말은..</p><p>"시간이 좀 늦었네요. 들어갈까요?"</p><p>..이다.</p><p><br></p><p>랜덤채팅을 한적이 있다.</p><p>'낯선상대'인 낯선상대와 </p><p>'당신' 인 나는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p><p>둘다 한국소설을 좋아한다는 사실에 신이 났었다. </p><p><br></p><p>낯선상대: 저는 박민규를 좋아해요.</p><p>당신: 오오 저도요. 근데.... 박민규는 단편이 더 좋지 않나요?</p><p>낯선상대: ㅋ저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ㅋㅋ </p><p>당신: 장편은 핑퐁이 제일 좋아요 ㅋ</p><p>낯선상대: ㅋㅋㅋ 저랑 똑같네요 ㅋㅋ 근데 무슨 일 하세요?</p><p><br></p><p>'당신'인 나는 고물상을 한다고 말했다.</p><p>대화가 끝났다. </p><p><br></p><p>나는 음악을 좋아한다. </p><p>중학교때부터 CD를 샀는데, 몇번의 이사에도 버리지 않았다. </p><p>올해초 이사를 하면서 세어봤는데 500장 쯤 되었다.</p><p>올해 50장쯤 늘린거 같으니 대략 550장쯤? 있을거 같다.</p><p>온갖 쟝르가 다 있다. </p><p>자랑 할 만큼의 양은 아니지만, 나는 약간 뿌듯해하고 있다.</p><p><br></p><p>나는 음악얘기 하는게 제일 좋다. </p><p>스마트폰을 쓰게 되면서 음악 취향이 맞는 사람과 대화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p><p>'미로니' 나 '텔레파시'가 없을땐</p><p>병속에 든 편지? 라는 어플을 좋아했다. </p><p>좋아하는 뮤지션 이름써서 병을 던졌다.</p><p>저도 그사람 좋아해요 ㅋ 라고 답변이 올때까지 던졌다.</p><p>나는 사실 거의 모든 사람과 취향이 맞다.</p><p>대미안라이스도 좋아하고, 베니베나시도 좋아한다.</p><p>가을방학도 좋아하고, 니키 미나즈도 좋아한다.</p><p><br></p><p>위에 이야기와 겹치니 짧게 하겠다.</p><p>예상했듯이 서로 좋아하는 뮤지션 공유하고, </p><p>같은 곡 좋아하면 기뻐하다가도 </p><p>내 직업을 밝히면 대화가 뚝뚝 끊어진다.</p><p>탁구 같이 왔다갔다 하던 대화가 </p><p>야구연습장 처럼, 저쪽에선 안 치고 있는데 나만 던지게 되다가 </p><p>결국엔 내가 포기하고 끝난다. </p><p>카톡에서 1이 사라지지 않는다.</p><p>왓츠앱에서 온라인인걸 분명히 봤는데 답이 없다.</p><p><br></p><p>사람들이 갖는 고물상에 대한 느낌이 궁금하다. </p><p>그냥 거칠고 더럽고 그런 느낌인가?</p><p><br></p><p>그렇다면 사실이다. </p><p>그런 일이다. </p><p><br></p><p>하지만.....</p><p>상처는 받는다. </p><p>대화는 해줄수 있는거 아닌가?</p><p><br></p><p><br></p><p><br></p><p>나도 어릴적 학교에서 장래희망을 조사하면, </p><p>고물상 사장이라고 쓰진 않았다.</p><p><br></p><p>우리 아버지는 은행을 다니셨다.</p><p>그러다 내가 교복을 입게 된 해에 사업을 시작하셨는데 실패하셨다.</p><p><br></p><p>나는 청소년기에 어떤 특정음악쟝르에 심취하였다.</p><p>나의 음악적 취향은 나의 사상에도 영향을 주었다</p><p>복장에도 영향을 주었다. 언행이나 걸음걸이에도 영향을 주었다.</p><p><br></p><p>아버지는 그게 마음에 안 드셨다. </p><p>그 당시 나에겐 그 특정음악쟝르가 삶의 전부였는데 그걸 이해 못하셨다.</p><p>그래서 나는 반항도 하고, 아버지 말에 대답도 잘 안하고 그랬다.</p><p>아버지는 나의 반항을 당신의 사업실패에 대한 원망으로 받아들이셨다.</p><p><br></p><p>구라치다 걸리면 피보는건 배웠다.</p><p>하늘에 맹세코 </p><p>온 집안 물건에 딱지가 붙고, 빚쟁이가 몰려와서 형광등을 다 끄고 지낼때에도,</p><p>교무금을 못내서 교무실에 불려갈때에도,</p><p>아버지를 원망한적은 없었다.</p><p>우리 아버지는 내 돈을 가져가서 사업자금으로 쓰신적이 없으시다. </p><p>근데 내가 무슨 자격으로 원망을 하나?</p><p>그냥 내가 왜 그런음악을 듣고 그런 옷을 입고 다니는지</p><p>묻지도 않으시고 반대부터 하시는 아버지가 싫었다.</p><p><br></p><p>고등학교 때부터 홍대주변을 돌아다녔다. </p><p>나의 꿈은 그 특정음악쟝르뮤지션이 되는거 였다.</p><p>20살이 넘어서는 집에 들어가는 날이 없었다.</p><p>알바가 끝나면 홍대에 가서 놀았다.</p><p>홍대를 수년 돌아다니다보니 음악하는 사람도 알게 되었다.</p><p>그들 집에 놀러가서 음악을 만드는 과정을 볼수도 있었다. 내가 원하면 가르쳐 주겠다는 사람도 있었다.</p><p>2년간의 대체복무를 마치고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며 진로를 마시고 있을때 </p><p>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p><p>"아빠가 사업을 시작 하시려고 하는데, 당장 월급을 주면서 직원을 두긴 힘드니까 1년만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는데..."</p><p><br></p><p>나도 그런게 해보고 싶었다.</p><p>가족끼리 한식탁에 오손도손 모여 앉아서 밥을 먹는거.</p><p>서로 대화도 하고, 함께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하는거.</p><p>서로 고생한다고 말해주고 토닥여 주는거 .</p><p>그냥 그런게 해보고 싶었다.</p><p><br></p><p>화목한 가정을 위해</p><p>내꿈은 잠시 주머니속에 꼬깃꼬깃 접어두고는</p><p>아버지를 따라가겠다고 했다. </p><p>음악을 가르쳐 줄 수도 있다는 말을 해줬던 형에게는 </p><p>1년만 있다가 꼭 찾아가겠다고 말했다.</p><p><br></p><p>1년만이 2년만이 되었고,</p><p>2년이 3년이 되었다.</p><p><br></p><p>3년쯤 지나니까 회의감이 들었다.</p><p>가족끼리 매일 마주보고 부딪히고 사니까 싸울일이 더 많았다. </p><p>나는 꿈을 접고 왔는데,</p><p>아버지는 하는일 없이 놀던 놈 일 시켜줬더니 아직도 딴생각만 한다고 하셨다.</p><p><br></p><p>그때 내나이가 27이였다.</p><p>무언가를 시작할수 있는 나이였는지는 모르겠지만,</p><p>이 삶은 정말 아닌거 같아서 엄마와 얘기를 했고,</p><p>상황이 많이 나아졌으니 사람 구할때까지 몇개월만 더 있기로 했다.</p><p>내가 아무것도 잘하는게 없는 놈은 아니란걸 보여드리고 싶었다.</p><p>근데 </p><p>내가 알던 사람들은 음악을 그만두었거나, 티비에 나오고 있었다.</p><p>누구에게 가르쳐 달라고 찾아가기도 애매하고, </p><p>나에게 재능이 있는건지도 모르겠고,</p><p>혼자 시작하려니 막막했지만,</p><p>벼룩시장, 교차로에 구인광고를 내놓고 </p><p>엄마가 약속해 준 몇개월을 기다렸다.</p><p><br></p><p><br></p><p>그 몇개월이 되기전에 </p><p><br></p><p><br></p><p>아버지는 병원에서 뇌종양(악성)이라는 진단을 받아오셨다.</p><p><br></p><p><br></p><p>나는 지금 32살이다.</p><p>우리 아버지는 5년째 투병중이시고,</p><p>나와 엄마가 고물상을 운영한다.</p><p><br></p><p>고물상에 대한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p><p>나도 누구보다 음악 좋아하고, 영화좋아하고, 책 좋아한다.</p><p>그냥 그런 사람들과 온라인으로라도 얘기하고 싶은데 ..</p><p>그게 참 힘들다..</p><p><br></p><p>같은 음악을 좋아하고 </p><p>같은 작가의 글을 좋아하는데 </p><p>왜 고물상을 하는 사람과는 대화를 하기 꺼려하는지 궁금하다. </p><p><br></p><p>내가 음악얘기 하다말고 뜬금없이 뭘 잡아 부술것도 아니고...</p><p><br></p><p>고물상을 하지만</p><p>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의 CD가 쪼개진 걸 보는게 불편하고,</p><p>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에 곰팡이가 쓸어 있는 걸 보면 속이 상한다,</p><p>돈으로 가치를 매길수 없는 음반과 서적들이</p><p>저울에 달리고 몇백원이라고 불리는 걸 보면 마음이 아프다.</p><p><br></p><p>거칠고 더러운 일을 하고 있기는하나..</p><p>감성만은 산들바람을 만난 민들레 정도? ㅋ </p><p><br></p><p><br></p><p><br></p><p>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p><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