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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진지한남정네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가입 : 13-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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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지한남정네님의 댓글입니다.
    번호 제목 댓글날짜 추천/비공감 삭제
    664 페북에 첫사랑 타임라임을 봤네요. [새창] 2017-11-27 22:06:16 0 삭제
    짧은 머리지만 나름 꾸몄어요. 후줄근한 옷 밖에 없지만 그래도 열심히 꾸몄어요. 명동에 나가니 그 친구는 연예인을 한다더니만 연예인은 하지 않고 무슨 학원에서 경리 비슷한 일을 하는 것 같았어요. 퇴근하고 나오는 길이래요. 고생이 많다고 했어요. 단 둘이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너무 꿈만 같았어요. 커피까지 다 마시니까 첫사랑이 어디 좀 같이 가자고 하더라구요. 무엇좀 구매해야 하는데 오늘 밖에 시간이 없다고.
    "뭘 구매하는데?"
    "응. 남자친구 옷."
    663 페북에 첫사랑 타임라임을 봤네요. [새창] 2017-11-27 22:04:45 0 삭제
    정말 첫휴가가 그렇게 기다려지긴 처음이예요. 해군이었기 때문에 기초교 7주에 후반기 6주에 자대 가서도 당시 순항훈련 간다고 온갖 고생하던 시절이라 휴가도 제대로 못 나갔었죠. 100일이 훨씬 지나고 처음 휴가를 받았을 거예요. 이병 말미에 휴가를 겨우 얻어서 나가자 마자 첫사랑에게 연락했어요. 휴가 이튿날 명동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죠.
    662 페북에 첫사랑 타임라임을 봤네요. [새창] 2017-11-27 22:03:28 0 삭제
    힘든 군대 훈련을 마치고 처음 자대를 받고 신고하고, 그리고 첫 전화를 하게 해준다고 해서 공중전화까지 왔는데... 그냥 문득 첫사랑이 생각나는거죠. 남자가 받겠지만 그냥 전화를 걸어봤어요. "여보세요?" 순간 저는 제 귀를 의심했죠. 잊지 못하던 그 친구의 목소리였어요.
    "나.. 남정네인데, 기억나?"
    "아! 남정네! 당연하지! 잘 지내?"
    "아, 나 지금 군대야 ㅎㅎㅎㅎ"
    "어, 벌써 그런나이가 됐구나. 짜식!"
    "나.. 전화 오래 못하는데, 혹시 휴가 가면 만날 수 있을까?"
    "휴가? 그래! 나오면 연락해!"
    661 페북에 첫사랑 타임라임을 봤네요. [새창] 2017-11-27 22:01:44 0 삭제
    대학교 들어가고, 문득 너무 연락하고 싶어서 무작정 예전 번호로 전화를 해봤어요. 그 친구가 받는게 아니고.. 왠 남자가 받더라구요. 겁나서 끊어버렸어요. 버디버디는 안하는지 로그인 정보도 안 뜨고... 그리고 전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가게 됐어요.
    660 페북에 첫사랑 타임라임을 봤네요. [새창] 2017-11-27 22:00:25 0 삭제
    그렇게 고등학교 추억이 허무하게 날라갔어요. 그 뒤로 간단히 들렸던 소식이 길거리 케스팅되서 데뷔 준비한다, 연습생 활동하고 있다, 이런 소식을 듣게 됐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그 친구가 저한테 버디버디 친구초대를 하더라구요. 정말 반가웠어요. 고3때, 학교 공부외엔 다른 거에 신경을 못 쓰고 있다보니 첫사랑의 주변은 버라이어티하게 변했던 것 같아요. 처음 들어갔던 기획사에서 성상납을 조건으로 데뷔 약속을 했나봐요. 그래서 안하겠다고 하고 나왔대요. 아버지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자신은 너무 지금 힘들다고... 버디버디로 그렇게 연락했어요. 그러다가 또 연락이 안되고 되고 막 그랬네요.
    659 페북에 첫사랑 타임라임을 봤네요. [새창] 2017-11-27 21:58:20 0 삭제
    그런데... 여름방학 끝나고 나서, 갑자기 제 첫사랑이 학교를 안나오더라구요. 자퇴를 한대요. 갑자기. 그러다가 학교 나와서 자퇴서류를 내고.... 따로 불러서 물어볼 용기가 나지 않았어요. 너 좋아하는 걸 들킬까봐. 그저 방관자처럼 어쩔 줄 몰라서 이리저리 막 헤매고 있었죠. 진짜 바보 같네요.. 그 때로 돌아가면 연락해서 너 뭐냐고, 나한테는 왜 그런 말 안했냐고, 우리 친구 아니었냐고 따질텐데....
    658 페북에 첫사랑 타임라임을 봤네요. [새창] 2017-11-27 21:56:57 0 삭제
    저랑은 못 만나더라도... 다른 누구를 만나더라도 행복했음 좋겠다.. 라는 생각을 자주 했던 것 같아요. 전 그냥 바보처럼 옆에서 헤헤 웃으면서 제 첫사랑 보고만 있어도 흐뭇한 느낌으로.. 지냈죠.
    657 페북에 첫사랑 타임라임을 봤네요. [새창] 2017-11-27 21:56:22 0 삭제
    주말이면 시립도서관 같이 가서 공부하고, 학교 끝나고 야자시간에는 따로 만나서 같이 공부하고. 별 다른 이슈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그래도 좋았어요. 그 친구의 성격이, 외모가, 마인드가. 여자애들에게 왕따 비슷하게 당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저라도 더 챙겨주려고 노력했어요. 물론 첫사랑도 단짝 친구는 있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남자인 저 보다는 그 친구가 더 편했겠죠. 여자 둘이서만 붙어있는 시간이 더 많았던 것 같네요. 그런데 그 친구 외엔 다른 친구를 사귀지 못했어요. 그렇게 성격이 좋은 친구였는데도 불구하고. 남자들은 전부 그 친구를 좋아했어요. 이과반에서도 제 첫사랑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는 소리까지 들렸죠.
    656 페북에 첫사랑 타임라임을 봤네요. [새창] 2017-11-27 21:54:21 0 삭제
    그 뒤로는 좀 더 친밀해진 것 같긴 했어요. 이런 말 하긴 뭐 하지만... 저 공부 좀 했거든요. 우수반에서도 나름 3~5등 왔다갔다 했었고. 문과 우수반이 2반이었기 때문에, 반 등수 *2하면 전교등수였었죠. 그 친구도 우수반이긴 했지만 공부를 썩 잘하는 편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정리하나만큼은 정말 깔끔하게 했었죠. 그래서 저는 인터넷 웹페이지로, 당시 같이 공부하던 친구들과 공부 정보를 나누자는 목적하에 홈페이지를 만들었어요. 당시엔 개인홈페이지 만드는게 유행이기도 했었고... 3SG라는 사이트를 만들어서 그 안에서 같이 시험과 공부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그랬었죠. 제 첫사랑도 그 멤버 중 하나였어요. 저는 첫사랑에게 수리나 언어 가르쳐주고, 첫사랑은 자신이 정리한 과목들 공유해주고...
    655 페북에 첫사랑 타임라임을 봤네요. [새창] 2017-11-27 21:46:11 0 삭제
    같은 반 친구들 중 여자가 26명이었는데, 여자들 사이에서는 거의 왕따 비슷한 취급을 당했던 거예요. 잡종이니 뭐라니 하면서. 남자들끼리야 남자들끼리 워낙 깔깔대며 노니까 몰랐는데..... 그런 뒷말도 많고.... 교생과 관련된 일화도 있었는데, 여튼 그건 차치하고나서
    외로웠던 거예요. 여자들 사이에 못 끼니까. 더군다나 자기가 1살 많은 언니인데 동생들이 무시하고 혼혈이라고 무시하고.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어요. 그런데 제가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는거예요. 너무 분하고 속상한데... 너무 처참했죠. 무기력하고. 저에게 한참을 한탄하더니 나 이제 괜찮아, 이러고 웃더라구요. 너무 가슴 아팠어요.
    654 페북에 첫사랑 타임라임을 봤네요. [새창] 2017-11-27 21:44:14 0 삭제
    그런데.. 그 친구에게는 정말 아픈 사연이 있더라구요. 아버지가 외국인에 어머니가 한국인인 혼혈인데... 거기다가, 그 친구는 외국에서 살다가 와서 한국 고등학교에서는 1년 꿇었어요. 사실 저에게는 1살 위인 누나인거죠. 그래도 같은 반 친구라고 이름 부르면서 그렇게 지냈었는데,
    어느날 보니까 체육시간에 혼자 벤치? 에 앉아있더라구요. 아주 씩씩한 친구여서 이상하다 싶어서 옆으로 가서 이야기를 했었죠. 왜 여기에 있냐고 물으니까 얼굴이 울먹울먹 하는게 보이더라구요. 흔치 않은 일이어서 무슨 일인가 싶어서 집요하게 물어봤어요. 별거 아니지만 듣고 힘이 되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더라구요.
    653 페북에 첫사랑 타임라임을 봤네요. [새창] 2017-11-27 21:42:22 0 삭제
    단호하고 확고한 첫사랑의 말에 마음 한구석이 무너져 내렸었지만 그냥 씁쓸하게 웃으면서 포커페이스를 찾으려고 노력했죠. 그래요, 좋아하지만 좋아한단 티도 못 내는 바보였던거죠... 날 보며 씩 웃는 첫사랑의 미소가 날 더 슬프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그냥 같은 반 친구1,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652 페북에 첫사랑 타임라임을 봤네요. [새창] 2017-11-27 21:41:02 0 삭제
    그래도 계속 좋아했어요. 어느덧 남자 다른 남자 5명과 더 친해져서 저랑 노는 시간보다 그 친구들이랑 노는 시간이 더 많아진 첫사랑이었지만 그래도 보는 것 만으로도 좋았죠. 그런데 어느날 같은 반 친구 한 명이 저에게 그러더라구요. "너 걔 좋아하지?" 순간 얼떨결에 말했어요. "아니, 아닌데?" "에이, 다 티나. 야야~~ 첫사랑! 남정네가 너 좋아하나봐!"
    "그럴리가 없잖아, 바부팅아!"
    651 페북에 첫사랑 타임라임을 봤네요. [새창] 2017-11-27 21:39:43 0 삭제
    어느날이었어요. 저도 문득 그냥 첫사랑에게 다른 남자애들처럼 장난치고 싶어서 칠판에 낙서를 했어요. 무슨 낙서를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아요. 그냥 이름 가지고 놀렸던가 하여튼 뭐 했을거예요. 심한 농담은 아니었고... 그런데, 다른 남자애들 장난에는 막 깔깔대며 웃고 쫓아다니고 뛰어다니던 친구였는데, 제 낙서를 보더니 한참을 물끄러미 보는거예요. 그리고 조용히 말하더라구요. "남정네야... 너 이런 친구 아니었잖아?"
    바보같이, 미안하다고 말하고 제가 낙서를 지웠어요. 너무 창피하고 그래서 교실밖으로 나가서 숨어버렸어요.
    650 페북에 첫사랑 타임라임을 봤네요. [새창] 2017-11-27 21:36:43 0 삭제
    그런데 그 친구가 저를 잘 챙겨줬어요. 쉬는 시간마다 와서 장난도 쳐주고 말도 걸어주고. 그때는 왜 그리 그게 쑥쓰러웠는지. 그 친구는, 그냥 첫사랑이라고 할게요. 제 첫사랑은 워낙 싹싹하게 밝은 친구여서 남자들과도 금방 친해졌어요. 남자 6명밖에 안됐지만 일주일도 안됐는데 다 친해졌더라구요. 남자애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첫사랑에게 장난도 치고 그랬는데 전 그러지 못했어요. 많이 망설였죠. 조용하고 숫기없고 진지한 그런 남자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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