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끼 힙플 인터뷰 (2011년)
힙플: 박재범씨와는 엠와케이(MYK), 덤파운데드(Dumbfoundead)와 함께 한 미국 투어에 만나셨잖아요. 그것도 신기했는데, 'Doin' Good'부터 이렇게 함께 작업해 오시는 것도 상당히 의외에요.
D: 예전부터 관심이 많았고 좋아했어요. 무슨 이야기냐면, 제가 교포들한테 관심이 많아요. 제가 한국적인 삶을 살아온 게 아니기 때문에 교포에 관심이 많은데, 2PM이 데뷔했을 때 리더가 재범 형이었잖아요. 비보이(B-Boy)도 하고, 춤을 직접 짠다고 하고, 랩 가사도 본인이 쓴다고 매체에 보도가 됐어요. 교포인데다가, 이런 이야기들을 접하다보니까, 관심이 생겨서 무슨 리얼리티 쇼를 보게 됐어요. 근데 거기서 개인기를 하는데 색 달랐어요. 다른 아이돌 같았으면 성대모사하고 그럴 텐데, 재범 형은 자기가 쓴 가사로 랩을 하더라고요. 그 랩에 자기가 시애틀에서 왔다는 거랑, AOM 이라는 자기가 속한 그 비보이 팀의 샷아웃(shout out)을 미친 듯이 하는 거예요. 저는 되게 놀랐죠. 그 뒤로도 놀란 게 있는데, 가수 나비의 곡에 크라운제이(Crown J)가 랩으로 피처링 한 곡이 있는데, 어느 날 크라운제이가 무대에 못 서는 날에 재범 형이 대타로 자기가 가사를 써서 참여를 한 적이 있어요. 근데 그 곡에서도 표현력이 남다르더라고요. 영어로 했었는데, ‘너랑 나랑 교도소에 있다면 다른 구역에 있다.’ 이런 식으로 표현을 했더라고요. 이게 무슨 말이냐면, 범죄자들은 같은 교도소에 있어도 다른 구역에 있으면 절대 못 만나거든요. 저는 아이돌이 할 수 없는 비유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놀랐어요. 그래서 더블케이 형한테 가서 힙합마인드 대박인 가수가 있다 그러면서, 이야기했던 기억도 있네요. 이런 이유들로 나중에 같이 작업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저와 친한 뮤지션들은 다 알고 있는 이야기죠. 그렇게 그냥 좋아만 하고 있었는데, 말씀하신 대로 작년에 덤파운데드랑, 마이크 형이랑, 미국 투어를 갔다가 만나게 된 거죠. 처음에는 떨렸어요. 워낙 좋아하고 있어서.(웃음) 재범 형 따로 주려고 제 시디도 막 챙겨 갔었거든요. 근데 그 날 만났는데, 재범 형도 제가 올 블랙 했던 거를 알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야기하기가 편했고, 그 콘서트 뒤로 영화촬영 때문에 재범 형이 한국에 와서 연락을 하면서 친해졌어요. 둘 다 술 안마시고, 담배 안 피는 공통점도 있고요.(웃음)
어쨌든, 사실 처음에 'Doin' Good' 나왔을 때, 사람들이 갑자기 친해져서 이용하려고 같이했다는 이야기랑, 재범 형 랩을 평가하면서 왜 같이 했지 라는 반응들이 많았잖아요. 근데 저는 랩 실력 이런 거를 떠나서 그 사람이 보여주는 힙합에 대한 열정과 컬처로써 대하는 태도 같은 것을 중요시 하거든요. 뒤에 또 이야기 하겠지만 솔자보이와 같이 하게 된 것도 그런 의미에서요. 태도. 저는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인간적으로나 태도가 저랑 안 맞는다면, 절대 같이 안 해요. 물론 어떤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저는 컬처로써 대하는 태도나, 서로의 가치관이 같다는 생각이 들어야 참여를 하거나, 곡을 같이하는 쪽이에요. 재범 형과는 그런 면이 많이 맞아서 참여를 하게 되었고, 앞으로도 자주 할 것 같아요.
(출처-http://www.hiphopplaya.com/magazine/article/view.html?category=&num=7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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