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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코아의꿈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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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코아의꿈님의 댓글입니다.
    번호 제목 댓글날짜 추천/비공감 삭제
    76 원 게시글이 삭제되었습니다. [새창] 2017-10-27 23:53:49 1 삭제
    언제나 재밌는 얘기 감사합니다!저는 종교를 믿고 있는 입장이지만 동시에 신을 너무 맹신하면 안된다는 주의인데 만약 저런 신의 목소리가 들려온다면 제 신념에도 혼란이 올거 같습니다...멘붕와서 모든 행동을 멈출지도...
    75 (문장 연습 오늘의 상황) '개미' [새창] 2017-10-26 23:19:59 1 삭제
    "선생님, 제 몸에 개미가 기어다니고 있습니다."

    환자가 가장 적은 시간대인 느즈막한 오전에 찾아온 한 남자가 목을 긁적이며 꺼낸 말이었다. 예서는 눈대중으로 남자의 몸을 살폈다. 안경도 쓰지 않을 정도로 높은 시력을 자랑하는 눈임에도 개미는 커녕 남자의 몸엔 벌레 하나 보이지 않았다. 이제 막 병원을 개업해서 환자를 받아 본 경험이 적다지만 확실히 특이한 상황이었다. 남자는 목에 손톱 자국이 남을 때 까지 벅벅 긁다 이번에는 다리를 긁으며 말했다.

    "제가 이상하게 보이실 것은 잘 압니다. 하지만 저는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 몸에는 개미가 기어다니고 있어요, 그것도 시뻘건 개미가요."
    "으음, 혹시 집에 방역업체를 불러서 약을 뿌리거나 하신 적 있으신가요? 개미가 몸에 기어...다니는 거라면 병원이 아니라 세스코를 찾으셔야 될거 같거든요."
    "아니, 제가 말하는 개미는 그런 개미가 아닙니다. 이 세상 어떠한 방역업체가 와도 제 몸의 개미를 없애지는 못할 겁니다."

    대체 어쩌라는 건지. 예서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손톱을 세워 벅벅 긁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릴 정도로 힘을 줘 손가락을 놀리던 남자가 이번에는 팔로 손을 옮겼다.

    "이 개미는 굉장히 특수한 개미입니다. 일단 제 얘기를 들어주십시오."
    "네...뭐, 해보세요."
    "제가 이 개미에게 시달리게 된 것은 어느 무당집에 갔다와서 였습니다. 저는 평범하게 작은 회사를 다니던 사람이었지요. 안사람이 용한 점집이 있다길래 xx산 언저리까지 등산을 해서 왔는데, 기껏 갔더니 오늘은 더 이상 손님을 받지 않는다며 돌려보내더군요."
    "아...네."
    "그래서 화가 나 무당집 오는 길에 있던 돌탑을 홧김에 발로 차 무너트렸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 몸이 간지러워 눈을 떠보니 지금도 제 몸에 기어다니는 뻘건 개미들이 온 몸에 퍼져 있더군요. 너무 놀라 비명을 지르면서 응급실에 갔는데..."
    "..."
    "응급실에선 멀쩡한 분이 왜 이렇게 난리를 치냐며 오히려 면박을 줬습니다. 가족들에게 하소연을 해봤지만 개미는 제 눈에만 보이는 것 같더군요."
    "그러면 그 무당집...에 가셔서 해결하시면 되지 않을까요?"

    남자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떨궜다.

    "이미 그랬습니다만...그 무당 말로는 아주 먼 옛날에 사람의 피를 먹고 큰 개미들의 영혼이 그 돌탑 안에 집을 짓고 살던 중이었는데 탑이 무너지면서 제가 새로운 집이 되었다더군요. 온갖 굿을 하고 아무리 용한 무당이 와도 절대 몰아낼 수 없는 강한 혼이니 그냥 체념하고 살라고..."

    예서는 할 말을 잃고 볼펜 끝으로 차트만 톡톡 두드렸다. 들어본 적도, 생각해본 적도 없는 경우에 너무나 당황스러웠다.

    "선생님, 혹시 이 몸에 기어다니는 개미들을 처리할 만한 약이 없을까요?제 몸을 혹사시킬 정도로 독한 약도 좋습니다. 차라리 저만 그런 것이라면 모르겠는데 이놈의 개미들이 제 가족들에게도 조금씩 옮겨가는 것 같아 방법을 찾다 여기까지 오게 된겁니다. 아이들이 제게 갑자기 이유 없이 몸이 간지럽다 말할 때마다 눈에 들어오는 그 개미들이 저를 놀리는 것 같다는 착각까지 들 정도입니다."
    "...제가 드릴 처방이 솔직히 없는 것 같네요. 지금 겉으로 보기에는 몸에 알러지 증상도 없으시고 멀쩡해 보이시는데,"
    "선생님, 사람 한명 살리는 셈 치고 도와주십시오. 이 놈의 개미들 때문에 회사까지 그만뒀습니다. 주변 사람들도 제가 가까이 가서 조금만 오래 대화를 나누면 몸이 간지럽다고 합니다. 선생님을 뵙는 것도 선생님껜 민폐지만 정말 급해서 그렇습니다."
    "..."

    예서는 결국 한숨을 내쉬며 자판을 두들겨 접수처에 짧은 메모를 적어 보냈다.

    -강덕수/58세/비타민C(과립)형 처방(1일 3번 복용,식후 30분)

    "일단 맞는 약 처방해 드렸으니까 가서 처방전 받으시고 약국에서 약 타가세요. 약 드시면 금방 나으실 수도 있으시고 너무 병원에 의존해서 좋을 건 없으니 큰 일 아닌 이상 다시 오는건 최대한 지양해주시고."
    "선생님...감사합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남자는 몇번이고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를 한 뒤 진료실 문을 닫고 나갔다. 예서가 귀찮은 일을 하나 끝마쳤다는 생각에 팔을 쭉 뻗어 기지개를 켰다. 문득 목 언저리가 간지러웠다.
    74 원 게시글이 삭제되었습니다. [새창] 2017-10-25 17:41:12 43 삭제
    글을 읽으면서 문득 생각난게 검지랑 중지를 꼬는 동작이 행운을 비는 의미인데 이게 만약 거짓말을 하는 중에 한다면 내가 이 거짓말을 안 들키고 있다 라는 의미로 통한대요.영화 트루먼쇼 에서도 트루먼의 부인 역할을 하던 여자가 결혼사진에서 그 손동작을 한것이 들켜 트루먼이 의심하게 되는 발판을 마련해주죠.글 읽어보니 문득 떠올랐네요 ㅎㅎ
    73 (문장 연습 오늘의 상황) '달력' [새창] 2017-10-25 16:45:19 0 삭제
    치매를 앓던 아버지가 벽에 걸려있던 달력에 문득 동그라미를 그린 것은 달력이 두어장 가량 남아있을 무렵이었다.

    "아버지,뭐하세요?"

    어느날 집에 돌아와 불을 켜니 아버지는 알 수 없는 소리를 중얼거리며 달력에 동그라미를 그리고 있었다. 건강하실 적에는 단 한번도 달력을 무언가 표기하는 용도로 건드리신 적 없던 분이셨다.애초에 남자는 '그런 일' 하는 것 아니라며 어머니에게 모두 떠넘기셨던 분이셨다. 하루에 한장씩 뜯어 쓰던 것일 때도, 신식 달력이라며 한달 모든 날들이 한장에 들어간 것을 쓸 때도, 집안 경조사와 형제들의 생일 등을 표기하는 일은 오롯이 어머니의 몫이었다. 그 언젠가 동생이 왜 아버지는 달력에 경조사 적는 일을 돕지 않냐며 따졌을 때 돌아온 것은 매서운 호통과 구타였다.계집애가 무슨 말이 그렇게 많냐, 였던가. 여튼 갑자기 무슨 바람이 들어서 달력에 손을 대신건지 나로썬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아버지, 뭐 하시고 계신거에요?"

    달력을 보니 정확히 11월 21일에 동그라미 표시가 되어 있었다. 단순히 치매로 인해 달력에 낙서를 한 건 아닌 것 같았다.

    "아버지,이만 하시고 이제 방 들어가야죠.코 주무셔야지."
    "..."
    "네?"
    "...희야 생일,11월 20하고 1일..."
    "희야?희야가 누군데요?"
    "...느이 언니..."

    다시 되묻기도 전에 아버지는 피곤해진 듯 느릿한 걸음을 옮겨 방으로 들어가셨다.아버지에게 묻는 것은 사실상 힘들 것 같았다.분명 제정신으로 잠시 돌아오는 순간에는 쓸데없이 궁금한게 많다며 화를 낼 것이고 아닌 순간에는 대화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자신만의 세계에 살고 계신 탓이었다. 아버지가 들어가신 방 문을 한번 살피고선 내 방 안으로 들어왔다.그리고 휴대전화를 꺼내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응,엄마."

    통화 연결음은 얼마 지나지 않아 끊겼다.

    [어이구,우리 딸.잘 지내고 있어?예슬이는?엄마가 요새 바빠서 연락을 못 했네.]
    "나야 잘 지내지. 예슬이도 잘 지내. 학원 강사로 취직했는데 인기 좋아서 방송 제의도 들어왔나봐.그 아저씨는 잘 해줘?"
    [물론이지.내 인생에서 잘 한거 두개 꼽아보라면 느이 아빠랑 이혼한 거랑 이렇게 재혼한거야.그때 너희가 동의 해줘서 수월했지...그러고보니 예진이 너,느이 아빠 아직 요양병원에 안 넣었니?그 양반,하여간 예나 지금이나 민폐야.]
    "지금 병원 알아보고 있는데...아,맞다.엄마, 나 뭐 하나만 물어볼게.혹시 희야 가 누구야?]

    순간 휴대전화 너머로 침묵이 흘렀다. 전화가 끊긴 줄 알고 액정화면을 보았지만 여전히 통화중인 상황이었다.

    "여보세요?"
    [...어,어.미안.엄마가 딴 생각 좀 하느라.]
    "아버지가 11월 21일 날에 달력에다 동그라미 표시 하면서 희야 생일 이라고 말하더라고.우리 언니 라는데, 혹시 아는 사람이야?"

    짧지만 선명하게 한숨소리가 들렸다.

    [...그거,느이 언니는 맞아.근데 친언니는 아니고 이복언니지. 그 양반이 예전에 우리 살았던 마을 있잖아,거기에 방학마다 놀러오던 애랑 하룻밤을 잤어.기억나지?큰 기왓집 살던 할아버지.]

    엄마의 말에 기억을 되짚어보려 했지만 워낙 오래 전 일이라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그때 너 임신했을 때였는데 난 그 염문 듣고 억장이 무너졌다,억장이. 안 그래도 밖으로 돌던 인간이...그러고 나서 너 낳은 뒤 좀 지난 다음에 왠 애 하나 데려오더라.나중에 알았지만 돈 받는 대신 그 여자애 집안은 신경 안 쓰고 애는 우리가 키우기로...]
    "뭐?"
    [근데 나는 그 애는 건들지도 않았어.내 배 아파 낳은 자식이 이쁘지 그 양반이 바람 펴 놓고 데려온 애가 뭐하러 이쁘겠니?그때 정말 많이 맞았지.안 그래도 젖 안 도는데 왜 너만 젖 먹이냐고 하니까 나는 화내고,그 양반은 건방지다고 날 때리고...]
    "..."
    [똑같은 딸인데 너는 안 예뻐하고 바깥에서 낳은 자식만 이뻐하고...근데 결국에는 제 풀에 지쳐서 또 돈 받고 이웃마을에 애 없는 집에 팔고 왔더라고.이름도 지어주는거 미루다 결국 계집희 자 써서 희야,희야 불렀고....]

    생각지도 못한 비밀을 알게 된 것 같아 할 말을 찾을 수 없었다.

    [그 양반,그때 그 기왓집 여자가 좋긴 했는지 너랑 예슬이는 챙기지도 않으면서 11월 말 즈음 되면 매번 술 마시고 와서 그랬거든.희야가 아니라 너를 팔아야 했다고...그러다 어느 순간 조용해지더니 지금에서야 언급하고 난리네.]
    "...그 희야 라는 사람 생사는 알아?"
    [나야 모르지.얼마 안 가서 그 집안이 아예 짐 싸서 떴거든.그쪽 집안 사람들이 무슨 운동을 했다나.]
    "..."
    [딸,엄마 전화 끊어야 될거 같은데.]
    "...어어,그래.나중에 또 연락할게."
    [그래.그리고 그 양반 빨리 병원 넣어버려.평생 널 미워하면 했지 좋아하지도 않던 사람을 느이 아버지라고 감싸주는거 엄마 된 입장에선 솔직히 이해는 안 가.]
    "..."
    [끊을게.]

    전화가 끊겼다.이유 모를 씁쓸함과 허무함이 가슴 한 구석에 밀려 들어왔다.
    72 (문장 연습 오늘의 상황) '태풍'or '나무' [새창] 2017-10-24 18:50:26 1 삭제
    글을 쓰면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쓰려 노력하고 있어요! 아직 1인칭이나 3인칭이나 갈 길이 멀지만요^^;;글을 쓰면서 한번씩 읽어보며 문장이 자연스러운지를 확인 해보는데요. 확실히 그냥 쓰는 것보단 낫지만 가끔씩 제 말버릇이나 말투에 맞춰지는 단점이 있습니다...물론 이것 역시 고쳐나가야 되지만요ㅠㅠㅠ
    71 (문장 연습 오늘의 상황) '태풍'or '나무' [새창] 2017-10-24 12:44:04 4 삭제
    생각해보면, 나와 내 자매들은 참으로 다사다난한 일들을 보내며 커왔다.

    내 이름 전찬미. 두 동생의 이름은 전찬양 과 전찬송.믿는 종교는 없었지만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엄마의 고집으로 졸지에 하나님을 경배하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종갓집 장남인 아버지는 나와 동생들을 딸 이라는 이유 만으로 탐탁치않게 여겼고 어머니는 우리를 신앙심있는 자매로 만들려다 실패하자 금세 관심을 꺼버렸다. 나와 동생들은 자급자족하며 자라왔다. 용돈이 부족하면 아르바이트를 두세개씩 다녔으며 옷은 유행이 다 지나 촌스러워질 때까지 입고 다녔다. 우리 세 사람 모두 그 생활에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 아니,조금 더 정확히는 너무 당연하게 생활해서 의문을 가지지 못했다.

    넷째이자 장남인 태석이가 태어난건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말 무렵이었다. 어머니가 임신하신 사실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그 뱃속의 아이가 사내라는 것은 나중에 안 사실이었다.쉬는 시간 도중 찬송이에게 연락이 왔고 나는 그 핑계로 학교를 조퇴 해 산부인과로 향했다.그때 나는 아버지가 그렇게 환하게 웃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 이후 아버지는 작은 묘목 하나를 사서 태석이의 탄생을 기념하는 나무 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였다. 뒷마당 볕 잘 드는 곳에 심어진 나무는 식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내가 봐도 좋은 품종인 것이 보일 정도였다.

    이후의 일들은 모두 우리 세자매가 겪지 못한 일들이었다. 우리를 홀대하던 외할머니가 먼저 집에 찾아온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우리의 남동생에게는 종교적 이름이 아닌 집안의 돌림자를 써서 태석 이라는 이름이 지어졌고 족보에 이름이 올라갔다. 처음 보는 친척들이 너도나도 찾아와 태석일 '복덩이'라 불렀고 가기 전에는 용돈을 쥐어주기까지 했다.나와 내 동생들이 그 사이 하는 일은 방에 들어가 공부하거나 동명의 이름을 가진 나무에 물을 주는 일이었다.나무는 정말 쑥쑥 자라났다.

    태석이 싫지는 않았다. 갓난아이가 알아야 뭘 얼마나 알겠냐는 생각도 있었고 이미 부모님께는 기대를 버린지 오래인 것도 있었다. 다만 조금은 부러웠다.나도,내 동생들도 많은 나이가 아닌데 사랑 대신 눈치만 늘어나서,차라리 남자로 태어났으면 조금 더 나았을까 하는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었다. 태석이가 태어난 이후 확실히 부모님은 이전보다 더 우리에게 무신경해졌다. 놀라울 일은 아니었다.

    언제나 무럭무럭 자라 거목이 될 줄 알았던 묘목이 시들기 시작한건 내가 대학을 막 휴학했을 무렵, 그리고 유치원에서 현장학습을 갔던 태석이가 보조교사의 불찰로 실종된 무렵이었다.
    70 원 게시글이 삭제되었습니다. [새창] 2017-10-23 17:50:15 42 삭제
    언제나 재밌는 이야기 감사합니다!!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비밀이 있다는 것을 들은 순간부터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단 생각이 드네요.사소한 일이라도 큰 불씨로 번질 수 있는데 대형 폭탄을 암시하는 말을 해버렸으니....
    69 (문장 연습 오늘의 상황) '내일부터' [새창] 2017-10-22 18:54:18 0 삭제
    DPI 는 사실 돌팔이 의 약자 입니다...^^;; 요새 시험기간이라 자주 못 들어오네요ㅠㅠㅠ
    68 (문장 연습 오늘의 상황) '내일부터' [새창] 2017-10-22 18:53:40 0 삭제
    '번뜩이는 영감이 필요하십니까? 우리 아이가 S대를 가길 원하십니까? 그럴때는 자양강장제 DPI를 찾아주세요! 품질인증을 받은 고급 원료들로 만들어진 이 시대 최고의 드링크! 이것만 마시면 내일부터 당신도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팍팍! 우리 아이의 두뇌가 팽팽...'

    제호는 리모컨 정지 버튼을 눌러 재생되던 영상을 멈췄다. 화면 속에서 약병을 들고 신나게 소리를 치던 남자가 멈췄고 곧 귀가 아플 정도로 신나는 배경음 역시 멈췄다. 다시금 고요해진 취조실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살기가 맴돌았다. 같이 모니터를 지켜보다 이내 제호를 향해 고개를 돌린 민진의 표정은 영상을 보기 이전과 별 차이가 없었다. 제호는 그런 민진의 모습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방금 본 영상, 네가 제조하고 판매했던 DPI의 홍보 영상 맞지?"
    "네. 맞습니다."
    "분명 거기에는 두뇌회전에 좋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고 성분도 좋은 것들만 들어있다 명시했지. 내 말이 틀린가?"
    "당신 말도 맞지만 제 말도 틀린 것은 없습니다. 저 역시 검증된 성분을,"
    "물어본 말에만 대답해."

    말꼬리를 바로 잘라낸 제호가 파일철 하나를 민진의 앞으로 던졌다. 민진이 그것을 넘기니 꽤나 참혹하게 일그러지고 고통스러워 하는 사람들의 사진과 진단서로 보이는 몇장의 서류들이 들어있었다.

    "발작, 근육마비, 환각, 기억 퇴행."
    "..."
    "다 당신이 만든 약 먹고 피해자들이 겪고 있는 증상이야. 지금 밝혀진 피해자만 해도 수십명이고 아직 밝혀지지 않았거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잠재적 피해자까지 합치면 엄청나게 늘어날거라 보고 있어."
    "안타깝네요."
    "안타까워? 당신은 그렇게 사람들 다 죽여놓고 그런 말이 나오나? 지금 주 피해자들이 학생들이야. 이제 막 날개를 펴고 날아가도 모자랄 판에 당신이 만든 약 때문에 병원에서 고통받고 있다고."
    "그게 왜 제 탓이죠? 많이 먹으면 안된다고 분명 써놨는데 많이 마신 사람 탓이지."

    쾅!

    제호가 결국 분노를 이기지 못해 테이블을 거세게 내리쳤다. 민진은 이 상황이 재밌다는 듯 씨익 웃었다.

    "저는 그 자양강장제를 먹으면 '내일부터' 머리가 좋아진다 말했죠. 근데 그거 아시나요? 다음날이 되면 그 날은 '내일'이 아닌 '오늘'이 되요."
    "..."
    "결국 '내일'이란건 존재하지 않아요. 우리가 사는 순간에선 '내일'은 허상적 존재고 결국 '오늘'만이 존재할 뿐이죠. 그런 허상적 존재를 탐하려 한 사람들이 그런 벌을 받은 건 당연한 얘기 아닌가요?"
    "이게 진짜!"

    민진이 깔깔 거리며 귀가 찢어질 듯 큰 소리로 웃었다. 허리를 뒤로 젖히며 웃는 모습이 마치 제호를 조롱하는 것 마냥 과장된 몸짓이었다. 제호는 분에 못 이겨 자신이 앉아야 할 의자를 들어 벽으로 던져버렸다.
    67 제 독서의 동반자 책갈피를 소개합니다 [새창] 2017-10-17 01:31:24 0 삭제
    방대한 양 때문에 아직 시작도 못했으나(사실 토지 나 반지의 제왕 시리즈도 시도하겠다고 해놓고서 아직 시작도 못한 사람...) 만약 읽기 시작하면 그래야겠죠?!
    66 제 독서의 동반자 책갈피를 소개합니다 [새창] 2017-10-17 01:21:34 0 삭제
    음...마술은 둘째치고 손재주가 그렇게 좋지가 않고요 드라이는 안타깝게도 안됩니다...그냥 제가 소중히 다뤄야지요ㅠㅠ 제 책갈피가 이쁘긴 하죠 ㅎㅎㅎㅎ(?)
    65 제 독서의 동반자 책갈피를 소개합니다 [새창] 2017-10-17 01:12:51 0 삭제
    가브리엘 이에요
    64 (문장 연습 오늘의 상황) '새끼 손가락' [새창] 2017-10-16 20:32:55 2 삭제
    "혹시 '사철단'이라는 단체에 대해서 아십니까?"

    제보자 신분으로 불려온 승철이 제호를 보자마자 꺼낸 말이었다. 최근 전국 각지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살인사건들이 빗발치기 시작했다. 성별도,나이도,하다못해 직업군도 모두 다른 피해자들은 누군가에게 원한을 산 것 하나 없는 평범한 소시민들이었다. 그런 사람들이 동일인의 살인으로 죽었다 단정지은 이유는 단 하나,바로 살인마가 남긴 표식이었다. 모두가 공통적으로 새끼 손가락이 잘려있고 '죽을 사(死)가 가슴에 새겨져 있었다. 공통적으로 나타난 표식은 부정할 수 없는 동일범의 흔적이었다.

    "제가 장담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살인은 '사철단'의 짓이지요."
    "...죄송하지만 사철단이 대체 뭡니까? 양은이파 나, 뭐, 그런 조폭 단체입니까?"

    승철이 고개를 저으며 품 안에서 수첩 하나를 꺼냈다.손때가 많이 타 꼬깃해진 수첩을 펼쳐 어느 페이지를 펼치니 그 곳에는 흰 부분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빼곡하게 무언가가 적혀있었다.

    "사철단은 일천구백팔십육년 창설된 곳입니다. 1대 창립자인 조태식을 '하늘님'으로 모시면서 자신들의 교리에 반하는 사람들을 처단하는 곳이지요.1대 창립자가 있는 동안 처단된 사람들이 세자리수를 넘어갈 겁니다."
    "네?하지만 그랬다면 분명 뉴스에서 난리가 났을 텐데..."
    "팔십년대 말 부터 구십년대 중반까지는 안타깝게도 요즘 처럼 인터넷 같은 것이 발달하지 않아 소식이 느렸고, 조태식 자체가 윗선에 연줄이 많았던 것도 엇어서 쉽지 않았던 것도 있습니다."

    제호가 당황스러움에 입을 다물지 못하자 승철이 다른 페이지를 펼치며 말을 이었다.

    "이후 조태식은 감옥에 들어가게 됩니다.점차 사철단에 회의감을 느낀 몇몇 사람들이 작당해서 정권 교체기에 조태식을 찔러넣었거든요.그래도 남아있는 연줄로 언론은 간신히 막았지만 이미 썩은 줄이나 다름없던지라 조태식은 결국 10년 형을 받았고 거기서 병이 나 죽었습니다."
    "그러면,거기서 병이 나 죽었는데 대체 누가 사람을 죽이고 다닌다는 겁니까."
    "...최근 몇년 전부터 정태영 이라고,사철단의 열렬한 신자였던 사람이 다시 사철단을 세워 2대 창립자를 자처하고 있습니다.그리고 어찌 했는지 그때 밀고한 사람들 명단을 얻었죠."
    "..."
    "사철단이 사람을 처단할 때 내세우는 모토가 뭔지 아십니까? 사철단의 표식을 몸에 새기고 죽으면 죽어서라도 회개할 수 있다는 겁니다. 사철단의 표식은..."
    "...죽을 사(死)와 잘린 약지."

    승철이 목이 타는 듯 옆에 놓여있던 물을 들이켰다.

    "그러면 하나만 더 묻겠습니다. 어떻게 이런 정보들을 아신겁니까?"

    제호의 물음에 승철이 쓴 미소를 지으며 손에 끼고 있던 가죽장갑을 벗었다. 제호의 표정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 어찌할 바 몰라 그대로 굳어졌다.

    "이대로 있다가 죽을 바엔, 그 놈들을 다시 잡아넣고 가는게 낫지 않겠습니까? 어차피 한번 밀고한거 두번은 못할까..."

    두 마디가 없는 새끼 손가락이 이질적인 느낌을 뿜어내고 있었다.
    63 책게 분들은 어떤 책갈피를 사용하시나요?? [새창] 2017-10-15 22:25:23 1 삭제
    저는 아예 제 전용 책갈피를 주문제작(!)했어요깃털이랑 작은 비즈가 달려있고 끝이 갈고리처럼 휘어진 레터나이프 모양인데 말로 설명하기 어렵네요ㅠㅠ 실제로보면 이쁘답니다 ㅎㅎㅎㅎㅎㅎ
    62 (문장 연습 오늘의 상황)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새창] 2017-10-15 18:46:36 1 삭제
    조말복씨는 의사 인생 최초의, 동시에 최악의 환자를 맞이한 찰나에 혼란스러워 하고 있었다.

    감으로 찍은 문제들이 운 좋게 맞아 의학대에 들어갔고 이후 몇번의 유급과 퇴학위기를 버티다 간신히 시골 어느 동네에 조그만 병원을 낸 지 어느덧 30년. 그나마 광산촌으로 이름을 날리던 순간부터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가 노인들과 몇몇 어린 아이들이 전부인 현재까지 조말복씨가 내린 가장 큰 처방은 '감기약' 이었다. 그나마도 바깥으로 멀리 나가기 힘들어 하는 연로한 분들에게 내린 처방이었을 뿐 대부분은 거리가 있더라도 더 시설이 좋고 처방이 빠른 읍내 병원으로 향했다. 조말복씨는 그래도 크게 불만이 없었다. 의사라는 직업에 혹해 결혼했다 실망하고 도망간 아내가 있을 지라도, 도시로 나가겠다며 떠난 아들들과 의사 아들 키워놨더니 쓸모도 없다며 한탄하던 부모가 자신을 힘들게 할 지라도, 그것들을 뺀다면 꽤 잔잔하게 흘러가는 인생이 나쁘지 않았다.

    그랬던 조말복씨의 인생에 커다란 돌덩이가 날아온 것은 어느 평일 낮 오후였다. 인건비를 줄 돈도 딱히 존재하지 않아 혼자서 병원을 운영하는 탓에 안 그래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는 병원은 해가 지지 않았음에도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까지 풍겼다. 조말복씨는 나름대로 꾸려진 진료실 의자에 앉아 평소처럼 신문을 보고 있었다. 최근 들어 없는 재산을 몰아넣은 주식이 폭락할 기미를 보여 영 걱정되는 나날이었다. 그 순간 바깥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나잇대에 비해 나름 청각이 예민한 조말복씨는 그것을 어렵지 않게 잡아냈다. 터벅거리는 소리는 노인이나 젊은 아이들의 발걸음 소리가 아니었다. 그나마 몇 없는 환자들의 발소리를 대강 기억하고 있던 덕에 어렵지 않게 추측이 가능했다.

    똑똑-

    "의사 선생님 계십니까?"
    "네, 들어오십시오."

    처음 들어보는 낯선 남자의 목소리였다. 조말복씨는 일단 신문을 접고 점잖은 척 헛기침을 했다. 괜히 처음 보는 사람에게 한가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곧 문이 열리자 드러난 모습은 역시나 낯선 남자의 모습이었다. 검은 코트를 입고 주변의 과장스럽게 두리번거리는 남자는 왠지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문을 닫고 조말복씨의 앞에 앉은 남자는 조용히, 누가 들을 새라 조심스레 속삭였다.

    "선생님, 다른 건 묻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혹시, 분리 수술 가능 하십니까?"
    "네?"
    "쉿! 조용히 말해 주십시오. 잘못하면 깨어나니까요."
    "아니 그게 무슨..."
    "돈은 달라 하시는 만큼 드리겠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이 돈 밖에 더 없거든요. 대신 완벽한 분리 수술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대형 병원은 제 신상이 밝혀져 실험 대상이 될 수도 있어 돌고 돌다 여기까지 오게 된 겁니다."
    "조금 더 쉽게 말씀 해보시는게,"
    "아니, 뭐야?이게 뭐야!"

    남자가 낭패라는 듯 이마를 싸매었다. 분명 또 다른 목소리가 남자의 코트 안에서 들려왔다. 조말복씨는 당황스럽다는 듯 남자를 바라보았다. 남자가 결국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단추를 풀고 코트를 벗었다.

    "...으아아아아악!!!"
    "뭐야, 여긴!!호세 이 자식, 또 우릴 떼어내려고 하고 있어! 어쩐지 우리한테 술을 퍼먹이더니!!"
    "어머머, 호세야!내가 널 그렇게 키웠니?"
    "형...형이 어떻게 우리에게 이래...?"
    "죄송합니다, 선생님. 이 사람들은 저희 부모님과 제 동생입니다. 당황스러운건 아시겠지만 제발 떼어내 주십시오. 저도 살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이 자식이!!네가 먼저 우릴 보고 싶다고 네 몸 안으로 불러들였잖냐!!"
    "아버지, 저는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그리고 제 몸이 아니라 인형 안으로 불러들였던 거라고요!!하지만 강령술 주술이 잘못될 줄은..."
    "형...우리 버리지마...제발, 돌아가기 싫다고..."
    "아가, 호세야.네가 우리에게 어떻게 이래?우리가 너 하나 지키자고 다 죽고 그랬는데?"

    한 사람의 몸에 세개의 얼굴이 붙어있는 괴상한 모습을 마지막으로 조말복씨는 정신을 잃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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