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보리 4세)와의 인연은 제가 적확히 2012년 5월 4일에 불우한 어린이들 돕기 행사에 참여해서 행사출연을 하고 출연료를 기부도 하고 좋은일좀 하고 있을때 아는 지인에게 전화가 오더군요.
-전선생~ 여기 고양이 있는데 하나 키울랑가~? [고양이요..? 음,,, 글쎄요..] -이거 털도길고 괜찮게 생겼어, 우리 조카 고양이인데 이제 못키운다고 대려갈 사람 찾더라고 [...그럼 한번 보기나 할까요?]
통화후 지인의 집에 갔습니다. 갔더니 지인은 없고 지인에게 이야기 들은 지인의 처남분과 딸(17세)가 집앞에 고양이와 나와있더군요. 저는 고양이가 생긴다고 하니 룰루랄라 하고 갔었는데 세상에나.... 그때 아저씨의 표정은 살짝 흥분+환희 의 표정으로 보였고 딸의 표정은,, 정말이지 나라잃은 표정으로 아주아주 쓸~쓸한 표정으로 고양이를 슬프게 스다듬고 있었습니다. 근데 그 고양이가,, 꽤 큽니다... 새끼고양이가 아니고 왠만한 길고양이 다 큰놈만합니다;;;;;;;
[아불싸.... 내가 잘못왔구나....]
아저씨와 딸의 표정을 보니 딸의 반대를 무릎쓰고 아저씨가 고양이를 처치(?)하는 장면인듯 했습니다. 그걸 모르고 룰루랄라 왔으니 이거 돌아가기도 참 난감했더랬죠. 제 태도에 무엇인가 느끼셨는지 아저씨는 서둘러서 목발짚고 절뚝거리는 다리로 서둘러서 제 차에 고양이 용품을 옮기셨습니다. 최선을 다하는듯한 모습이셨고 딸은 여전히 시무룩,,, 한 얼굴로 고양이를 스다듬고 있었지요.
-보시다시피 제가 사고로 다리를 다쳐서 불편하고 딸도 이번에 고등학교에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집에 이녀석을 봐줄 사람이 없어서 한마리 더 대려올까... 하다가 좋은분 있다고해서 이렇게 보내게 되었습니다. 허허허... 사료랑,, 모래랑,,, 스크레치랑,, 어쩌구 어쩌구 다 담았으니 어서 대려가세요~ 허허허~~~ -시무룩,,,,,,, [어.... 예;;;; 예;;;;;]
얼떨결에 고양이를 받아서 (케이지도 아니고 그냥 뚜껑없는 가방에 담아서 주심..;;;; 도망가면 어쩔려고..) 차에 태우니 딸이 곱게 접힌 종이를 주더군요. 계속 있기도 뭐해서 아저씨와 딸의 배웅을 받으며 사무실로 돌아왔습니다.
사무실에 도착은 했는데 고양이는 뚜껑없는 가방에 앉아있는게 지루한지 몸이 절반정도 나와있었습니다. 저를 처음 봤는데 경계를 안하더군요. 고양이는 원래 그런가? 고양이가 처음이라... 여튼, 그날 처음 보는 고양이를 그냥 짐짝처럼 들고;;; 사무실 가장 큰방에 넣고 사료와 물을 주고 방문을 하루동안 닫아놨습니다. 일단 편히 쉬게 하려는 생각이었는데 다음날 열어보니 슬~쩍 나와서 잘 돌아다니더군요.
고양이도 잘 돌아다니겠다 편해보여서 짐을 정리하다가 어제 딸이 준 쪽지를 발견하고 펴 보았습니다. 펴보니,, 오... 지져스,,,, A4 용지보다 큰 종이에 깨알같은 글씨가 빽빽하고 고양이의 특징, 성격, 좋아하는거, 싫어하는거 등 정말 정성스럽게 그림까지 그려서 써놓은걸 보니 다시한면 미안해지더군요. ㅡ.ㅜ;;;;
편지의 마지막 부분에는 고양이 이름을 (보리)라고 지었는데 아무래도 못알아먹는것 같다. 원하는 이름이 있다면 바꾸셔도 괜찮다 라는 부분이었습니다.
ㅡ.ㅜ;;;;;; 미안하다 딸,,, 삼촌이 눈치가 없었구나...
그게 어느덧 4년이 지났습니다. 처음 주인(딸)이 지어준 이름을 바꾸고 싶지가 않아서 저도 보리라고 부릅니다. 이제는 [보리야~] 라고 하면 [애옹~?] 하면서 다가옵니다. 말걸면 대답도 꼬박꼬박하구요. 고양이 키우는 지인도 대답하는거 보면 신기해 할정도로 말 잘합니다. ㅎㅎㅎ 이제는 완전한 제 식구입니다.
P.S 아저씨가 고양이를 보내는 이유에 대해서 써보자면 딸 고등학생 된 이야기는 핑계였고 집에 쇼파(비싼거)에 발톱으로 뜯고 물고 하니 그게 싫어서 저에게 보낸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쇼파 뜯는건 들었던 이야기 였고(그때문에 제 지인에게 푸념을 많이 하셨다네요.) 저도 당했고(ㅡ.ㅜ;;;) 특히 어릴때는 더 심하잖아요? 고양이들,,, ㅡ.ㅜ;;;; 여튼 그런 행동들이 보기 싫고 마음에 안드셨지 않나.. 싶네요, P.S 2 전주인이었던 딸은 고등학교 졸업하고 지금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고양이를 키우고(;;)있습니다. 아빠보다 강한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