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처음 필리버스터 중단을 봤을 때는 더민주에 실망하고 김종인에 원망스런 마음도 들었으나 만약 필리버스터 유지가 총선에 불리할거라는 판단이 섰다면, 지금 모양이 빠지더라도 결단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정의를 외쳐도 그걸 실현할 힘이 없으면 공허한 외침이고 대의 민주주의에서 힘은 정당에 국민의 지지를 받은 국회의원이 얼마나 많은가에서 나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리버스터를 끝까지 가는 모습을 보고 싶은게 진짜 마음이긴 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가 없네요. 참 실망스럽고 원망스러운 언론들입니다.
저는 약간은 이해가 가긴 해요. 절이나 성당의 중앙통로가 스님이나 사제가 입장하는 곳이듯, 국회의원도 나름대로 국민의 대표이기 때문에 그 정도 자부심은 줘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문제는 국회의원들이 그런 특권을 너무 당연하게 여기면 안된다는 점이죠. 국민이 국회의원들에게 나름대로 대우해줄 때는 당연히 거기에 맞게 기대하는 수준이라는게 있습니다. 폼 잡을 때는 잡더라도,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은 국회의원이 되면 좋겠네요. 선거때만 겸손해지지 말고요.
손석희 앵커가 박지원의 추후 행보를 묻는게 어째서 맺힌 일인가요? 손석희 앵커의 질문이 시청자로서 통쾌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마치 손석희 앵커가 중립적이지 않았다는 듯한 해석은 제가 느끼기엔 가능한 중립적인 태도를 지켰던 손석희 앵커에 대한 모독처럼 느껴집니다. 보기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저는 저는 손석희 앵커는 뉴스 진행자로서 시청자가 궁금해 할만한 질문을 적절하게 던졌을 뿐이라고 봅니다. 물론 박지원으로서 답변하기 곤란한 질문일 수는 있으나, 그렇다고 무례하거나 공격적인 태도로 질문하진 않았던 것 같네요.
근데 이 문제를 가지고 로스쿨 학생들을 비난하는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로스쿨 제도에 어떤 문제점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로스쿨 학생들의 책임은 아닌데 꼭 책임을 묻는 것 처럼 보이거든요. 로스쿨 제도가 잘못되어서 꼭 고쳐야 하는 것이라면, 제도변화의 흐름 속에 끼인 로스쿨 학생들은 피해자에 가깝습니다. 로스쿨 출신들의 밥그릇 싸움이라고 하셨는데, 우습게 보면 밥그릇이지만 그 밥그릇은 다르게 보면 생존입니다.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렇고 현재의 메이저 보수언론지가 문제가 있다는 것에는 오유의 많은 분들이 공감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당 주인들도 각자 자기가 원하는 언론사의 신문을 볼 권리 정도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보수 언론사들이 땡전뉴스 시대 수준의 저급한 보도를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문제제기의 대상은 보수 언론사들 자체가 되어야지 그 구독자를 향해 보이콧을 하는건 정의롭지 않아보이네요. 전 진보적 가치를 더 추구하나, 보수적 가치도 진보적 가치만큼이나 중요하고, 보수적 성향의 사람이 그 자체로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역지사지로 생각하면 보수적인 사람 입장에서도 진보적 가치가 보수적 가치만큼이나 중요하고 진보적 성향의 사람이 그 자체로 나쁜게 아닌 것 처럼) 문제는 그런 성향의 사람들에게 편향된 정보를 제공는 자들인데 이렇게 대상이 잘못된 보이콧은 쓸데 없는 시민 분열을 조장하고 이념의 대립화를 더 심하게 만들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전혀 공감할 수 없습니다. 적절하지 않은 두 항목을 비교한 저 문구를 정부가 만들었나요? 저 선전문구를 만든건 정부가 아니라 쌀값 문제를 항의하는 측입니다.
쌀과 개사료의 비교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고 있는 이유는 이렇게 엉뚱한 프레임으로 핀트가 어긋나게 될 여지를 본인 스스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 점을 지적하는 사람들은 정부를 옹호하는게 아닙니다. 정부에 책임을 묻고 싶은데 그에 앞서 스스로 약한 논리를 만들어낸 잘못된 전략을 비판하는거죠.
https://kosis.kr/serviceInfo/serviceInfo_06Detail.jsp?pageNo=1&p_id=1059&q_search_type=0&q_search_key=subject&q_search_text=%EC%8C%80# 2006년까지의 쌀 가격 통계네요. 여기서 80kg당 가격이 가장 높은 2004년의 쌀값으로도 쌀값은 kg당 2713원입니다. 제가 개사료값의 통계를 가지고 있진 않지만 10년전 개사료값이 지금의 반값이었을거라고 생각하진 않네요. 즉, 개사료값과 쌀값의 가격 비교는 실제로 두 항목의 가격이 역전된 적은 없었을거라고 봅니다. 아마 개사료와 쌀을 비교한건, 두 항목의 가격이 역전되서가 아니라 둘 다 각각 개와 사람의 주식이기 때문에 비교 대상으로 쓴 것일 텐데, 제 기준에서의 상식에서는 개사료가 쌀보다 비싼게 당연하게 생각되기 때문에 선전문구가 설득력 없게 들립니다. (내용 자체에는 이미 동의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개사료가 쌀값보다 비싼건 좀 당연한 것 같습니다. 곡류를 가공해서 만든 사료가 원재료보다 비싼게 이상한게 아니잖아요? "쌀 값이 너무 싸다, 그리고 그렇게 된 원인은 정부 정책 때문이다"는 메세지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쌀 값과 개사료 값의 비교는 쌀 값이 너무 싸졌다는걸 강조하기는 커녕 사실을 과장하고 있다는 인상을 더 많이 주고 있습니다. 예컨데 개사료 1kg이 5330원이라고 써있는데,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면 하림 닭고기 1kg이 6500원입니다. 쌀값과 개사료의 가격비교는 애당초 비등한 가격 비교가 아니죠. 차라리 쌀 값이 몇년 전엔 얼마였는데 지금은 얼마다, 이런걸 보여주는게 나았을겁니다. 효과적인 전략은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poor를 '가난한', '불쌍한'의 의미로 단어를 치환하는 식의 번역, 혹은 이해는 너무 한국식 영어같은 느낌입니다. 여기서의 poor는 윗분들이 말하는 진지한 조롱이나 동정의 의미를 가진다기보다 그냥 가볍게 안타까움을 나타내는 표현이라고, 저 사건 처음 조명됐을 때 부터 늘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even도 박근혜가 단순히 기억을 못하는걸 강조한다기보다, 오바마가 박근혜가 질문을 까먹을 정도로 '내가 이전 답변을 너무 길게 했다'는 것을 강조한 겁니다. 저는 저 오바마 옆에 있는 사람을 옹호하려는게 아니라, 오바마는 그렇게 예의 없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을 변호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