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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환상괴담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가입 : 12-03-20
    방문 : 67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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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상괴담님의 댓글입니다.
    번호 제목 댓글날짜 추천/비공감 삭제
    1501 괴담자판기 환상괴담입니다. 단어를 입력해주세요. [새창] 2016-05-28 21:32:22 14 삭제
    - 날아라 꼬마새.

    아이는 울먹거리는 표정으로 엄마인 내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다리 부러진 아기새를 멋대로 데려왔으니... 내 말 한 마디에 천국과 지옥을 오가겠지.

    ' 착한 일을 했구나. 우리 잘 치료해서 다시 날려줄까? '
    그 말에 비로소 함박 웃음 짓는 아이를 보며 아이의 순수함을 아직은 지켜줄 때라고 생각했다.

    그 날 저녁, 나는 몰래 꼬마새를 소각시켰다.
    전국에 변종 조류독감이 돌고 있다. 이미 사망자가 발생했고, 전염성은 심각한 수준으로 밝혀졌다.

    ' 엄마, 짹짹이 어디 갔어요? '
    ' 응, 우리가 치료해줬더니 그새 나아서 오늘 창문 사이로 날아가버렸어. '
    ' 인사 하고 싶었는데. '
    ' 혹시 감기 든 건 아니지? 기침이나 콧물 나오면 엄마한테 꼭 말해. '
    ' 네. '
    1500 괴담자판기 환상괴담입니다. 단어를 입력해주세요. [새창] 2016-05-28 21:23:44 35 삭제
    - 주워온 향수병.

    놀이터에서 놀던 막내가 주워온 향수병.
    흙범벅이 된 손을 씻고 오라고 아이를 화장실에 보내놓곤 혼자 긴 생각에 잠겼다.
    이 동네에서 나고 자라, 몇 번의 연애 끝에 지금의 아내를 만나 이 동네에 자리 잡고 계속 살아온 나..
    첫 사랑에게 생일선물로 주려다 도리어 이별 선고를 당한 뒤 분에 못 이겨 땅에 버렸던 그 향수가..
    그 긴 시간 끝에 내게 돌아오다니.

    뚜껑을 열고 그 냄새를 맡는 순간,
    나는 그때 그 놀이터 앞에서 그녀의 울먹이는 눈망울을 마주 보고 있었다.

    " 돌아와줄래? "

    나는 그녀의 눈물을 나도 모르게 닦아주었지만,
    내 입은 단호히 얘기하고 있었다.

    " 아니.. 이제 지켜야 할 사람들이 많아. "

    그녀가 흐려져 간다, 정신을 차리자 아이가 손을 씻고와 내 바짓춤을 잡아당기고 있었다.
    향수병 안에선 더는 향기가 나지 않았다.
    1499 괴담자판기 환상괴담입니다. 단어를 입력해주세요. [새창] 2016-05-28 21:17:01 7 삭제
    ㅡ 여기까지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1498 괴담자판기 환상괴담입니다. 단어를 입력해주세요. [새창] 2016-05-28 20:34:23 27 삭제
    - 제복.

    이건 뭔 소리야.. 의문의 카톡이 와있었다.
    ㅡ 제가 절대 제복페티시는 아닌데요, 제복 입고 부탁드립니다. 항상 보고 있습니다.

    본업도 아닌 취미로 블로그에 올릴 뿐인 코스프레 사진에 대한 얘기인 것 같긴 한데,
    블로그 이웃과 주고 받은 덧글에 있던 카톡 아이디를 발견한 모양인지 언제부턴가 연락이 오는 이 사람.
    간호사복, 경찰복, 군복, 여러 제복 이야기를 혼자 신나서 떠드는 그에게 답장 한 번 한 적 없었지만
    매번 올리는 글마다 신메뉴를 리뷰하듯 자세히 피드백하는 그가 이젠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ㅡ 읽고 계신 거 알고 있습니다. 날씨가 더워서 오늘은 창문도 열어두셨네요.

    ...?!
    1497 괴담자판기 환상괴담입니다. 단어를 입력해주세요. [새창] 2016-05-28 20:29:10 15 삭제
    - 스윙칩. (드시고 계신가봐여? 부럽.)

    스윙칩 한 봉지가 뭐 그리 소중하다고 과자 한 점 한 점 물고 빨고...
    나이라도 적으면 모를까, 노래방 가면 서른 즈음에- 라는 노래가 이미 몇 년 전 이야기라는 사람이
    좀 달라는 말에 고작 두어개 주고는 혼자 냠냠쩝쩝. 진짜 찌질해. 소심하고.
    기회 봐서 헤어지자는 말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까,
    사실 아주 오래전부터 맘에 안 든다는 생각은 했었는데..
    전과가 그렇게 많은 사람일거라곤 예상 못 했어.

    지나가는 동네 꼬마한테서 아무렇게나 뺏은 과자를 무심히 입에 넣는 이 남자,
    어떻게 해야 벗어날 수 있을까.. 다치지 않고...?
    이미 나에 대해 너무 많은 걸 알고 있어.

    도망치지 못할 바에야,
    내 쪽에서 먼저 수를 써야 하나...?
    1496 괴담자판기 환상괴담입니다. 단어를 입력해주세요. [새창] 2016-05-28 20:13:17 19 삭제
    - 물류.

    들어본 적 없는 업체라 의심하며 주문했지만 의외로 배송도 빠르고 품질도 확실해서 재구매할 예정이다.
    물류라는 건 제때 제때 공수가 되지 않으면 가뭄날의 우산, 비 오는 날의 수박처럼 흐물흐물해지기 마련이니까
    이렇게 믿을 수 있는 업체라면 이번 기회에 거래를 계속 터놓는 게 좋겠지.
    각막이면 몰라도 심장까지 총알배송이라니 제법이잖아?
    1495 괴담자판기 환상괴담입니다. 단어를 입력해주세요. [새창] 2016-05-28 20:03:20 13 삭제
    (이미지 파일 댓글 지워주실 수 있나요~ PC에서 스크롤 길이가 길어서요ㅜ 제가 자판기 할 때 위아래를 좀 자주 왔다갔다해서ㅠㅠ)
    (덧글과 추천 감사합니다 힘이 마구 솟아나요!)

    - 치킨.

    " 치킨이냐? "
    " 예? "
    " 예? 이 새끼, 돌았나. "

    뺨따귀 한 대를 맞고나서야 내 입에선 이병 누구누구하는 관등성명이 터져나왔다.

    " 정신 안 차려? "
    " 죄송합니다. "
    " 새꺄, 영문과라매. 서울에서 대학 다닌다매. 근데 하는 짓이 왜 이러냐? 영문과가 치킨도 모르냐? 너 닭대가리라고. "

    그의 나이는 스물하나, 내 나이는 스물다섯, 그러나 그는 상병이고 나는 이병이다.
    분하지만 이 곳은 군대니까 어쩔 수 없다.

    조만간 실탄을 쏠 기회가 있을텐데.
    나는 스물여섯이 되어도, 네가 스물둘이 될 일은 없을거다. beehive.
    1494 괴담자판기 환상괴담입니다. 단어를 입력해주세요. [새창] 2016-05-28 19:48:29 7 삭제
    ^ㅡ^ 아직 셔터 안 내릴게요.

    단어 신청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단어로 이야기가 지어지면 그 괴담에 대한 피드백이나 감상을 남겨주시면
    정말 힘이 많이 난답니다! 잘 부탁해요, 오징어 숙회 여러분!
    1493 괴담자판기 환상괴담입니다. 단어를 입력해주세요. [새창] 2016-05-28 19:46:04 9 삭제
    ※ 써드립니다. 다만 평일에는 야근이 잦은 점, 주기적인 연재 및 단편 준비와도 겹치는 점으로 조금 늦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약속할게요. 그 글에서 약속한 부분까지는 써드립니다.

    - 폐철길.

    유년 시절 이야기.
    폐철길을 따라가면 기차가 통과하던 터널 안에 박쥐인간이 살고 있다는 허풍쟁이의 말에 우리는 잠자리채를 내팽개치고 따라갔다.
    땡볕 아래 한참 걸어간 끝에 도착한 터널. 가위바위보로 선두로 갈 사람까지 정하며 제법 진지하게 터널 안으로 들어갔지만
    박쥐인간은 커녕 모기 한 마리 없는 곳이었다. 우리는 처음 나타나선 우리를 속여먹은 허풍쟁이에게 불만을 쏟아부었다.
    그러자 허풍쟁이는 오히려 깔깔 웃더니,

    ' 내가 박쥐인간이야! 내가! '

    우리는 녀석을 두들겨 패고자 달려들었지만 이상하게도 녀석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
    녀석은 점점 어두운 철길 안으로 흘러들어가며 깔깔깔 웃어대었는데,
    터널 밖에서 나오겠지- 나오겠지 하며 기다리는 수 시간 동안 그 웃음은 멈추지 않았다.
    결국 포기하고 돌아왔던 그 날, 그 아이는 어디에 있었을까, 왜 나오지 않았을까,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

    수십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우리는 그 아이를 박쥐인간이라 부르고 있다.
    1492 괴담자판기 환상괴담입니다. 단어를 입력해주세요. [새창] 2016-05-28 19:39:44 24 삭제
    - 변태.

    예쁜 공주님일거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커다란 홍합처럼 생긴 덩어리는 뿌직뿌직 울음을 토하고 있었고,
    아내는 젖을 물리길 거부했다.
    의사들은 분유를 물렸고 덩어리는 꾸역꾸역 마셨다.
    우리의 책임이니 우리가 거두자는 설득에도 아내는 고개를 저었다.
    나 역시 반쯤 미쳐있었기에 끝내 덩어리를 붙들고 울었다.
    순간 번데기가 변태하듯 덩어리가 툭- 하며 터지더니,
    비로소 여자아이 하나가 울며 흘러나왔다.

    " 그렇구나, 이게 진짜 너였구나- 우리 딸, 그럼 그렇지! "

    눈물 반, 웃음 반으로 아이를 안아올렸다.

    그런데 덩어리는 여전히 뿌직거리며 울고 있었다.
    젖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었다.
    1491 괴담자판기 환상괴담입니다. 단어를 입력해주세요. [새창] 2016-05-28 19:28:02 22 삭제
    - 장미향수.

    오늘은 성년의 날이에요, 짝사랑하는 그 사람을 생각하며 장미향 향수를 뿌렸어요.
    성년의 날 선물로는 장미, 향수, 키스라는데. 혹시 나머지 하나도 오늘 선물 받을 수 있을까요?
    부끄럽다ㅡ. 그 사람이 어서 이 장소에 나타나줬으면 좋겠어요.

    - 입 다물어. 죽기 싫으면 힘 빼고 따라와.

    누구죠? 어째서 나한테,
    저기, 혹시, 누가 있다면, 장미향수를 기억해주세요,
    무거운 장미향이 나는 향수입니다, 그 향을 따라서 절 찾으러 와주세요.
    1490 괴담자판기 환상괴담입니다. 단어를 입력해주세요. [새창] 2016-05-28 19:21:04 29 삭제
    - 피자.
    " 여기도 안 받네.. 동네 피자집 주제에 장사를 하겠다는거야, 말겠다는 거야. 시켜먹어준다는데도. "
    " ... 그래? 거기도 안 받아? "
    " 정전 되서 냉장고 안에 있는거 싹다 갖다버려야 되는 것도 마음에 안 드는데 전화까지 먹통이야. "
    " 점심이라... 먹긴 먹어야지. "
    " 나가서 사올까? "
    " 아냐. 오늘은 내가 해줄게. "
    " 어머, 결혼하고 나서는 처음 해주는 거지? 그래~ 맛있는 거 해줘. 책 읽으면서 기다릴게. "

    아내는 모르고 있다.
    어제 이 도시는 폭격을 당해 엉망이 되어버렸다.
    전기는 물론 통신마저 온전치 않다.
    그런 아내에게 사실을 알릴 수 없는 건..
    그녀의 뱃속에 사랑의 결실이 자라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지켜낼테니까.
    그때까진 모르고 있어줘.
    1489 괴담자판기 환상괴담입니다. 단어를 입력해주세요. [새창] 2016-05-28 19:14:19 24 삭제
    - 목련.
    한 떨기 목련처럼 아름다웠던 너는 참 내게 살가웠고,
    나는 제법 연인처럼 연출하며 너와 사랑을 꾸몄다.
    하지만 목련의 꽃봉오리는 필 때 북을 가리키는 북향화,
    여기서 핀 꽃이 아니라 북에서 내려왔던 너에겐 다른 책임이 있었지.

    널 간첩 혐의로 체포했지만,
    첫 눈에 반한 건 사실이었다.

    다음 생에는 우리 한 겨레로 만나자.
    그때는 오래도록 사랑하자.
    1488 괴담자판기 환상괴담입니다. 단어를 입력해주세요. [새창] 2016-05-28 19:08:47 18 삭제
    - 메르쿠리우스.

    아버지의 기일은 메르쿠리우스를 기리는 축제와 같은 날이었다.
    이민 와서 낳은 딸들은 즐거운 축제 날 향을 피워놓고 침울한 분위기 속에 절하는 나를 이해하지 못 했다.
    왜 죽고 없어진 사람을 위해 살아있는 우리가 슬픔을 연출해야 하냐며 몇 번이나 나와 싸웠다.
    하지만 나는 끝까지 아버지의 기일에는 제사 지내기를 고수했다.
    마침내 딸들도 나의 뜻을 이해해주었고 그 뒤 가족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해졌었지만ㅡ,

    내 첫 제사를 지내는 딸들의 눈물을 보는 지금,
    그 결정이 혼란스럽다.
    딸들아. 울지 마라, 지나간 모든 것에 아픔 받지마라, 웃으렴, 축제를 즐기러 가도 좋아.
    너희만 웃는다면 나는 아주 먼 곳으로 여행하며 미련 같은 건 남기지 않을테니.
    1487 괴담자판기 환상괴담입니다. 단어를 입력해주세요. [새창] 2016-05-28 18:42:10 23 삭제
    - 갑질.

    " 지현 씨를 위해서 해주는 이야기니까 기분 나쁘게 듣지마. 바쁘니까 간단히 말하자면,
    조금 위치를 제대로 알고 있었으면 좋겠어. 지현 씨는 그냥 계약직이야. 더 쉽게 말해볼까? 알바라구. 알바. "

    " 전.. 그냥 지금 시스템을 좀 개선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말씀드린 것뿐인데요.. "

    " 아, 지현씨만 똑똑해? 누가 몰라? 왜 나서서 일을 만드는데. 지현 씨가 책임질거야? 일을 벌려놓으면 일을 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생각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건의하면 될 일을 임원들 모인 자리에서 마이크 들고 그렇게 광고해야겠어?
    시스템 연구 용역비가 얼마가 들어간건데 임원들 앞에서 쪽팔리게 진짜. 당신 정규직 되고 싶어서 나서는 거야? "

    " 아뇨.. "

    " 갑이 되고 싶은 건 알겠는데, 을질부터 똑바로 하고 계단 밟아. 그러다 다리 부러진다. 일하면서 쉴래, 그냥 집에서 아예 쉴래.
    생각 잘 해. 머리 좀 식히고 들어오고, 사무실에서 농담 따먹기 하지마. 일 다 했어? 억울하면 우리처럼 남아서 야근하던지. "

    " 주의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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