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span style="font-size:9pt;">그때가 2007년, 제가 중학교 1학년 봄때로 기억해요</span></div> <div><br></div> <div>저희 부모님은 재혼부부이시고 당시에는 어머니와 남동생하고만 살았었는데요</div> <div><br></div> <div>형편이 너무 어려워서 시장에서 만원정도 하는 운동화를 신고 다녔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근데 왠걸, 중학생이 되고 나니까 애들이 전부 다 비싼 운동화를 신더라고요;;</div> <div><br></div> <div>어린 마음에 창피해서 추워지기 전까지는 슬리퍼를 신고 다녔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당시에는 청와대 일부가 일반인에게도 개방되어 있었드랬지요!</div> <div><br></div> <div>그래서 저희 학교도 1학년 친구들이 모여서 청와대로 견학을 가는 날이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런데 제가 깜빡하고 그날도 슬리퍼를 신고 등교를 해버렸던 거에요 ㅋㅋㅋㅋ</div> <div><br></div> <div>청와대 본관 앞길? 이라고 해야 하나 넓은 산책로 같은 곳을 지나 </div> <div><br></div> <div>당시에는 어떤 건물인지 알지도 못하고 어떤 건물을 들어가는데 바닥이 번쩍번쩍 넓더라구요.</div> <div><br></div> <div>친구들은 너나할 것 없이 우르르 들어가 견학을 하고</div> <div><br></div> <div>저는 들어가기 창피하고 겁나서 바깥에 서있는데 <span style="font-size:9pt;">갑자기 눈물이 쏟아졌어요.</span></div> <div><br></div> <div>진짜 눈물이 삼선슬리퍼 밑으로 뚝뚝 떨어지는데 어찌나 서럽던지</div> <div><br></div> <div>'이럴 줄 알았으면 그 싸구려 운동화라도 신고 올 걸' 부터 시작해서 '애초에 난 왜 가난해서 비싼 신발을 못 사는거야' 하는 생각.</div> <div><br></div> <div>거기다가 '이러다가 대통령님이 보시기라도 하면 쫓겨나는거 아냐?' 하는 초딩 6학년을 못 벗어난 생각까지 하게 되더라구요;</div> <div><br></div> <div>학기 초라 붙어다니는 친구도 없어서 건물 앞에서 혼자 쭈뼛쭈뼛 서있는데</div> <div><br></div> <div>(청와대에서 일하시는 분인지)정장을 입고계신 아저씨가 왜 안들어가고 서있냐고 말을 걸어주셨어요.</div> <div><br></div> <div>'슬리퍼 신고 들어가면 혼날 것 같아서요' 하니 괜찮으니까 구경하라고 하시더라구요.</div> <div><br></div> <div>눈물이 그렁해서 '혹시 이 안에 대통령님 계신가요?' 했더니 엄청 웃으시면서</div> <div><br></div> <div>대통령께서 보셔도 이해해주실거라고 걱정 말고 들어가서 구경하라고 말씀해주신 게 생각나요.</div> <div><br></div> <div><br></div> <div>그 말에 용기를 얻어서 신나게 견학도 하고, 당시 노대통령님 기념품이었던 엽서칼까지 받았답니다.</div> <div><br></div> <div>신기한 건 그 때 아저씨의 말이 그때도 지금도, 단순히 격려를 위한 거짓말같지가 않았어요.</div> <div><br></div> <div>비록 노무현 대통령님을 직접 보진 못했지만 아마 직접 뵈었더라도 충분히 그렇게 말해주셨을 것 같거든요.</div> <div><br></div> <div>참여정부 시절 중2병도 시작되지 않았던 제가 간직하고 있는 소소한 추억이에요 ㅋㅋㅋ</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후로 2년이 지나 5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렸던 날</div> <div><br></div> <div>저는 집에서 쉬고있었고 그날은 하늘이 어둡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어요</div> <div><br></div> <div>친구들과 네이트온을 하고 있던 오후에 뜬 팝업창 속보.. 아직도 기억이 또렷하네요.</div> <div><br></div> <div>그 후 노제가 있었던 날, 학교에서 쉬는시간에 틀었던 TV에는 노란 물결이 쏟아졌어요</div> <div><br></div> <div>잔뜩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발밑을 보았더니 삼선슬리퍼가 보이길래 그 때 생각에 숨죽여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랬던 중딩이 이제 어엿한 사회초년생이 되어서 대선 투표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div> <div><br></div> <div>누구 후보님 말씀처럼 청와대가 국민에게 개방되면 언젠가 다시 편한 복장으로 걸어볼 수 있겠죠?</div> <div><br></div> <div>비싼 운동화건 값싼 슬리퍼던 상관없이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