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저는 30대 중반의 유부남입니다.</div> <div> </div> <div>중학교 때 친해져서 매년 명절마다 모이는 동창 모임이 있습니다.</div> <div> </div> <div>고향은 대구입니다. 취직하고 결혼하면서 전국 각지로 흩어진 동창들이 많아서 불가피하게 명절(설, 추석)마다 날짜를 잡고 모입니다.</div> <div> </div> <div>몇 년 전부터 계도 시작해서 제가 총무를 맡고 있고요...</div> <div> </div> <div>매년 명절 때마다 모이다보니 꼭 친척 같습니다. 와이프를 포함한 가족들도 왜 명절 때 동창 친구를 만나냐고 뭐라고 한 적도 많았지만</div> <div> </div> <div>지금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보내줍니다.</div> <div> </div> <div>모이면 여느 동창 모임과 다를 바 없이 학창 시절 추억이나 세상 사는 이야기 등을 하면서 술 한잔 기울이고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div> <div> </div> <div>그런데 이번 설 모임에서 우연찮게 정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영화 변호인 이야기 하다가 나온것 같네요.</div> <div> </div> <div>그러고 보니 정치에 대해 심각하게 이야기해 본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이제 모여서 정치 이야기를 할 만큼 성숙된(?) 모임이 되었나라는 생각도 </div> <div> </div> <div>들더군요...</div> <div align="left"> </div> <div>저는 지난 대선 때 ㅂㄱㄴ 찍었던 사람입니다.(네... 욕하셔도 할 말 없습니다. 제가 그 당시에는 뭘 몰랐으니까요... 그리고 제가 몸담고 있는</div> <div> </div> <div>직업과 관련해서 지금의 여당을 지지했었습니다. 참 한심하죠... 그렇다고 제가 뭐 열렬한 수구 꼴통은 절대 아니구요...</div> <div> </div> <div>핑계를 굳이 댄다면 솔직히 바쁜 업무 속에서 정치에 관심을 가질 만한 여유가 없었고, 출신 지역(대구...ㅠㅠ)의 영향이 컸으며,</div> <div> </div> <div>"정치하는 놈들은 다 똑같이 도둑놈들이지 뭐"라는 생각으로 내 눈앞에 보이는 이득만을 따져서 그나마 덜 나쁘게 생각되는(?) 쪽에 표를 던졌다고 </div> <div> </div> <div>보시면 됩니다.</div> <div> </div> <div>그러나 그랬던 제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특히 오유에서 정치에 관련된 지식이나 제가 잘 못 알고 있었던 부분에 대한 진실들을 많이 알게</div> <div> </div> <div>되었습니다) 최근 닥치고 민영화를 추진하는 정부의 행태를 보면서, "정말 이 넘들은 나라를 팔아먹으려고 하는구나... 국민 따윈 안중에도 없고</div> <div> </div> <div>무조건 자기 주머니만 채우려고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완전히 돌아서게 되었습니다.</div> <div> </div> <div>최근에 민영화 추진과 관련해서 현 정부가 욕을 많이 먹고 있는 건 사실이니까, 그런 이야기가 나와서 제가 여당에 대한 비판적인 말을 몇 마디</div> <div> </div> <div>했습니다. 제가 아직 나이가 젊은지라 대부분 그에 대해 동조하고 별 말을 안 하는데, 한 명이 너무 그런 식으로 몰아부치면 안된다고 받아치더군요.</div> <div> </div> <div>그 말은 한 사람은 저랑 친하기도 했고 결혼식 사회를 제가 봐 줬던 넘이었습니다.</div> <div> </div> <div>그래서 내가 뭐 틀린 말 한거 있냐고 지금 여당은 뿌리부터 잘못되었고(친일파...) 국민들이야말로 속아서 정신 못차리고(마치 과거의 저처럼요)</div> <div> </div> <div>이런 대통령을 뽑아서 지금 나라가 이모양 이꼴 아니냐고 했습니다. </div> <div> </div> <div>그랬더니 그 넘이 아무리 그래도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인데 물론 자기 밥그릇을 챙길 수도 있겠지만 국민들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건 아니지 </div> <div> </div> <div>않겠느냐고 자기가 뭐 그 사람 머리에 들어갔다 나온 냥 말을 하더군요. 그러면서 이번 민영화도 뭔가 국민들과 나라에 이득이 있으니까 나라에서</div> <div> </div> <div>추진하는 게 아니겠냐고 이야길 하는겁니다.</div> <div> </div> <div>그래서 제가 어이 없어 하다가 혹시나 해서 '5.18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 그럼 그게 쿠데타냐'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5.18은 민주항쟁이고</div> <div> </div> <div>실제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세우는데 큰 공헌을 한 게 맞지만, 그 당시 전두환이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이유가 있을 거라는</div> <div> </div> <div>말도 안 되고 논리도 안 되는 이상한 ㄱ소리를 하는겁니다. </div> <div> </div> <div>그래서 내가 좀 화도 나고 흥분도 해서 '전두환이 그런 선택을 한 것을 그런 식으로 옹호하는 게 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하는 위험한 발언인거 아느냐?"고</div> <div> </div> <div>받아쳤더니, 역사는 짧게 보면 안 된다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먼 훗날 후손들이 평가할 문제라면서 섣불리 판단하지 말라고 이야기 하더군요.</div> <div> </div> <div>그러면서 무조건적으로 여당에 대해 부정적인 부분만 들춰내서 비판하는 건 옳지 않다고 하면서, '닥치고 반대'하는 모습이야말로 민주주의 이념에</div> <div> </div> <div>어긋나는 거 아니냐고 하는겁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게 부족하다나 어쨌다나??? 그러면서 강조하는 것이 물론 여당이 역사적으로</div> <div> </div> <div>잘못한 게 있고 고쳐야 할 부분이 있지만, 분명 잘 한 것도 있고 국가에 이바지한 부분도 있다고 그걸 좀 인정하라고 이야기했습니다.</div> <div> </div> <div>그래서 제가 여태 여당이 잘 한 게 뭐가 있는지 이야기해 보라고 했더니, 그럼 여당이 잘 한게 아무것도 없냐고 그렇게 생각하고 물어보는 거야 말로</div> <div> </div> <div>자기 주장만 내세우는 고집불통이 아니냐고 하는겁니다. 그러면서 반대로 야당은 그럼 잘못한 게 없냐고 물어보더군요. </div> <div> </div> <div>노무현에 대해서는 언론을 통제하지 못하고 자기 편으로 못 만들어서 적이 너무 많아져 버렸기 때문에 그렇게 무너지고 끝도 좋지 않았다는 정말 </div> <div> </div> <div>듣고도 그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믿기 힘든 ㄱ소리를 내뱉었습니다. 순간 이 자식 혹시 ㅇㅂ하나? 이런 생각도 들더군요.</div> <div> </div> <div>그런데 황당한 것은 그 말에 흥분하면서 반응하는 건 나 혼자고 다른 사람들은 듣고만 있으면서 중도적인 입장만 펼치더군요. </div> <div> </div> <div>그러면서 내가 막 그렇게 말 하는 건 잘못된 거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느냐고 했더니, 다른 사람들이 상대방의 의견도 좀 </div> <div> </div> <div>들으라면서 너무 내 쪽의 의견이 옳다는 것만 내세우는 것도 잘못 된 것 같다고 오히려 나를 말리는겁니다. (하기야 제가 흥분을 좀 해서 언성이</div> <div> </div> <div>높아지긴 했거든요. 그렇다고 욕을 한 건 아니고요)</div> <div> </div> <div>암튼 제가 좀 흥분을 해서 과격한 말도 하긴 했는데, 이런 현실이 너무 슬픈겁니다. 나라는 이 모양 이 꼴로 돌아가고 있는데 그걸 보고 느끼고</div> <div> </div> <div>체험하고 있으면서도 여당 감싸는 넘과 어찌 저렇게 태평스럽고 지극히 중도적(??)인 입장을 취하는 무리들이 있는 건지... 그러면서도 제가</div> <div> </div> <div>과거에 여당을 지지했던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정말 수치스럽기도 하고, 후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div> <div> </div> <div>결론은 친구들 모인 자리에서 더 이상 정치(종교와 더불어서) 이야기는 안 하는 걸로 지었습니다.</div> <div> </div> <div>하기야 TK 지역의 특성을 무시할 순 없겠지만, 나이 많은 사람들도 아니고 내 또래 동창들인데도 생각하는 것이 이렇게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이</div> <div> </div> <div>한 편으로는 놀라웠습니다.</div> <div> </div> <div>너무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 이렇게 끄적여 보았습니다.</div> <div> </div> <div>다들... 좋은 하루 되시고 새해 복 마니 받으세요...</div> <div> </div> <div>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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