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사실 밖에서는 '문베충'이라는 소리까지 듣는 오유입니다만(주갤 등지에서 많이 보이는 표현이죠)</div> <div><br></div> <div>오유의 문재인 지지자들이 문재인이라는 인물을 어딘가의 반인반신마냥 떠받들지는 않습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이라는 세 글자는 오유에서 함부로 입에 담을 수 없습니다.</div> <div><br></div> <div>자칫 잘못 담았다가는 그야말로 비추 무간지옥에 떨어지니까요.</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뭐 '비공감에 무감각해져야한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계십니다마는 우리 한번 솔직해져봅시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추천/비추천과 그에 따른 베스트/베오베 등극 및 색깔변화는 오유라는 웹사이트의 커다란 특징이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사실상 오유 여론의 흐름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이 공감과 비공감입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이건 베스트 시스템 없애지 않는 이상 아마 변치 않을 진리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렇기에 비추폭격에 질려 떠나느는사람 멘탈을 탓하는건 온당치 못한 행위입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렇다면 어째서 '문재인'이라는 이름이 이러한 비추 핵폭격을 부르는가? 이는 세계관의 문제라고 봅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본래 정치란 다양한 이해관계를 지닌 국민의 대표자들이 때로는 반목하고 때로는 손을 잡아가며</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자신이 대표하는 국민의 이해를 관철하기 위한 행위입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정치에 참여하는 모든 자들은 각자 자신의 이해관계를 지니고 행동하는 주체라는 뜻이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런데 오유인들, 그 중에서도 문재인 지지자들이 바라보는 정치판은 좀 다릅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이들의 눈에 비치는 정치란 '문재인'이라는 영웅 한 명의 일대기이며</span></div> <div><br></div> <div>다른 세력은 어떻게든 문재인을 끌어내리거나 흡집내려고 하는 몬스터 집단 정도의 의미밖에 가지지 못합니다.</div> <div><br></div> <div>수많은 이해와 협상이 난무하는 현대 정치판을 지극히 중세적인 선과 악의 대결로 이해하는 것이죠.</div> <div><br></div> <div>이러한 이분법적 사고는 복잡다단한 정치판을 오직 '적'과 '아군'으로 인식하게 만듭니다.</div> <div><br></div> <div>즉 내가 지지하지 않는 정치 세력을 정치적 협상이 아닌 증오와 파괴의 대상으로 여기게 되는 겁니다.</div> <div><br></div> <div>또한 '적'의 행동에 대한 동기 역시 '그냥 사악한 놈이니까 그랬겠지' 수준에서 나아가기 어려워지죠.</div> <div><br></div> <div><br></div> <div>뭐 실제로 극단적이고 악하면서도 강대한 집단을 논할 경우 이러한 어긋남은 크게 부각되지 않습니다.</div> <div><br></div> <div>실제로 현재 박근혜 정부는 위의 세 조건을 모두 만족하며, 따라서 증오한다 해도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죠.</div> <div><br></div> <div>커뮤니티 전원이 공유하는 감정이자 방향성이니까.</div> <div><br></div> <div>문제는 이런 일종의 '절대악'이 아닌 집단끼리의 사안에서 발생합니다.</div> <div><br></div> <div>박원순 시장과 이재명 시장, 문재인 전 대표, 그리고 현재의 추미애 대표.</div> <div><br></div> <div>이런 사람들이 항상 의견이 일치해온 것은 아니고, 이는 지극히 자연스럽고 바람직한 일입니다.</div> <div><br></div> <div>정당, 계파라 해도 결국 성향과 이해관계에 따른 분류. 세부적인 차이가 없을 수는 없지요.</div> <div><br></div> <div><br></div> <div>허나 위의 이분법적 관점을 지닌 사람들은 이를 각 주체가 지닌 의견의 차이로 생각하지 않습니다.</div> <div><br></div> <div>정치를 선과 악의 장대한 혈투로 인식하는 분들은 지지하는 정치인에 대한 비판을 다음과 같이 받아들입니다.</div> <div><b><br></b></div> <div><b>'네놈도 적이었나?'</b></div> <div><br></div> <div>그리고 거기서부터는 비판을 한 사람 역시 악의 세력이자 증오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죠.</div> <div><br></div> <div>정치인 개개인이, 그리고 그들이 대표하는 국민이 각자 자신만의 생각, 자신만의 이해관계를 지닌,</div> <div><br></div> <div>'주체'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기에 생기는 현상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실제로 야권 내에서 문재인 대표나 민주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이 나오면 '사쿠라'라는 표현이 난무합니다마는</div> <div><br></div> <div>이 단어의 뉘앙스는 '스파이'에 가깝습니다.</div> <div><br></div> <div>즉 해당 인물의 행동에 대한 이유를 '선한 진영에 대한 음해'로 확정해버리는겁니다.</div> <div><br></div> <div>왜냐? 내가 지지하는 정의로운 사람을 비판했으니까! 그런 놈의 의도가 멀쩡할 리 없지!</div> <div><br></div> <div>주인공을 치는 놈은 몬스터겠지! 정도의 논리라 할 수 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뭐 오유인을 위한 변명을 하자면 이런 일종의 피해의식(?)이 생긴 배경은 존재합니다.</div> <div><br></div> <div>현 정부는 이전의 어떤 정부보다도 인터넷 여론에 인위적인 손길을 많이 대왔고</div> <div><br></div> <div>실제로 야권 내부를 교란시키기 위해 활동한 국정원이나 극우세력의 농간도 있었지요.</div> <div><br></div> <div>그러니 다소 비판 여론에 예민해지는, 비판에 의심의 눈초리를 들이대는 것도 당연할지 모릅니다.</div> <div><br></div> <div>여기가 공개된 게시판이 아니고, 여러분이 '정치인'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말이죠.</div> <div><br></div> <div><br></div> <div>공개 커뮤니티는 자연스레 수많은 제 3자들의 시선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은 여러분의 사정에 관심이 없습니다,</div> <div><br></div> <div>오직 눈에 보이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평가할 뿐.</div> <div><br></div> <div>그런 제 3자들의 눈에 비치는 오유와 시게는, 좀 불편할 수 있겠지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div> <div><br></div> <div>'모든 비판여론을 음해세력의 공작으로 치부하는 피해망상증 환자 집단'에 가깝습니다.</div> <div><br></div> <div>모든 정부에 대한 비판을 종북세력의 공작으로 보는 콘크리트와 크게 다르지 않은거죠. 겉으로 보기에는.</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이러한 평가는 당연히 지지하는 정치인에게도 옮아갑니다.</span></div> <div><br></div> <div>'문베충들 짜증나서 문재인도 싫다'느니 '극과 극은 통한다'느니, 외부 커뮤니티에선 심심찮게 들리는 말입니다.</div> <div><br></div> <div>이런 식으로 외연을 잃어서야 너무 안타까운 일이겠죠.</div> <div><br></div> <div><br></div> <div>당연한 말이지만 모든 비판 여론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라는 얘기는 아닙니다.</div> <div><br></div> <div>다만 무턱대고 '내가 지지하는 문재인을 흔들기 위한 악의 세력의 공작'보다는</div> <div><br></div> <div>'나와 다른 생각과 관점을 지닌 사람들의 의견' 정도의 선으로 생각하자는거죠.</div> <div><br></div> <div>만사를 적아와 선악으로 나누는 이분법적 세계관은 결국 적을 잔뜩 만드는 결과밖에 낳지 않습니다.</div> <div><br></div> <div>친박은 당연히 악. 친이도 한통속이니 악. 국민의당 배신자니까 악. 민주당도 타 계파는 사쿠라야. 악.</div> <div><br></div> <div>이러다 보니 민주당을 지지한다면서 민주당의 8할을 '사쿠라'로 규정하고</div> <div><br></div> <div>오랜 세월 야권의 강자로 여당의 음해에 맞서 싸워온 박원순 시장에게마저 의혹의 눈초리를 돌리는 촌극도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렇게 세상만사를 다 악으로 규정하고 어둠 속의 한줄기 불빛 놀이하는게 나름 비장미는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div> <div><br></div> <div>이해관계에 따른 이합집산의 장인 현실 정치에서는 크나큰 독이 됩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만약 안철수 지지자나 김종인 지지자, 박원순 지지자가 오유를 본다면(분명히 보는 사람들 있습니다)</div> <div><br></div> <div>이들이 오유를, 그리고 나아가 문재인 전 대표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게 될까요?</div> <div><br></div> <div>문재인이랑은 상관없지 않느냐? 그럴 리가요. 박사모의 삽질이 박근혜에 대한 평가와 무관할 것 같습니까?</div> <div><br></div> <div>그 모든 사람들을 등 돌리게 만들고, 마치 친박이 '진박' 가려내듯 엄선된 '진문'만을 모아</div> <div><br></div> <div>(심지어 요즘은 문재인 지지자들끼리도 의심하더군요. 그깟 지지한다는 말 한마디 누가 못하냐며)</div> <div><br></div> <div>박근혜와 새누리당 세력에 대항한다면 승산이 얼마나 될까요? 그게 과연 올바른 정치적 판단일까요?</div> <div><br></div> <div><br></div> <div>뭐 제가 올드비는 전혀 아닙니다마는 어쨌거나 오유는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러니까 굳이 이런 장문도 쓰는 거겠죠.</div> <div><br></div> <div>(사쿠라 세력의 공작이라 여길 분들도 분명 있겠지만요)</div> <div><br></div> <div>허나 오유의 장점인 '순수함'이 너무나 쉽게 '단순함'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div> <div><br></div> <div>동화 속 세상, 용사가 악당을 물리치는 세상을 믿어야만 순수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닐 터라 믿습니다.</div> <div><br></div> <div>적보다는 아군을 만들고 증오보다는 이해와 협상을 추구하는 분위기가 자리잡았으면 합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