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손혜원 의원이 이미 SNS로 지적했더군요. '샤이 트럼프'.</div> <div><br></div> <div>트럼프를 뽑겠다는 말은 차마 하지 못했으나 마음 속으로 지지를 이어왔고, 그 마음으로 투표장에 선 지지자들.</div> <div><br></div> <div>물론 이들을 그저 백인우월주의에 찌든 저학력 마초 쓰레기들이라 폄하하는 것은 쉽습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 정도 수준의 이해를 넘어서지 못한다면 야당의 정권창출은 생각처럼 쉽지 않을 것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주류 언론에서 크게 다루지 않았지만 사실 이 '샤이 트럼프' 현상은 최근에 발견된 기현상이 아닙니다.</div> <div><br></div> <div>아직 경선이 진행중이던 2015년에도 트럼프 지지자, 특히 민주당의 세가 강한 도심권 지지자들은 호소했습니다.</div> <div><br></div> <div>'트럼프를 지지한다는 사실을 드러낼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div> <div><br></div> <div>'트럼프 지지를 표명했다가는 바로 인종주의자, 성차별론자의 낙인이 찍힌다'</div> <div><br></div> <div>이러한 증언들로부터 민주당과 그 지지세력이 패퇴한 첫 번째 이유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div> <div><br></div> <div>상대 후보와 그 지지자들을 '대화'의 대상이 아닌 '단죄'의 대상으로 간주했다는 점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물론 트럼프는 선거판의 '괴인'이라 칭해질 정도로 과격했고 문제적인 발언 역시 많았습니다.</div> <div><br></div> <div>멕시코 장벽 '공약'이 대표적인 예시라 할 수 있죠.</div> <div><br></div> <div>허나 모든 트럼프 지지자들이 멕시코 국경에 벽을 세우고 싶어서 그를 지지했던 것은 아닙니다.</div> <div><br></div> <div>보호무역 정책이 마음에 든(혹은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사람들도 있었고,</div> <div><br></div> <div>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전쟁으로 인해 미국이 안게 된 부담을 피부로 체감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러나 '자유주의(liberal)'를 자칭하는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들의 선택과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고</div> <div><br></div> <div>트럼프 지지자들을 인종주의와 성별주의의 프레임에 일괄적으로 밀어넣고 '계몽' 혹은 '단죄'하려 했습니다.</div> <div><br></div> <div>리버럴한 가치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 오히려 리버럴의 가장 본질적인 가치를 훼손시켜버린 것이죠.</div> <div><br></div> <div>그러나 그들이 행사했던 유무언의 압박은 투표소 내에까지 미치지 못했고,</div> <div><br></div> <div>트럼프 지지자들은 그간 받았던 멸시에 대한 울분을 담아 자신들의 표를 행사했습니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소위 진보, 리버럴을 표방하는 자들이 오히려 폭력을 휘두른 사례는 국내에서도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span></div> <div><br></div> <div>멀게는 운동권 프락치 사건 등을 들 수 있고, 가깝게는 진보 언론이 죄 한통속이 됐던 메갈리아 사태가 있었지요.</div> <div><br></div> <div>허나 민주주의 사회에서 유권자는, 국민은 계도와 징벌의 대상이 아닌 대화의 대상입니다.</div> <div><br></div> <div>나와 생각이 다른 자들을 욕하고 윽박지르기 시작하면 절대 그들의 마음에 닿을 수 없어요.</div> <div><br></div> <div>특히나 진보는 그 특성상 머릿수에 비해 목소리가 강한 편입니다마는</div> <div><br></div> <div>목소리 크기로 적을 압도했다, 헤게모니를 손에 넣었다는 오만에 빠져 상대를 힘으로 억누르려 하면</div> <div><br></div> <div>결국 최악의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는 사실을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진정 자신과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올바르다 믿는다면 단죄와 멸시가 아닌 대화를 시도해야 합니다.</div> <div><br></div> <div>제아무리 윽박질러봐야 투표장에 손잡고 들어갈 수 있는 거 아닙니다. 이건 민주주의의 숭고한 부분이기도 하죠.</div> <div><br></div> <div>때문에 상호 우호적인 대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div> <div><br></div> <div>대화를 통해 내가 믿는 가치와 그것을 이끌어낼 후보의 역량을 인식시키는 것이야말로 변화를 이끌어낼 유일한 방법입니다.</div> <div><br></div> <div>그렇게 해도 먹히지 않는다? 그럼 내버려 두세요. 자신의 주관에 따라 표를 행사하는건 그 사람의 고유한 권리이니까요.</div> <div><br></div> <div>누구에게나 양보할 수 없는 가치와 신념이 있고, 그것을 억지로 꺾으려 드는 것은 진보도 뭣도 아닙니다.</div> <div><br></div> <div>설령 10명중 1명만 얘기를 들어준다 해도, 매도하고 윽박질러 10명 그 이상을 적으로 돌리는것보다는 훨씬 낫기도 하구요.</div> <div><br></div> <div><br></div> <div>지금 정부와 대통령이 워낙에 어마어마한 사고를 쳐놔서 좌우 할것없이 대통령을 규탄하고 있습니다마는</div> <div><br></div> <div>어떤 형태로든 이 국면이 지나가고 나면 다들 각자의 사상과 이해관계에 따라 자신의 위치를 달리 할 것입니다.</div> <div><br></div> <div>이 때 지금 박근혜 정부를 상대로 하듯 유권자들을 규탄하려 한다면 대권은 굉장히 어려워집니다.</div> <div><br></div> <div>유권자는 범죄자도, 괴물도 아닌 나라의 주인이니까요.</div> <div><br></div> <div>최순실의 만행이 박근혜와, 박근혜의 만행이 여당과 무관하지 않음을 알리고</div> <div><br></div> <div>그들이 원하는 것은 여당이 아닌 야당이 실현시킬 수 있음을 '대화'를 통해 설득시켜야 오늘의 재현을 피할 수 있을 것입니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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