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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gomin_1732904
    작성자 : 대갈깡패
    추천 : 4
    조회수 : 392
    IP : 122.47.***.185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7/11/23 14:28:08
    http://todayhumor.com/?gomin_1732904 모바일
    20년전 수능날이 선명히 기억나는 이유
    상업학교를 다녔었다 
    하지만 적성에 맞지않아 겉돌았고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환영받지않는
    수능준비를 했었다 
    딱히 좋은 머리도 아니었던 지라
    이리저리 방황하는 날들이었다

    부모님은 자식일에 무관심한 분들이셨다
    선택은 내 몫이었으며 '선택'을 할수있음에
    감사해야만했다 투정은 안됐다

    수능날이 다가올수록 예민해졌나보다
    코피도 터지고 가벼운 기절도 했던거같다
    눈앞이 번쩍 하고 껌껌해졌다 
    알아줬으면 했다
    하지만 취업을 바라는 학교와 가족앞에서
    취업률을 떨어드리며 없는 형편에 대학을
    가려는 나는 '선택'에 입다물어야했다

    수능전날밤이었다
    우황청심환 반개를 먹고 억지로 잠에 들었다

    새벽녘에 귓가가 간지러웠다
    "공부열심히 했나~"
    "시험잘칠거같나~"
    "공부어떻게했는데~"
    #&#^^#^#^^@*!*!*!:!:!:@*&@&#^@.×&@&

    정확히 내가 무슨말을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않는다 
    아마 폭팔했던거같다 잠좀자자/ 왜그러는데/
    공부안했다 왜 /정도

    위로 언니가 있다 
    공부를 꽤나 잘하는 수재였다
    언니는 나와 다른 '선택'을 했다
    어린조카를 업고 응원차 온것이었는데
    그 응원이 나를 폭팔하게 만들었던거다

    언니는 그길로  그새벽에 택시타고
    자기집으로 가버렸고
    자는둥마는둥했던 나는 
    싸늘한 엄마의 시선에
    "니는 그렇게 조카데꼬온 언니한테 그래해가
    새벽에 가게 해야해뜨나"하는 소리를
    듣고 엄마싸준 감사한 '도시락'을 들고
    추운 수능날 아침 서늘한 가슴으로
    모범택시를 탓었다 
    (당시에 수능날 모범택시는 공짜였다)
    하지만 사는곳과도 학교와도 거리가 있었던
    내가 수능을 칠 학교는  모범택시 기사님도 
    나도 찾을수가 없었고 시간이 다되어가는데
    마냥 뺑뺑이돌수가 없어 내려서 물어보고
    찾겠다고 했다 (미안해서 만원드리고 내렸다

    낯선동네에 혼자 내려진 나

    차가운 공기
    몽롱한 기분
    싸늘한 기억

    어찌저찌 물어물어 도착하고 시험을 치고
    나오는데 교문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어머님들. 시험을 마치고 같은 버스에 탄
    이름모를 친구들이 그들의 친구에게 
    조잘조잘 떠드는 모습

    나는 혼자

    그때부터였던거 같다
    내안에 비교가 사라졌던게
    다른 엄마라면 그렇게 말안했겠지
    다른 학교라면 이렇게 시험안쳤겠지
    이 모든 비교와 가정은 쓸모가 없다는걸
    알아버렸다

    의외로 공부한거에 비해 점수는 잘나왔엇다

    96년도에 친 수능이니 딱 20년전인데
    그날의 공기 그날의 온도 그날의 기분이
    잊혀지지않는다

    나에게는 서늘하고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묻어버리고 잊어버리고 싶은 기억인데
    일년에 한번은 기억하게 된다
    그날처럼 오늘도 참 춥다

    수험생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자랑스러워요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이건 인생의 수많은 테스트중에 하나일뿐이에요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으니
    잠시간의 자유를 즐겨보아요~
    참 잘햇어요 여러분♥
    출처 변명하지만 수능전날인가 전전날이었나
    예비소집때 안갔습니다 시험을 볼곳이 문현여고였는데 당시 문현여상위치는 알고 있었고
    그동네사는 친구가 바로 고앞이라고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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