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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8 03: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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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려는데, 간호사가 이전 방문 기록이 있었다고 하더니, 내 얼굴에서 식은땀이 줄줄 흐르는 거 보고 나부터 진료를 봐 줌. 엑스레이를 찍고 다시 진료실로 들어갔는데, "의사 왈 엑스레이 상으로 보이는 게 없다.". 속으로 '디스크 같은 큰 병이면 어쩌나, 왜 또 병원에 돈이 들어가야 하는거야' 하고 크게 걱정하고 있었는데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의사 다시 왈 "요로결석일 수도 있어요." / "예?"
그 정형외과 바로 옆에 중급 병원이 하나 있어서, 일단 알겠다고 하고 결국 도리 없이 바로 옆 중급병원 지하층의 응급실로 들어감. 근데 이번엔 응급실 입구에서 환자들 혹은 보호자들 안내하던, 장년층의 할아버지가 나에게 무엇 때문에 왔냐고 묻기에 '요로결석 때문에 왔다.'라고 하니, 응급실 안내 데스크가 아니라 1층 접수처로 가라고 안내함. 진짜 미칠 것 같았는데 꾸역꾸역 1층으로 기어올라가서 접수처로 갔더니, 뭔놈의 병원이 접수처가 점심시간이라고 접수를 안 함. 이때가 12시 30분이었음. 어쩔 수 없이 30분을 또 끙끙 앓으며 기다림. 기다리다보니 접수처가 열렸고, 접수처에 가서 똑같이 요로결석때문에 왔다고 하니, 접수처 직원이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빨리 비뇨기과로 가라고 안내를 해 줌. 그제서야 깨달았음. 이거 보통 일이 아니구나. 밑에 저 장년층 할배는 진짜 아무것도 모르고 앉아있는 인간이구나. 분노를 입에 머금으며 그렇게 아프기 시작한 뒤 4시간만에 접수에 성공함.
다시 엑스레이를 찍고, 조영제에 마약성 진통제까지 링거로 때려박고, CT찍고 검사결과를 기다리니 요로결석 확정. 직경 5.5mm의 자갈이 요로에 박혀있던 상태였음. CT상으로도, 비전문가인 내 눈깔에도 반대쪽 신장과 비교했을 때 띵띵 부어오른 게 눈에 보일 정도로 한쪽 신장이 부어있었음. 요로에는 누가 하얀색 붓으로 찍어놓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선명한 하얀 점이 박혀있었고.
의사는 굉장히 차분하게 "10명중의 1명이 자기발로 병원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대단한 일을 해내신거다."라며 칭찬 아닌 칭찬을 했고, 나에게 세 가지의 선택권을 가르쳐 줌.
1. 이대로 약 먹고 물 먹으며 버틴다. / 장 : 돈이 안 든다. 단 : 모든 것을 숙명에 맡겨야 한다.
의사 말로는 이게 다시 신장 안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고 함. 이러면 의학적으로는 바람직한 일이 아니지만 어쨌든 통증은 다시 사라진다고 함.
2. 지금 바로 입원하여 수술을 한다. / 장 : 최단시간으로 고통을 잠재울 수 있다. 단 : 돈이 크게 든다.
3. 초음파 쇄석 치료를 한다. / 장 : 1번 선택지보다 확실한 치료법이지만 수술보다는 덜 확실하다. (2차 치료까지 필요할 수 있다.) 단. : 2번 선택지보다 싼 치료법이지만 1번 선택지보다는 큰돈이 든다.
결국 3번을 선택했고, 그날로 쇄석치료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