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
2022-01-19 00:59:51
0
사유의 타당성이 중요한 거 아닌가요?
늦잠 자느라 늦었어. 늦잠 잤지만 안마는 좀 받고 가고 싶어서 늦었어. 앞에서 교통사고가 나서 늦었어. 계단에서 굴러서 다쳐서 늦었어. 게임 하다가 끊기 너무 아쉬워서 막판 막판 하다가 늦었어. TV가 재밌길래 끝까지 보고 오느라 늦었어. 먼저 도착하면 기다릴 수도 있어서 늦었어. 오는 길에 예능 촬영하길래 구경하느라 늦었어. 알람을 맞춰놨는데 잠결에 내가 그걸 껐더라고 퍼뜩 정신 차려보니까 늦어서 허겁지겁 왔어. 눈앞에서 사람이 다쳤는데 응급처치 하고 어쩌다 보니까 병원까지 같이 따라오게 됐어.
사유에 따라서는 사과받을 가치조차 없는 지각이 존재하고, 그냥 가볍게 "쏴리~" 정도로 넘어갈 지각도 존재하고, 진지하게 사과하면 받아줄 수 있는 지각도 존재하고, "야야, 그런 일이 있으면 거길 먼저 가야지. 괜찮아."라고 오히려 격려해줄 지각도 존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