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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9 01: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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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아담스미스, 마르크스의 노동가치설과 같은 관점입니다. 프랑스의 중농주의, 우리나라 실학의 중농주의 또한 같은 맥락을 갖고 있습니다. 경제학의 유구한 전통 중 하나입니다.
노동가치설은 아주 당연하고도 건전하고, 위대한 통찰인데... 현실에서 잘 성립하지 않는 이유도 명백합니다.
하나는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해버렸다는 거. 생산에 노동이 투입되었다는 사실은 누구나 어, 그래~ 하고 넘어가버린다는 거죠; 요즘엔 자본이나 기술이 중요해지다보니 노동은 그냥 소똥마냥 굴러댕기는거 갈아넣는 것으로 취급해도 무방하기도 하고요. 알량한 인권의식따윈 경제학적 원리 앞에선 개껌 취급도 못받습니다;
한편 아무리 생산활동에 노동이 소중하다고 인정해도, 노동의 양과 품질을 계량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같은 노동을 하는 노동자들끼리도 생산성에 차이가 있는데 하물며 다양한 직종, 지역, 상태에 있는 노동자들의 생산성을 비교하는 건 알파고의 할아버지가 와도 힘들 겁니다. 이상적인 조건에서도 그럴진대, 헬조선에서 뭘 기대하겠냐는...
다만 화폐적 환상, 즉 GDP의 덩어리만 보며 킹왕짱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생산성(즉 노동가치)를 중심으로 비교해야 한다는 관점은 경제학적 통찰력에 있어 매우 중요한 관점입니다. 최근 중요시되는 사회적 자본은 노동가치설이 보다 현시적으로 발전된 형태로도 볼 수 있을 겁니다.
우리나라는 사회적 자본을 다 까먹은 덕에 자영업이라는 비능률적인 방식으로 노동과 자본이 결합하는 생산방식이 고착화 되었다고... 도 하겠지만 역으로 보면 벤처정신이 아니겠냐 하며...
경제학은 양심을 버리면 엿가락처럼 휘어싸는 게 문제점이쥬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