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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2 13:5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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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이 20분 쯤 이어졌을 때 연락원이 급히 연단으로 뛰어올라 그의 손에 종이쪽지 하나를 쥐어줬다. 그는 연설을 계속하면서 그것을 풀어 읽었다. 그리고 그 목소리나 몸짓이나 말하는 내용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지만 갑자기 거기에 나오는 이름들이 바뀌었다. 아무런 설명도 없었지만 군중들 사이에는 알겠다는 표시의 파문이 번졌다. 오세아니아는 동아시아와 전쟁 중이었다! 다음 순간 엄청난 동요가 일었다. 광장을 장식한 깃발이나 포스터가 다 틀린 것이다! 그들 중 반수는 잘못 그려진 얼굴이었다. 사보타주다! 골드스타인의 정보원들이 활동 중이다! 수라장이 되면서 벽에서 포스터가 뜯기고 깃발이 조각조각 발로 뭉개졌다. 스파이단이 비호같이 움직여 지붕 꼭대기로 기어올라 굴뚝에서 나부끼는 장식막을 뜯어냈다.
..(중략)..
오세아니아는 언제나 동아시아와 전쟁 중이었다. 지난 5년 동안 나온 무수한 정치 문서가 이제 아무 쓸모 없는 것이 되고 말았다. 모든 종류의 보고서와 기록 문자, 신문, 서적, 소책자, 영화, 녹음테이프, 사진 등 모든 것이 번갯불같이 신속하게 정정되어야 했다. 지시는 내려오지 않았지만 직원들은 각 국장들이 마음먹은 바를 알고 있었다. 그것은 일주일 안에 유라시아와는 전쟁 중이고 동아시아와는 동맹을 맺고 있다는 이전의 자료가 세상 어느 구석에고 남아있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조지 오웰, 19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