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2020-12-06 09: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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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보러 두 부부가 왔다. 한 부부는 미소를 흘리면 집 구석구석 칭찬을 늘어놓기 바빴고 어딘가 음흉한 의도가 있는 것처럼 굴었다. 두번째 올 때는 치수를 잰다면 호두파이를 사왔다. 내가 호두 알레르기가 있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두 번째 부부가 왔다. 이들은 미간을 찌푸리며 집에 있는 흠을 지적하곤 했지만 내심 집이 마음에 드는 것 같았다. 진지하게 들어올 마음이 있으니 자기 집인 것처럼 꼼꼼하게 살피는 것이었다. 이들은 제시한 가격보다 오백이나 더 얹어주겠다는 의사를 비치고 갔다. 물건을 볼 때는 속좁은 사람처럼 보였지만 가격을 지불할 때 대인배라면 믿고 거래할 만하다. 역시 사람을 겉보기로 판단하면 손해를 보게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