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0대 후반이고, 군번은 01년 10월입니다. 군대 가기 전에는 딴지에서 놀았습니다. 어린 나이에 무식도 하고, 그런 상태에서 쓴 글 참으로 욕도 많이 먹었죠. 군대 전역하고 아무 것도 모를 때, 친누나가 '심심하면 여기나 봐라'고 알려준게 '오늘의 유머'입니다. 몇 달 눈팅하다가 회원가입을 했습니다.
제 기억으론, 노무현 정권 때만해도 사이트별로 정치적 성향을 위시로 한 세력 구축이 안 되었었어요. 그래서 당시 한나라당 지지자들도 어느 정도 있었구요. (당시 디씨의 정사갤은 반한나라당이었던 점을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도 오유에는 반한나라당 성향이 좀 강했어요. 그래서 그 때도 이런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왔습니다. "오유는 폐쇄적이다!", "오유는 친노사이트다!", "오유는 시사글이 많고 재미없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지금도 올라오는 글과 다를 점이 별로 없습니다.
그러다가 이명박 정권 때부터 정치적 성향에 따른 성격 부여가 고착화됩니다. 오유 뿐만 아니라 다수의 사이트가 그랬지요. 다들 아시다시피 국정원의 농단이 있었고, 그에 따른 여파가 가속화 시켰습니다. 동시에 시게에 대한 비난 역시 잦아집니다. 타 사이트에서 오유 시게를 욕하는 글들이 올라옵니다. (근데 타사이트-친 민주당 성향-에서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오유랑 크게 다를 점이 없습니다. 다만 대차게 낙인 찍히니깐 문제가 생기면 "그래도 우린 오유보다 낫다"며 객관적인 척을 하는 겁니다.)
그리고 국정원 다음 일베가 왔고, 정말 사람 피말리는 상황 속에서 일벌레들의 유입을 막았습니다. 이 때 일벌레가 보여준 전술이 다양하여 거의 모든 유저가 신경이 매우 날카로워졌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마찬가집니다. 하도 교란전술 및 위장전술을 당하다보니 "저는 ??? 지지자이지만,...."이런 글을 보면 잘 안 믿습니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 일벌레와 대척점으로 찍혀버렸지요. 그리고 어느새 우리 ㄹ혜누님 정권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네요.
노무현 정권 때도 그랬고, 이명박근혜 정권 동안은 더욱 더 오유와 오유 시게를 욕하는 글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페미니즘과 메갈의 문제를 발판 삼아 분란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좀 보입니다. 분란이 오래가면 그걸 보는 사람들은 지칩니다. 좋은 말도 세 번이란 말이 있는데, 계속 같은 주제로 열기를 지속하는 사람들은 자세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게, 그동안 참으로 욕 많이 먹었습니다. 오유를 망치는 게시판이다, 오유에 시사만 있고 유머는 없다 등등. 그런데 제가 보기엔 대부분의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유머가 많이 사라졌습니다. 심지어 개그 프로그램도 예전에 비해 재미가 덜합니다. 아마도 삶이 팍팍해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좀더 나은 정권이 들어서고 삶이 윤택해진다면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작전 세력도 사라질 거구요.)
유권자는 자신의 의지로 투표할 권리가 있습니다. 모든 분들께서 자신의 판단하에 투표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다음 대통령 당선자가 자신에게 부정적인 정책을 내건다면 당당히 싸우시길 바랍니다. 쓸데없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