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이 일어났다.
한여름에 눈이 온 것이다.
자고 일어났더니 온 세상이 하얗게 물들어 있었다.
창밖을 보니 운동장에서 한 아이가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꾸벅 아침 인사를 했다. 그러자 그 아이가 마치 내가 친한 형이라도 되는지 이리 나오라고 손짓을 했다. 소복 쌓인 눈을 한 여름에 밟아 보고 싶어서 그 아이의 손짓에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졌다. 가까이 가서 그 아이를 자세히 보니 옛날에 우연히 마주친 적이 있었던 동네 아이였다 나는 그것을 알아차리고 그제야 반갑다고 또 한번 인사를 했다.
그렇게 그 아이와 나는 눈밭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술래잡기, 눈싸움 등 재미있는 놀이를 했다. 오랜만에 뛰어서 그런지 숨이 많이 찼다. 그래서 근처 슈퍼에서 그 아이와 쌍쌍 바를 나누어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아이의 이야기를 다 듣고 있으니 눈에서 눈물이 흘렸다. 부모님은 7년 전에 두 분 다 같은 사고로 같은 날 7월 7일에 돌아가셨고 할머니와 근처 판잣집에서 산다고 하였다. 그런데 지금은 한여름이고 기적이 아니면 눈이 내릴 수 없는 날씨인데 기적처럼 눈이 내렸고 그 두 분 의 기일이 마침 오늘이고 그 아이의 소원이 7살이 되는 해에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보는 것이었다.
이처럼 기적은 한순간에 어디선가 찾아온다.
우리가 아무리 기적을 믿지 않아도 기적은 신의 뜻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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