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처음 봤을때 너는 그냥 귀엽고 작은 여고생 같았다. <div>친구랑 나랑히 앉아서 수다를 떨며 가끔 자지러지게 웃는 모습이 그랬다.</div> <div>음이 높은 그리고 가끔 숨넘어 가는 웃음소리가 귀에 거슬릴 만도 했지만</div> <div>늦은봄 햇살 부서지는 나무그늘안에서 너와 네 친구는 <span style="font-size:9pt;">정말 행복해 보였고 </span></div> <div>보고 듣는 나도 혹시 행복의 형태가 그런게 아닐까 생각하게 했다.</div> <div>세번째 보고 집으로 돌아와서 네 생각이 났다.</div> <div>그런데 그날 본 네 모습이 아니라 아주 잠깐 어떤 영상같이 짧게 네가 보였다.</div> <div>트렌치 코트에 모직느낌의 체크무늬 스카프 동그랗고 큰 귀걸이 그리고 뿔테 안경</div> <div>약간 히피 스럽다는 느낌이 나기도 한, 한번도 본적 없는 네 모습이 눈앞을 번개처럼 스쳤다.</div> <div>사실 한번도 그런 경험이 없기에 난 이런 내가 너와 어떤 인연이 있다고 생각했다.</div> <div>아버지는 어머니를 처음보고 아들 둘과 함께 있는 어머니 모습이 그려져서 100번 넘는 선자리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하셨다.</div> <div>혹시 나도 그런 운명적인 만남을 하는게 아닐까?</div> <div>그런데 왜 내 영상에선 그 사람 혼자만 보였을까? 하는 의구심들도 있었다.</div> <div>그 후로 한달이 좀 지나서 우리 둘은 사귀기 시작했다.</div> <div>우리 둘은 크게 싸우는 일도 없이 하지만 마음이 파도처럼 앞뒤로 왔다 갔다 하며 6년을 만났다.</div> <div>어느날 부턴가 나는 너를 집에 바래다 주고 돌아오는 길에 항상 눈물이 났다.</div> <div>내가 너의 눈 안에 들어와 있지 않은 시간이 많다고 느꼈고</div> <div>더이상 네가 나의 키스를 원하지 않는다고 느꼈고</div> <div>너의 사랑이 식어가 내가 이렇게 아프다고 느꼈다.</div> <div>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인연에 맞침표를 찍었다.</div> <div>어쩌면 우리는 서로를 아프게 하기위해 그 짧고 긴시간을 만난건 아닐까</div> <div>행복했고 아팠고 힘들었고 좋았다.</div> <div>그래도 이전의 나는 세상이 사람이 너무 싫어서 산속에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말을 했지만</div> <div>너를 만나고 난 후 더럽고 치사하지만 그래도 살아갈 의미들이 분명 존재하는 세상 사람들 속에서 살고 싶어졌다.</div> <div>그래서 미안하고 밉고 고맙다.</div> <div>그러니 너도 이제 다른사람도 만나고 웃으면서 잘 살았으면 좋겠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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