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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653095
    작성자 : 깜지 (가입일자:2007-05-12 방문횟수:1118)
    추천 : 88
    조회수 : 22203
    IP : 121.64.***.67
    댓글 : 1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3/31 20:52:22
    원글작성시간 : 2013/03/31 18:53:05
    http://todayhumor.com/?humorbest_653095 모바일
    목성의 노래(BGM)
    <br>목성의 노래<br><br><br>2189년 실종된 비행사의 12년간 의 기록.<br>렌겔 하츠는 이오 탐사 중 목성 의 자기권에 들어가 그 인근에 좌초했다. 그는 자급자족형 부유 콜로니<br>에서 식이체를 섭취하며 생존했는데, 발견 당시 렌겔은 오랜 무중력 생활의 여파로 골밀 도와 근육의 수<br>축력이 크게 감소 했으며 정상적인 지상 직립을 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우주 공<br>간에 노출된 사 례가 없었기에 이 사건은 오래도 록 매체에서 다뤄졌다. 놀라운 것 은, 장기간 문명과 <br>사회에서 단 절된 상태에 살아갔으면서도 렌 겔의 정신 상태는 지극히 평범했 다는 사실이다. 화성 귀환 <br>기지에 돌아온 이후 에, 그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 운 여인'을 만났다고 고백한다. 이것은 그의 12년<br>간의 기록이다. (전면에 부착된 숫자는 그의 기 록 순서를 지칭한다.)<br><br><br>1. 테스트, 음성 기록과 영상 장치 를 체크했다. 이거 멀쩡히 작동되 는 거 맞나?<br><br>13. 시그널 데이터에 남겨진 전파 패턴이 신경 쓰인다. 반복되는 시 간은 2분내지 3분.<br><br>21. 마실 물까지 녀석들에게 줘버렸 다. 어서 열매를 맺어주었으면 좋 으련만.<br><br>33. 구조대에게 계속해서 통신을 보 내고는 있지만, 들려오는 소식은 목성의 전자기 파 뿐이다.<br><br>37. 이제 알았다. 목성의 플라즈마 진동 때문에 구조 요청이 닿지 못하는 것이다. 저 거대한 행성이 있<br>는 한 나에게 구원의 여지란 없다. 빌어먹을…. 무력감이 몰려온다. 지금 인간인 내가 할 수 있는 일 은 <br>아무 것도 없다.<br><br>44. 가니메데의 공전 궤도에 다다랐 다. 달 보다 흉측한 크레이터가 눈에 띤다. 곰보의 형상, 상처투 성<br>이의 위성이다. 이 커다란 친구 덕분에 조금은 자기장의 영향에 서 벗어날 것이라 생각한다.<br><br>88. 좋은 소식이 있다. 오랜만에 토 마토를 먹을 수 있었다. 합성 단 백질 외의 식량이 생겼다. 앞으로 <br>경작량을 늘릴 수 있을 것 같다.<br><br>189. 전송을 포기했다. 가니메데 다음 은 거대한 분화구 덩어리인 칼리 스토가 순차적으로 콜로니의 앞 <br>을 지나쳤다. 그러나 목성의 파장 이 너무 강해, 여전히 구조 신호 가 벗어나질 못한다.<br><br>240.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다. 목성에 서 들려오는 저 에코보이스는 분 명 무작위적인 자연 현상임이 분 <br>명한데 놀랍게도 그 중에 어느 정도 반복되는 부분이 있었다.<br><br>360. 전파 패턴을 복사했다.<br><br>404. 의미 없는 짓이란 것은 알고 있 다. 하지만 요즘은 시간을 보낼 것이 필요해, 이런 것이라도 필 사<br>적으로 매달리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다. 자동화가 가능한 모듈 이 자기장 때문에 파손된 까닭에 나는 <br>번거롭지만 종이와 펜을 이 용한 원시적인 방법으로 이를 행 하고 있다.<br><br>. . .<br><br>음성 기록을 끝낸 후 식사를 했 다. 메뉴는 교종 감자와 합성 단 백질이다. 오트밀 같은 밍밍한 맛 이 <br>느껴진다. 오트밀, 그러고 보 니 오트밀은 무슨 맛이었지? 질 감도, 식감도 이제 어느 것 하나 기억나지 <br>않는다. 이런 생활로 연 명해 온 것만도 오늘로 벌써 5년 째다.<br><br>"이봐.(hey.)"<br><br>우주에게 말을 건다. 당연히 대 답이돌아올 리는 없다. 여기엔 그 누구도 없으니까. 사실 아무도 없 는 <br>것은 아니다. 저 멀리, 5.203Au 떨어진 곳에는 내 고향이 있다. 하지만 물론 내 목소리가 거기까 지 닿<br>을 리는 없다. 이러한 기행 은 단지 언어를 잊어버릴 것 같 아서, 그리고 참을 수 없는 고독 을 견뎌내<br>고자 하는 발악일 뿐이 다. 그래서 나는 홀로 떠든다. 거 대한 세계를 마주보며, 군청인지 흑암인지 모<br>를 배경에 수놓인 수 천 수억의 별들에게. 그마저도 지치고 나서 방열 창 밖을 바라보았다. 거대한 눈이 <br>보 인다. 목성의 눈, 대적반이다. 가 공할 공전 속도에 생겨난 줄무늬 , 수성보다도 큰 소용돌이다. 멀 <br>리서는 이렇게나 아름답지만 그 내부는 작열하는 지옥이다. 구름 상층부는 영하 110도에, 대기 평 균 온<br>도도 영하 140도에 육박한다 . 태양과 멀리 떨어졌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였다. 질량이 조금만 더 컸더라<br>면 이것은 제 2의 태양 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면 이 태 양계도 쌍성계가 되었을 텐데. 도 태된 행성, <br>태양이 되지못한 별 인 것이다.<br><br>"한 순간만이라도 조용히 해줄 수 없을까."<br><br>의미 없는 질문을 한다. 저 플라 즈마 진동이 멈춘다는 것은, 목 성의 폭발이 정지한다는 것을 의 미한<br>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그 렇게 된다면 나는 화성의 구조대 에게 신호를 보낼 수 있을 것이 다. 물론 <br>대답은 없다. 돌고래 소 리와 비슷한 음파만 메아리 칠 뿐이다. 나는 요즘 이 전파를 분 석하고 있다.<br><br>"무슨 말을 하는 거야."<br><br>섞여 들어온 혼합 전파들을 제 거하고, 반복 패턴을 정리한다.<br><br>"가르쳐 달라고, 이봐."<br><br>미친 짓이다. 아무런 의미도 없 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이것뿐이 다. 여흥거리가 없는 이 우주에서 , 몇 <br>번이고 반복되는 검은 하늘 속에서 제정신으로는 살아있을 수 없다. 인간은 섭취와 수면만으 로는 살아<br>갈 수 없다. 보다 높은 삶의 목표와 그것과 동반한 투쟁 이 생명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br>런 저런 생각을 이어가는 동 안 드디어 패턴 분석이 완료되었 다. 예상과는 달리 이 리듬은 완 전히 같<br>지는 않다. 바꾸어 말하면 완벽하게 다르지도 않다는 것이 다.<br><br>. . .<br><br>745. 나는 이것을 치환하기 시작했다.<br><br>788. 실마리가 잡혀가기 시작한다. 이 만한 정보가 있다면 목성에 맞서 전파를 뚫고 연락할 방법이 생길 <br>지 모른다.<br><br>788-2. 나는 과대망상증에 걸린 모양이 다.<br><br>. . .<br><br>단어 사전을 완성했다. 이것은 목성의 언어이다. 전파 패턴을 분 석하기 시작한지 1년 하고도 반 이 지<br>났다. 이제는 그것을 응용할 때가 온 것이다. 첫 번째 패턴과 두 번째 패턴을 조율해서 만들어낸 글자. <br>이것을 변환기에 집어넣는다. 그리고 그 음성 모두를 모두 치환해서 결과 를 만든다. 이렇게 한다면 외<br>계인 의 목소리도 번역할 수 있다. 그 렇다, 본래는 그런 목적으로 만 들어진 기계인 것이다. 저 거대한 <br>별의 노래를 이제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번역기가 제대로 작동한 다면…. 아니,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br>걸까? 행성에서 들려오는 잡음을 포착한다고,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 그게 정상적인 말 이 될 리가 없<br>다. 된다고 해도, 그 것은 억지로 끼워 맞춘 것뿐이다. 하지만, 그렇지만… 어쩌면 목성 이 뿜어내는 파<br>장을 분석하여 그 와 같은 주파수를 배제시킬 수 있게 된다면 구조대에 신호를 보 내는 것도 가능하지 <br>않을까? 그 간 나의 노고는 절대 헛수고가 아니라고 생각한다.<br><br>"으, 여전히 시끄럽구만."<br><br>계속해서 구조 메시지를 분쇄시 켜버리는 저 목성의 소리가 너무 나 거슬린다. 단순한 플라즈마 폭 발이 <br>이런 소리를 만들어낸다니 믿을 수가 없다. 어떤 원리로 저 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이 만한 시간을 <br>들였음에도 아직까 지 도무지 그 정체를 알 수 없다. 저 멀리 내 고향에 살아가는 현 명한 학자들이라면 <br>멋들어지게 설명해줄 수 있을까? 나는 시스템 가동 스위치를 눌 렀다. 곧 이어 분석한 패턴을 음 성으로 <br>바꾸는 과정이 스크린에 나타났다.<br><br>[@%#%@#….]<br><br>기묘하기 짝이 없었다. 실패다. 완전히 실패했다. 아니, 당연한 결과다. 이렇게 되어버릴 것을 알 고 있<br>었기에 이 실패는 성공인 것이다. 웃음이 나왔다. 스스로를 향한 조소이다. 이제 무슨 낙으로 하루를 보<br>내야 하는 것일까. 내일 이 막막해져온다.<br><br>"잠깐…."<br><br>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패턴의 정보가, 평소라면 알아차릴 수 없는 그 부분이 확실히 눈에 들 어왔다. <br>이렇게 멍청할 수가! 초 기치환이 잘못된 것이다. 처음부 터 어긋나 있었으니 안 되는 것 이 당연하다. <br>이것은 치명적인 실 수였다. 하, 아직은 시간을 보낼 방법이 남아있는 것이다.<br><br>. . .<br><br>1124. 2차 수정을 완료했다.<br><br>. . .<br><br>"끝이다…."<br><br>드디어 완성했다. 최대의 변수부 터 최소의 한도까지 완벽하게 보 수했다. 만일 행성의 언어가 있다 면 <br>그 하품소리까지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결과가 두렵다. 이미 실패는 당연한 것이고 어떻게 될 것인<br>지 뻔하다. 나는 순간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이걸로 끝이기 때문이 다. 4년의 걸친 내 쓸데없는 노<br>력 에 종지부를 찍는다. 아마 이것이 끝나버리면 나는 삶의 의욕을 잃 고서 자살할지 모른다. 쓸데없는 <br>짓이란 걸 애초부터 알고 있었다. 목성의 패턴은 수시 로 달라지고 있어, 그것을 예측 해 신호를 반사해<br>내는 것은 무리 였다. 설사 가능하다고 해도 이 우주선에는 그만한 장비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br>는 왜 이런 의미없는 짓을 했던 것일까? 호기심과 공포. 그 두 가지는 내 유년시절부터 끝없이 싸워왔<br>다. 정글짐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 이 궁금해, 나는 매번 고소공포 증을 느끼면서도 위로 올랐다. 그 <br>렇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나는 아무리 무서웠어도 결국은 그것 을 해내야 직성이 풀리는 녀석이 었<br>다. 그래서, 그렇기에 나는 우 주 비행사가 되었던 것이다. 인류 의 저 너머를 내 눈으로 보고 싶 었다. <br>별을 넘어 저 멀리 은하의 바다까지. 나는 떨리는 손으로 스위치를 눌렀다. 약간의 잡음이 들려오며 번<br>역기가 가동되었다.<br><br>[@#[email protected]#…@!%^….]<br><br>이전과 같다. 나는 바닥에 주저 앉았다. 뭘 기대한 것일까? 웃음 밖에 나오질 않는다. 담배가 있었 다면 <br>한 모금 크게 빨아 당겼을 텐데. 강렬한 허탈감과 무력감이 엄습해왔다. 이제 나에게 주어진 것은 죽음<br>뿐이란 말인가?<br><br>“…어?”<br><br>그 때였다. 번역기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익숙한 음성이 었다. 목소리였다. 영어였다. 내 언어, <br>그것은 인간의 말이었다.<br><br>[들려… ^%&%$…들려요? @%% …들리나요?] "뭐…."<br><br>들리는가, 분명히 그렇게 물어 오고 있다. 5년간 반복되던 패턴 의 정체는 이것이다. 약간은 어긋 나는 <br>부분이 있지만 이것은 수정 을 통해서 바꿀 수 있다. 자세히 보니 그 부분의 전파만 휘어져있 다. 다시 <br>치환을 시작한다. 역시, 여기에 기초적인 오류를 범했다. 수작업으로 해나가다보니 실수 를 한 것이다. <br>나는 그것을 수정하고 다시 번 역기를 튼다. 스피커를 통해 소리 가 흘러나온다. 나는 흥분을 감추 지 <br>못하고서 그것을 기다린다. 가 슴이 두근거리다.<br><br>[들리나요? 내 목소리가… 들리 나요?]<br><br>나는 미친 것이 분명하다. 나는 우주적인 신비를 목격하고 만 것 이다. 나는 지금, 목성과… 태양 계에<br>서 제일 큰 행성의 목소리를 전해들은 것이다. 나는 여러생각 에 압도되어 잠시동안 동안 멍하 니 우주<br>를 화면을 바라보고만 있 었다. 머릿속이 뒤죽박죽이다. 나는 이 제부터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멍청하<br>긴, 그런 건 이미 정해져 있지 않은가? 무섭지 않다면 거 짓말이다.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공포가 느껴<br>져, 나는 지금 순수 한 경외심만으로 저 거대한 행성 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인류 의 역사는 지금<br>까지 막연한 무지 에 대한 두려움보다 그것을 타파 할 이성을 택했다. 나는 최초로 태양계의 행성의 의<br>사를 받은 것 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거기에 걸 맞는 책임감이 필요하다. 나는 자판에 손을 가져가 문자 <br>를 입력했다. 그것을 목성의 전파 로 수정해서 보낸다면 대화를 하 는 것 또한 가능할 것이다. 이론 적<br>으로라면 가능하지만, 확신은 없었다. 어쩌면 이 주변에 나와 같은 상황에 놓인 다른 사람이…. 아니, <br>그럴 리가 없다. 이 전파의 발신지는 틀림없이 목성을 가리 키고 있으니까.<br><br>[목소리… 내 목소리가 들리나 요?] "드, 들린다. 확실하게 들린다."<br><br>전파를 발신한다. 구조용 신호기 를 행성과 이야기하는데 쓰다니. 정말이지 어이없을 정도로 비싼 무전<br>기가 아닐 수 없다. 위이잉, 갑자기 하늘이 흔들렸 다. 목성의 전자기장이 거대한 폭 발을 일으켰다. 대<br>적반의 눈이 이 쪽으로 기운다. 옆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것은 흥분하고 있<br>었다. 그리고 나도. 곧 거대한 음파가 수신된다. 목 성의 답장이다. 나는 바로 그것을 해독한다.<br><br>[누구, 누구입니까? 들리나요? 내 목소리가 들리나요? 당신은 무엇입니까?]<br><br>틀림없는 의문사로 그렇게 말하 고 있다. 아까 꺼내든 말을 다시 한 것을 보면 얼마나 상대가 기 뻐하는<br>지를 알 수 있다. 확인하는 것이다. 내가 답신을 했다는 사실 을. 자기 자신도 믿어지지 않는 모양이다. <br>나는 내 존재를 알리기로 했다.<br><br>"나는 렌겔. 렌겔 하츠. 인간이다. "<br><br>인간이다…. 누군가에게 이런 소 개를 한 것은 난생 처음이었다. 목성은 곧 답을 해왔다.<br><br>[렌겔, 렌겔, 렌겔. 인간, 인간은 무엇입니까?]<br><br>. . .<br><br>3098. 즐거운 이야기 상대가 생긴 덕 분에 나는 삶의 의욕을 되찾았다. 나는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 <br>다.<br><br>3099. 나 렌겔 하츠가 인간이라는 생 물의 개체 중 하나라는 것과 우 리가 그 쪽을 목성이라 부른다는 <br>것을 알려주었다.<br><br>3340. 일주일간 쉬지 않고서 대화만을 했다. 나는 목성을 '너(You)'라 지 칭했다. 작은 문제점이 생겼<br>다. 대화는 성립하지만, 녀석은 내가 인지하 는 단어들을 모른다. 그래서 목성 이 나에게 건네는 말들은 <br>대부분 이 질문뿐이었다. 알려주어야 할 것이 너무나 많았다. 그리고 나는 매우 지쳐있었다. 나는 나에<br>게 수 면이란 것이 필요하고, 그것을 취하지 않으면 생물로서 죽게 된 다는 것을 알려주었다.<br><br>3341. 확인하지 않은 음성만도 67개다. 내가 잠든 사이 목성이 나에게 말을 건 것이다. 대부분이 '잠이 <br>들었습니까?' 와 '지금 수면이라 는 것을 취하고 있습니까?' 였지 만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제 발 <br>대답해주세요. 또 혼자가 될 것 같아서 무서워요.' 였다.<br><br>3460. 이 녀석은 고독하다. 만들어진 몇 십 억년 동안 혼자였다. 상상해보라, 나는 고작 5년 정도 로 이<br>렇게나 미칠 것 같은 세월 을, 목성은 영원과도 같았을 시 간을 견뎌온 것이다. 나는 밍밍한 음성보다<br>도, 감정 이 담긴 목소리를 원했다. 프로그 램을 수정한다. 내 감정을 전달 할 수 있도록, 목성의 감정<br>을 수 신할 수 있도록.<br><br>3560. 수정이 완료되었다. 이제 희노애 락을 전달할 수 있다. 목성도 기 뻐했다. 내 기분대로 목소리의 <br>패 턴을 어린 소녀의 것으로 바꾸었 다. 귀여운 목소리다.<br><br>3562. 이오를 보았다. 얼음의 균열이 소름끼치도록 아름다웠다. 얼음, 물, 기체로 만들어진 은색의 위 <br>성. 잊고 있던 향수를 느꼈다.<br><br>3605. [렌겔과 다른 개체는 어디 있습 니까?]<br><br>인간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 목 성은 그것을 물어온다.<br><br>"저 멀리 태양이라는 거대한 항 성 가까이 위치한 푸른 별에 내 동족들이 살고 있어. 인간만이 아 니야. <br>수천, 수만, 아니 수억의 생 명들이 살아가고 있지."<br><br>그간 알려준 지식들을 토대로 목성은 이해할 것이다. 녀석은 습 득이 빠르다. 너무 빨라서 놀라울 정도<br>다. 한 가지를 알려줌과 동시 에 엄청난 정보를 습득한다. 마치 지식에 목이 마른 듯이.<br><br>[동족, 인간은 모두 렌겔과 같습 니까?] "아니, 달라. 인간이라는 생물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개체<br>마 다의 성질은 조금씩 다르다." [어째서 입니까?]<br><br>글쎄, 어째서일까. 나는 처음으 로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받았다. 이럴 줄 알았다면 대학 시절 철 학 강<br>의라도 들어놓을 걸 그랬다.<br><br>3783. [렌겔도 죽습니까?] "그래, 나도 죽게 되겠지. 언젠가 는."<br><br>그렇게 말하자, 목성은 처음으 로 질문이 아닌 대답을 했다.<br><br>[렌겔의 죽음은 슬픕니다. 죽음 을 바라지 않습니다.]<br><br>3802. 목성은 이제 이해하기 시작했다. 내가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것을. 수면이 생물에게 어떤 의미를 <br>가 지는지를 알게 된 모양이다. 처음 생물이 무엇인지를 설명하기 위 해서 엄청난 시간이 걸렸다. 녀석 <br>의 질문 공세는 어떤 의미에서는 무서울 정도다.<br><br>3855. [인간, 인간은 어째서 전쟁을 합 니까?] "그건 나도 대답할 수 없어. 다들 이유가 다르니까. 어쩌<br>면 그래서 싸우는 걸지도 몰라." [렌겔이 모르는 것이 있습니까? ]<br><br>녀석은 나를 만물박사로 알고 있는 것 같다.<br><br>"나도 궁금한 게 많아. 모르는 것 도 많지." [당신도 나와 같군요. 매우 기쁩 니다. 공통점입니다. 우리<br>는 닮아 있습니다.]<br><br>무엇이 그렇게 기분이 좋은지, 열창이 흔들릴 정도로 목성의 전 자기파가 울렸다. 진정하지 않으 면 큰<br>일 날지도 모르니 주의해달 라고 말하자, 목성은 곧 그 진동 을 멈추었다.<br><br>4087. 처음으로 녀석과 싸웠다.<br><br>[당신은 악마입니다. 잔인합니 다.]<br><br>생물이 살기 위해서는 다른 생 물을 희생해야 한다고 설명하자, 목성은 화를 냈다.<br><br>[렌겔이 살기 위해 렌겔과 동등 한 개체를 섭취하는 것은 싫습니 다.]<br><br>생명은 평등하다. 분명 그렇게 말을 했기에, 나는 말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나는 죽고 싶지 <br>않아."<br><br>그렇게 말하자, 목성은 한마디 를 끝으로 침묵했다.<br><br>[…저도 렌겔의 죽음은 바라지 않습니다.]<br><br>4103. 목성이 침묵한 요인은 다른데 있었다. 소행성이 낙하한 것이다. 열세 개나 되는 요철 덩어리들이 <br>목성의 대기로 떨어졌다. 육안으 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큰 폭 발이 일어나 대적반 아래 적운에 끔찍<br>한 흠집이 생겨났다. 어떻게 된 것일까. 나는 불안함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br><br>4117. 이틀이 지나고서야 목성이 말을 걸어왔다. 너무도 반가웠다.<br><br>[작은 아이들이 부딪혔습니다.]<br><br>운석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br><br>4118. 녀석은 운석의 궤도를 바꾸었다. 스스로 자신에게 유도한 것이다. 그 순간의 중력 그래프가 한없<br>이 위를 향한 기록이 남아있다. 왜 그런 짓을 한 거야, 왜 스스로 상 처를 입힌 거야? 그렇게 묻자 녀 <br>석은 답했다.<br><br>[렌겔이 말해준 저 너머의 푸른 아이에게 닿게 하지 않겠습니다. ]<br><br>푸른 아이는 지구를 말하는 것 일까.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운석이 목성의 궤도로 끌려가지 않았다<br>고 가정할 때, 그것은 분 명 지구의 위험 지대에 가까워졌 을 것이다. 지킨 것이다. 저 멀리 나의 고향<br>을, 지구를. 생명의 보 고를.<br><br>"아프진 않아?" [아프다, 아프다는 무엇입니까? ]<br><br>아, 그랬었지. 녀석에게 통각과 같은 개념이 있을리 없었다.<br><br>4119. [푸른 아이가 부럽습니다.]<br><br>요즘 들어 목성은 자신의 감정 을 나에게 자주 표현한다.<br><br>"왜?<br><br>[그 아이는 생명을 만들어냈습 니다.]<br><br>4201. 녀석은 지구에 대해서 물었다. 나는 그 질량과 구조, 형태까지 세심하게 알려주었다. 목성은 지 <br>구가 자신보다 몇 십 배나 작다 는 것을 듣고서는.<br><br>[귀여운 아이.]<br><br>라고 웃음을 터뜨렸다. 5.9736×10 24kg의 질량을 가진 행성이 귀엽 다고 한 것이다. 확실히 목성은 그<br>와 비교하기 우스울 정도로 거 대하다. 지구의 탄생과정 따위를 이야기 하는 사이에, 타이탄이 다가왔음<br>을 확인했다.<br><br>4204. 물리지구학과 분자생물학은 내 전공분야였다. 마치 제자가 하나 생긴 것 같아 기분이 묘했다.<br><br>[대단해, 대단합니다.]<br><br>생물의 탄생과 진화에 대한 부 분에서, 녀석은 탄성을 질러댔다. 얼마나 흥분을 했는지, 진동하는 대기<br>가 여기까지 영향을 주었다. 진정하라고 말했지만, 들리지 않 는 듯 했다.<br><br>4213. 녀석이 침울하다. 이유는 알 수 있었다. 자신은 지구처럼 될 수 없다는 것 때문이었다. 작열하는 <br>대기와 냉점에 가까운 기온, 더욱이 끝없이 소용돌이치 는 죽음의 바다만으로 이루어진 기체의 행성에 <br>생존 할 수 있는 생물은 없다. 게다가 지구에서 생 명을 이끈 가장 큰 공로자는 태 양이다. 광합성의 결<br>과로서 바다 에 산소가 스며들고, 그것을 시 작으로 생물의 다양화가 이루어 졌기 때문이다. 목성과 태<br>양의 거 리는 멀었다. 그것은 생존의 탄생 을 전재로 삼기에 절망적인 거리 였다.<br><br>4215. 대기압 100kpa 질소 77% 산소 21% 아르곤 1% 이산화탄소 0.038%<br><br>이것이 지구의 대기 분포이다. 현재의 생물이 살아가기에 적합 한 환경이다. 이 중 어느 농도가 조금만 <br>올라가도, 생태계가 절반 이상 사멸한다. 목성은 자신의 분석 결과도 궁 금해 했다.<br><br>대기압 70kpa 수소 ~86% 헬륨 ~14% 메탄 0.% 암모니아 0.02%….<br><br>거기서 목성은 비명을 질렀다. 슬픈 목소리였다. 깨달은 것이다. 그것이 생물에게 얼마나 치명적 인 환<br>경인지를. 목성은 그렇게 삼 일 간 울부짖었다.<br><br>4224. 목성은 자신에게 의문을 가졌다. 대부분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전해주었지만, 끝없이 질문만을 <br>이어낸다. 그 중에서는 약간 아이 러니한 것도 있었다.<br><br>[저는 어떻게 보이나요?]<br><br>나는 자신 있게 말해주었다.<br><br>"아름다워, 무척이나."<br><br>목성은 침묵했다. 한 시간 반이 나 지나서야 답신이 왔다.<br><br>[지구는, 푸른 아이는?]<br><br>나보다 더 아름다운가, 라는 것 에 대한 질문이었다.<br><br>"비교하기는 어려워. 지구에는 있고, 너에게는 없는 것이 있는 반면에, 너에게만 있고, 지구에 게는 없<br>는 것이 있으니까." [그래도 제가 더 거대하니까.]<br><br>묘한 것에서 질투를 하는 것 같 다. 정말 귀여운 것이 누구인지를 모르고서.<br><br>4227. 며칠간 뾰루퉁한 태도의 녀석에 게 좋은 것을 알려주었다. [형제, 제 동생이 있습니까?] "그래, <br>셋이나 있지. 토성, 천왕 성, 해왕성이야."<br><br>목성형 행성으로 분류되는 그것 들의 정보를 말해주자, 녀석은 유독 한 행성에게만 반응을 보였 다.<br><br>[토성, 토성.]<br><br>몇 번이나 같은 말을 반복하며, 들뜬 기분을 숨기지 않는다. 대기 의 색깔이 자신과 같은 갈색이라 는 <br>것에 기쁜 것일까.<br><br>4228. 토성을 둘러싼 고리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자, 목성은 호기심을 보였다. 언젠가 본 얼음과 암모니 <br>아로 이루어진 토성의 띠에 대해 그대로 설명했다.<br><br>[부러운 아이.]<br><br>이 녀석은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매우 심술을 부린 다.<br><br>"너에게도 있어, 예쁜 고리가." [있습니까? 고리가 있습니까?] "그래."<br><br>목성의 고리 계(系)는 희미하다. 먼지와 네 가지 주요 성분으로 구성된다. 할로 고리라고 하는 입 자들<br>의 두꺼운 내부 토러스를 만 들고, 밝고 예외적으로 얇은 주 고리와 두 개의 넓고 두꺼운 희 미한 두 줄<br>의 고사머고리들. 멀리 서 바라봤을 때의 그 모습은 그 야말로 절경이다. 어떤 의미에서 는 토성의 고리<br>보다도 아름답다.<br><br>[기쁩니다. 저도, 그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 너는 토성보다 아름다운 띠를 가지고 있는 거야."<br><br>목성의 흔들림에 나는 비틀거릴 수밖에 없었다. 감정 전환이 빠른 것이 장점인 녀석이다.<br><br>4300. 나는 녀석에게 물었다.<br><br>"너는 스스로가 무엇이라 생각 해?"<br><br>의외로 답은 빨리 들려왔다. 하 지만 그것은 동문서답처럼 느껴 졌다.<br><br>[저는 주변의 아이들을 끌어들 여 그것으로 유지합니다. 멀리서 부터 흘러나오는 줄기에 잡혀서 빠져나<br>오지 못하는 존재입니다. 동시에 그것이 있기에 존재할 수 있습니다."<br><br>자신을 당기는 것은 아마 태양 을 말하는 것이다. 태양의 중력에 이끌려 태양계를 떠돌며 자신의 형태를 <br>유지하기 위해서 자신 또 한 중력을 가지게 되었다. 정말이 지, 이 우주는 우연에 의해서 만 들어진 것<br>일까. 나는 오랫동안 잊 고 있던 신의 존재를 생각하게 되었다.<br><br>"너는 어떻게 태어났어?" [가장 오래된 기억은 떨어져 나 온 때부터 시작됩니다.] "떨어져 나와?" [저<br>는, 아니 우리는 하나였습니 다.] "우리?" [렌겔이 태양계가 부르는 우리 전체와, 지금은 밖으로 떨어져<br>나 간 아이들. 우리는 모두가 하나였 던 것 같습니다. 아득할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 때 쯔음부터는 가 <br>벼운 것은 가벼운 것끼리, 무거 운 것은 무거운 것끼리. 언젠가부 터 우리들은 떠돌고 있었습니다. 그리<br>곤 고정된 채 변화 없이 안 정되었습니다.]<br><br>태양계 발생설 중에는 어느 거 대한 항성이 충돌하여 그것들이 흩어지며 하나로 되돌아가기 위 해 끌어 <br>들인 중력에 의해 만들 어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완벽하 게 조율된 만유인력의 균형, 인 력과 척력이 교<br>묘하게 배분되어 공존한다. 기적과 신비로 가득 찬 유구한 세계, 그것이 바로 우주 이다.<br><br>[모든 것이 하나였을 때, 저는 외롭지 않았습니다. 그 무엇보다 포근하고 따뜻한 세계. 모든 것이 하나<br>에, 저 역시 전체 것이었습 니다.] "돌아가고 싶어?"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렌겔과 대화를 나누<br>기 위해서 그 러고 싶지 않습니다.]<br><br>4456. 이제 녀석과 대화가 힘들어진다. 지성의 차이가 이렇게나 벌어질 줄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가 <br>끔은 너무 어려운 말을 하기에 내 짧은 지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요즘은 녀석에게서 가르침 을 받고 <br>있는 것 같은 착각까지 든다. 하지만 기분이 나쁘진 않다 .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은 기껏해 야 이 우주와 <br>비교하였을 때 극 히 일부에 불과하다. 그에 비해서 목성은 영겁의 시간을 겪어오며 세계를 봐왔다. 목<br>성이 몰랐던 것 은 기껏해야 인간의 언어 정도였 다. 이제야 본래대로 돌아온 것이 다. 연상의 연인과의 <br>자리를 되잡 아가는 것일까. 연인? 내가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지?<br><br>. . .<br><br>7860. 이제 12년이 흘렀다. 콜로니에서 지낸지 그만한 시간이 흐른 것이 다. 목성과의 대화에 빠져 너무<br>도 많은 것을 잊어버리고 있었다. 어 째서일까, 나는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거의 없다. 이런 생활이 편<br>해지고 말았다. 눈을 뜨면 대적반이 아침을 반 기고, 교대로 흘러가는 위성들은 인사를 건넨다. 그래, <br>나는 목성 과의 생활을 좋아하고 있는 것이 다. 오랫동안 함께 이야기해왔기 에 우리는 서로에 대해 모<br>르는 것이 없다. 목성은 이제 나의 친 구이자, 스승이자 가족이 되었다. 나는 언제까지고 우주의 흐름을 <br>목성과 함께 지켜볼 것이다. 일식 이 일어났다. 대적반 표면에 거대 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오랜 시간 <br>목성을 바라본 내 눈에는 그것이 마치 윙크처럼 보인다. 마치 결혼 한 사이처럼, 목성의 모든 변화 가 <br>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다만, 평범한 연애의 대상과는 거리가 멀기에 안아 줄 수도, 키스할 수 도 없다. <br>그저 멀리서 지구의 317.8 3배나 되는 거대한 아이를 지켜 볼 뿐이다.<br><br>9905. [이별입니다.]<br><br>갑작스런 소식에 나는 어리둥절 했다. 무슨 말일까? 이별이라니? 통역기가 잘못 된 것은 아닐까? 아니면 <br>목성이 단어 이해를 잘못 한 것일까?<br><br>[저는 이제 긴 잠에 빠져들게 됩 니다.]<br><br>어째서, 라고 묻자 녀석은 쓸쓸 한 목소리로 답했다.<br><br>[렌겔이 가르쳐 준 여러 가지들 에 대해서는 고맙다 이상의 표현 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분명 무 리일<br>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가지고 싶습니다.] "가지고 싶다니, 뭘?" [생명을. 푸른 아이도 분명 <br>저와 같았을 것입니다. 렌겔의 정보에 의하면, 원시의 환경도, 기본적 인 베이스도 당시에는 생명이 태 <br>어날 환경은 아니었을 겁니다. 하 지만 바뀌게 할 수 있습니다. 몸 이 너무 거대하기에, 그것을 조 정하<br>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소 요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빨리 생명을, 아이들 을 만나<br>고 싶습니다. 신진대사를 최소화하고 구조의 통일에만 충 실히 한다면, 어떻게든 가능할지 모릅니다.]<br><br>"어떻게 그런 걸 할 수 있다고 단 언할 수 있어? 나는… 나는 이제 네 생각을 모르겠다. 무슨 말을 하는 <br>지도…."<br><br>신진대사를 줄인다니, 스스로 동면에 들어간다는 것일까? 행성 이 스스로 그런 행위를 할 수 있 단 말인<br>가? 나는 목성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br><br>[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렌겔 은 저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었습 니다. 인간과 같은 고등의 생물을 품는 <br>것은 아직은 힘들지만, 아 마 산소를 필요로 하지 않는 생 명까지는 어떻게든 가능할거라 생각합니다]<br><br>진심이다. 녀석은 각오하고 있었 다. 자체적으로 의사를 지닌 테라 포밍을, 아직까지 인류가 제대로 실<br>행하기 버거워했던 거대한 계 획을 목성은 스스로 행하려는 것 이다.<br><br>[하지만 이것으로 렌겔과 대화 는 마지막이 됩니다.]<br><br>쓸쓸한 목소리와 함께 목성의 대적반이 분열되기 시작한다. 그 것은 분명 목성 스스로가 온도를 높이며, <br>내부의 기체를 멈추는 징조이다.<br><br>[렌겔, 렌겔. 저 멀리 푸른 별에 서 온 인간. 처음 만난 생명.]<br><br>위이잉, 목소리가 흐려진다.<br><br>[다음에 눈을 떴을 때는 푸른색 이 되고 싶습니다.]<br><br>희미한 음성이 흘러나온다.<br><br>[즐거웠습니다. 기뻤습니다. 오 랜 시간을 보내면서 렌겔과 지낸 짧은 시간들이 가장 벅찼습니다. 외롭<br>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은… 지금은 슬픕니다. 너무 슬픕 니다.]<br><br>소용돌이치던 붉은 대적반의 눈 이 아래로 흘러내린다. 그것은 마 치 붉은 눈물을 흘리는 것 같다. 나는 <br>멍청하게도 아무런 말도 하 지 못했다.<br><br>[렌겔, 렌겔. 당신이 좋습니다.]<br><br>목소리는 끊어졌다. 후에 흘러나 오는 소음도, 전기장도, 자기장 도, 그 어떤 센서에도 걸리지 않 는다. <br>눈물이, 오열이 세어 나왔 다. 어째서, 지금 떠나야만했던 것일까. 녀석은 왜 그토록 생명을 잉태하고 <br>싶어 했던 것일까. 왜 왜 왜, 의문만이 산더미처럼 불 어난다. 이제는 내가 질문을 하고 , 네가 답해주<br>어야 할 차례가 아 닌가. 그런데도 벌써 그것을 멈추 어 버리다니. 슬픔이 몰려와 참을 수가 없다. 나는 <br>그만 오열하고 말았다.<br><br>9906. 목성이 침묵한 지 일주일이 지 났다. 대적반이 있었던 자리를 계속해서 주시한다. 우주는 여전히 <br>고요했다. 나에게 는 이렇게 큰 비극도 우주적으로 보았을 때에는 아무런 비중도 없 다. 작다. 인간은 <br>너무나도 작은 존재다. 크기만이 아니라 생각, 인지능력, 지성… 그 어느 것 하 나 이 거대한 세계에서 <br>가치가 없다. 쓸데없는 기대를 가지고서 호출 해보았지만 소용이 없다. 목성은 이제 아무 말도 하지 않<br>는다. …녀석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 대화를 나누고 싶다. 순진무구한 그 녀석의 질문을 다시 한 번 들 <br>고싶다. 목소리, 다정한 그 목소 리를….<br><br>“…목소리?”<br><br>그런가, 자기장이다. 바보같이, 이제야 나는 깨달았다. 목성의 자 기장이 사라졌기에 나는 이제 구 조요<br>청이 가능해졌다. 귀환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바보 녀석은 이것을, 이걸 노린 거다. 하나도 기쁘<br>지 않다. 나는 화를 낼 수밖에 없다. 몇 번 이고 허공에 소리를 질렀다. 멍청 이, 바보 자식. 나는 너와 <br>함께 쭈 욱 살아갔어도 좋았었는데…. 그 랬는데….<br><br>9909. 단 여섯 번의 시도 끝에 나는 무 전에 성공했다. 현실감이 없다. 12 년 만에 다른 인간과 대화해 <br>본 것은. 역양이 다른 것을 보아 상 대는 타국인이다. 하지만 그런 것 이 무슨 소용이 있다는 걸까? 다 <br>른 나라, 다른 인종, 다른 개체를 떠나서 우리는 모두… 모두가 푸 른 별에서 태어난 생명인 것을.<br><br>9920. 구조대가 도착했다. 그들은 나의 생존 자체를 놀라워했다. 표류 당 할 당시의 몸무게보다 12킬로<br>그 램이나 줄었지만 내 건강상태는 양호했다. 하지만 그 부분이상으 로 그들은 놀라고 있었다. 내 정 신<br>이 어떻게 멀쩡하게 유지되고 있었는지를. 그리고 그들은 내가 들려줄 이야기에 더욱 충격을 금 치 못했<br>다.<br><br>9921. 목성의 침묵은 모든 이들을 충 격에 빠뜨렸다. 생성된 이후부터 한 번도 멈추지 않고 폭염을 뿜 <br>어내던 행성이 멈춘 것이다. 그 내부는 매우 느린 속도로 천천히 식어가고 있을테지. 1도를 내리 는 데<br>만 해도 수천, 아니 수억 년 이 걸릴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까지 겪은 일들을 모 두 말했다. 연구원들은 <br>나를 정신 병자 취급했지만 기록된 데이터 가 말해준다. 목성은 의지를 가지 고 있었다. 그 녀석, 아니 <br>그녀는 분명히 있었다. 수줍음을 많이 타 고, 작은 공통점에 기뻐하고, 자 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질투<br>를 느끼는 귀여운 소녀가. 목성은 지금 긴 잠에 빠졌다. 앞 으로도 계속될 영원의 고요에서, 별들의 노<br>래 소리를 자장가 삼아. 지금 목성은 무슨 꿈을 꾸고 있 을까?<br><br>9922. 기록 종료. 사용자 렌겔 하츠의 권한으로 승인 해지. 데이터는 자동으로 베이스에 등 록됩니다.<br><br>. . .<br><br>서기는 끝이 났다. 이제 태양계 에 인류는 없다. 13억 년 전, 그들은 신 은하로 떠 났다. 과거 백 년 채 <br>살지 못했던 그들의 수명이 2천년 이상 늘어 난 까닭에 개체 수가 증가해버려 지구의 수용인원을 간단히 <br>넘어 선 것이다. 자연스레 그들은 보금 자리에서 멀어졌다. 무수한 수의 우주선이 대기권 너머로 날아갔 <br>다. 그 이후로는 소식이 없었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푸른 여신의 별은 항성 주위를 돌고 있었다. 버림받<br>은 어머니의 별은 이제 천 천히 발화할 것이다. 수성은 이미 몇 천 년 전에 묻혀버렸다. 종말 이 다가오<br>고 있었다. 곧 대기는 타오르고, 육지는 녹아가고, 바 다는 증발해버릴 것이다. 이제 이 별에 생물은 살 <br>수 없다. 푸른 별 은 몇 백 년에 걸쳐 천천히 기온 이 오르고 있었다. 미래를 예측한 인류는 그래서 다<br>른 땅으로 향했 다.<br><br>'이어지길, 끝까지 이어지길. 내 아이들의 생명이 끝까지 이어지 길.'<br><br>푸른 별은 마지막까지 그것을 염원했다.<br><br>'이제 당신의 차례인가요? 저를 이어 푸른 별이 되어주실 건가요 ?'<br><br>누구도 듣지 못하는 목소리가 멀리 울려 퍼진다. 태양이 다가온 다. 하늘이 부서져 간다. 바다가 비명을 <br>지른다. 대지가 죽어간다. 고온에 뒤섞여가며 지축은 흔들 리고 분쇄되어간다. 이제 59억 년을 견뎌온 <br>지구는 사라졌다. 앞으로 태양은 더 커질 것이다. 그리고 더 멀리까지 그 빛을 보낼 것이다. 한층 찬란<br>해진 백광이 멀리 뻗어나간다. 그리고 는 닿았다. 과거 기체로만 이루어 진 적갈색의 행성에게로.<br><br>그 대기에 비치는 스펙트럼은, 더할 나위 없이 깨끗한 푸른빛이 다. 태양계는 다시금 생명을 잉태 했다.<br><br>목성의 노래 The End<br><embed src="http://player.bgmstore.net/hHk51" allowscriptaccess="always" allowfullscreen="true" width="422" height="180"><br><a target="_blank" href="http://bgmstore.net/view/hHk51" target="_blank">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hHk5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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