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오유 바로가기
http://m.todayhumor.co.kr
분류 게시판
베스트
  • 베스트오브베스트
  • 베스트
  • 오늘의베스트
  • 유머
  • 유머자료
  • 유머글
  • 이야기
  • 자유
  • 고민
  • 연애
  • 결혼생활
  • 좋은글
  • 자랑
  • 공포
  • 멘붕
  • 사이다
  • 군대
  • 밀리터리
  • 미스터리
  • 술한잔
  • 오늘있잖아요
  • 투표인증
  • 새해
  • 이슈
  • 시사
  • 시사아카이브
  • 사회면
  • 사건사고
  • 생활
  • 패션
  • 패션착샷
  • 아동패션착샷
  • 뷰티
  • 인테리어
  • DIY
  • 요리
  • 커피&차
  • 육아
  • 법률
  • 동물
  • 지식
  • 취업정보
  • 식물
  • 다이어트
  • 의료
  • 영어
  • 맛집
  • 추천사이트
  • 해외직구
  • 취미
  • 사진
  • 사진강좌
  • 카메라
  • 만화
  • 애니메이션
  • 포니
  • 자전거
  • 자동차
  • 여행
  • 바이크
  • 민물낚시
  • 바다낚시
  • 장난감
  • 그림판
  • 학술
  • 경제
  • 역사
  • 예술
  • 과학
  • 철학
  • 심리학
  • 방송연예
  • 연예
  • 음악
  • 음악찾기
  • 악기
  • 음향기기
  • 영화
  • 다큐멘터리
  • 국내드라마
  • 해외드라마
  • 예능
  • 팟케스트
  • 방송프로그램
  • 무한도전
  • 더지니어스
  • 개그콘서트
  • 런닝맨
  • 나가수
  • 디지털
  • 컴퓨터
  • 프로그래머
  • IT
  • 안티바이러스
  • 애플
  • 안드로이드
  • 스마트폰
  • 윈도우폰
  • 심비안
  • 스포츠
  • 스포츠
  • 축구
  • 야구
  • 농구
  • 바둑
  • 야구팀
  • 삼성
  • 두산
  • NC
  • 넥센
  • 한화
  • SK
  • 기아
  • 롯데
  • LG
  • KT
  • 메이저리그
  • 일본프로야구리그
  • 게임1
  • 플래시게임
  • 게임토론방
  • 엑스박스
  • 플레이스테이션
  • 닌텐도
  • 모바일게임
  • 게임2
  • 던전앤파이터
  • 마비노기
  • 마비노기영웅전
  • 하스스톤
  • 히어로즈오브더스톰
  • gta5
  • 디아블로
  • 디아블로2
  • 피파온라인2
  • 피파온라인3
  • 워크래프트
  • 월드오브워크래프트
  • 밀리언아서
  • 월드오브탱크
  • 블레이드앤소울
  • 검은사막
  • 스타크래프트
  • 스타크래프트2
  • 베틀필드3
  • 마인크래프트
  • 데이즈
  • 문명
  • 서든어택
  • 테라
  • 아이온
  • 심시티5
  • 프리스타일풋볼
  • 스페셜포스
  • 사이퍼즈
  • 도타2
  • 메이플스토리1
  • 메이플스토리2
  • 오버워치
  • 오버워치그룹모집
  • 포켓몬고
  • 파이널판타지14
  • 배틀그라운드
  • 기타
  • 종교
  • 단어장
  • 자료창고
  • 운영
  • 공지사항
  • 오유운영
  • 게시판신청
  • 보류
  • 임시게시판
  • 메르스
  • 세월호
  • 원전사고
  • 2016리오올림픽
  • 2018평창올림픽
  • 코로나19
  • 2020도쿄올림픽
  • 게시판찾기
  • 오유인페이지
    개인차단 상태
    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탈퇴한 회원입니다]
    가입 :
    방문 :
    닉네임변경 이력
    회원차단
    회원차단해제
    게시물ID : humorbest_1045124
    작성자 : Blackmouth
    추천 : 106
    조회수 : 11356
    IP : 216.228.***.8
    댓글 : 5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5/04/20 11:11:53
    원글작성시간 : 2015/04/17 18:40:55
    http://todayhumor.com/?humorbest_1045124 모바일
    긴글주의) 외국인 지갑 훔친 놈들 혼내 준 썰 (完)
    -1-
    2009년 가을즈음 이었던 것 같다.
    나는 대전의 한 회사에서 근무를 하고있었는데, 지방 소도시로 단기파견이 결정되어 있는 상태였다.
    파견이라기보다는 회사에서 몇주를 주기로 돌리는 로테이션 같은 것이었는데, 각 지부에서 몇명을 선발하여 주기적으로 다른 지역으로
    이동시켜서 회사 내의 커뮤니케이션을 향상하고 불필요한 사내정치를 막고자 함에 있었다. 
    차표를 확인하고 룰루랄라 숙소에서 가방을 싼 후 그 지역을 잘 알지 못했으므로 나를 마중나올 직원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서로 일정을 확인하고 버스터미널에서 만나기로 한 후 전화를 끊으려고 하는 찰나에 그쪽 직원이 머뭇거리듯 이야기했다.

    "저..."
    "네, 왜 그러세요?"
    "저기, 근데 같이 일하는 A가 지갑을 도둑 맞았어요"

    A는 해외에서 이쪽으로 파견을 온 직원이었는데 하와이 출신이었다. 피부는 까무잡잡한 것이 건강미가 흐르고,
    고등학교와 대학교 때 미식축구를 했으므로 근육질의 몸집도 상당히 큰 친구였으므로, 어딜 봐서도 무엇인가를 도둑맞을 인상은 아니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그 친구가 어떻게 지갑을 도둑 맞아요?"
    "애들이 가져갔어요"
    "네?"
    "동네 애들하고 축구를 하다가, 마무리하고 인사하는데 뒤돌아보니 애들이 가져갔어요"

    이게 뭔 개소리란 말인가.. 난 이사람이 도무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어떻게 들으나 횡설수설 술에 취한 것 같았다.

    "일단 와서 한번 이야기 들어보세요, 이번에 부장님께서 이 친구랑 경찰서 가기로 했으니까 통역도 그렇고 좀 도와줘야 할 것 같아요"

    다음날 나는 그 지역에 도착하였고, 나를 마중나온 직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 중에는 A도 있었다. 

    "아니 지갑을 잃어버렸다는게 무슨 말이에요?" 인사말 대신 가장 처음 나온 말이었다. 그만큼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궁금했었다.
    "집에 가면서 이야기 해드릴게요" A가 말했다. 공교롭게도 A와 나는 같은 숙소를 사용하게 된 것이었다. (일부러 부장님이 그렇게 정해주신 것 같다)

    이야기를 이러하였다. A는 평소에 주말이면 집 앞에 있는 초등학교에 나가 동네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했다.  
    그날도 다른 주말처럼 학교에 나가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아이들이 축구를 하고 있더란다. 그날은 시간을 보낸 후 장을 좀 볼 생각이었던지
    가방을 들고있었고 주머니에는 지갑이 있었다고 했다. 축구를 하려면? 어딘가에 놔둘 수 밖에...
    그런데 이 사람이 한국은 치안이 좋은 나라. 친절한 나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학교 운동장 스탠드에 그냥 놔둔 것이었다.
    그것도 가방에 넣지도 않고, 가방 위에 지갑을 그냥 올려놓은 것...

    축구를 하는 내내 먼 발치에서 십대로 보이는 애들이 네다섯명 왔다갔다 하더란다. 조금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가방과 조금 떨어진 곳에 있었으므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데, 축구를 마치고 같이 하던 아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뒤를 돌아보니 저 멀리 있던 십대 녀석들이 횡단보도 쪽으로 급하게 뛰어가는 것을 보고 불안한 마음에 가봤더니, 역시나 지갑이 없어졌다고한다.
    재빨리 뒤쫓아갔으나 아이들은 길을 건너 학교 근처의 아파트 단지로 모습을 감추고 난 후였다. 돈은 사실 5만원가량만 들어있었는데, 
    가장 큰 문제는 카드와 운전면허였다. 하와이는 모든 프로세스가 상당히 느리기때문에 (정말 느리다) 이 친구가 그것들을 다시 재발급 받기도
    상당히 큰 고역이거니와, 당장에 쓸 돈도 없고, 혹시나 이 도둑놈들이 자기 카드를 쓰기라도 하면 어쩌나하는 걱정에 안절부절 못했다.

    "일단 이번 주말에 학교주변하고 아파트 씨씨티비부터 확인해 봅시다"
    "진짜 찾으면 이 새끼들 가루로 만들어 보리꺼에요" A가 얼굴을 울그락 불그락하며 말했다. 이런 말은 어디서 배웠는지...

    다행인것은 이 친구가 지갑을 가져간 놈들의 인상착의를 대충이나마 기억했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단서는 빨간대가리였다.
    도둑놈들 중에서 머리가 길고 빨갛게 염색한 녀석이 있었다는 것이다.

    주말이되어 아파트 관리자에게 찾아가 사정을 설명했으나, 아파트의 씨씨티비가 워낙에 많아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정확히 어떤 씨씨티비를 확인하고 싶은지를 말해야 할 뿐더러, 주민 개인 사생활 침해의 우려가 있으므로 경찰을 동행해야한다고 말했다.

    "외국에서 와서 열심히 일하는 친구인데, 사정 좀 봐주십시오.. 입구쪽 씨씨티비 몇대만 확인해보시고 
    저희는 확인 안해도 되니까 관리자분만 보시고 혹시 이런 인상착의한 녀석들 대여섯명 뛰어들어오는거 보이면 좀 알려주십시오..." 
    내가 왜 사정하는지 몰랐지만 그래도 사정했다만... 되돌아오는 말은 안된다는 말 뿐이었다.

    주변 파출소를 찾아갔지만, CCTV관할은 파출소가 아닌 좀 떨어진 경찰청에 모든 데이터가 있다고하였다.
    마침 부장님의 전화가 걸려왔다. 상황을 이래저래 설명드리니, 그 청에 마침 잘아는 사람이 있다고 연락해 보겠다고 말씀하셨다.
    몇분뒤 부장님과 그 경찰청에 찾아간 우리는 낯선 환경에 불알이 잔뜩 쪼그라 들어 있었다. 경찰청은 정말 살벌한 곳이었다.
    난생 처음으로 철장이 쳐저있는, 많은 분들이 경찰청사람들에서 본 그러한, 그리고 꼭 영화에서 범인취조하면서 형사는 컴퓨터로 조서를 작성하고
    "똑바로 대답 안해? 다아~ 알아.." 이러면서 서류로 머리 때리는 그런 장면의 사무실(?) 같은 곳으로 들어갔다.

    "그러니까... 축구를 하고있었고, 가방을 스탠드에 올려놨는데 이 녀석들이 가방을 가지고 도망갔다?" 정말 무섭게 생겼지만 친절한 형사가 말했다.
    "아니요.. 지갑만 가지고 갔습니다"
    "그러니까 가방을 열고 지갑을 꺼내갔다?" 하... 이 외국인 친구의 바보스러움을 어떻게 설명드려야할까 고민하던 나는 그냥 대충 얼버무리기로 했다.
    "네.. 가방에 놔둔 지갑을 가져갔다네요.."
    "그래서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학교 주변이니까 씨씨티비좀 확인해보려고요... 보니까 그 녀석들 건넌 횡단보도에 씨씨티비 있더라구요.."

    형사는 무엇인가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음.. 그게 그런 씨씨티비들이 사실 성능이 안좋아요... 얼굴 식별이 안될거에요 아마.."
    "그럼 왜 있는거죠?"
    "뭐.. 저희들이야 모르죠... 위에서 설치하라는거 하는거니까요. 저희들은 대충 동선파악이나 하는데 사용합니다"

    초등학교 앞 횡단보도 씨씨티비가 성능이 구리다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납치범은 어떻게 찾아내지? 자동차 차량번호는 어떻게 식별하지?
    하지만 이 사람이 날 속여서 뭘 얻겠다는 것도 아닐테고.. 정말 그렇다면 그럴테지...

    "보여달라면 보여드릴 수는 있어요.. 근데 한 사람만 자료실에 들어와서 확인하는게 가능해요" 

    결과적으로 부장님께서 가서 보고 오셨지만, 부장님도 포기해야겠다.. 어떻게하냐.. 라는 회의적인 위로의 말씀뿐이었다.
    나와 A는 사건을 그렇게 정리하고 우리의 일들을 해야했다.. 가끔 점심을 먹으러 갈때나 저녁을 먹을 때 A는 분한 듯
    한번씩 지갑얘기를 하긴 했지만, 그 횟수도 차츰 들어들었고, 점점 잊혀지는 것 같았다.. 그날이 오기 전까진...

    -2-
    몇주가 지났다. 그리고 우체국에서 연락이 왔다. 사서함에 A의 지갑을 넣어 놨다는 것이었다.
    신이난 나와 A는 (나는 왜 신이 난건지 모르겠지만) 우체국으로 갔고, 지갑을 볼 수 있었다. 다행히 현금만 꺼내진 상태였고,
    모든 카드와 개인 신분증은 그대로 있는 상태였다. 누군가가 우체통에 넣었다는 것이었다.

    "원래 지갑 찾으려면 여권이나 신분증 필요한데, 그냥 드릴게요.. 여기 이 도시에 하와이 사람 당신 밖에 없어..안에도 신분증 있구만.."

    그 순간 내 머리에 무엇인가 딸각거리는게 느껴졌다.. 그렇다 여기는 소도시다. 여기에 피부가 까무잡잡하고 양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외국인은
    이녀석 하나 뿐이다. 안에 신분증도 들어있었으므로 도둑놈들은 분명 A의 얼굴을 알고있다. 몸집도 크기때문에 A는 어딜가나 눈에 띈다.
    김전일의 동물적인 수사본능이 내 안에서 마구 꿈틀거렸다. 이새끼들 잡을 수 있겠는데?
    A는 카드와 신분증이 온전히 보전된 지갑을 찾았다는 것 만으로도 만족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내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A씨, 범인 찾읍시다."
    "지문으로요?"
    "아니요 탐문수사라고 알아요? 잠복 알아요 잠복?"
    "이제 괜찮아요"
    "찾읍시다.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내 계획은 이랬다. A는 지방의 소도시에 거주하는 하와이인으로 어딜 가나 눈에 띄는 사람이었다.
    그 도시 시내의 모든 사람이 이 사람을 한번씩은 봤을 정도였으니까...
    A는 그 사건 이후로 지갑을 찾기까지 길을 걸을때마다 십대로 보이는 사람이 보이면 유심히 관찰하고, 머리 색깔과 길이를 보는 습관이 생겼었는데
    나는 이걸 이용하고 싶었다. 범인은 분명히 A를 멀리서도 볼 수 있을것이다. 아니 눈의 띌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다가갈 때 시선을 회피하거나, 도망가거나, 우리가 말을 걸었을 때 뭔가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면 이녀석이 범인인 것이다.
    우리의 무식한 계획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점심을 먹을 떄, 저녁을 먹을 때, 아침에 출근할 때, 저녁에 퇴근할 때, 그리고 주말에 우리는 온 시내를 누비고 다녔다.

    "우리를 피하면 '내 돈내놔'하고 얼굴에 펀치를 날리는 거에요!" A가 농담조로 말했다.. 얼굴은 진지했지만..
    "저기요 그건 범죄에요. 감옥가요.."
    "돈 내놔! 더 내놔! 다 내놔!" A는 사악한 미소을 지으면서 누군가를 때리는 시늉을 했다.

    A는 저녀석은 머리길이가 대충 맞는데 몸집이 작다거나, 머리 색깔이 아니라거나.. 
    정말 비슷한데 날 피하지 않는거보면 아닌것 같다같은 소리를 하면서 이 탐정놀이에 흠뻑 취해있었다.
    하지만 우습게도 나는 그것보다 더 취해있었던 것 같다. 범인은 범행현장으로 되돌아 온다거나, 빈 지갑을 미끼삼아 놓고 축구를 하기도 했고,
    길을 묻는 척하며 상대의 눈을 관찰하면서 눈동자가 흔들리는지 보기도 했다.

    그렇게 무식한 탐문수사를 벌인지 한달 쯤이나 지났을까... 
    길거리에서 산 보리빵인가 보리무엇인가를 입에 물고 퇴근을 하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한 무리의 껄렁해보이는 녀석들을 만났다.

    -3-
    A는 사실 나에게 무엇인가를 떠들어대느라 그녀석들을 보지 못했다.
    내가 본 장면은 이러했다. 우리가 편의점을 향해서 걷고 있을 때, 한 녀석은 편의점 밖에서 담배를 피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석이 우리를 보자마자 편의점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여기까지는 나도 그리 큰 확신이 서지도 못했고,
    사실 그리 큰 의심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중요한 부분은 여기에 있었다. 그 녀석과 몇몇 녀석들이 나와서 A를 손가락으로 가르키고
    서로 뭐라고 주저리 떠들더니 갑자기 반대방향으로 달려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 ㅆㅅㄲ들 잡았다" 이것이야말로 엑스터시의 기분일까.. 아드레날린이 마구 분출되고 흥분이 가시질 않았다.
    그런데 막상 상황이 닥치니 가슴은 쿵쾅거리고 말이 탁! 막히는게 아닌가... 상황이 급박하니 더 했으리라..

    "They are running! they are running! (쟤들 뛴다 쟤들 뛴다!!!!)" 내가 A에게 소리쳤다.
    "What? (뭐?)" 그 와중에 A는 이 상황을 보지 못한 것 같았다. 이 답답함이란... 말은 왜 이렇게 안나오는지..
    "너 지갑!! 쟤네들 뛴다고!!!!"
    "oh shit!"

    A가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미식축구선수 출신이라 그런지 정말 빨랐다...
    제목 없음.jpg
    용의자녀석들은 코너로 휙 돌았고 나와 A는 그 뒤를 열심히 쫒았다.
    우리가 코너를 돌았을 때, A는 앞만보고 뛰어나갔다.
    나는 코너를 돌 때쯤 숨을 헐떡이며 걷고 있었는데.. (이놈의 체력..) 
    편의점 코너 바로 옆에있는 2,3,4 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의 불이 하나둘 켜지는 것을 목격했다.
    빌라나 원룸같은 곳에 사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밤에 계단에 불이 켜진다는 것은 누군가가 계단을 올라가고 있다는 의미였다.

    "여기로 들어갔나.."라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 A를 찾기 시작했고, 코너를 돌아서 수십미터를 더 간 후에야
    이녀석들이 어디있는지 두리번거리고 있는 A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나는 A를 향해서 천천히 걸어갔다...
    그리고 이녀석들이 도망가나 가지 않나 뒤를 돌아보는 순간... 그 중 한명과 눈이 딱 마주쳤다. 그녀석은 어색한 웃음을 씨익 보이고는
    다시 건물로 들어갔다.

    "아 놓쳤어요"
    "그래요? 저기 뒤에 가볼래요? 저기서 어떤애가 나왔다가 우리 쓱 보고 들어갔는데.."
    "그래요? 시도해보는건 나쁘지 않죠."

    우리는 그 건물을 포위했다. 아니 장판파 전투의 수십만 대군을 막는 장비의 마음으로, 스파르타를 지키기위해 뜨거운 협곡을 틀어막았던
    300 스파르타인들의 마음으로 건물의 입구에 죽치고 앉아 있었다.

    몇분이 지난 후 A는 도저히 참을 수 없겠다는 것처럼 나에게 올라가보자고 재촉했다. 우리는 차분히 계단을 따라서 올라가기 시작했다.
    2층은 사무공간같은 곳 같았고, 3층은 음식점인지 주점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곳이었고, 4층은 안마방이었다. 
    이렇게 설명하면 이해할 지 모르겠는데, 1.5층 2.5층 3.5층 곳에 화장실이 있는 구조의 건물이었다.
    우리는 올라가면서 모든 문을 열어보고 확인하면서 올라가기 시작했다. "독안 에 든 쥐다 새끼들아.."
    2층은 문이 잠겨있었다. 3층으로 올라 간 후에 직원에게 이런 애들이 들어오지 않았냐고 물어보았고, 직원은 들어오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그 직원은 이상하게 유독 차가운 분위기를 하고 있는 30대 초반의 여자였다.
    가게가 그리 큰 편이 아니었던지라 딱 보기에도 온 것 같지는 않았고, 직원에게 이런이런 상황인데 혹시 화장실좀 봐주면 안되냐고 물었다.
    직원은 키를 가지고 3.5.층으로 올라갔고 없다고 대답했다. 4층을 확인하려하자 갑자기 3층 직원이 우리를 말렸다.

    "거기는 올라가면 안돼요" 직원이 갑자기 얼굴을 정색하며 말했다.
    "예? 왜요?"
    "올라가면 안돼요.."
    "그냥 올라가서 뭣좀 물어보려고요"
    "하여튼 안돼요.."
    "가야하는데..."
    "그럼 사장님께 전화해서 있냐고 물어볼게요.."

    내 추측이건데 이 직원은 우리가 양복을 말끔히 빼입고 지갑 훔쳐간 놈들을 찾는다고 해서 그런지, 어느 수사기관 사람들이라고 생각했거나.
    아니면 3층 주점(?) 직원인데도 4층 안마방에 올라가면 안된다고 자꾸 뜯어 말리는 걸 보면, 불법영업을 하고있는 응응방을 위해
    망을 봐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았다.

    "사장님이 그러시는데 위에 없데요... 정말 없어요. 1층 화장실 확인해 보세요. 거기는 항상 열어놔요"

    우리는 직원의 말을 듣고 1.5층으로 내려갔고 화장실이 잠겨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진짜 독안에 든 쥐다 이 도둑놈의 새끼들아...

    A는 우리가 위로 올라간 사이 이녀석들이 도망가지 않았나 불안했던 것 같다. 그는 기어히 여기 안에 있을거라는 내 말을 듣지 않은 채
    밖을 한번 더 둘러보고 오겠다며 나갔다. 화장실 창문으로 뛰어내리고 도망가면 어쩌냐며 건물 뒤의 주차장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한 15분을 기다렸을까... 아까 나와 눈이 마주친 그녀석이 화장실에서 나왔다.

    우리를 보고도 모른 척 지나쳐가려는 그녀석을 붙잡고 말을 꺼냈다.
    "저기요.. 얘기좀 하죠."

    -4-
    용의자는 고등학교 1학년 쯤 돼 보였다.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양끼가 넘치는 외모.
    그 녀석은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한사코 자기는 결코 그러한 짓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를 보고 왜 도망갔냐는 말에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 녀석의 말도안되는 답변을 들을 수록 내 확신은 커져갔다.
    그리고 곧 A가 올라왔다.  

    "그러니까 우리를 보고 왜 도망갔냐고요.."
    "아..그게.. 갑자기 똥이 마려워서.."
    "화장실 쓸라고?"
    "네"
    "같이 있던 친구들은 어딨어요?"
    "지금 화장실 쓰고 있어요"

    나는 화장실로 들어가봤고, 정말 수상한 기운이 풀풀 풍겨나오는 한칸이 잠겨있는 걸 발견했다.

    "친구좀 불러줄래요?"
    "야 빨리 나와" 용의자 1이 소리쳤다.
    "나 쓰고 있어" 용의자 2가 말했다.

    용의자 2는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 같았고, 나는 하는 수 없이 밖에서 기다리기를 선택했다.
    용의자 1에게는 우리가 겪은 기묘한 모험들을 이야기했지만 아직까지 그 녀석은 모든 혐의를 부인했고, 자기는 모른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 태도가 어찌도 배짱이 좋은지, 나는 A에게 영어로(그래야 용의자들이 못 알아들으니) 이녀석 맞냐고 물어봤다.
    A는 멀리서 봐서 잘은 모르겠지만 머리스타일이나 몸집이나 연령대가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굳이 맞지 않더라도 용의자들의 행동이 너무 수상했기때문에 화장실에서 죽치고있는 녀석들을 끌어내지 않고서는 내 직성이 풀리지 않았다.
    나는 결국 조금의 협박과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껄이며 시간을 벌기로 마음먹었다.

    "여기있는 이 A 친구가 하와이에서 와서 눈이 참 좋아요. 근데 저번에 거기서 학생같은 사람이 훔쳐서 달리는걸 봤다더라고요.."

    용의자 1은 어이가 없다는 태도였다.

    "저를 봤다고요?"
    "네 그렇다네요"
    "저 맞아요? 정말 저에요? 아닌데.. 어... 아닌데...."
    "일단 친구들 나오면 더 얘기 합시다..."

    우리는 몇번 더 재촉하고 그녀석들이 화장실 변기칸에서 담배를 몇대나 빨아재끼는걸 보고, 20분이 더 지나서야 슬금슬금 나오는
    놀랍게도 한칸에서 나오는 용의자 2와 용의자 3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아뿔싸! 유일하고 확실한 단서였던 빨간대가리가 아니였던 것이다.

    "나오는데 40분 넘게 걸리네요."
    "네.. 볼일 좀 보느라고요.."
    "둘이 같은 칸에서요?"
    "..."
    "둘이 같은 칸에서 변을 봤다고요?"
    "..."
    "변태 아니죠?"

    이녀석들도 자신들의 변명이 어이없다는 걸 깨달았는지 피식하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
    비록 이녀석들 중 어느 누구도 빨간대가리가 아니였지만, 이녀석들의 행동이 너무 기이하고 의심스러웠기에 나는 본론으로 들어갔다.
    물론 그들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5-
    계속되는 추궁에도 수사(나는 그렇게 생각했다)에는 진전이 없었고, 결국 나는 이빨을 털기로 마음을 먹었다.

    "여기있는 이 외국인 보이죠? 이 사람 몸 보여요? 이 사람 외국에서 갱스터도하고 UFC에서 격투기선수로도 뛰던 사람이에요."

    A는 폴리네시안이었다. 폴리네시안이라고하면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격투선수 마크헌트나 존드웨인(레슬링선수 더 락) 같은 인종을 말하는데,
    태평양 섬들에 살고있고, 몸이나 골격이 엄청나게 단단한 인종이었을 뿐만아니라, 근육질이어서 미식축구나 럭비의 스카웃 0순위의 사람들이었다.
    A도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꾸준히 해왔고, 몸도 한눈에 보기에 보디빌더라고하면 믿을 정도로 좋았기에, 내 말을 믿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한국말을 제법 잘하는 이 친구가, 내가 이렇게 말하자 알아듣고 자기의 주먹을 주먹과 온몸의 관절들을 스트레칭하듯 풀며 우드득 소리를 냈기에,
    그리고 그 소리가 정말 빌딩 계단이라서 그런지 유난히 크게 울려퍼졌기에 공포감은 한껏 더 조성되었다.
    나는 이 친구가 이 말을 알아듣고 이런 행동을 할 때 정말 웃음을 참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 나중에서야 생각된거지만 우리의 모습은 참 맞는 조합같았다.
    만화에도 보면, 항상 거대하고 무섭게 생겼지만 보통 말이 없거나 멍청한 악당이나 캐릭터에는 작고 힘은 없지만, 머리가 영악한 또 사악한 조련사나 동료가 따라다니지 않는가... 물론 내 모습은 그 작은 힘없는 악마였겠지만...

    "마음 잡고, 한국와서 열심히 일하려고하는데, 이렇게 지갑을 잃어버리면 기분이 안좋겠죠..."

    A는 여전히 무서운 얼굴을하고 용의자들을 노려보며 서 있었다. 이 친구는 아얘 이렇게 컨셉을 잡은 것 같았다.

    "지갑 정말 몰라요?"
    "..."
    "...네..전 정말 몰라요.." 용의자 1이 말했다.

    난 여기서 정말 정말 흔들렸다.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아니라니... 어쩔 수 없이 마지막 카드를 꺼내기로 마음먹었다.

    "그냥 사실대로 이야기 할게요. 솔직히 말해서 우리도 당신들이 확실히 훔쳤는지는 알길이 없어요" 내가 힘에 찬 어조로 말을 시작했다.
    "근데 지금 거의 99% 확신을 가지고 얘기하는거에요. 왜냐하면 도난당한 장소가 초등학교 앞인데, 아는지 모르겠지만 초등학교 앞에는 다 CCTV가 있어요. 아파트 단지에도 있고요. 거기에 용의자들 물론 모두 찍혔구요. 거기에서 용의자1같은 사람을 본것 같아서 얘기하는거에요"

    "저를 봤다구요? 저를요?" 용의자 1은 다시한번 황당하다는 듯 되물었다.
    "네, 그래서 혹시 경찰서에 잠깐 같이 가줄 수 있을까 해서요, 안되면 저희가 여기로 직접 부르고요"
    "안돼요, 저희 가면 아빠한테 죽어요. 저번에 갔을때 엄청 맞았어요" 용의자 1이 초조한 듯 이야기했다.
    나머지 용의자들도 동요하는게 느껴졌다. 걸렸구나.
    "아버지도 이정도는 이해해 주시지 않을까요? 만약에 갔는데 아니면 정말 미안한거고요.. 저희가 그건 좀 보상할게요"

    나머지 용의자들은 어째서인지 말이 없었다.

    "어떻게 할래요? 갈래요? 아니면 부를까요?"
    "가죠..." 옆에서 조용히 있으면서 실실 웃기만하던 용의자 2가 이야기했다.

    '강하게 나오네...' 라고 생각했지만, 이미 용의자들의 행동거지가 너무 수상했던 터라, 어차피 우리가 확인한 CCTV도 아니었고,
    가면 얼굴까지는 확실히 못보더라도, 조금이나마 인상착의를 비교해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밀어 붙이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나는 함께 가자며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때...

    "저기요..." 용의자 2가 말을 꺼냈다.

    -6-
    순간 그 좁은 계단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저기요.. 그 지갑이요... 저희가 그런거 맞는데요..."
    "네?"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그 지갑 저희가 훔쳤는데요..."
    "아?! 그래요? 그럼 경찰서로 가죠?"

    나와 A는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사실 우리 둘이 원하는건 경찰서까지는 아니였다. 밤이 늦었던 터였고, 일을 마치고 퇴근하는 길이었던지라 
    복잡한 일을 만들어서 쉴 시간을 빼앗기고 싶지는 않았다. 이미 이녀석들을 찾아내고 기다리고 말하는데만도 한시간 반정도 되는 시간을
    쏟아 부었기 때문에, 우리는 이미 결과를 알았으니 한시라도 빨리 정리하고 집에 가서 쉬기를 바랐다.

    "근데 경찰서는 안가면 안될까요?"
    "아니.. 잘못을 했으면 가야죠.." 나는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주저리 떠들었던 것 같다.
    "정말 이번에가면 학교에서도 그렇고 부모님한테도 죽어요.." 용의자 2가 긴장하며 말했다.
    "예 맞아요 저도 엄청 맞아요.. 저번에는 진짜 빠따로 머리도 까이고 그랬어요.." 용의자 1도 거들며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저는 진짜 안그랬어요.. 진짜.. 경찰서가서 확인하셔도 좋아요... 저는 진짜 거기 없었어요" 그러니 그렇게 당당했구나...

    나는 A에게 어떻게 하고싶은지 물어봤고, A는 그들에게 화난 어투로 다른건 다 필요없고, 내돈 5만원만 돌려달라고 쏘아붙이듯이 이야기했다.
    영어로 말한 것을 보아, 아직까지 컨셉은 버리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

    "이 친구가 5만원 돌려다라네요..."
    "거기에 5만원 없었어요.. 정말 3만 얼마 들어있었어요..." 용의자들이 이야기했다. 

    그래도 이미 A는 5만원이 있었다고 확신하고 있었고, 오직 5만원의 5만원에 의한, 5만원을 위한 빚 독촉을 시작했다.

    "피해자가 5만원이라고 기억하면 5만원인거에요. 이친구 거짓말 안해요. 5만원 돌려주세요" 내가 용의자들에게 이야기했다.
    "저희 돈이 없어요... 진짜에요.. 용돈 받으면 드릴게요" 난 순간 그게 구라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내 뺄 생각이구나...
    "아 그럼 경찰서 가던가요..."

    용의자들은 다시 한번 아연실색했다.

    "안돼요, 저희가 진짜 드릴게요..." 
    "경찰에 연락하지 마세요.. 진짜 안돼요.."

    "언제 줄건데요?" 나는 내가 봐도 정말 악마기질이 있다.
    "크리스마스에 용돈 받아요. 그때 드릴게요" 크리스마스는 한달 넘게 남아있었다. (지금보니 11월 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새끼들이 자꾸 어디서 자꾸 약을 팔아...크리스마스에 용돈 받을 정도로 괜찮게 사는 놈들이 이렇게 돈 움치고 비행청소년처럼 안다니지..

    "안돼요 내일까지 가져오세요. 그때 몇명이었어요?"
    "그 때 5명이서 훔쳤고.. 나눠 가졌어요" 
    "한명당 만원씩이네요 그럼, 내일까지 가지고오세요.."
    "저희 진짜 돈이 없어요..." 용의자 2가 애걸복걸했다.
    "아까 보니까 담배피죠? 한갑 사면 얼마나 펴요?"
    용의자들은 뜻밖의 질문에 당황스럽다는 듯 조심히 대답했다.
    "한.. 2~3일 피는데요..."
    "일주일이면 2갑 피니까 그거 돈 아끼면 오천원이고, 이제 오천원만 더 벌면 되겠네요. 길거리 전단지 돌려도 몇시간 돌리면 오천원 모아요, 이틀 줄게요"
    "일..일주일 주세요... 그때까지 가져다 드릴게요" 용의자들이 말했다.

    나는 A에게 어떻게 하는게 좋겠냐고 물었고, A는 자신의 5만원을 받는 이상 일주일 정도는 기다릴 수 있다고 얘기했다.

    "어떻게 줄래요?" 내가 재차 물었다.
    "예?"
    "어떻게 연락할거냐고요"
    "번호 알려주시면 저희가 돈 모으면 연락 드릴게요.." 이새끼가 또 약을 팔고있었다.
    "장난해요? 거기 학교랑 이름이랑 핸드폰번호 빨리 말해요"
    "저희 핸드폰 없어요.." 용의자 2가 말했다. 
    "집 전화번호 있죠? 그거 불러요" 

    용의자 2와 3은 이름과 집 전화번호를 불러줬다.
    그리고 난 그 자리에서 전화를 걸었다. 나는 악마다.
    회사 일하면서 사람 만나고 연락처 받는게 내 일이다 이 꼬꼬맹이 새끼들아.

    뚜루루루루... "아 안녕하세요. 거기 XX(용의자 3이 불러 준 이름)네 집이죠. XX이 집에 있나요? 아.. 있어요? 네, 잠깐만요.. 다시 전화드릴게요"
    내가 정색하며 이야기했다.
    "장난? 있다는데? 진짜 장난 똥빠나..제대로 말 안해? (항상 취조하는 영화장면을 보면 하고 싶던 대사였다)"
    "죄송해요..." 용의자 3이 풀이 죽은채 이야기했다.
    "그... 제가 어떤 번호 불러드렸어요?" 용의자 2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새끼가..)

    난 제대로 된 학교와 이름 연락처를 받은 후에도 이 녀석들을 어쩐 이유에선지 믿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용의 선상에서 제외된 망보기 1호에게 말했다.

    "아까 보니까 핸드폰 있더라고요.. 핸드폰 번호, 집번호, 학교, 이름 말해줘요. 아까 망 봐줬으니까 공범이에요."
    "왜요? 전화 거시게요? 저는 하지 마세요. 저는 안했어요. 아버지가 전화받으면 죽어요"
    "집에 안걸고 일단 가지고 있으려고요. 내빼면 경찰에 바로 이 번호 줄거니까 그런 줄 알고 친구들 잘 감시해요" 난 진짜 악마다...
    "저... 제가 번호 다시 드릴게요" 이제 말하기도 지겨운 용의자 2가 다시 말을 꺼냈다..

    모든 번호를 받고도 나는 뭔가가 부족한 걸 느꼈고, 그 녀석들의 범죄 머그샷까지 나으 2G 휴대폰으로 찍고서야 보내줄 수 있었다.

    신기한 것은 평소에는 코빼기도 안보이던 놈들이 그 이후로 매일 매일 어딜가나 보였다는 것이다.
    참고로 덧붙이자면 용의자 2가 빨강대가리였고, 지갑을 훔친 뒤 머리가 너무 튀어서 잡힐 것을 우려한 결과, 머리를 염색했다고 한다.
    또, 정확히 말하면 그녀석들으 그 도시 놈들은 아니였고, 근처에 있는 정말 깡촌 애들이었는데, 그 도시가 그 지역에서는 그나마 놀기좋아서
    자주 온다고 했다.

    그리고 A와 나는 일주일 뒤에 약속한 장소에서 그녀석들을 기다렸다.
    그런데, 거기에는 망보기 1호만 있었다.

    -마지막 7-
    나의 이성의 끈이 끊기는 것 같았지만, (내 일도 아닌데 왜 나는 그렇게 몰입해 있었을까) 무슨 일인지 망보기 1호에게 물었고,
    망보기 1호는 아직 돈을 구하지 못했으므로 진짜 조금만 더 시간을 달라고 했다. 크리스마스 전까지는 꼭 갚겠다며..
    나는 A에게 물어봤고, 생긴 것 같지않게 정말 착했던 A는 기다려 주기로 마음먹었다. 망보기1호는 다시한번 경찰에 연락하지 말아주기를 부탁했다.
    그 시간을 기다리면서 정말 거의 매일같이 그 작고 작은 도시에서 그 녀석들과 마주쳤고, 돈 잘 준비하고 있냐고 말도 건냈다.
    그때마다 그녀석들은 네..라고 대답할 뿐이었다. 나도 그래도 사람이라 한가지 마음에 안좋았던 것은 
    그 녀석들이 집 얘기를 할때 얼마나 맞는지를 어필하였다는 것이었다. 나도 그리 좋은 가정환경에서 자란 것은 아니라 그것이 정말 마음에 걸렸고,
    비록 A의 돈은 훔쳤을지라도 제대로 돈을 가지고 온다면 회사 앞에있는 무려 만 이천원짜리 고기 뷔페에서 그녀석들의 저녁을 사주리라 
    마음먹고 있었다. A는 만원을 훔친 도둑에게 만이천원짜리 저녁을 사주는 
    내가 미쳤다며 나를 나무랐지만 난 그래도 그 멍청한 놈들이 갱생되길 원했다.

    그리고 약속한 날이 다가왔다.

    A와 나는 조금 일찍 도착 해 있었다. 망보기 1호에게 전화를 건 후 곧 온다는 소식을 듣고 기다렸고
    좁은 2차선 도로를 건너오는 한 무리의 아이들을 발견하고 반갑게 인사를 했다.
    그런데 한 번듯한 30대 초중반 쯤 되어보이는 사람이 따라오는 것이 아닌가?
    난 순간 "담임선생님인가?" 하고 생각했다.

    그 사람이 나에게 먼저 악수를 권했다.

    "제가 이 아이들 담당 전도사 되는 사람입니다, 이 아이들이 어떤 일이 있었는지 들었습니다. 아이들 가정 상황이 좋지않아 제가 대신 갚으려고.."
    그는 지갑을 뒤적거렸고 오만원을 꺼냈다.
    뚝! 내 이성의 끈이 끊어지는걸 느낌과 동시에 강력한 거부의 제스처를 담당 목사에게 보여줬다.
    그의 몸에 손을 대지는 않았지만 두 손을 앞으로 내밀어 그 사람을 밀어내는 손짓을 하고는 아이들에게 휙 돌았다.
    멍청이들은 전도사라는 사람이 다 해결해줄 줄 알았는지, 아니면 우리를 엿먹였다는 생각에서인지 실실 쪼개기와 낄낄거리는 것 사이의
    보기만해도 화가 치미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분노했다.

    "야 씨발 장난하냐? 너희 이것 밖에 안돼?!"
    평소에 이 놈들에게 존댓말을 썼었던 터라 이 놈들도 좀 충격을 먹은 것 같았다. 모두가 벙진 표정...

    "너희 돈 못구했다고해서 분명 한번 더 기회 줬지? 거의 삼주 가까이 기다렸는데 한사람당 만원을 못구해?"
    그리고 고개를 전도사에게 돌려 말을 이어갔다.

    "전도사님, 얘네들 집안이 어려워요? 얘네들 옷 입은거 보세요. 나이키에 다 메이커 옷이에요. 귀에 피어싱한거 보세요. 이거 팔아도 오백원은 나와요, 얘네 담배피워요. 그거 아끼면 일주일 이천 오백원이고 삼주 아끼면 만원에서 천오백원 모자라요. 티셔츠 한장 팔던가 길에서 껌을 팔아도 삼주에 그건 더 번단 말입니다. 당신 교회에서는 어떻게 믿는지 모르겠는데, 내가 믿는 신은 회개하려면 말로 믿습니다하면 끝난다고 안가르쳐요. 잘못한게 있으면 최선을 다해서 피해자한테 보상하고 잘못했다고 용서구하고 그러는거 아니에요?"
    "..." 전도사는 말이 없었다.

    "니들 담배 피워 안피워?"
    "피..피워요.."
    "만원 못구해?"
    "구할 수 있어요..."
    "씨발 똑바로 안서?" 나는 정말 화가 많이 나 있었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게 꼰대짓인데 어째서인지 그 날은 꼰대짓을 하게 되었다.

    나는 다시 전도사에게 몸을 돌려 이것보라는 듯 어깨를 으쓱 했다.
    "보세요. 구할 수 있다는데요? 뭐죠? 전도사님, 애들 구원가지고 장난치지 마십시오, 돈 원했으면 경찰 신고해서 합의금이든 뭐든 10만원이고 100만원이고 뜯어낼 수도 있었어요, 애들 갱생 시켜보자고 이짓하는데 장난하지 마시라고요." 내가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한 것 같아 더이상 말은 하지 않았다.

    있는 화는 한껏 다 냈는데, 나는 어떻게 해야할 줄 몰랐다. 다시 돈을 구해오라고 하기에도 A에게 미안했고, 
    어찌보면 내 돈을 훔쳐간 것도 아닌데 내가 너무 나댔나 싶은 쪽팔림도 약간 오기 시작했다.
    또 내 고집대로 구하러 가라고 말해도, 우리가 안보는 때에 이 전도사라는 사람이 돈을 줄 것만 같았다.

    "하... 이돈 받습니다. 대신 조건 있습니다. 이 돈 얘네들 범죄 저지른 돈입니다. 제가 전도사님께 이돈 받았으니, 얘네들 이제 전도사님 돈 훔친겁니다, 얘네 구원시키고 싶거든 돈 오만원 갚으라고 하십시오. 애들 구원가지고 장난치고 그러지 말고 성실히해서 오만원 갚으라고 하십시오. 얘네들 구원 이제 전도사님 손에 넘어갔으니까. 당신이 책임 지십시오." 

    나는 그 돈을 받아서 A에게 건내주었다.

    "열심히 일해서 전도사님한테 돈 갚아라. 진짜 장난하나.. 그리고 5명 훔쳤댔는데 왜 3명 밖에 없냐?"
    "한명은 부모님이랑 크리스마스라 여행갔고.. 한명은 오늘 못온데요.." 무리 중 한명이 이야기했다..

    아... 이새끼들은 노답이구나.. 돈을 훔쳐놓고 여행을 가다니...

    "실망이다. 똑바로해 새끼들아" 나와 A는 뒤를 돌아 그 자리를 떠났다.

    "아... 무서워..." 공허한 한숨과 긴장이 풀린 멍청이들의 독백이 우리의 뒤에 울려퍼졌다.

    그리고 나는 A와 고기뷔페를 가려고 했는데 문이 닫혀 있었다.

    -끝-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5/04/17 20:34:45  211.200.***.86  용궁젤리  563803
    [2] 2015/04/17 20:42:13  175.223.***.207  숲속에스토커  227572
    [3] 2015/04/17 23:06:44  211.176.***.149  음란마귀데헷  563515
    [4] 2015/04/18 02:31:42  211.36.***.142  닭백숙  378541
    [5] 2015/04/18 15:01:20  1.254.***.184  흙장군  600189
    [6] 2015/04/19 08:39:02  182.227.***.190  넉울휘  561241
    [7] 2015/04/19 12:05:39  112.152.***.123  기문홍차  614578
    [8] 2015/04/19 17:33:08  219.249.***.97  뽀룹뽀룹  546772
    [9] 2015/04/20 09:50:49  216.228.***.1  트렌드넷  345267
    [10] 2015/04/20 11:11:53  210.180.***.190  jangseo  22813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단,비공감수가 추천수의 1/3 초과시 해당없음)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이 페이지는 이미 탈퇴하신 회원의 개인 페이지입니다.

    탈퇴한 회원의 게시물은 볼 수 없습니다.

    번호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