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태백산맥 4권 말미까지 읽은 시점에서 개인적으로 간략히 정리해 보는 pros and cons. </div> <div><br></div>pros. <div><span style="font-size:9pt;"><u>1. 토지가 해방 되는 순간 끝나는 반면, 태백산맥은 해방 이후의 시대 배경을 다루고 있어서 근대사 이해에 큰 도움을 줌. </u></span></div> <div>제주 4.3 항쟁, 여순 사건 등등... </div> <div>토지를 통해서 독립운동을 하시던 분들이 공산주의와 많이 겹치는 부분에 대해서 발견을 했다면, 태백산맥을 통해서는 왜 공산주의여야만 했는가를 이해하게 됨. 경제적으로는 공산주의, 맑시즘, 정치적으로는 민족주의... 이런 것들이 왜 해방 이후 우리나라에 이슈가 되었는지 이해 됨. </div> <div>이승만은... 정말 대책이 없는 인간.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인간이었음을 깨달음. </div> <div><span style="font-size:9pt;">아이러니하게도 태백산맥에 등장하지도 않는 박정희란 인물에 대해 이해가 됨. 염상진이라는 인물과 주변 인물들의 묘사를 통해, 이제까지는 지나쳤던 사범학교 출신, 남로당 활동을 했다는 점이 인간으로써의 박정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라는 걸 알게 됨.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리고 보릿고개가 얼마나 참혹했는지를 묘사하는 서술을 읽으며, 왜 만날 어르신들이 박정희를 보릿고개 없애줬다며, 맹목적으로 찬양하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됨. 보릿고개라는 말은.. 너무나 순화된, 사치스러울 정도로 감상적 단어임. 그 현실은 단어가 대변하지 못할 만큼 참혹했음.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리고 일본은 정말...... 나쁜 놈들임.. 인천여아살인사건보다 훨씬 더 잔인한 짓거리들을 우리 조상들에게 했음. 치가 떨림.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 밖에 왜 지금 교회가 반공주의, 보수화가 되었는지 이런 점들이나 사소한 현대 한국의 모순점들의 기원을 엿보기 좋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u style="font-size:9pt;">2. 재밌음. 시간날 때마다 꺼내서 읽기 부담없음. </u></div> <div>시대 상황에 대한 묘사도 많지만, 기본적으로 자유주의 진영과 공산주의 진영의 대치가 기본적인 얼개라서 흥미진진한 서술이 많음. </div> <div><br></div> <div><u>3. 친구랑 대화할 때 책 이야기가 아닌데, 책 이야기를 할 수 있음.</u></div> <div>근대 한국의 모습이기 때문에 역사적인 이야기로 썰 풀면서 이야기 나누기 좋음. </div> <div><br></div> <div><br></div> <div>cons.</div> <div><u>1. 사투리 때문에 읽기 어려움. </u></div> <div>전라도 사투리가 너무 심해서 사전 찾아서 읽어야 할 정도. 인물들 간의 토속적 대화는 처음에 80프로 정도만 알아먹음. 사투리 진입 장벽이 토지보다 훨씬 높은 듯. 누가 표준어로 많이 번역하고 사투리 좀 적게 넣어서 개정판 만들어주길 간절히 바랄 정도. </div> <div><br></div> <div><u>2. 공산주의에 대한 불편한 감정, 혹은 애잔한 정서</u></div> <div>태백산맥에 등장하는 공산주의자들, 혹은 빨갱이들에 대한 서술은 정말 멋있고, 개연성 있고, 논리적임. 특히 주인공 격인 염상진이라는 인물은 풍채도 훤하고, 똑똑하고, 전략적이고, 용맹하기까지 함. 그러나 그 서술과는 상반되게, 너무 이상주의자처럼 느껴져 불쌍하고, 애잔한 정서가 느껴짐. 쉽게 말해 책이 서술하는 흐름, 이끄는 정서에 백프로 몰입은 어려움. 게다가 이승만 정권을 괴뢰정부라고까지 하는 서술은, 왜 이 책이 군대에서 불온서적으로 취급받는지 이해가 될 정도. </div> <div><br></div> <div><u>3. 성행위에 대한 불필요할 정도로 적나라한 묘사와 남성주의적 시각</u></div> <div>읽는 독자인 본인이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성행위에 대한 묘사는 심하게 자세함. 게다가 쓰여진 시대가 과거여서 그런지.. 너무나 남성 편향적 시각에서 성행위와 여성들이 묘사가 됨. 만약 본인이 여성이라면 너무 불편해 못 읽겠다고 느낄 수준..... 게다가 여성상들이 하나 같이.. 좀.. 현대적 여성 묘사와는 거리가 먼 수동적인 모습임. 캐릭터들이 하나 같이 그런 틀에 갇혀 있음. (일단 4권까지는... 가장 적극적인 인물인 이지숙조차.. 한계가 명확히 보이는 서술) </div> <div><br></div> <div><br></div> <div>총평:</div> <div>전라도 사투리를 어느 정도 알아들을 수 있는 수준의 성인 독자에게 권장할 만한 책. (전라도 사투리에 능통해도 사전을 찾아봐야 할 것임.)</div> <div>위에 언급한 cons들을 조금만 너그럽게 봐줄 수 있는 독자라면, 읽어봄직함. </div> <div>왜냐면 pros 1번이 너무나 큼. 한국사 검정시험을 볼 예정인 수험생들은 근대사 너무 머리 아파 못 외우겠다 하면, 머리 식힐 겸 정말 읽을 만한 책. </div> <div>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서술을 100프로 맹신하기보다는, 어느 정도 거리를 조금 두고 읽으면 정말 얻을 게 많은 소설이라고 생각함. </div> <div>문체는 토지가 몇 수 위일지 모르나, 역사적 상황 전개나 캐릭터들은 태백산맥이 더 생생함.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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