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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15580
    작성자 : 검게물든사랑
    추천 : 5
    조회수 : 2667
    IP : 211.109.***.174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04/11/30 23:54:23
    http://todayhumor.com/?lovestory_15580 모바일
    비누인형 (아시는분있음)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린 소설입니다. 


    제목은 비누인형이고 학생 작품입니다. 


    교과서에 실린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만 그래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소설을 정리해서 올립니다. 많이 참고하세요.^^* 


    캬 한때 학원에서 이 글을 읽으며 여자남자 할것없이 슬픔의 눈물을 ㅠㅠㅠㅠ 


    ㅎㅎ 꽤 슬프게 읽었답니다 지금보면 별로 슬프지 않은데도 말이져...ㅎㅎ 


    어쨋든 감상하세요.^^ 

     올만에 글올림 .. ㅋ
    ---------------------------------------------------------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두껍아 두껍아…….” 


    오늘도 연희는 동네 공사장에서 혼자 흙장난을 하고 있었다. 


    마침 일요일이어서 공사장에는 일하는 사람도 없었다. 


    이렇게 연희는 매일 오후만 되면 공사장에서 장난을 치곤 했다. 


    그러다 공사장 아저씨에게 혼이라도 나는 날이면 연희는 집 앞에서 조약돌을 주어다 소꿉장난을 하거나 계단을 오르내리며 놀곤 했다. 


    연희는 언제나 혼자였다. 연희가 사는 이 동네에는 연희 또래의 아이들이 없었던 것이다. 


    연희가 사는 집은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계단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야 하는 달동네였다. 


    그 끝없이 이어진 계단을 보노라면 이것이 하늘까지 닿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오즈의 마법사’에서의 끝없이 이어진 황금빛 길과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오즈의 마법사’에서의 그 황금빛 벽돌로 된 길에 비해 이곳의 계단 길은 너무도 초라했다. 


    삐뚤삐뚤 휘어진 길들은 여기저기가 깨지고 시멘트로 덕지덕지 발라 놔서 누더기 같았고 연희가 오르내리기에는 너무 높았다. 


    길 옆으로 빼곡이 들어서 있는 집들도 초라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색벽돌로 차곡차곡 쌓은 것이 아니어서 모두 회색빛이었고 여기저기 흙이 보이는 벽은 손을 대면 금방이라도 푸석한 먼지와 함께 부서질 것만 같았다. 


    이런 동네에서도 연희의 집은 맨꼭대기에 있었다. 동네는 너무 조용했다. 


    이따금씩 개 짖는 소리가 들리는 것을 빼고는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빽빽한 집의 수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었지만 아침 일찍부터 모두 어려운 생계 때문에 일터로 나갔다가 밤이 어둑어둑해져서 듬성듬성 서 있는 가로등에 불이 켜질 때 즈음에야 들어오기 때문이다. 


    연희의 엄마도 남의 집에 식모 일을 해주러 나갔다가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주위가 컴컴해지고 하늘이 불그스름해지자 연희는 집으로 뛰어갔다. 


    그리고는 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엄마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엄마가 배고플 때 먹으라고 밥이라 반찬을 해 놓고 나갔지만 연희는 언제나 이렇게 엄마가 올 때까지 기다려서 함께 밥을 먹고는 했다. 



    저 멀리 해가 기울어 가면서 하늘에 빨갛게 노을이 지는 것이 퍽 아름다웠다. 


    연희는 엄마를 기다리면서 이렇게 노을을 보는 것을 참 좋아했다. 


    해가 지는 것을 보며 해가 뜨는 것도 멋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연희는 매일 늦잠을 자는 바람에 해가 뜨는 것은 아직까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해가 다 지고 어둠이 몰려왔다. 저 아래에서 건물과 도로를 지나는 차들의 빛은 밝고 아름다웠지만, 조금만 고개를 돌려 골목을 돌아보면 깜깜한 길밖에 보이지 않았다. 


    어둠 너머로 사람들이 하나둘씩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조금을 더 기다리자 연희의 엄마도 계단을 올라왔다. 


    “엄마…….” 


    연희는 뛰어나가 엄마의 허리를 안았다. 


    “또 나와서 기다렸어? 그러지 말라니까 그러네. 그러다 감기 들면 어쩌려고…….” 


    엄마는 연희의 팔을 풀며 이야기했다. 하지만 엄마도 연희가 이렇게 마중을 나와 있는 것이 무척 기분 좋았다. 


    엄마가 미리 차려놓은 밥상에 엄마 몫의 밥을 한 공기 더 놓으면 연희와 엄마는 함께 밥을 먹기 시작했다.. 


    한참을 먹다가 연희가 엄마에게 무엇인가 생각나는 듯 물었다. 


    “엄마, 나 학교 가려면 몇 밤이나 더 자야돼?” 


    엄마는 달력을 보고 대답했다. 


    “음, 그러고 보니 우리 연희 학교 갈 때가 다 됐구나. 스무 밤만 자면 되겠다.” 


    하지만 연희는 그것도 너무 길다는 듯이 얼굴을 찌푸렸다. 


    엄마는 연희가 얼마나 학교에 가고 싶어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연희가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혼자 집에 있으면서 얼마나 외로워하는지도……. 


    때문에 엄마는 연희에게 언제나 미안해했다. 그래서 엄마도 역시 연희가 어서 학교에 다니게 되기를 바랐다. 그러면 연희가 집에서 혼자 외로워할 시간도 조금은 줄어들 테니까. 



    어느 일요일이었다. 그 날은 엄마도 일을 나가지 않고 쉬는 날이었다. 


    그래서 모처럼 그동안 밀린 빨래도 하고 오랜만에 연희와도 놀아주며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연희는 무척 기뻐했다. 


    한참을 빨래를 하던 엄마는 연희에게 심부름을 시켰다. 
    “연희야, 저기 아래 가게에서 빨랫비누 하나만 사다줄래? 남는 돈으로는 연희 먹고 싶은 거 사 먹고.” 


    연희는 좋아라 하며 엄마가 주머니 깊숙이 꺼내준 돈을 손에 구겨 쥐고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그렇게 한참을 내려가니 구멍가게가 나왔다. 


    가게 안에는 머리를 곱슬곱슬하게 복은 주인 아주머니가 편하게 가게를 볼 수 있도록 만든 선반 같은 곳에서 벽에 모을 기대고 반쯤 누워 있었다. 


    연희가 삐그덕거리는 소리가 크게 나는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아주머니는, 


    “애고, 우리 연희 왔구나.” 


    하고 무척 반겼다. 어린 아이가 없는 이 동네에서 연희는 무척 귀여운 존재였다. 


    연희도 귀엽게 인사를 하고 먼지가 가득 쌓여 있는 선반을 둘러보다가 비누가 있는 곳을 발견하고는 푸른색의 빨랫비누를 한 집어 들었다. 


    “아줌마 이거하고요.” 


    방금 집은 빨랫비누를 계산대 위에 놓고 연희는 다시 선반을 살폈다. 


    과자가 있는 선반에서 한참 이 과자 저 과자를 집었다 놓았다 하더니 갑자기 무엇이 생각난 듯 또 한참을 생각하는 것이었다. 


    이윽고 한참만에 연희가 집어든 것은 과자가 아니라 또 하나의 빨랫비누였다. 


    “아줌마 이거 두 개 주세요.” 


    연희는 아주머니가 까만 비닐 봉투에 담아 준 두 개의 빨랫비누를 들고 또 집으로 향해 달렸다. 


    집으로 돌아온 연희는 비누를 꺼내서 이리저리 살피더니, 못생긴 비누를 엄마에게 주고 모양이 반듯한 예쁜 비누를 가지로 몰래 방으로 들어왔다. 


    다음날 엄마는 연희에게 집을 맡겨두고 다시 일을 하러 나갔다. 


    그 날 오후 늦도록 공사장에는 연희가 흙장난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그리고 집 앞에서 엄마를 기다리며 석양을 바라보는 모습도 찾을 수 없었다. 


    엄마가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때에도 연희는 여느 때처럼 문 앞에서 엄마를 반기고 있지 않았다. 


    엄마는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난 게 아닌가 하고 급히 집안을 뛰어들어갔다. 


    연희는 잠을 자고 있었다. 엄마는 연희를 흔들어 깨우려다 연희의 머리맡에서 여기저기가 깍여 나간 비누 조각을 발견했다. 


    조그만 칼로 무언가를 만들려는 듯이 여기저기를 솜씨 없이 깎아 놓은 것이 연희가 한 것이 분명했다. 


    그 비누 조각은 팔과 다리처럼 보이는 것이 있고 한 것이 아마도 인형을 만들려 했던 모양이다. 


    그것을 본 순간 엄마의 눈가에 투명하게 눈물기가 고이더니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리고는 자고 있는 연희의 이마에 붙어 있는 머리카락을 쓸어주며 소리나지 않게 흐느끼는 것이었다. 


    그 비누조각을 보았을 때 엄마는 이미 모든 것을 알 수 있었다. 연희는 비누로 자신의 친구를 만들고 있었던 것이었다. 


    너무나도 외로웠기 때문에 자기와 놀아 줄 수 있는 인형을……. 


    “연희야, 미안하구나 미안해, 엄마가 정말 미안해…….” 


    엄마는 더 이상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분명 장난감이나 인형 같은 것조차 사 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목에 무엇인가 꽉 막힌 것처럼 엄마는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또 그 어린 것이 익숙하지 못한 솜씨로 여기저기 비누를 깎는 것을 생각하니 여간 안쓰러운 것이 아니었다. 


    그 날 밤 엄마는 잠을 자지 않고 연희가 만들다 만 인형을 손수 만들었다. 


    몸도 마음도 하루 종일 밖에서 일을 하느라고 지쳐서 쓰러질 것만 같았지만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인형을 다 만드는 동안 엄마는 여전히 울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조그만 방의 귀퉁이에 조그맣게 뚫어진 창문으로 아침 햇살이 들어와 방안의 어둠을 쫓아내자 연희는 눈을 떴다. 


    방문 옆으로 밥상이 차려져 있는 것이 엄마는 이미 일찍 일터로 나간 모양이었다. 


    문득 어제 저녁 비누로 인형을 만들던 일이 생각났다. 


    만들고 싶은 모양을 이미 머리 속으로 몇 번이나 그려보았지만 정작 만들기 시작하면 생각대로 나오지 않아서 무척이나 속이 상했었다. 


    연희는 여기까지 생각하지 밥 먹는 것도 제쳐두고 다시 인형을 만들기 위해 머리맡에 둔 비누 조각을 집어 들었다. 


    비누 조각을 본 연희는 깜짝 놀랐다. 그것은 이미 비누 조각이 아니라 인형이 되어 있었던 것이었다. 


    연희는 비록 나이는 어렸지만 엄마가 만들어 준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연희는 자신이 몰래 인형을 만들려 했던 것을 들키자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기가 그렇게 만들려고 해도 만들지 못한 것이 이렇게 완성된 것이 뛸 듯이 기쁘기도 했다. 


    그날 오후 연희는 다시 공사장에 나와서 장난을 쳤다. 손으로 흙장난을 하는 연희의 앞에는 비누인형이 곱게 눕혀져 있었다.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두껍아 두껍아…….” 


    연희는 다시 두꺼비집을 지었다. 이제 연희가 짓는 모래집은 비어있는 집이 아니라 비누 인형의 집이 되었다. 


    소꿉장난을 할 때도 인형은 언제나 연희와 함께였다. 


    그 인형은 때론 연희의 아들이 되고 딸이 되고 동생이 되었다. 오직 비누 인형만이 연희의 하나뿐인 친구가 된 것이다. 


    그 날 저녁 연희는 대문 밖 자기가 늘 앉아서 엄마를 기다리는 그 자리에 인형과 쪼그리고 앉아서 노을지는 풍경을 바라보았다. 


    “저기 좀 봐. 저기 해가 지는 것 말야. 참 예쁘지?” 


    연희는 점점 그 빛이 사그러져 가는 태양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비누 인형에게 말했다. 


    그리고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해가 완전히 넘어가서 어둠이 몰려올 때까지 아무 말도 없이 그저 태양만 바라보았다. 



    며칠이 지난 후 연희는 드디어 학교에 갈 때가 되었다. 


    연희가 학교에 입학하기 전날 밤 엄마는 손에 커다란 가방을 들고 집으로 들어왔다. 


    “엄마 그게 뭐야?” 


    연희는 그 가방 속에 들어있는 것이 궁금했던지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는 가방 속에 손을 넣고 한참을 가만히 있더니 순간 잽싸게 가방 속에서 손을 뺐다. 


    “짠~ 연희 내일 학교에 가지? 그래서 엄마가 연희 학교 갈 때 입으라고 새 옷 사왔지.” 


    엄마의 손에는 하얀 레이스가 달린 작고 귀엽게 생긴 옷이 들려 있었다. 


    “우와! 이쁘다. 엄마 나 이거 지금 입어봐도 돼?” 


    연희는 새 옷을 입는 것이 무척 오랜만이었거니와 이렇게 예쁜 옷은 처음이라 무척 기뻐했다. 


    “안 돼. 때 타지 않니. 조금만 참았다가 내일 아침 학교 갈 때 입으렴.” 


    엄마가 조금 망설이더니 대답했다. 연희는 무척 서운했지만 엄마에게 떼를 쓰기도 뭐하고 해서 내일 아침까지 참기로 했다. 


    그 날 밤 연희는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여느 때 같았으면 엄마가 이부자리를 깔아주면 곧 이불 속으로 기어 들어가 금세 잠이 들었겠지만 내일이면 학교에 가게 된다는 생각과 새 옷을 입을 생각 때문에 잠이 오지 않았던 것이었다. 


    다음날 연희는 아침 일찍 일어났다. 어제 밤이 늦어서야 잠이 들었건만 어찌나 빨리 일어났던지 연희는 난생 처음으로 해 뜨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직 가로등도 꺼지지 않은 어둠에서 붉은 태양의 빛이 그 어둠을 조금씩 조금씩 파랗게 벗겨 가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연희는 아침밥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얼른 새 옷을 입어 보았다. 품이 약간 넉넉했지만 연희와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나 학교 다녀올게.” 


    연희는 비누 인형을 창틀 위에 곱게 눕히면서 이야기했다. 


    “엄마,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연희는 인사를 마치자마자 나는 듯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쉬지도 않고 계속해서 뛰었건만 숨이 가쁘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하늘을 보니 날씨가 별로 좋지 않았다. 처음 학교 가는 날인데 날씨가 맑으면 더 좋을 텐데 했지만 날씨도 연희의 들뜬 마음을 어쩌지는 못했다. 


    그러나 학교에 도착했을 때는 날씨가 더 나빠져 있었다. 


    하늘은 까만 먹구름이 잔뜩 끼어서 가려졌다. 조금 후에는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빗방울이 매우 굵어서 앞도 잘 보이지 않았다. 한참을 그 빗방울을 바라보던 연희는 갑자기 창틀 위에 올려놓은 비누 인형이 생각났다. 


    순간 연희는 불안했다. 담임 선생님이 오셔서 소개를 하고 친구들도 돌아가면서 자기 소개를 했지만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시간을 또 왜 이렇게 안 가는지 1분 1초가 10년만큼이나 길게 느껴졌다. 어서 집에 달려가 인형을 안전한 곳으로 옮겨 놓고 싶었다. 


    그렇게 다니고 싶어했던 학교가 갑갑하게만 느껴졌다. 비는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한참 후에야 학교가 끝나자 연희는 서둘러 집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우산이 없었지만 그런 것에 신경을 쓸 새가 없었다. 


    새 옷이 비에 젖어 기분 나쁘게 몸에 달라붙었다. 자꾸만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빨리 달리고 있었지만 누가 다리를 잡고 늘어지는 것처럼 매우 느리게 느껴졌다 버스 정류장을 지나고 골목길로 들어섰다. 


    계단은 여기저기가 깨져서 곳곳에 빗물이 고여 있었다. 


    그 높은 계단을 연희는 기다시피 하여 뛰어 올라갔다. 


    진흙이 새 옷에 묻어 몹시 더러워졌지만 연희는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구멍가게를 지나고 공사장이 보였다. 순간 연희의 기억에 비누 인형과 소꿉장난을 하던 일, 흙놀이를 하던 일, 함께 쪼그리고 앉아서 노을을 지켜보던 일들이 스쳐 지나갔다. 


    연희의 다리는 속도가 빨라졌다. 저 앞에 벌겋게 녹이 잔뜩 슨 대문이 보였다. 연희는 멈추지 않고 집으로 뛰어 들어갔다. 


    숨이 무척 가빠서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방문을 열려는 연희의 손이 떨렸다. 



    “드르륵” 



    연희는 방문을 열고 비에 젖은 몸 그대로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고개를 들어 비누 인형을 놓아둔 창문께를 보았다. 


    그러나 어디로 사라졌는지 비누 인형은 온 데 간 데 없고 방안 가득 비눗방울만 날리는 것이었다. 



    김두필(서울 중앙중 3학년) 




    끝부분이 짱 감동이었는데 뭔가 조금 다르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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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4/12/01 21:02:49  210.223.***.28  Emi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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