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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사람이 묻히는 곳인 무덤은 죽음이 지배하는 공간이라 그런지, 수많은 전설과 민담에서 신비한 장소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우리 고전 문학에서도 무덤에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이번 항목에서는 무덤에 관련된 전설 두 편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먼저 조선 말의 학자인 성대중(成大中 1732~1812년)이 지은 야사인 청성잡기(靑城雜記)에 실린 황제총(皇帝塚)의 내용부터 언급해 봅니다.
지금의 함경북도 회령(會寧)의 요새인 고령진(高嶺鎭)의 동쪽에 있는 산골짜기에 ‘황제총’이라 불리는 곳이 있는데 그 주변에는 다른 무덤들도 많이 있습니다. 황제총은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황제의 무덤’이란 뜻이니, 황제가 죽어서 묻혔다는 말이 됩니다. 그렇다면 황제총에 묻힌 황제란 누구일까요?
청성잡기에서는 그 무덤의 주인공이 중국 송나라(宋 960~1279년)의 황제인 휘종(徽宗 1082~1135년)과 흠종(欽宗 1100~1161년)이라고 하며, 그 주변의 무덤들은 두 황제의 신하와 애첩들이라고 기록했습니다.
어째서 중국의 황제가 머나먼 한반도의 동북쪽에 묻히게 되었을까요? 여기에는 역사적인 내력이 숨어있습니다. 고려 시절에 회령이 있는 함경북도 지역은 여진족이 세운 금나라(金 1115~1234년)의 영토였습니다. 이 금나라는 1126년 송나라의 수도인 개봉을 공격하여 함락시키고 휘종과 흠종을 포로로 붙잡아서 끌고 오는 이른바 ‘정강의 변(靖康之變)’을 일으켰습니다. 두 황제는 금나라 영토인 지금의 중국 하얼빈 지역에서 평생을 살았는데, 그들은 금나라에서 죽었습니다. 그리고 두 황제의 시체를 묻은 무덤이 바로 금나라의 영토였던 고령진 동쪽 산골짜기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두 황제가 죽은 지 약 600년 후, 조선 영조 무렵의 북병사(北兵使 장군의 직책 중 하나)인 윤광신(尹光莘 1701~1745년)이 영내를 순찰하다가 회령에 도착해서 현지의 군인 출신 지방 관리들을 모아놓고 술잔치를 벌였습니다. 잔치가 길어져서 밤이 되자, 모두들 술에 거나하게 취했는데 그 때 누군가가 “혼자 말을 달려 황제총에 가서 깃발을 꽂고 오는 자가 있으면 그를 대장으로 추대하자!”라고 외쳤습니다. 그 말을 듣고 술기운에 취한 젊고 건장한 관리 한 명이 술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말을 타고 황제총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황제총에 도착해 보니, 매우 크고 화려하게 차려진 장막 하나가 있었고 그 안에서 한창 즐거운 음악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무덤에서 누가 잔치를 벌이고 있는 건지 이상하게 여긴 관리가 큰 소리로 고함을 지르며 장막 안으로 달려가자, 음악 소리와 장막은 말끔히 사라져 버려 아무것도 없었고, 대신 구리로 만든 향로(香爐) 하나와 코뿔소 뿔로 만든 술잔 하나만이 있었습니다.
관리는 그 두 가지 물건을 가지고 돌아왔는데, 물건들에는 ‘신경제(臣京製)’라는 글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이는 휘종 황제의 총애를 받던 신하인 채경(蔡京 1047~1126년)이 만들어서 휘종에게 바친 선물이었습니다. 그 중 향로는 불을 한번 피우면 몇 달이 가도록 꺼지지 않았는데, 다리 하나가 약간 짧기에 긴 쪽을 갈아 키를 맞추자 불이 오래가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관리는 향로와 술잔을 윤광신에게 주었는데, 윤광신은 두 물건을 남에게 팔아버렸고, 그 중에서 술잔은 이윤영(李胤永)이란 사람이 가져가서 보물로 여겼다고 합니다.
청성잡기에서는 황제총의 장막과 음악이 환상으로 나타난 것은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낮선 외국 땅에서 죽은 두 황제의 원한이 오랫동안 맺혀서 일종의 정령으로 변했기 때문이라고 적었습니다.
조선 중엽의 학자인 이희(李墍 1522~1600년)가 쓴 책인 송와잡설(松窩雜說)에도 신비한 무덤 이야기가 나옵니다. 지금의 전라남도 광양(光陽)에 예전부터 쇠무덤(鐵塚)이라 부르는 곳이 있는데, 그 무덤을 파헤치면 쇠붙이는 없고 다만 글씨를 새긴 돌이 하나 나오는데 이런 내용이 적혀져 있다고 합니다.
“쇠무덤으로부터 동쪽으로 15리쯤 되는 거리에 황금총(黃金塚)이 있는데, 이것을 발견하면 엄청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자식이 아비를 업신여기고, 종이 주인을 업신여기고,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업신여기고, 중도 삿갓을 쓴다. 중이 속인(俗人)의 일을 하고 속인이 중의 일을 하며, 선비는 붓과 벼루를 버리고, 베짜는 여자는 베틀과 북을 버리고, 농부는 쟁기와 보습을 버린다.”
황금총이란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황금이 묻힌 무덤이란 뜻입니다. 아마 황금총에는 엄청난 양의 황금이 묻혀 있을 테고, 그 황금을 발견하여 가지면 사람이 사치를 부리고 게을러지며 오만함을 나타낸다고 경계하는 의미로 이희가 적은 듯합니다.
출처 | http://blog.daum.net/timur122556/13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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