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span style="font-size:9pt;">1</span></div> <div>6년 전 밀실 살인사건</div> <div><br></div> <div>지어진 지 1년도 안 된 경기 남양주시의 한 고급 아파트 단지는 철저한 보안을 자랑했다. </div> <div>외부차량은 차단기를 통과해야만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div> <div>걸어서 단지까지 들어왔다 해도 아파트 동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선 출입카드나 비밀번호 입력도 필수다. </div> <div>집 현관에는 ‘도어록’이 달려 있어 3중 보안 관문을 거쳐야 했다. </div> <div>아파트 곳곳엔 폐쇄회로(CCTV)도 꼼꼼히 설치된 상태였다. </div> <div><br></div> <div>그런데 2010년 어느 날 이 아파트 A동 14층에 누군가 다녀갔다. </div> <div>경로당을 가려던 노인이 집 안에서 살해됐다는 사실은 분명했지만 범인이 현장에 들어오고 나간 흔적은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았다.</div> <div><br></div> <div>지난 12일 찾아간 아파트 단지는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div> <div>담소를 즐기던 주민들이 ‘6년 전 그 사건’ 얘기에는 금세 표정이 어두워졌다. </div> <div><br></div> <div>“동짓날 무렵이라 확실히 기억 나. 경로당에서 같이 옹심이를 만들기로 했는데 그 할머니가 안 왔거든. 할머니 죽인 범인 잡는다고 경찰 수십 명이 며칠씩 아파트를 돌아다녔어.” </div> <div>동네 노인 중 왕할머니로 불리는 한 노인이 아직도 범인을 못 잡은 거냐며 기억을 더듬었다. </div> <div><br></div> <div>그 사건 이후 아파트에는 ‘범인은 지하실에 몰래 숨어서 사는 사람’ 등 괴담도 돌았단다. </div> <div>6년 전 그 집에 누가 다녀간 걸까? </div> <div>그림자도 안 남긴 밀실 살인사건의 범인은 어디로 사라졌을까?</div> <div><br></div> <div><br></div> <div>2</div> <div> <div>범인 침입 흔적도, 사라진 물건도 없는 범죄 현장</div> <div><br></div> <div>"경로당 가야 되니 끊자." </div> <div><br></div> <div>2010년 11월 17일 오전 8시쯤 이덕순(69세ㆍ가명) 할머니는 서울에 사는 지인과 주식 투자, 근황 등 사는 얘기를 나눈 뒤 18분 만에 전화를 끊었다. </div> <div>하지만 외출복을 차려 입고 나갈 준비를 마쳤던 이씨는 끝내 현관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div> <div><br></div> <div>이날 아침 7시도 되기 전에 골프를 치러 집을 나섰다 </div> <div>밤 11시가 넘어 집에 돌아온 남편 박인철(73세ㆍ가명)씨는 안방 침대에서 흉기에 얼굴과 목을 10차례나 찔린 처참한 부인의 모습을 마주해야 했다. </div> <div>결정적인 사인은 목 경동맥에 입은 상처.</div> <div>날카로운 흉기를 든 범인과 사투를 벌였던 피해자의 양손에는 방어흔이 11군데나 남아있었다. </div> <div>부검 결과 사망 추정 시간은 이날 오전으로 분석됐다. </div> <div>오전 8시 지인과의 통화 이후부터 낮 사이였다.</div> <div><br></div> <div>늦은 밤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범인이 사용한 흉기를 피해자의 집에서 사용하던 부엌칼로 확인했다. </div> <div>집 안에 범인이 남긴 발자국은 이 집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슬리퍼 자국이었다. </div> <div>슬리퍼는 발바닥에 혈흔이 묻은 채 원래 있던 화장실에 놓여 있었다. </div> <div>범인은 화장실 슬리퍼를 신고 안방에서 범행 후 다시 화장실에 들어가 피해자의 피가 묻은 자신의 손 등을 씻고 슬리퍼를 벗어둔 것으로 추정됐다. </div> <div><br></div> <div>조사 결과 노부부는 십수억대 재산으로 부유했지만, 누구에게 원한을 산 일이 없었다. </div> <div>돈을 목적으로 한 범죄로 보이지도 않았다. </div> <div>범인이 작은방 장롱을 뒤진 흔적이 있었지만 사라진 물건은 없었다. </div> <div>오히려 고가의 명품시계가 침대 위에 고스란히 남겨져 있어 강도 사건을 연출한 것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div> <div>성범죄도 아니었다. </div> <div>현관과 창문도 강제 침입 흔적이 없었다.</div> <div>피해자가 직접 문을 열어줬을 가능성이 커 경찰은 일단 면식범의 소행으로 추정했다.</div> <div><br></div> <div>범인은 독 안에 든 쥐나 다름 없었다. </div> <div>입주가 시작된 지 10개월 정도밖에 안 된 아파트여서 CCTV도 최신형이었던 만큼, </div> <div>영상 자료 등으로 아파트를 드나든 사람들을 일일이 대조해보면 시간은 걸리더라도 용의자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경찰은 봤다. </div> <div>범인이 빠져나갈 구멍은 없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3</div> <div>'독 안에 든 쥐' 였던 범인 행방은 오리무중</div> <div><br></div> <div>경찰의 기대와 달리 사건 해결의 실마리는 좀체 나오지 않았다. </div> <div>'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는 수사관들의 탄식이 쏟아졌다. </div> <div><br></div> <div>집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현관 도어록에 출입카드를 대거나 비밀번호를 직접 눌러야 한다. </div> <div>그게 아니라면 안에서 문을 열어줘야 한다. </div> <div>피해자의 집에는 최신 보안장치인 '월패드'가 달려 있어 손님이 초인종을 누를 경우에는 바깥 카메라에 상대방의 모습이 자동으로 찍혔다. </div> <div>하지만 사건 당일 초인종을 누른 사람은 없었다. </div> <div>카드나 비밀번호를 사용할 때 자동으로 저장되는 로그 기록이나 삭제 흔적이 남아있지 않았다. </div> <div>혹시 집안에 미리 들어와 있던 범인의 소행은 아닐까 사건 일주일 전 CCTV까지 뒤졌지만 의심할 만한 내용은 없었다. </div> <div>사건을 맡은 경기북부경찰청 장기중요미제사건전담수사팀 관계자는</div> <div><br></div> <div>"사건 당일 현관 카메라 사각지대에서 노크를 한 뒤 피해자가 문을 열 때까지 기다렸다 집으로 들어갔다는 추측밖에 할 수 없는 상황"</div> <div><br></div> <div>이라고 설명했다.</div> <div><br></div> <div>의아한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div> <div>아파트 A동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 역시 입주민은 출입카드나 비밀번호를 이용해야 하고, </div> <div>외부인은 출입하려는 호수에 직접 연락해 안에서 문을 열어줘야 하지만 피해자의 집 호수를 누른 외부인은 없었다. </div> <div>아파트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같은 동 주민이거나 다른 집을 방문하는 것처럼 속였다고 가정도 해봤다. </div> <div>그러나 사건 당일 오전 5시부터 자정까지 A동 출입구, 엘리베이터 내부, </div> <div>1층 엘리베이터 앞 CCTV 등에 찍힌 188명의 당일 행적을 이 잡듯이 뒤졌어도 범인의 흔적은 찾지 못했다. </div> <div>계단을 이용했더라도 1층 엘리베이터 앞 CCTV에는 모습이 찍힐 수밖에 없는 구조였는데 역시 특이점은 찾아볼 수 없었다.</div> <div><br></div> <div>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경기 남양주경찰서의 한 형사는 </div> <div><br></div> <div>"수사할 수 있는 건 정말 다 뒤졌는데도 흔적이 없으니 상상의 나래도 펼쳤다. </div> <div><span style="font-size:9pt;">범인이 아직 입주가 안 된 빈 집 창문으로 침입해 계단을 이용했거나, 15층 아파트 옥상에서부터 내려왔다는 가정도 해봤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고 회상했다. </span></div> <div>물론 이러한 침입 방식도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났다. </div> <div>실제로 A동 미입주 세대가 있던 2, 3층 집에는 사건 당일 출입한 사람이 없었다. </div> <div>옥상에서 14층으로 내려간 흔적도 나오지 않았고, 1~15층 계단 전체에서 실시한 혈액반응에서도 특별한 것은 발견되지 않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4</div> <div>하늘로 사라진 범인 꼭 잡겠다</div> <div><br></div> <div>현장에 특이점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div> <div>피해자 손톱 등에서 범인의 유전자정보(DNA)는 검출되지 않았지만, 집안에 있던 물컵 등 식기에서 6명 것으로 보이는 DNA 일부가 발견됐다. </div> <div>신발장 거울에서는 지문도 나왔다. </div> <div>그러나 지문은 1년여 전 이사할 때 일했던 이삿짐센터 직원 것으로 확인됐고, 6명의 DNA 정보 대조 결과 용의자는 없었다.</div> <div><br></div> <div>경찰은 CCTV 영상을 대조해도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하자 A동 주민 모두의 행적을 확인했고, </div> <div>사건 당일 단지 출입차량 운전자 모두를 살펴봤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하지만 5년여에 걸친 수사에도 범인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자 결국 이 사건은 올해 1월 미제로 종결됐다. </span></div> <div>경기경찰청 제2청이 지난 3월 경기북부경찰청으로 개청하면서 장기미제수사팀이 사건을 다시 수사하기로 했다. </div> <div>이민희 장기미제수사팀장은 다시 원점이라며 </div> <div>면식범, 모르는 사람, 청부살인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해 꼭 범인을 잡을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div></div> <div><br></div> <div><br></div> <div>5</div> <div>요약 </div> <div>2010년 남양주 어느 한 아파트에서 살인사건 일어남.(방어흔 존재)</div> <div>출입기록, cctv, DNA 조사 결과 용의자라고 불리울 만한 사람 없음. </div> <div>A동 주민 전체와 cctv에 나온 188명 모두 당일 행적 조사.</div> <div>가족들은 다 확실한 알리바이가 있음.</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