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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뭐에 홀렸었다.
앞에 수연이가 있든, 없든 간에 난 그 때의 감정에 솔직했고
나의 속마음을 여과 없이 본능적으로 방출했다.
“멋있어..............”
그렇게 난 내 마음을 표출했고
무슨 타이밍인지 교수님이 들어와서 난 내 자리로 돌아갔다.
마지막으로 본 수연이의 표정은 약간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물론 언제까지나 나의 시선이었다.
그 때 수연이의 마음이 어땠는지, 그 이후 생각을 정리한 수연이의 생각은 어땠는지, 자기 전에 한 번 떠올라서 뿌듯 혹은 당혹스러웠는지, 아니면 몇 분 만에 잊고 자신의 임무에 충실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오직 수연이 본인만 안다.
그 때 내가 수연이를 이성적으로 좋아하고 있었냐고?
이렇게 물으면 대답은 NO였다.
수연이를 정말 좋아했다면
난 수연이에게 정말 소극적으로 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난 수연이에게 적극적으로 대했고, 옆에 있어도 긴장되지도 않았다.
나는 수연이의 성격이나 외모가 아닌,
감히 흉내 내기도 힘든 능력을 동경했기 때문이니까.
그리고 내 이상형은 ‘착하고 올바른’ 여성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수연이는 내 이상형과 거리가 멀어도 정말 멀었다.
모두가 수연이 성격은 더럽다고 인정하고 있고
일부 여자애들은 ‘악마, 아쿠마’ 라고 불렀다.
그리고 올바른 사람?
무개념은 아니지만 올바른 사람도 아니었다.
수연이는 상황에 따른 자신의 강점을 잘 파악하고 있었고
그 강점을 바탕으로 최선의 방법으로 최고의 목표를 달성하는, 그러면서도 주어진 규칙을 아슬아슬하게 벗어나지 않는,
그런 무서운 아이였다.
이게 왜 올바르지 않냐구?
한 마디로 아슬아슬한 선에서 페어플레이를 하지 않는 게 수연이었다.
‘비겁해!’ 라고 할 수는 없는 행동이지만 은연중에 기분이 나쁜,
‘수연이가 잘못했네!’ 라고 단정 짓기 힘들지만, 뭔가 ‘당했다!’ 하는 생각이 약간 들 정도,
그래서 아무도 수연이를 비난할 수 없는, 그런 아슬아슬한 선을 정말 소름 돋게 잘 지키는 무서운 친구였다.
그리고 난 개인적으로 그런 행동들을 혐오한다, 어쩌면 이 때 만큼은 다른 애들의 심정을 알 것 같기도 했고, 내가 처음으로 수연이에게 실망한 순간이기도 했다.
하지만, 수연이는 무개념은 아니었고
말이 통하지 않는 쓰레기도 아니었다.
수연이는 완벽히 이성적인 아이었고
사회적 합의를 준수했으며
본성은 어떨지 몰라도 적어도 ‘사회적인’ 도덕성은 갖추었다.
예를 들면 가장 놀란게
순찰을 도는 경비아저씨에게, 모두가 무관심 했지만, 오직 수연이만이 인사를 했다.
수연이 주변에 아무도 없어서 나 밖에 몰랐고
심지어 나 조차도 목소리는 못 듣고 공손하게 꾸벅이는 실루엣만 보았다.
즉, 어떠한 노림수를 가지고 한 행동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적어도 그 순간의 수연이는 진실되었다.
복잡한 인간.
알 수 없는 인간.
착한건지 나쁜건지
싸가지 없지만 그릇된 아이는 아닌건지
아무도 모른다.
왠지, 모르는게 없는 수연이 본인도 본인을 잘 모를 것 같다.
예측 불가능한 수연이.
하지만 왠지 모르게
그런 수연이를 나는 더 알고 싶었다.
이성적으로 좋아하는 게 아닌데도, 알고 싶었다.
그 홀린 듯 한날 이후에도 수연이는 변함없었다.
날 평소처럼 대했고, 나와의 관계에서도 불연속점이 없었다.
한 마디로 일관적이었다. 수연이답게.
변한 것이 있다면, 오히려 발화자인 나였다. 청자는 무섭도록 그대로로 보였지만...
그 이후부터 수연이 변호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조별실습에서 수연이의 활약상을 재료로
조별실습 얘기가 나올 때 주변에 수연이네 조 아이가 있으면
난 꼭 은근슬쩍 수연이 얘기를 떠봤다, 그들이 쓰는 언어에 맞춰서...
“야 요즘 안씨 어때? 또 구박해?”
“지랄지랄 하는건 여전하죠~”
“실습시험 튜터로썬 어때?” (실습시험전 조원들이 아는 것을 서로 공유하는 시간이 있다.)
“지랄 맞긴 해도 실습시험은 개꿀~”
이런 상황을 노렸다.
대놓고는 못하지만 은근슬쩍 수연이를 다시 보게하는 상황을 만들었고
수연이를 재평가 받게 하고 싶었다.
왜냐구?
옛날에는 그러거니 말거니 신경도 안 썼지만,
이젠 친구들이 수연이를 욕하는게 기분 나쁘기 시작했다.
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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