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같이갈 여자친구가 있어서 즐겨찾는게 아니고(...)
직종 특성상 짧게는 5, 6개월, 길게는 2년씩 강원도에서 경상도까지 파견지가 바뀌다 보니까
제 집을 장만할 엄두가 안 나고 있습니다. 사실 돈이 없어요
거기에 결정적으로 파견지마다 회사에서 전세나 원룸을 잡아줍니다. 일해라 핫산
덕분에 아직까지 부모님 집에 얹혀 살고 있는데 아무래도 가끔씩은 혼자 조용한 곳에서 맘편히 느긋하게 있고 싶을때가 많죠.
일단 집에 있으면 이것저것 집안일 하고 생활비 및 용돈 드리는 것 까지는 당연히 하지만
부모님이 TV를 너무 좋아하시는데다 좀 크게 트셔서리 소음에 민감한 저로서는 정신 사나워 편히 있기가 힘들더군요.
그래서 이번처럼 긴 연휴일때는 미리 호텔을 예약하고 혼자 가서 저만의 시간을 만끽하고 옵니다.
즉 여행가서 숙박하기 위해 호텔에 가는게 아니라 호텔 자체가 여행 목적인거죠.
정확히는 들고간 노트북으로 주구장창 게임하거나 영화 보면서 맥주 꿀럭꿀럭 담배 습후습후
물론 처음에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모텔을 애용했습니다.
1. 일단 저렴하다.
2. 인터넷이 빠르고 PC가 비치되어 있다.
3. 물침대, 월풀 욕조등 구비된 시설이 많다. 말로만 듣던 러브체어도 봤다 조식, 스낵 무료 제공인 곳도 있음.
하지만 장점만큼 단점도 많습니다.
1. 아무래도 위생상태, 객실 방음 등이 호텔보다는 못하다. (참고로 여기서 호텔이라 함은 특급 호텔입니다)
2. 체크인은 늦은 밤, 체크 아웃은 아침 일찍이다. (심한곳은 체크인 21시, 체크아웃 08시인 곳도 있었음)
3. 평일 요금보다 주말 요금이 15~25%가량 비싸며 대실만 하고 숙박을 하지 않는곳도 꽤나 있다.
그러다가 한 번 외출한 사이 제 방에 대실 손님 받은걸 알고 대판 싸운후 환불받고
친구의 추천으로 홧김에 근처에 있는 특1급 호텔에 묵었습니다.
물론 모텔에 비하면 상당히 비싸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꽤나 마음에 들더군요. 일단
1. 모텔보다 위생상태, 객실 방음 등이 좋다. 친절한 종업원들과 세심한 서비스는 기본.
2. 체크인, 체크아웃 시간이 꽤나 여유있다. 모텔에 비해 +5~7시간 정도?
3. 평일 요금보다 주말 요금이 더 저렴하며 (사실 이건 제가 가본 호텔이 한 손에 꼽을 정도라 다 그런지는 모르겠네요)
멤버십 할인, 패키지 상품 등으로 더 싸게 이용할 수있다.
단점으로는
1. 비싸다. 정말 미친듯이 비싸다. 객실은 물론이고 레스토랑, 바, 스파 등등 모두 다. 거기에 부가세까지!
위에 말한 장점들을 한 방에 싸그리 쌈 싸먹게 만드는 매직!
참고로 제가 가본 특1급 호텔중 가장 저렴한 곳 가격이 1박당 14만원이었음. 부가세까지 하면 16만원.
2. 구비시설은 그렇다쳐도(그래도 욕조가 없는건 좀...) 객실 방음이나 각종 서비스가
훨씬 더 저렴한 최고급 모텔보다 오히려 못한 경우도 은근히 많다.
리모델링 안한 낡은 호텔인 경우 높은 확률로 걸리는 좁아터진 객실은 덤.
3. 모 국가의 단체 관광객들이 몰려들면 레스토랑, 피트니스 등등이 시장바닥화 된다.
(직접 겪은 사례인데 라운지에서 왁자지껄한 마작 플레이...... 그것도 돈 걸고.......)
사실 가성비를 생각하면 최고급 모텔 가는게 맞죠.
하지만 굳이 비싼 호텔을 가는 이유에는 뭐랄까 좀 대접 받는다는 느낌도 들고
어느정도 멤버십 포인트가 쌓이면 여러 혜택도 있고 모텔에 비해 느낌상 왠지 더 차분하고 고급스러운거 같고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환상속의 생물 여친느님이 생긴다면 가끔씩 허세도 부릴수 있고 미리 사전조사 겸 (...)
그런데 내 님은 어디에......
이번 연휴 3박도 내내 나홀로......
......다 나가주세요 혼자 있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