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안녕하세요. </div> <div>주말에 뒹굴뒹굴 하는 재미가 쏠쏠하네요. 주말만되면 이렇게 게을러지는지..</div> <div>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ㅎㅎㅎ 나중에 좋은 집을 하나 장만해서, 일본에 나오는 그...테이블에</div> <div>이불깔고 난로 처럼 따뜻한 그거사서..뒹굴뒹굴 귤까먹으면서 지내고 싶네요. ㅎㅎㅎ</div> <div> </div> <div>바로 뒷 이야기 가보겠습니다.</div> <div>-----------------------------------------------------------------------------------</div> <div>장비를 열심히 세팅하고, 과장님이 주신 프로그램을 설비에 설치했음.</div> <div>안에 소스를 열어봤더니, 총 7종류의 모델에 대한 검사 알고리즘이 만들어 져있었음.</div> <div>그리고, 그중에 한 종류는....어라? 어디서 많이 보던 알고리즘이다? 이 아마추어의 느낌...내꺼네? ㅋㅋㅋㅋ</div> <div> </div> <div>그랬음. 과장님은 자신이 만든 알고리즘중에 하나를 빼고, 덕지덕지 본인이 만든 알고리즘을 넣어주신거임.</div> <div>그때 기분이란...뭔가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 더 열심히 하자는 용기, 상사에 대한 고마움을 느꼈음.</div> <div>나도 누군가의 상사가 된다면, 반드시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음.</div> <div> </div> <div>나: "과장님 소스에 제 알고리즘이 있더군요..."</div> <div> </div> <div>과장: "ㅎㅎㅎ 네. 앞으로 저 설비가 현장에 돌면서 문제가 생길때마다 대응해야 할텐데, ㅇㅇ씨도 그 과정에서</div> <div> 수정해야 될 부분이 생길지도 몰라요. ㅎㅎ 그때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좋은 경험을 하겠지요.^^</div> <div> 잘 해봐요. 내가 도와줄께요."</div> <div> </div> <div>어쨌든 약속 날짜까지 설비가 셋업되면, 드디어 고객사가 검사(검수)를 하러 옴.</div> <div>상당히 중요한 날이 아닐 수 없음. 근데, 그 검수날, 본인과, 과장님은 잠시 외부로 AS를 하러 따라가게 되었음.</div> <div>여기서 본인은 판단 착오를 하게 되었음.</div> <div> </div> <div>실제 본인에겐 선택권이 있었음. 남아서 검수를 할것인가? 과장님을 따라가서 업무를 배울 것인가?</div> <div>검수란건 회사의 프로젝트 결과에 대한, 공익 이었고, 업무를 배우는건 순전히 개인 욕심이었음. </div> <div> </div> <div>본인은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개인 욕심을 선택하게 된거임.</div> <div>그래...테스트는 충분히 했으니, 검수는 걍 옆에 서서 구경만 하면 되겠지. 그럼 팀원중에 누구든 할 수 있는 일이다.</div> <div>안일하게 생각했음.</div> <div> </div> <div>그리고 과장님과 외부업체 현장에 갔음. 프로그램을 수정하시는걸 지켜보며, 옆에서 간단한 심부름 하면서..</div> <div>현장 분위기는 되게 자유로웠고, 과장님도 금방 고객이 원하는 대로 프로그램을 수정하셨음.</div> <div> </div> <div>과장: "우리 잠깐 쉬어요. ㅎㅎ ㅇㅇ씨 나랑 커피나 한잔해요. 담배도 펴야잖아? ㅎㅎ"</div> <div> </div> <div>이런게 좋았음. 비흡연자인 과장님이지만, 흡연자인 본인 옆에서 함께 있어주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눠주는거..</div> <div>밖에 나가서 이제 슬슬 여름이 다가오기 직전의 따뜻한 햇살을 느끼며, 쉬고있는데 전화가 한통 걸려옴.</div> <div>"부사장"</div> <div> </div> <div>나: "여보세요?"</div> <div> </div> <div>부사장: "ㅇㅇ씨. 난데. 지금 검수중이거든? 알고리즘에 문제가 좀 있어. 어떻게 일처리를 하는거야?"</div> <div> </div> <div>나: "네? 알고리즘 문제라니요?"</div> <div> </div> <div>부사장: "어. 그래서 문제는 좀 찾아냈나?"</div> <div> </div> <div>(느낌이 쎄....했음. 단 두마디 대화를 했지만, 나랑 대화하는 느낌이 아니었음...ㅡㅡ; 바로 스마트폰 녹음버튼을 클릭..)</div> <div> </div> <div>나: "아뇨. 지금 알고리즘 문제를 제기한게 누구에요? 거기 프로그래머 있어요?"</div> <div> </div> <div>부사장: "어. 빨리 수정해! 그리고, 고객사에서 몇가지 모델을 더 추가한다네?</div> <div> </div> <div>나: "지금 무슨 말씀하시는 거에요?"</div> <div> </div> <div>부사장: "그래. 내가 저번에 말한대로 짜둔 프로그램 있잖아. 그거 쓰면 되지."</div> <div> </div> <div>나: "저기요!!!!!! 지금 뭐하는 거에요!!!!!"</div> <div> </div> <div>부사장: "어. 일주일 안으로 결과보고 할 수 있도록. 수고."</div> <div> </div> <div>(뚝.)</div> <div> </div> <div>혈압이....혈압이....그런 혈압을 느낀적도 없었음. 뒷목이 뻐근한게...머리가 욱신욱신 아파왔음. 이 인간이 또 뭔가 일을 벌이는 느낌.</div> <div>생각보다 간단한 방식이라...쉽게 쉽게 넘어갈 수 있는 프로젝트를.... 너무 안일했음. </div> <div>그때 뼈저리게 후회를 했음. 그래, 과장님말고, 팀원들이 어떤 인간들인지 나는 이미 파악하고 있었음.</div> <div>그걸 알면서도 선택의 순간에, 나는 프로그램을 배운다는 개인 욕심으로 여길 따라왔음..</div> <div> </div> <div>억울하기도 했음. 도대체 나보다 월급을 80-100만원 이상 더 받는 사람들은 왜 이모양 이꼴인지.. 내가 일을 잘 배우고 싶다는 바램이</div> <div>선택해서는 안되는 욕심인지...;;;</div> <div> </div> <div>옆에 과장님이 분노로 푸들푸들 떨고있는 본인에게 어색하게 다가와서 어깨를 토닥토닥 해주셨음.</div> <div> </div> <div>나: "과장님 어떡하지요? 부사장이 또 미친 짓꺼리를 하는 모양인데요?"</div> <div> </div> <div>과장: "ㅇㅇ씨 걱정마요. 사원한테 뭐라고 할 사람 없어요. 아마 과장인 내가 힘들게 되겠지요. ㅇㅇ씨는 너무 책임감이 강해요.</div> <div> 사원한테 누가 책임감 강요하지 않아요. 너무 잘하려고 하지말아요."</div> <div> </div> <div>나: "그래두요! ㅠㅠ 이건 말만 조금 잘하면, 프리패스인 일인데, 그걸 못해서 과장님이나 제가 고생해야 된다는게 억울해요."</div> <div> </div> <div>과장님 차를타고 돌아가는 길에, 녹음해둔 부사장의 엽기적인 통화내용을 과장님 차량 스피커로 빵빵하게 들려드렸음.</div> <div>운전 하던 과장님 차량이 한순간 삐끗...! ㅋㅋㅋㅋㅋㅋㅋㅋ </div> <div> </div> <div>과장님: "ㅇㅇ씨. 대단해요. 이걸 그 순간에 녹음할 생각을 하다니."</div> <div> </div> <div>나: "살면서 배운거라곤 순발력 밖에 없지요..ㅎㅎ 어디 누가 죽나 한번 보자구요."</div> <div> </div> <div>과장님: "살살...살살...해요."</div> <div> </div> <div>그날은 시간이 늦어서 퇴근하기로 결정했음. 나는 못내 뭔가 불안하여, 집앞에서 다시 택시를 잡아타고 회사로 들어갔음.</div> <div>현장 복을 입고, 현장으로 들어갔음. 고객사는 다 돌아갔고, 제조팀 직원들은 일단 설비검사가 통과된듯, 일찍 퇴근한 상태.</div> <div>제조팀이 유일하게 일찍, 아니..정시에 퇴근하는 날이기도 했음. </div> <div> </div> <div>(좀더 현장에 함께하며, 이 사람들이 날카롭고 항상 짜증나 있는 이유가 이렇게 일이 힘들어서, 중국 뿐아니라 한국에서도 이리 힘드니까.</div> <div> 그런게 아닐까 납득이 가긴했음. 마음이 조금 아팠음. 그래도 그렇다고 해도, 나한테 개 똥같이 구니까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들었음.</div> <div> 어느 순간부터 이 사람들이랑 부딛히면, 마음 한켠이 너무너무 안타까웠음. 첫 단추를 잘 못 끼운 사이...)</div> <div> </div> <div>텅빈 현장. 그곳에 표표히 홀로서서 설비를 바라보고있는 덩치한명이 있었음. 나와 알흠다운 추억을 만든 PM과장.</div> <div>본인도 조용히 그 과묵한 어저씨, 아니 본인이 개니까, 그 아저씨는 원숭이... 원숭이 옆에 섰음.</div> <div> </div> <div>PM: "(특유의 백치미가 풍기는 반쯤 풀린눈으로 설비를 응시하며)................"</div> <div> </div> <div>나: "검수 끝났어요?"</div> <div> </div> <div>PM: "어."</div> <div> </div> <div>나: "제조팀은 문제 없던가요?"</div> <div> </div> <div>PM: "어."</div> <div> </div> <div>나: "우리팀은 어떻게 됬나요?"</div> <div> </div> <div>PM: ".....내 하나만 물어보자."</div> <div> </div> <div>나: "물어보세요."</div> <div> </div> <div>PM: "검사에 문제가 있다던데. 내가 볼때는 고객사 놈들이 기능 더 추가할라고, 계약서에 없는 조건 추가 시킬라고 어거지 쓰는걸로 보이는데.</div> <div> 너거 팀장. 그 부사장. 프로그램 할줄 아는 사람이가?"</div> <div> </div> <div>나: "아니요. 그분은 프로그램 모르세요."</div> <div> </div> <div>PM: ".........."</div> <div> </div> <div>나: "(검수 현장이 어땠을지 머릿속에 훤히 그려졌음)..............."</div> <div> </div> <div>PM: "...내생각에 많이 골치아파 질거 같은데....니놈 성질 머리를 아니까. 크게 걱정은 안한다."</div> <div> </div> <div>나: "...........생각좀 해 보지요......오늘 수고하셨습니다."</div> <div> </div> <div>PM: "그래. 수고해라."</div> <div> </div> <div>뭘까. 그 쓰레기 PM이지만, 이 사람 철이 들었나? ㅎㅎㅎ 제법 분위기를 파악하고 있었음. 아니 제법 든든했음.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모습도..</div> <div>한 가지 느꼈음. 아마, 서로 다른 부서가 아니라, 같은 부서 상사로 만났다면 지금처럼 든든했지 않을까.</div> <div>아니..PM이 내 성질을 알고 예의를 지키니까. 사람이 이리도 멋져 보였음.</div> <div> </div> <div>누군가에게 멋져 보일 수 있는, 어떤 카리스마의 느낌이 뭔지 조금 알거같았음. 한 가질 깨달은 날...</div> <div> </div> <div>어쨌든 설비를 구석구석 살펴보며, 혹시 뭐 달라진게 있나 살펴보고, 부사장을 어떻게 대면할지 고민하며 집으로 돌아갔음.</div> <div>--------------------------------------------------------------------</div> <div>다음날. 오전. 사무실에 대리들은 있는데, 부사장이 없었음. 대리들을 불러모았음.</div> <div> </div> <div>나: "어제 검수 어떻게 됬어요?"</div> <div> </div> <div>대리들: "어..그거 부사장님이 가셔서.."</div> <div> </div> <div>나: "형님들. 그래요. 설비를 비교적 잘 아는 제가 가야되는 일인데. 제가 못가서 형님들께 죄송하게 생각합니다."</div> <div> </div> <div>대리들: "아니...니가 왜 죄송해.."</div> <div> </div> <div>나: "죄송하지만, 한 가지는 짚고 넘어갈께요. 그래서 또한번 죄송합니다."</div> <div> </div> <div>대리들: "(꿀꺽..)..."</div> <div> </div> <div>나: "형님들이 아무리 다른 부서에서 오신 사정이 있다지만, 언제까지 그걸 이유로 업무를 외면하실 겁니까? 일 안배우실 꺼에요?"</div> <div> </div> <div>대리들: "......"</div> <div> </div> <div>나: "그렇게 자기 전공을 특정지어서 한가지만 하시려거든, 왜 인사팀에, 아니 회사에 그 의견을 피력안하십니까? 나 저 일 안시켜주면.</div> <div> 회사 나가겠다. 왜 그렇게 못합니까?"</div> <div> </div> <div>대리들: ".....야....그건 너나 되니까 할수...."</div> <div> </div> <div>나: "제가 무슨 금수저에요? 회장 손잡니까? 우리 부모님이 무슨 건물주라서 한달에 천만원씩 땡겨지는 집입니까? 나 이 회사 짤리면,</div> <div> 경력도 1년 남짓해요. 다른 회사에 이력서 쓰면 뭐라겠어요? 이놈 이거 전 회사에서 뭔가 구린게 있어서 1년만에 회사나왔다고 </div> <div> 생각할거 아닙니까? 난 회사 취직안되면, 노가다 판에서 흙파먹고 살겁니다."</div> <div> </div> <div>대리들: "....미안...."</div> <div> </div> <div>나: "나는 공사판에 가도, 십장, 백장 올라가서 노가다왕이 될거같아서. 흥분되는데...암튼. 자신감을 좀 가지시고, 늘 하던거만 하려고 하지마시고</div> <div> 이제부터라도, 부서에 맞게 움직여 주세요. 부사장 100명보단 형님들 3명이 나으니까."</div> <div> </div> <div>대리들: "응. 알겠어.."</div> <div> </div> <div>여기서 한 가지 선을 그엇음. 여기서 당신들이 내 적이될지, 따라오는 아군이 될지. 아마 적이 될 확률이 높은 몇명이 보였음.</div> <div>없느니만 못한 인원들이 팀을 채우고 있으니, 팀원이 더 보충이 안되는거 같았음. 그럴바엔 없는게 나았음.</div> <div> </div> <div>그리고 오후가 되자, 부사장이 사무실에 들왔음. 능청스레 커피를 한잔 마시며. </div> <div>다시 핸드폰 녹음 버튼을 누르고 다가갔음.</div> <div> </div> <div>나: "부사장님. 어제 전화통화 뭡니까?"</div> <div> </div> <div>부사장: "응? 무슨 전화?"</div> <div> </div> <div>나: "....어제 검수때 전화 하셨잖아요?"</div> <div> </div> <div>부사장: "아 그거? 별거 아니야~"</div> <div> </div> <div>나: "제 생각에는 상당히 중요한 내용인걸로 느껴지던데요? 고객사한테 무슨 요청 받았습니까?"</div> <div> </div> <div>부사장: "어허..아니라니까. 별거아니야. 간단한거라서 내가 처리 가능해."</div> <div> </div> <div>나: "(혹시 녹음 목소리가 작을까봐 좀더 크고 똑똑하게 말했음) 다시 확인 드립니다. 정말로 별.거.아.닙.니.까?"</div> <div> </div> <div>부사장: "어! 별!거!아!니!다!"</div> <div> </div> <div>나: "네. 어제 검수 처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div> <div> </div> <div>부사장과 얘기하고 돌아서는데,,,슬쩍 웃음이 났음. 이젠 이 프로젝트 결과는 과장님과 내 책임을 벗어난 문제.</div> <div>이번에야 말로, 부사장을 끝장내겠다고 독하게 마음 먹었음.</div> <div>---------------------------------------------------------------------------------------------</div> <div>잠시 휴식좀....짜장면이 와서...</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