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솔로라면 당연 음슴체라 배워서 다짜고짜 음슴체씀.</p> <p>때는 바야흐로 10년도 더 지난 2003년 겨울~.</p> <p>당시 나는 강원도 모 스키장에서 알바를 하고 있었음.</p> <p>돈없는 학생이었던 나는 보드를 타고 싶으면 보드장에서 일하면 되지~란 단순한 생각으로</p> <p>스키장 알바를 하였고, 첫 시즌 제대로된 보드복, 장비도 없이</p> <p>일주일에 하루인 휴일에 지급되는 렌탈권과 리프트권으로 열심히 보드를 탔음(탔을뿐이지 배우지는 않았음)</p> <p>열정만으로 흐르는 코를 나이롱재질 오리털파카 소매로 닦아대며 열심히 배웠고.</p> <p>그 다음해에 여름시즌 알바로 들어가서 돈을모아</p> <p>드디어 나의 장비를 마련함.</p> <p>그리곤 드디어 그리도 부럽던 나만의 장비와 시즌권을 가지고 다시 겨울알바로 입성~.</p> <p>매일매일 행복한 수련?을 하고 있었음.</p> <p>당시 시설지원팀에서 세시즌정도 근무하다보니 사무실 직원 및 온갖 부서 직원들과 다 잘 알고 지냈음.</p> <p>시설 특성상 단지 여기저기돌아다니며 고장난거 고쳐주고 그랬음.</p> <p>지하 사무실에 직원들 스키보관하는데 내 장비도 같이 보관해두고 편하게 보딩을 했는데...</p> <p>사건이 발생함.</p> <p> 계열사낙하산으로 오신 시설팀장이 있었는데 평소 또라이라는 평이 좀 있었음.</p> <p>뭐 알바입장에서 언뜻봐도 갑질포스 풍기면서 직원들 막대하는게 보일정도였으니까...</p> <p>그 팀장이 어느날 밤에 사무실 스키보관하는데 있던 스키들을 죄다 바닥으로 내던지면서</p> <p>지 스키부츠를 찾는다고 생난리를 피우고감.</p> <p>나의 소중한 장비도 그 사이에 끼어있었고 장비에도 내마음에도 스크래치가 깊게 새겨지게 되었음.</p> <p>열받아서 사무실에 앉아있다가 같이일하는 직원들에게 미리 양해를 구함.</p> <p>나 홈피에 글올릴거다. </p> <p>그리곤 게시판에 투고시작.</p> <p>내용은</p> <p>나 알반데. 어젯밤 팀장이 와서 스키장비 죄다 던지고감.</p> <p>거기에 내가 두 시즌을 알바해서 모은돈으로 산 내 장비 섞여있었음.</p> <p>실명으로 탕탕탕 저격날리고</p> <p>나의 장비는 당시 145만원의 어마무시한 의미없는 소비자가의 고가 장비니</p> <p>50만원을 배상해달란 내용이었음.</p> <p>순식간에 조회수 폭증하고 팀장에 대한 악플, 리조트에 대한 악플들이 우르르~~~.</p> <p>온라인이 무섭구나를 그 때 처음 느꼈음.</p> <p>고객들의 리플은 크게 몇 가지가 있었는데</p> <p>스키장에서 일하는 직원이 스키를 함부로 던지다니...라는 스키인으로써의 분노가 있었고.</p> <p>갑질팀장이 그따구로하니 서비스가 개판이지...라는 광역어그로</p> <p>알바들 고혈빨아 지들 배불리는거 모르냐는? 딱봐도 나랑 비슷한 처지들의 응원?</p> <p><br></p> <p>함께 일하던 선량한 형님들에게 해가 될까 과장형의 한마디에 살포시 글을 내렸음</p> <p>"조회수 천 넘었으니 이제 내려도 될 것 같다."</p> <p>"그 팀장 지금 임원한테 대박 깨지고 맛탱이 갔다"</p> <p><br></p> <p>사실 내가 하려던말 밑에 직원들 누구나 하고싶어하던 말이었을 뿐인데</p> <p>그들의 생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윗사람이라 아무도 못하던 말을 </p> <p>짜를테면짜르던지의 마인드로 무장해버린 무적알바가 대변해줬으니</p> <p>많은 위로와 격려, 감사를 받아서 나도 마음이 조금 누그러진 상태라 글을 내렸음.</p> <p><br></p> <p>사건 뒤 그 팀장이 마치 교통사고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합의보러온 듯한 태도로 나에게 봉투(50만원)를 건내며 사과했고</p> <p>그날 고깃집에서 팀장이 회식하면서 모두에게 사과함.</p> <p>계산할 때 팀장에게 20만원을 주면서 회식비에 사용하라하니 팀장도 좋아하고 나도 쪼금은 덜 미안해짐.</p> <p>후에 생각해보니 내 글 한방에 한사람의 인생이 확 가버릴 수도 있었구나 생각함.</p> <p>그 후로 다시는 그 스키장에서 알바를 할수 없는 몸이 되었을 테지만... </p> <p>사실 뭐 그 뒤론 알바안하고 졸업하고 취업해서 </p> <p>다른기업 잘다니고 있음.</p> <p><br></p> <p>가끔 보드타러 놀러가서 같이 일하던 형들한테 인사하고 아직도 나는 잘지냄.</p> <p>그 후로 그 팀장얼굴은 본적 없으나 잘 다니고 있다고함.</p> <p>뭐 사실 지금은 보면 내가 불편할건 없지~.</p> <p>난 고객이니까~ ㅎㅎ</p> <p><br></p> <p>알바한테 갑질하는 사장들은</p> <p>훗날 그 알바가 성장해서</p> <p>본인들의 갑이되는 상상을 좀 해보시길 바람.</p> <p>-끝-</p> <p><b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