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b> <div>분명 외박, 휴가를 나왔는데 말이죠.</div> <div>부대 담장 밖으로 나오자마자 금세 사람 사는 기후 같더이다 ㅎㅎ</div> <div><br></div> <div>2012년 6월 초에 최종자대배치를 받고 나서, 한 7월 말이었나 그 때쯤 되었을 거예요.</div> <div>어찌저찌 연락이 되어서 허락이 떨어진건지 가족들과의 1박 외박이 허락되었습니다. 그래서 바닷가에서 하루 쉬고 온 적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부대 정문에서 부모님 뵙고 문을 나서는 순간</div> <div>뜨겁게 작열하던 햇빛과 이글이글 끓어오르던 아스팔트의 기운에 짓눌려 쪄 죽을 것 같던 날씨는 순식간에 사라지던......</div> <div><br></div> <div>비단 이 때뿐만이 아니라, 신병위로외박/정기휴가/유격포상휴가 등을 나올 때마다</div> <div>부대 담장 안에서는 그토록 덥고 춥고 혹한 혹서 따로 없이 못 살 것만 같았는데 담장 밖으로 나오는 순간 살만해지더군요.</div> <div><br></div> <div>지금 생각해도 ㅋㅋㅋㅋㅋㅋ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 ㅋㅋㅋㅋㅋㅋ</div> <div>막말로, 부대 담장만 넘었는데 아프리카 사막/시베리아 한복판에서 대한민국으로 순간이동한 것 같은 ㅋㅋㅋㅋㅋㅋ</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2.</b></div> <div>같은 생활관에서 생활하시던 선임분의 경우 21개월 복무기간에서 유격 2회, 혹한기 2회를 하신 분도 있으셨고 한데요.</div> <div>(물론 가장 최악의 경우로, 전역 1주일 가량 남겨두고 유격에 갔다오신... 크흡. 진짜 육성으로 '아니 세상에 이런 게 어디 있습니까...'라고 소대 간부님들께 하소연까지 하시던... 간부님들도 이런 경우는 처음 본 것인지 굉장히 안쓰러워하셨었습니다.)</div> <div><br></div> <div>어쩌다 군 복무 기간이 요상하게 잡혀서인지 운이 더럽게도 좋아서인지</div> <div><span style="font-size:9pt;">저는 어쩌다보니 유격 1회, 혹한기 1회만 받고 무사히 21개월을 복무하고 전역했었습니다.</span></div> <div><br></div> <div>자대에서 유격을 A, B, C조로 나누어서 출발했었다는데, 마지막 C조가 유격훈련받으러 오전에 출발한 당일 오후에 제가 보충대에서 자대로 전입되어왔다는 겁니다.</div> <div><br></div> <div>다른 군 복무 경험담에 보면 간혹 이런 경우에도 자대로 방금 온 신병도 다시 유격장에 끌려갔다는 이야기가 있는 경우도 있던데</div> <div>저희 기수 같은 경우엔 부대장님이 나름의 배려를 해 주신 것인지 전입당일 유격 C조에 편성시켜서 별도 출발시키는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그렇게 12년 여름의 유격은 운 좋게 피해갔고, 13년 초 혹한기를 치른 뒤 13년 여름이 다가왔는데요.</div> <div>이 때는 얄짤없이 유격을 해야 했던지라 뭐 체념하고 다이어트나 빡시게 하고 오자는 생각으로 즐겼(?)었죠.</div> <div><br></div> <div>아직 부대에 저희 기수보다 윗선임들이 좀 많고 해서 자연히 짬에서 밀려서인지</div> <div>유격훈련장으로 저희 부대 측 막사를 차리러 갔습니다. 뭐 그래봐야 텐트 치러 간 것이긴 합니다만.</div> <div><br></div> <div>유격장으로 부대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길에는, 그래도 논밭 등을 가로질러 지나가는 등 나름 마음은 평화롭고 풍요롭기까지 했었는데요.</div> <div><br></div> <div>훈련장 철문으로 보이는 곳을 통과해서 유격장 시설이 눈에 들어오는데,</div> <div>진짜 문자 그대로 아무것도 안 하고 그저 부대 차량으로 온 것임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숨이 턱턱 막히며 '여긴 내가 있을 곳이 아니다'라는 생각도 들더니 급기야는 도망치고 싶을 정도가 되더군요.</div> <div><br></div> <div>파견이다 뭐다 해서 이런저런 다른 부대로 다녀온 적도 많고 해서 자신있게 들어갔는데도,</div> <div>처음 들어갔던 그 유격장에서는 진짜... 제가 실제로 전쟁을 겪어본 것도 아니고 그저 군 생활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유격장에 온 것인데도 '여기... 혹시 전쟁터? 실제 전장?'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흡사 언제라도 와 본 적 있는 양 숨이 턱턱 막히던 그런 경험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p.s</div> <div>천막을 치고 돌아와서 며칠 뒤 유격 B조로 훈련에 참가했는데</div> <div>유격장 입구 벽에 그려지고 씌어진 유사불패 라는 글귀가 그제서야 눈에 들어오던......</div>
다른 이용자 분들께서는 어떤 마법을 겪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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