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div><br></div> <div>매번 요리게에 "초딩되는 아들과의 식탁"이란 글을 올리던 30살 아빠입니다..</div> <div><br></div> <div>늘 요리게에 올리다가 이렇게 결혼게에 글을 올리네요..</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전 2년전 와이프와 별거를 시작했습니다.</span></div> <div><br></div> <div>나이차 10살. 제가 어리구요.</div> <div><span style="font-size:9pt;">결혼 당시 전 22.</span></div> <div><br></div> <div>교제는 1년반? 정도 했는데 프로포즈는 와이프. 결혼에 굉장히 적극적이었습니다. 전 와이프를 (당연히) 사랑했기에 사귀고 있었고, 결혼도 (지금생각하면 좀 경솔했지만) 그렇게 어려운 선택이 아니었어요. 사랑했으니까.</div> <div><br></div> <div>틀어지게 된 경위는 복잡하지만 간단히 말하면 이렇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1. 부부관계</div> <div><br></div> <div>결혼 1년차부터 섹스리스.</div> <div><span style="font-size:9pt;">수없이 "난 당신과 자고싶다" 라고 얘기해도 "힘들다", "내일 일 가야하니까" 등등 계속 회피를 당했죠. 제 자존감은 점점 내동댕이쳐지구요.</span></div> <div><br></div> <div>다시 말하지만 그때 전 22.....하.....</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런데 아이는 갖고 싶다며, 배란일만 되면 테스트기로 검사를 하고 저와 자려고 하더군요.</span></div> <div><br></div> <div>전 "당신 평상시엔 계속 이핑계 저핑계로 회피하더니 왜 배란일때만 되면 이래? 내가 무슨 기계야?" 라고 해도,</div> <div><span style="font-size:9pt;">"아이를 갖고 싶다는건 당신을 최고로 사랑한단 뜻이야.오해하지마" 라고 했죠.</span></div> <div><br></div> <div>제가 계속 배란일의 잠자리를 거부하자, 했던말...전 지금까지도 잊지 못합니다. 너무나 선명하게 기억해요. 그 풍경도 그 얼굴도 모두.</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녀는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span></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럼 혼자서 해서 밖에다 해줘. 내가 주사기로 나한테 넣을게." 라고요.</div> <div><br></div> <div><br></div> <div>거의 7년정도 지난 옛날 일이지만, 이렇게 글을 쓰면서도 전 웃음이 나오네요..하....</div> <div>이런 상황인데도 아이가 태어난 건 참 이런저런 의미에서 기적과도 같았다고 생각합니다.음...</div> <div>암튼 그 이후로 리스는 지속 되었습니다. 계속된 거부에 저도 더이상 그녀가 여자로 보이지 않아요.</div> <div><br></div> <div><br></div> <div>2.경제적 문제</div> <div><br></div> <div>전 처음부터 학생이었습니다.</div> <div>결혼 당시엔 전 그냥 어학교에 다니는 유학생 이었죠.</div> <div><br></div> <div>그 이후로, 전 국립대에 진학했고, 흔히 말하는 일본에서 제일 들어가기 힘든 대학 대학원에 진학해서 현재 박사과정중입니다.</div> <div>당연히 그간 취업은 하지 않았고요.</div> <div>그 말은 경제적으로 힘들단 얘기죠. 학비, 생활비 등등.</div> <div><br></div> <div>이런 문제에 대해서 와이프는 애초부터 "그건 당신의 학업이니 당신이 알아서 해"라는 사고방식 이었습니다.</div> <div>또 저희 부모님도 제가 공부하는걸 굉장히 찬성하셔서 "아들교육은 우리몫이다"라면서 지금까지 저의 경제적인 부분을 도와주고 계시죠.</div> <div><br></div> <div>문제는 이렇게 되다보니, 와이프는 거의 모든 금전적인 문제를 50:50으로 해결하려 합니다.</div> <div>집세, 전기세, 생활비 등등.</div> <div>그런데 육아나 가사는 일을 핑계로 거의 제가 도맡아 하게 되었죠.</div> <div><br></div> <div>전 도중부터 의문을 품었습니다.</div> <div>"왜 50:50인데 내가 육아 가사를 다 도맡아 하는거지?"</div> <div><br></div> <div>뭐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와이프는 늘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div> <div>"난 일해. 넌 일 안하잖아. 난 가정을 위해 돈을 벌고있다고, 그러니까 가정을 위해 돈 안버는 당신이 집안일 육아좀 하는건 당연한거아냐?" 라고요.</div> <div><br></div> <div>다시말하지만, 전 부모님에게 받는 생활비로 그 50:50중의 제 몫을 내고 있었고요.</div> <div>"돈 안벌잖아" 라는 이유로 얼마나 많은 무시와 상처를 받았는지..</div> <div><br></div> <div>말좀 가려서 하라고 아무리 얘기를 해도 와이프는 "그게 도데체 왜 상처가 되냐" 며 제게 "당신은 그릇이 너무 작아" 라네요.</div> <div><br></div> <div><br></div> <div>3.육아방식</div> <div>육아방식은 굉장히 둘이 많이 싸우던 문제였습니다.</div> <div>참고로 지금 제 전공은 교육학 입니다.</div> <div><br></div> <div>그래서 제가 좀 교육적인 부분에 예민하다 싶지만, 제가 늘 와이프에게 불만을 가지던건 세가지.</div> <div>1.TV를 계속 보게 한다는점.(아빠가 제제를 해도 엄마가 "보고싶어?그래 봐" 라며 틀어주니 저만 나쁜놈이 되더군요ㅠ)</div> <div>2.휴대폰게임을 계속 시킨다는점.(와이프 본인도 시간만 나면 핸드폰으로 게임을 합니다. 그러면서 아이도 시키는거죠.)</div> <div>3.아이를 자기에게 의존시키려 애쓰는점.(지금도 기억합니다. 와이프는 장래에 아들을 "마마보이로 키워서 엄마가 없으면 살 수 없어! 라고 말하게 하고 싶어" 라고 한걸)</div> <div><br></div> <div>아무튼 이런 문제에 대해서...사실 전 그녀를 잘 설득시킬 수가 없었습니다.</div> <div>왜냐면 제겐 티비를 습관적으로 보게하거나 게임을 시키거나 부모에게 의존시키려 애쓴다는건,.....제게 너무나 상식적이지 않은 일이라서요.</div> <div><br></div> <div>하지만 와이프는 늘 "뭐가 문제냐" 고 제게 되묻습니다. 자기도 그렇게 자랐는데 아무문제 없었다고.</div> <div>또 다시 저는 "그릇이 작은 남자, 시끄러운 남자" 가 되죠.</div> <div><br></div> <div>4.늘 완벽한 그녀</div> <div>와이프는 늘 자신이 완벽했습니다.</div> <div>자신이 살아온 환경, 가치관, 습관등이 늘 완벽했죠.</div> <div>저흰 국제결혼이라 저와 와이프는 너무나도 다른데, 그녀는 한국의 습관, 가치관등이 늘상 이상하다고 절 다그쳤습니다.</div> <div>그 이외의 문제에도 그녀는 늘 자기가 완벽했죠.</div> <div>경찰이 9:1의 비율로 와이프가 9의 책임을 진다는 접촉사고를 내었을때도 와이프는 자기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늘 당당히 얘기했었습니다. 언제나처럼 완벽한 자신이 <span style="font-size:9pt;">완벽하게 </span><span style="font-size:9pt;">운전을 했기때문이겠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래서 그녀는 늘 자신의 완벽함을 지지해주는 대화를 하고 싶어합니다. 늘 자기의 편이 되어주고, 자기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오냐오냐, 그렇지 그렇지, 스고이스고이....이런 대화를요..</span></div> <div>와이프는 저와 한창 트러블이 있을때 제게 이렇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했습니다.</div> <div><br></div> <div>"내가 원하는건 나에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이야" 라고요.</div> <div><br></div> <div>전 말했죠. "난 당신의 아버지가 아니야."라고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무튼 위와같은 문제로 틀어졌습니다.</div> <div><br></div> <div>저는 아들을 너무너무 사랑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와이프를 너무너무 싫어했습니다.</div> <div><br></div> <div>이혼을 하자니 아이가 너무 걱정되고, 그렇다고 계속 같이 살자니 제가 미쳐버릴것만 같았습니다. 아니 이미 미쳐있었죠.</div> <div><br></div> <div>아무 생각도 안하고 그냥 무의식적으로 "아 이사람이 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생각한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div> <div><br></div> <div>아무튼 이러다간 정말 안되겠다 싶어 전 별거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와이프가 아이를 데리고 있었어요.</div> <div><br></div> <div>아들에대한 죄책감 때문에 별거를 시작한 후에 반년정도는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렸습니다.</div> <div><br></div> <div>그 후에 와이프는 사회인 입학으로 대학원에 말도 없이 진학하고, 바빠졌단 핑계로 아이를 제게 맡기는 일이 늘더니, 지금은 제가 키우고 있습니다.</div> <div><br></div> <div>저야 힘들지만 너무 기뻤죠. </div> <div><br></div> <div>그동안 늘 인스턴트만 먹어왔던 와이프와 아이의 생활을 알기에, 전 힘들더라고 집접 손으로 만든 요리를 만들어 먹여야겠다 생각하고 요리를 시작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이곳 오유의 요리게에 하나둘 글을 올리기 시작했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무튼 그렇게 1년이 지났을까...서론이 너무 길었네요ㅠㅠ</div> <div><br></div> <div>이틀전에 갑자기 와이프에게서 문자가 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너무 갑작스럽지만 우리 다시 합치지 않을래? 다시 합친다면 내가 노력할게" 라고요.</div> <div><br></div> <div><br></div> <div>전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div> <div><br></div> <div>왜냐면 와이프는 별거 기간동안 두달에 한번꼴로 "난 앞으로 내 인생이 있으니까 날 구속하지 말아줘. 어서 이혼서류에 도장 찍어줘." 라고 절 재촉했고,</div> <div><br></div> <div>전 "아직 아들이 심리적으로도 생활환경적으로도 안정되어있지 않으니, 초등학교 들어가고 좀 안정되면 그때 서류 내자" 라고 계속 거부해 왔었죠.</div> <div><br></div> <div>그러던 와이프가 갑자기 제게 "다시 같이 살자" 라니....</div> <div><br></div> <div><br></div> <div>그 심중이 너무 궁금해서 둘이 만나서 얘기를 했습니다.</div> <div><br></div> <div>갑자기 왜? 라는 저의 질문에 그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div> <div><br></div> <div>"당신을 그렇게 싫어하지 않는다는걸 알았어. 나랑 당신은 맞는 부분도 많이 있다고 생각해. 그리고 난 지금 이상태를 견딜 수가 없어. 합치면 합치고, 끝내면 끝내고 싶어."</div> <div><br></div> <div>라고요.</div> <div><br></div> <div><br></div> <div>전 물었죠.</div> <div><br></div> <div>"내가 아들 정말 사랑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거 당신도 알지? 근데 이런 내가 왜 그때 같이 살던집에서 뛰쳐나간줄 알아?"</div> <div><br></div> <div>라고요. 그녀는 말했습니다.</div> <div><br></div> <div>"그건 미안. 모르겠어.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div> <div><br></div> <div>전 말했죠. "집에서 내가 나간 이류를 모르는데, 어떻게 다시 나랑 같이 살자는 말을 할 수 있어?"</div> <div><br></div> <div>그녀는 대답했습니다. "당신이 나에게 요구하는게 너무 많으면 난 들어줄 수 없어. 그건 내가 아니라 다른사람이야. 하나정도라면 노력할게."</div> <div><br></div> <div><br></div> <div>전 슬슬 트라우마 반응이 시작 되고 있었습니다. 말로 다 할 수없는 고구마적인 답답함.</div> <div><br></div> <div>"다시 시작하자는건 당신이 꺼낸 말이야. 나랑 다시 살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렇게 말한거잖아?" 라고 물었더니 그녀는 "그렇다"고 대답합니다.</div> <div><br></div> <div>전 말했습니다.</div> <div><br></div> <div>"근데 난 아직 준비가 안되었고, 솔직히 당신과 새로 시작한다는건 나에게 굉장한 용기가 필요해. 당신과 내가 예전처럼 틀어지지 않을거란 일말의 신뢰가 없이 난 다시 시작 할 수 없어.</div> <div><br></div> <div>그런데, 내가 예전에 별거하잔 얘기를 꺼내고, 집에서 나간 이유를 모르겠다고? 니가 그걸 어떻게 아냐고? 여지까지 생긴 둘 사이의 골자기는 굉장히 깊어. 그위에 앙상하게 다리만 놓는다는건 굉장히 위험한 일이야. 둘 사이의 골을 메우지 않으면, 그 다리는 금새 무너져. 과거를 돌이켜서 배울건 배워야돼. 왜 둘 사이가 틀어졌을까? 하고 고민하는게 그 첫번째 작업이야.</div> <div><br></div> <div>난 별거 후에 굉장히 많이 생각했어. 당신이던 다른 새로운 사람이던, 이 관계에서 내가 잘못한점을 뼈저리게 교훈으로 삼아서 앞으로는 행복하게 살거라고 다짐하고 있어.</div> <div><br></div> <div>그런데 당신은 그렇지 않아보이네. 그렇게 가볍게 다시 시작하잔 말 하지마."</div> <div><br></div> <div><br></div> <div>이렇게 대화는 끝났습니다.</div> <div><br></div> <div>솔직히 전 그녀가 다시 합치자는 말을 듣고 일말의 희망을 느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런데 보아하니 와이프는 의외로 굉장히 가볍게 그런 제안을 한것 같더군요.</div> <div><br></div> <div>이틀정도가 지난 후.. 전 생각했습니다.</div> <div><br></div> <div>"아 이 사람이 날 아직도 물로 보는구나."</div> <div><br></div> <div>잠시나마 흔들렸던 제가 바보같아졌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글이 길어져서 죄송해요.ㅠ</div> <div><br></div> <div>앞으론 그냥 요리사진이나 올려야겠네요..</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