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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우리 형이 대학에 다니고 있을 때의 일이다.
형은 친한 친구들 10여명 정도가 있어 함께 사이 좋게 다니곤 했다고 한다.
여름 방학이 끝나고, 모두들 [더워, 나른해] 라고 투덜대면서도 모두 수업에 나왔다.
그리고 1주일 정도가 지났다.
형이 밤에 하숙집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데, 문득 갑자기 생각난 것이다.
[어라, O는 어디에 있지?]
생각해 보니 친구 O를 여름방학 이후 한 번도 보지 못한 것이었다.
여름방학 내내 함께 바다에서 놀았던 터라 그 친구가 보이지 않았으면 걱정된 나머지 바로 전화를 했을텐데...
어찌된 영문인지 그 녀석을 까맣게 잊고 있던 것이다.
그래서 바로 전화를 걸어봤지만, 돌아오는 것은 자동 응답기의 소리 뿐이었다.
뭐, 괜찮겠지라고 생각하고 다음 날 대학에서 친구들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야, O 녀석 왜 학교에 안 오는거야? 무슨 일 있어?]
그렇지만 다른 동료들의 반응도 같았다.
[어라, 그러고 보니 나 O 녀석 완전히 잊고 있었어!]
모두들 그런 말을 꺼내며 어수선해졌다.
결국 모두들 그 날까지 O의 존재를 잊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 날도 O는 학교에 오지 않았기 때문에 형이 대표로 집에 전화를 걸어봤다고 한다.
하지만 O는 집에도 없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매일 출석을 부르던 교수님도 어째서인지 O의 이름만은 부르는 것조차 잊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틀 뒤.
옆도시의 산길에서 비틀비틀 걷고 있던 O가 발견되었다.
그가 말하기로는 [산에서 조난되어 일주일 동안 계속 걷고 있었어.] 라는 것이다.
하지만 말하는 날짜가 이상했다.
확인해 보니 그가 말하는 것은 모두 10일 전의 일이었다.
O는 일시적인 기억 혼란으로 여겨져서 잠시 병원에 입원했다 곧 퇴원하게 됐다.
하지만 본인은 역시 어딘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 남아 있던 모양이다.
형과 친구들은 [분명 카미카쿠시(神隠し,귀신이나 신에 의한 갑작스런 행방불명) 야.] 라며 수군거렸다고 한다.
덧붙이자면 10일 전 O가 산으로 간 것은 확실한 모양이다.
출처: https://vkepitaph.tistory.com/257?category=348476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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