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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라 일기-세종시 5조 낭비, 어떻게 한 계산인가



한국행정연구원과 행정학회에서 세종시 원안 추진에 대한 보고서가 나왔다.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하면 비효율 비용이 연간 3조에서 5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참으로 큰 돈이다. 그것도 1년에 공중으로 날아가는 돈 치고는 말이다.

어떤 근거로 2조원의 간극이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2조원이 얼마나 큰 돈인지 우리는 잘 인식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 쉽게 표현한다면 신입생 등록금을 1년에 천만 원 잡는다면 이십 만 명에게 전액장학금을 줄 수 있는 돈이다.

일단 백번 양보해서 한국행정연구원과 행정학회에서 내놓은 비효율 비용이 맞다고 하자. 그런데 말이다. 이런 차이가 나는 계산을 해놓고 민관합동위 원장이라는 분의 말을 들어보니까 이번 분석이 상당히 논리적이고 체계적이라고 평가했다. 그 말 뒤에 따라온 말이 정치적이고 감성적 접근방식의 토론이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고까지 한다.

대체 어떤 계산을 했기에 이런 차이가 나오는 계산을 했는지 궁금하다. 또 이런 계산법이 분석적이고 논리적이라면 과연 이들이 전문가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 차이가 2조원이 나는데 말이다. 과연 누가 이런 보고서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

그 조사 내용을 들어가 보니까 공무원이나 민원인들의 교통비 같은 협의의 비효율 비용이 연간 1,200~1,300억 원, 부처 간 협의 지연으로 정책의 타이밍을 놓치거나 질이 떨어지는데서 오는 광의의 비효율 비용이, 연간 최대 4조 8천 8백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교통비가 1200억에서 1300억이 들어간다고 한다. 세종시 원안대로 하면 9부 2처 2청이 옮겨오게 된다. 몇 명이 세종시로 오는지 그 중 몇 퍼센트의 공무원들이 출퇴근을 하는지 아니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가족들과 세종시에 정착을 하는지 그 숫자는 얼마나 되는지도 상세하게 나와 있는 조사 보고서를 보고 싶다. 더불어 민원인의 수는 얼마나 되고 그들에게 차비로 들어가는 비용은 얼마나 되는지도 궁금하다. 백번 양보해서 이 비용도 인정하겠다.

정책의 타이밍을 놓치거나 질이 떨어지는데서 오는 비효율 비용이, 연간 최대 4조 8천 8백억 원에 달한다고 하는데 1년에 들어가는 비효율 비용의 절대 수(약 95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지금은 70년대가 아니다. 웬만한 일은 온라인상에서 해결이 된다. 국무회의도 화상으로 하고 부처 간의 회의도 화상으로 가능한 시대이다. 이런 인터넷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는데도 이런 돈이 들어간다면 그것 역시 인정하겠다.

그럼 이런 계산은 해 보았는가. 수도권 과밀화로 집값, 교통문제, 환경 문제, 지방 국토균형발전이 되지 않는 문제 등은 얼마나 들어가는지 말이다. 어느 쪽이 돈이 더 들어가고 어느 쪽이 과연 미래를 보았을 때 더 낭비가 심한지도 한 번 따져보아야 한다.

이 단체는 통일 이후 행정기관을 다시 옮기는 비용까지 합치면 향후 20년간 최대 100조 원이 넘는 돈을 낭비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계산으로 보면 1년에 5조씩 100조가 나온다. 이것 역시 백번 양보해서 인정하겠다. 그럼 20년 뒤의 수도권을 상상해 보았는가. 지금 이 상태로 가면 수도권의 모습은 어떻게 되겠는가. 지방은 또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고민해 보았는가. 또 그 비용은 어떻게 나오는지 상상해 보았는지도 궁금하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더 하겠다. 독일에 가서 수도 이전에 따른 문제점을 보고 오겠다고 하는데 꼭 한 번 가서 우리와 어떤 환경의 차이가 있는지 공부 많이 하고 오기 바란다. 더불어 독일에도 운하라는 것이 있다. 그것에 가서 강에 삽질하는데 22조?를 쓰려고 하는데 당신네 나라는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꼭 묻고 그 답을 찾아서 돌아오길 부탁한다.

2009년 12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