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홍명보(35)가 은퇴한다는 뉴스를 읽고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1990년대(2002월드컵까지) 한국축구를 말할 때 그를 빼놓고는 이야기가 안된다고 할 정도로 홍명보는 한국축구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취재기자 시절 내가 가장 좋아했던 축구선수 역시 홍명보였기에 더욱 감회가 컸습니다.

그와 그의 축구에 대해 쓰자면 아마 책 한권분량도 넘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홍명보의 첫 사랑을 이야기하면서 여성분들에게 '남자 고르는 법'에 대해서 알려드리고(?) 싶군요. 92년말 나는 프로축구 포항축구팀의 중국 전지훈련을 동행취재하면서 홍명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시 홍명보는 포항의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우며 국내 프로축구사상 신인선수로는 처음으로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습니다.

한마디로 축구선수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전도양양한 젊은이였죠. 그렇지만 당시 홍명보에게 '자신이 첫 사랑에게 차였다'(이렇게 표현한다면 본인에게 대단히 결례되는 일이겠지만)는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운동선수에게 갖고 있는 편견이 많다는 사실을 절감했습니다.

홍명보는 고려대 시절 미팅에서 만난 한 여학생을 사랑했다고 합니다.

그 여자도 홍명보를 아주 사랑했고, 둘은 결혼까지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여자 쪽은 교육자 집안으로 가정적으로 아주 엄격했던 모양입니다.

여자의 아버지는 "운동선수는 안된다"고 반대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홍명보는 축구선수로서 성공한다면 결혼 허락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마침내 대학 3학년 때 국가대표팀에 뽑혀 90년 월드컵에 출전했습니다.

그 때 한국축구팀은 월드컵 출전사상 최악의 경기를 펼쳤지만 그 가운데도 당시 20세의 어린 홍명보의 활약은 돋보였습니다.

명성을 얻은 홍명보도 '이 정도면 되겠지'하는 자신감을 갖고 결혼승낙을 받기 위해 첫 사랑의 집을 찾아갔습니다.

그렇지만 그에게 돌아온 집안 어른의 대답은 "No"였습니다.

단지 축구선수라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홍명보의 충격은 컸습니다.

아마 축구선수가 된 것을 후회했을 지도 모릅니다.

오랜 방황을 끝낸 홍명보는 속으로 "그래, 축구선수도 훌륭하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결심했다고 합니다.

이 때문인지 몰라도 홍명보는 한국축구선수로는 유례 드문 영광을 누려 왔습니다.

세계 올스타에도 여러차례 뽑혔고, 개인적으로 선행도 많이 합니다.

축구 이론에도 달통해 일본 프로팀에서 뛸 때 일본선수들 조차도 홍명보의 주장에는 아무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일본팀에서 주장까지 맡을 수 있었던 것은 그 때문이죠. 축구선수로서 홍명보의 신체적인 자질은 그다지 좋다고 할 수 없습니다.

우선 발이 느립니다.

또 몸싸움에 강하지도 않고, 수비선수로서 헤딩력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닙니다.

그러나 홍명보는 다른 선수들이 갖지 못한 센스를 가졌습니다.

수비위치 선정능력이 누구보다 뛰어나 공이 움직이는 방향을 정확히 예측하고, 수비선수로는 보기 드물게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돋보입니다.

한 마디로 자신의 약점을 최소화 시키고, 강점을 최대화한 두뇌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꾸준한 자기계발 노력에서 나온 것일 겁니다.

여성 여러분. 남자를 고르는 여러분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외모인가요, 아니면 돈인가요, 학벌인가요. 당신이라면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최고의 축구선수가 되겠다는 홍명보 같은 남자를 거절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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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멋있네요...
저도 제가 좋아하는 사람과 잘 안됐는데..
그래서 너무나 마음이 아픈데.....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에 더욱더 매진을
해야 할꺼 같아여..
그 여자를 진심으로 좋아했던만큼...
나중에 지금보다 더 당당한 모습으로 내 첫사랑에게
다가가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