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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294722
    작성자 : 육젖
    추천 : 23
    조회수 : 5423
    IP : 211.212.***.204
    댓글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0/08/27 12:22:31
    원글작성시간 : 2010/08/27 06:30:12
    http://todayhumor.com/?humorbest_294722 모바일
    고민게시판 '치킨녀' 님께...
    원문



    to.**...

    안녕?? 내가 편지 써줄꺼란거 생각조차 못했지?? 이제 너 곧 군대 간다길래 그래서 용기내서 쓰게 된거야..
    무슨 용기겠냐만은 꼭 하고싶었던 말이 있기도 하구..또 남자한테 편지 써서 주는거 너가 두번째거든..
    제대로 못쓸까봐 조마조마하기도 하구...
    00이한테서 너 휴학했단 소릴 듣고 하고 싶었는데 미처 하지 못했던 말이 있어서 너 군대가기 전에 얼른 주려고 부랴부랴 썼어...
    우선 너한테 하고싶은 말은...'고마워.' 너덕분에 1학기떄 정말 행복했던거 같애.. 니 눈에는 그렇게 안보이겠지만 내가 처음에는 낯을 많이 가리거든...그래서 학교생활 제대로 못했던 적도 있구...아마 입학식때나 개강파티때 유명인사가 되지 않았다면 아주 조용하게 다녔을꺼야..물론 너두 못만났겠지...다른 애들도 그렇구... 하지만 너 만나고 나서 나 많이 변한거 같아... 항상 선머슴애처럼 하고 다니던 날 여자로 만들어줬어.. 너두 눈치챘었지만 언제부턴가 널 좋아했어... 처음에는 그냥 한순간 끝나겠지 했는데...아니더라..
    사실 처음에 너 만났을때 널 진실되게 보질 않았어.. 항상 내가 봤던 남자애들은 그랬거든... 일부러 동조해주는 척 하면서 놀리고 욕하고 자존심 상하게 대해서 너두 같은 남자로 생각한거야.. 근데 넌 그런 애들과는 달랐어..  초창기때 선배오빠한테 찍혀서 울 학년애들 기합받을 위기에 쳐했을떄 너가 걱정되서 전화해줬잖아.. 아마 그때부터였던거 같아.. 그때 너 전화받고 많이 울었거든.. 정말 좋은친구를 만났다고 생각했어.. 그러다가 어느순간 널 좋아하게 된거 같아...근데 넌 자꾸 ㅁㅁ이랑 엮었잖아...내색은 안했지만 속상했어.. 물론 처음에 내가 했던 말을 책임지지 못한 내탓이지만...근데 나도 내감정을 솔직히 믿지 않았어..
    그래서 말을 안했던거야...그냥 그러려니 했지...하지만 이젠 솔직해지고 싶어...
    나 너 좋아해.. 이말 하려고 계속 벼르고 있었는데 기회가 안오드라구...하지만 이제 확실히 하고 싶어...
    나 너 진짜 좋아해..... 너한테 부담줄거 같아서 계속 참았는데...진짜 미안해.. 부담줘서..예전에는 너한테 이런말 하면 그나마 친했던 관계가 어정쩡해질까봐 그래서 계속 참았는데 진짜 용기내서 쓴거야.. 원래 5월달에 서울에서 같이 놀때 그때 하려고 했었는데 너가 여친 사귈 맘 없다고 좋은남자 만나길 바란다고 그래서 못했어..그떄 진짜 접으려고 했는데 마음대로 안되드라구...정말 너 덕분에 1학기때 행복했어.. 따분한 도계생활을 너 덕분에 재밌게 보낼수 있었던거 같아.. 공부 열심히 하고 학점만 잘챙겼으면 더 좋았을텐데...내가 너무 바본가봐..학기말에 개인적으로 안좋은일 많이 있어서 시험공부를 손놨었거든.. 일부러 삐뚤어지기도 했어.. 학교도 막판에 안나가고..근데 지금 보니 너무 후회돼..내가 왜그랬지.. 원래 이런애 아닌데...이미 지난 과거니깐 이제부터 열심히 할꺼야..너가 나한테 부탁했었잖아..학점 관리 제발 잘하라고.. 진짜 2학기땐 제대로 할꺼야...정말 고마웠어.. 있을때 잘하라는데..하지만 혼자서도 잘해야지..공부해서 남주는게 아니니깐..군대 잘 다녀와... 확실한지는 모르겠는데 너 9월달에 훈련소 입소한다고 들었어...가서 몸조심해...건강 잘챙겨...넌 능력있는 애니깐 어디서도 잘 견딜수 있을꺼야...2년뒤에 제대하고 만날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만난다면..예전처럼 즐겁게 얘기 나누면서 다시 친해졌으면 좋겠구나...그럼 조심해서 다녀와^^

    ps.성년의날떄 너가 사준 향수 잘 쓰고있어^^

    -------------------------------------------------------------------------------------------------
    =================================================================================================
    -------------------------------------------------------------------------------------------------

    편집본



    TO. **

    안녕? 내가 네게 편지 써줄꺼란거 생각조차 못했지? 
    00이한테서 네가 휴학했단 소릴 들었어. 그래서 용기를 내서 이렇게 쓰고 있어.
    하고 싶었는데 미처 하지 못했던 말이 많아서, 군대가기 전에 얼른 주고 싶어서......

    우선 너한테 하고싶은 말은...

    '고마워'
     
    고마워. 네 덕분에 1학기 내내 정말 행복했던거 같애.
    사실 나 낯을 많이 가리거든. 그래서 처음엔 학교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어.
    아마 입학식때나 개강파티때 유명인사가 되지 않았다면 아주 조용하게 다녔을꺼야.
    물론 너도 만나지 못했겠지?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 아찔해.

    근데 그거 알아? 그렇게 널 만나고 나서부터 나 많이 변했다? 
    항상 선머슴같았던 내가 널 만나고부터 여자가 된거야. 

    나, 언제부턴가 너밖에는 떠오르지 않게 됐어. 처음에는 그냥 한순간의 감정이겠지 싶었는데...... 
    그게 아니더라.
    사실 난 남자들을 믿지 못했어. 내가 여태 봐 왔던 남자애들은 항상 그랬거든. 
    너 역시 처음엔 날 놀리고 괴롭혀서 조금은 실망했었어. 그런데, 넌 다른 남자들과는 달랐어.
    사려 깊고, 배려심 있고, 친절하고, 또 다정했어. 
    학기 초에 선배한테 찍혀서 동기들 기합받을 뻔 했을 때, 네가 전화해줬었지? 
    그때 네 전화받고 많이 울었다? 정말 좋은 친구를 만났다고, 날 걱정해주는 친구가 생겼다고......
    그 순간부터 내 마음은 서서히 네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던 것 같아.

    나 널 좋아해. 

    이 말을 계속 가슴에 담아두고 있었는데 기회가 오지 않았어. 
    너에게 내 마음을 고백하면 너와의 관계가 망가질까봐 여태껏 참을 수 밖에 없었어.  
    하지만 이제 확실히 하고 싶어.
    나 너 정말 좋아해. 부담이 될까봐 계속 참아왔는데 더 이상은 숨길 수가 없어.   
    원래 5월달에 서울에서 함께 했을 때, 그 때 고백 하려고 했었는데......
    여친 사귈 맘 없다는, 좋은 남자 만나길 바란다는 네 한마디 때문에 못하고 말았어.
    그때 정말 그만두려고 했는데, 마음대로 잘 되지 않더라.
    역시 나한테 있어 좋은 남자는 너 하나 뿐이어서 그랬나봐.

    네 덕분에 그동안 정말 행복했어. 네가 아니었으면, 네가 내 곁에 없었더라면 
    도계생활이 정말 따분했을 거야.
    하지만 네가 내 곁에 있어주어서, 내 곁에서 항상 날 지켜봐주고 함께 해줘서
    너무나도 즐겁고 행복했어. 
    네 말대로 공부도 열심히 했으면 더 좋았을 걸. 
    그땐 마음이 너무 아파서, 도저히 공부가 손에 잡히질 않더라.
    하지만 이젠 괜찮을 것 같아. 네 말대로 학점 관리도, 학교 생활도 좀 더 열심히 할거야. 
    그리고 네가 돌아왔을 때, 좀 더 멋진 사람이 되어 있을거야. 

    잘 다녀와. 그리고 몸조심해.
    넌 멋진 사람이니깐 어디서도 잘 할 수 있을거라고 믿어.
    2년뒤 다시 만나게 된다면, 다시 즐거웠던 예전처럼 친해졌으면 좋겠다.

    그럼, 조심해서 다녀와! 


    ps.성년의 날에 네가 사준 향수 잘 쓰고 있어^^






    그동안 고민게에서 님을 쭈욱 지켜본 사람입니다.
    사랑 앞에서 당당하지 못하고 늘 위축되어 있는 님의 모습이 
    참 안타깝고 답답해서, 심한 말도 몇 번 했었습니다.
    그 어떤 조언도, 그 어떤 충고도 듣지 않은 채 항상 같은 질문을
    올리고 또 올리던 님의 모습을 도저히 이해하기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어느날, 조금씩 변하려는 님의 모습을 보며 
    솔직히 응원하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하더군요.
    그러다보니 생전 처음 여자 입장에서 편지도 써보게 됐네요 ㅋㅋ
    전 아무래도 사내자식이다보니 많이 부족함을 느낍니다만...
    아무쪼록 잘 이용하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ps. 다음 글은 부디 '이 남자한테 고백했어요' 로 올라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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