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나이 62살
저보다 7살 많아요
두 아들 낳고 2달씩 빼고
맞벌이, 아직도 하고 있어요
다행히, 청소랑 빨래를 무지 좋아하는
남편이라, 청소, 빨래 거의 해본 적 없어요
청소에 얼마나 진심이냐면,
토요일 나 출근해서 3시간만 일하래요
그 3시간동안 자기는 청소기 맘대로 돌리겠다고,
앞, 뒤 배란다 물청소에 걸래만 10장은
나와있고, 화장실이며 집에 있는 발매트도
매주 빨아요
빨래, 거의 매일 돌려요
오늘은 양말,
정말 가지런히 널어요
내가 널면 대충 넌다고 흉보고
자기가 다 널어요
줄 맞춰서 널어놓고 혼자 뿌듯해해요
저는 물건 여기저기, 잘 잃어버리고
아무데나 두는 편인데다
희얀하게 뭘 찾으면 안보여요
진짜 뻔히 있다는걸 아는데도
못찾아요
그럴 때마다
찾아달라고 남편에게 가요
정말 귀신같이 찾아줘요
심지어는 가을외투 입고 걸어둔거에
티 입은채로 걸었나봐요
그 티를 입고 싶어서 미친듯이 찾는데
이상하게 내 힘으로 찾고 싶어서..
틈 날때마다 일주일을 찾다가 포기했는데,
오늘 저녁에 옷장 열었다 닫았다 왔다갔다 하니
또 눈치 챘나 봐요
자기가 찾아주겠다고,
탐정 저리가라 눈을 땡굴땡굴...
진짜 3분만에 찾았어요
햐...
도대체 이걸 고맙다고 해야 하는지,
냉동실에 작년에 먹고 남은 비비빅
귀신 같이 기억했다 찾고
여름바지 모아둔 박스 귀신 같이 찾아내요
25살 작은 아들
옷 하나하나 개켜서 서랍에 넣어주고
뭔 수다를 저리 떠는지,
수건 장이 미어터지게 쟁여놓고
어릴 때 비맞던 서러움에
우산부자
비 온 다음날은 배란다에 우산 다
펼쳐서 말려줘요
아... 욕실 수전 엉망으로 단거...
결국 다음달에
욕실 공사 하기로 했어요
이번에는 본인도 인정하네요
하루 하루
7살 어린 마누라, 지금도 눈만 마주치면 수다 떠는
아들 돌보느라, 지쳐서
코골고 자요
내일 아침, 도시락 더 든든하게 싸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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