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초반의, 결혼 햇수로 5년차 남성입니다.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내는 저보다 3살 연하이고요.</span></div> <div><br></div> <div>일단, 양가 집안 분위기부터가 다르게 컸습니다.</div> <div><br></div> <div>아내쪽은 친가쪽과는 돈독하지 못하고, 외가쪽(장모님은 세 자매가 형제의 전부입니다.) 식구들과 훨씬 돈독합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렇다고 사촌 형제들끼리 행사나 기념일에 딱히 뭘 챙겨주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았고요.</span></div> <div><br></div> <div>하지만, 저희 쪽은 분위기가 완전 달랐습니다.</div> <div>친가, 외가 모두 돈독하게 지내는 편이었고, 기념일이나 행사 때면 거의 무조건적으로 참석하는 게 관례였죠.</div> <div>행여 커플 중 한 쪽이 불참하면, '얘들이 무슨 일이 있나...', 아니면 '얘가 왜 안왔지?' 하고 어른들이 내심 걱정하는 분위기이고요.</div> <div><br></div> <div>여튼, 서로 자라온 환경과 생각이 다른 커플이 만나서 결혼했습니다.</div> <div><br></div> <div>결혼 초기에는 집안 행사에 같이 다녔습니다.</div> <div>하지만 아내는 인천에 직장, 저는 대전에 직장, 출산휴가 전까지 주말부부를 했던 터라,</div> <div>임신초기와 후기에는 저 혼자 다녔습니다.</div> <div>(게다가 제 친가와 처가가 모두 다른 지방에 있어서 임신시에도, 육아에 있어서도 부모님들께 의지할 형편은 아니었습니다.)</div> <div><br></div> <div>처음에는 친척 어른들이 이해해 주시는 분위기 였지만, </div> <div>횟수가 반복될 수록 '누구는 애 안낳아본 줄 아느냐, 임신해도 다닐 곳은 다 다녀야하고, 그렇게 할 수 있다.' 라는 식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더라고요.</div> <div>그래도 저는 늦은 나이에 임신한 아내와 뱃속의 태아를 생각하면, 욕 좀 먹더라도 내 가족 지키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서 이런저런 변명아닌 변명을 대며 그때그때 대처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렇게 첫째가 태어나고,</div> <div>아이가 어릴 때에도 몇 번 집안 행사에 저 혼자만 간 적도 있고, </div> <div>때로는 아내는 집에서 혼자 쉬게 하고, 제가 아이만 데리고 행사에 참석한 적도 있습니다.</div> <div>(아내에게 하루 휴가를 준 거였죠.)</div> <div>그때마다 이모님들이 뭐라고 하시며 눈치를 주시더군요.</div> <div>(사실, 저희 외가쪽 식구들이 시골출신이라 유난히 며느리들 군기(?) 잡는 게 심합니다. 솔직히 해준 거는 개뿔 하나도 없으면서...)</div> <div><br></div> <div>그래도 저는 꿋꿋하게 내 아내와 아이가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어떻게 모든 행사를 다 참석하냐, 게다가 우린 다른 지방에 살고 있어서 오기도 쉽지 않다. 우리 가족이 잘못되면 누가 책임지냐?' 라는 식의 항변도 많이 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렇다고 제 아내가 저희 친가쪽 행사를 무시하는 건 아니고, 부모님 생신이나 제 친형제들과 조카들 기념일은 꼬박꼬박 다 알아서 챙깁니다.</div> <div>그리고 저와 각별한 사이인 것 같은 친척들 관련 행사에는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저보다 더 신경써서 챙기고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가끔 기대하지 않았는데, 고맙게 느낀 경우가 많습니다.)</span></div> <div><br></div> <div>저는 그거면 됐다고 생각하고, 그 이후로도 가끔씩 일반적인 행사는 저와 첫째만 참석하기도 합니다.</div> <div>(어차피 장남인 저와, 제 장남인 제 아들이 참석하면 어른들 기준에서는 올 사람 다 온 거나 마찬가지이니까요.)</div> <div><br></div> <div>그리고 어른들도 처음에는 서운해하실 수도 있지만, </div> <div>나중에 반복될 수록 그런 서운해하시는 모습도 줄어듭니다.</div> <div>(저의 변한 모습과, 변화된 사회상을 당신들 스스로 받아들이는 것일 수도 있고요.)</div> <div><br></div> <div>여튼, 얘기가 좀 이상해진 감도 있긴 하지만...</div> <div>요새는 남편들이 굳이 시댁, 처가 구분하지 않고 아내와 아이들을 우선적으로 잘 챙기면 </div> <div>그 가정은 평온하게 잘 지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div> <div><br></div> <div>흔히들 아내들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div> <div>'연애 때에는 안그러더니, 결혼하고나서 갑자기 효자노릇하려고 한다.' 라고...</div> <div><br></div> <div>물론 부모님께 효도하고, 집안 어른께 예의를 지키긴 해야 하지만...</div> <div>나와 내 가족들이 살아갈 날들이 훨씬 더 많이 남아 있습니다.</div> <div>그걸 생각하면 판단이 쉬워집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남편들 스스로, 그렇게 아내와 아이들 먼저 챙기면 우리 집안에서 내 위신이 떨어지지나 않을까 우려돼서 그렇게 (특히나 친가쪽) 집안행사들을 챙기려 하는 경우도 있다고 봅니다.</div> <div><br></div> <div>그런 스스로의 굴레를 벗어 버리세요.</div> <div><br></div> <div>남의 눈치에 신경쓰며 40여년 가까이 살아 왔지만,</div> <div>이제는 나와 가족의 인생을 위해서 과감히 버릴 건 버리니, 한결 마음이 편하네요.</div> <div><br></div> <div><br></div> <div>p.s.</div> <div>그리고, 서로에게 포기할 건 포기해야 결혼생활이 수월해집니다.</div> <div>굳이 누구에게 맞추려고 하지 마세요.</div> <div>또한, 남편과 아내 관계를 떠나...</div> <div>친동생(친오빠, 친누나)이라고 생각하고 대하면, 인식의 전환이 생깁니다.</div> <div>'내가 몇 년 더 살았으니 이해하고 양보하자.' 이런 생각을 가끔 하면,</div> <div>위기도 넘어갈 수 있고, 전화위복이 되더군요.</div> <div><br></div> <div>결혼은 대우받고 편해지려고 하는 게 아닙니다.</div> <div>상대의 부족한 점을 내가 채워주기 위해서 같이 살자하며 불구덩이로 뛰어든 거라는 걸 명심하시길 바라며,</div> <div>그럴 자신 없으면 애초에 결혼하지 마세요. 피곤해집니다. ㅋㅋ</div>
불구덩이보다 땡볕이 낫다.
내가 떠나려 하는 이유...
내 아이들은 따사로운 햇볕 속에서 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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