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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1340549
    작성자 : 달리기꼴등ㆀ
    추천 : 82
    조회수 : 13742
    IP : 183.96.***.111
    댓글 : 68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11/25 09:21:48
    원글작성시간 : 2016/11/25 00:51:04
    http://todayhumor.com/?humorbest_1340549 모바일
    무뚝뚝한 곰과 남자를 꼬시는 방법
    ... 3.8년째 연애중인 CC입니다.
    어쩌다보니 선배와 후배 사이로 만나게 되고
    일을 같이 하다보니.. 빠져들게 되더라구요.

    당시 오빠는 무뚝뚝하고 직설화법을 구사하는 무서운 선배였습니다.
    전 일에 열중하는 모습이 그렇게 좋더라구요.

    아무튼 일을 같이 하는 사이다보니 자주 연구실에 둘만 있을때가 많았습니다.
    물론 밤샘업무가 많아서 화장이고 뭐고 다 기름에 지워진 모습도 많이 보여줬구요..
    밤새 일하다 수업 들으러 같이 나가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정이 쌓이더라구요 ㅠㅠ

    하루는 프로젝트 담당 교수님이 너 XX이 좋아하냐고 물어보셨는데
    얼굴이 새빨개져서 아니라고 대답해봐도 이미 돌이킬수가 없었습니다.....
     
    당시 꼬꼬마 1학년때였고, 하필이면 제가 모쏠이었던 관계로
    주변 사람들에게 고백노하우를 물어보고 다녔습니다.
    모 07학번 선배가 그러시더군요.

    "별거 없어. 둘이 술 진탕 마시고 집에 데려다준다고 하면 집앞에서 볼에 뽀뽀 한번 해"
    "그게 전부에요?"
    "어. 근데 혀는 넣지 말고 그냥 뽀뽀만 해라."
     
    뭐.. 뭐라구요.....?!
    뽀... 뽀뽀....?
    모쏠이었던 저에게는 너무 충격이었습니다.
    그.. 그래도 어쩌겠나요 시도는 해봐야죠.....

    카톡으로 대화하다가 고민이 있다고 하며 술약속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보쌈집에서 만나 소주를 한병 하고..
    나와서 닭꼬치집에서 청하 5병, 매화수 1병을 둘이 나눠 마셨습니다.
    그리고 3차로 칵테일 한잔씩 했습니다.
     
    네. 저는 주량 빼면 시체입니다.
    1학년때는 간이 아주 싱싱해서 소주 2.5~3병까지는 마실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칵테일바를 나오는데 순간 같이 집으로 가던 중 기억이 끊겼습니다.
    그리고 어느순간 돌아왔는데...
    왜 07학번 선배가 술을 마시라고 했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뭔가 어디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감이 솟아오르는 기분!!!

    그래서 팔짱을 꼈습니다.
    지금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꽤 용기를 냈었어요.
    오빠는 당황한듯 허..허허 하고 웃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말도 안해줬는데 우리 집까지 잘 찾아가더라구요.
    둘다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는데..
    당시 일하다가 노트북을 놓고와서 자취방에 잠깐 들러야 할 일이 있었습니다.
    같이 한 번 와본게 전부인데 그걸 기억하고 있더라구요.

    정신을 차리고 저는 뽀뽀할 기회만 노리고 있었습니다.
    이미 오면서 긴장한 나머지 술이 슬슬 깨더라구요.
    하지만 취한척 하고 있었습니다.

    복도까지 오자 아 이젠 이거말곤 기회가 없겠구나!! 싶어서
    "오빠 잠깐만 눈 좀 감아봐요"
    그리고 눈을 감는 순진한 오빠..
    볼에 쪽! 하는데 오빠도 당황했는지 저를 빨리 방으로 데려다주려고 하더라구요.

    일단 많이 마셨고 취(한척)했으니까 침대에 누운 모습을 보고 가려고 했던 모양입니다.
    도어락을 열자 들어가서 오라고 손짓하는데
    이미 알코올로 용기가 너무 많이 충전된 저는 방안에서 오빠를 끌어안고
    오빠 좋아한다고 고백을 해버리고 맙니다..

    사실 사귀고나서 알았지만, 오빠나 저나 둘다 모쏠이었습니다.
    당황한 오빠는 자기도 술에 취했으니 뭔 짓을 저지를지 몰라 무서워서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나가지 못했습니다.

    그것도 모르고 저는 침대에 누워 계속 끌어안고 있었고...
    결국 선배가 절대 하지 말랬던 혀...까지 집어넣게 됩니다.
    ...오빠는 잠깐 혼미해졌는지 그윽한 눈으로 절 보며 누워있다가
    내일 약속이 있다는 변명을 하며 내일은 꼭 만나러 올테니 지금 가야한다고 드립을 쳤습니다.

    그리고 오빠가 간 뒤 저는 멀쩡히 일어나 컨디션을 빨며 화장을 지우고 잠옷을 입고 잤습니다.
    자려고 누웠는데 아씨 왠지 내가 싫어서 간거 아닐까..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맴돌 했습니다.
    확답도 없고 그냥 가버린 셈이니까요. 물론 지금 반대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얼마나 당황했을지 눈에 보이지만요 ㅋㅋ

    그렇게 자고 일어나 숙취해소를 화장실에서 하고있을 무렵 오빠한테 카톡이 오더라구요.
    너때문에 밤새 한숨도 못 잤다고 말이죠!!!!

    밤에! 너랑!! 걷고싶으니까!!! 학교정문으로 나오라고!!!!!


    그리고 나가봤더니 자기를 좋아한다고 한 여자는 니가 처음이라며 사귀게 되었습니다.

    독설이 취미 수준이였던 오빠지만 사실 속은 매우 여린 사람이었고..
    지금은 많이 부드러워져 제가 북극곰이라는 별명을 붙였습니다.
    우리 오빠를 아는 동기들은 아직 무서운 이미지가 남아있어서 북극곰이 한대 치면 머리 날아간다며 무섭다고들 하지만..
    뭐 어때요! 나한테만 상냥하면 된거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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