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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bestofbest_350702
    작성자 : 돌아온빌런
    추천 : 136
    조회수 : 9778
    IP : 211.244.***.168
    댓글 : 21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7/07/16 02:11:50
    원글작성시간 : 2017/07/15 17:58:13
    http://todayhumor.com/?bestofbest_350702 모바일
    기다림의 차이


    누군가 대한민국에서 남자로 태어났습니다.

    강제징병으로 군에 갔고,
    어설픈 징병검사로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징병자원 부족으로 부적합 대상마저 강제로 끌고간 상황이었죠.


    그러다 다쳤습니다.
    하지만 군은 의사를 바로 보여주지 않았으며,
    서류니 뭐니 하면서 2일간 잡아놓고 사회로 보냈죠.


    그러나 모든 입증책임은 개인에게 있습니다.

    실제로 7년가량 외출조차 어려운 몸이 됐는데도
    보건복지부는 장애등급 판정을 내려주지 않으며,

    보훈처는 온갖 서류와 진단서, 1년 가량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실제 아무런 소득이 없는 상태로 7년이 지났지만
    65세 노부가 180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린다는 이유로 아무런 복지혜택이 없습니다.
    가정의 집, 가정의 재산이 없어도 단지 3인가족의 1인 소득이 있다는 이유로 말이죠.


    언론은 외면합니다.
    가장 진보적인 언론마저도 워낙 흔한 사건이고, 국민적 관심이 없다고 외면합니다.


    구청/주민센터의 상담을 해봐도 '자신들의 능력 밖이다'라는 대답만 돌아오고,
    구 정신보건센터나 자살예방전화 등도
    인력은 부족한데 환자가 너무 많아서 컨트롤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냥...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도 곧 환자가 되겠죠.

    군 인권센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당장 현역에게 일어난 사건만 해도 일손이 모자라다고 하네요.



    그렇게 7년을 노부의 등골 빼먹으면서 병원비, 서류 준비하고...
    가정은 점차 황폐화 되고...

    20대의 시간은 전부 병을 앓으며 지나갔고,
    이 병이 나아지는것도 아니고 점점 먹는 약은 늘어나고,
    국가는 억울하면 재판을 걸으라는데 증언부터 증거까지 전부 끌려간 개인이 증명해야 하는 상황.


    돈은 둘째치고 당시 군의관과 군인들에게 증언을 부탁해서 재판을 한다라...

    그것도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을 전문적으로 방어하는 공무원을 상대로 말이죠.
    건강, 재산, 가능성, 모든걸 잃은 개인이 말이죠.



    죽지 못해서 사는거죠.

    가끔은 차라리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럼 나도 편안하게 목숨을 끊을텐데 하고요.


    이런 상황에서 허용된건 그냥 인터넷 공간에서 하소연이나 하는 것이죠.

    그마저도 못마땅한지
    군마드, 적폐, 분탕종자, 알바, 국정원으로 몰립니다.

    누군가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희망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절망일 수도 있다는 상대적 관점을 왜 이해하지 못할까요?

    심지어는 문통이 들어줄거 같으니까 더 나댄다는 소리도...ㅋㅋ


    여성 일자리 창출 좋죠.
    여성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도 좋고요.
    여성가산점, 여성할당제, 페미니스트 대통령, 다 좋다 이거에요.

    근데 나부터가 사람 대접을 못받는데,
    내가 길 가다가 넘어져서 다친것도 아니고
    병역의 의무로 끌려가서 병신이 됐는데도 사람대접을 안해주는데

    옆에서는 여성혐오TF니 모병제니 입바른 소리 하면 위선으로 느껴지는게 당연한거 아닐까요?



    누군가 말하길
    '사회 문제에 있어서 급진적 변화는 어렵다. 천천히 기다려봐라'고 하는데..

    모 게시판 유저들처럼
    문재인 대통령이 나아가는 방향성이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향과 같다면,
    이명박근혜 정권이 끝나고, 이제는 더 나아질거란 희망이 있다면 기다리는게 즐겁겠죠.

    희망이 있으면 사람은 어떤 고난도 이겨내니까요.


    근데 그 방향성 자체가 어긋나있고,
    인권, 평등, 공정, 이런 모든 가치에서 본인만 배제된 사람은요?

    당장 기본권을 박탈당하고,
    '좋은 일자리'가 아니라, 아예 '일자리' 자체를 구하지 못하는 사람은요?

    그런 희망이 없는 사람 눈에는 여성할당, 여성 양질의 일자리, 이딴게 나오는데
    정작 자신에 대한 얘기는 하나도 없어요.

    그 끝에 절망만 있는거에요.

    절망이 기다리는데 더 기다려보라는 말,
    여성문제에는 기다려보라는 한마디 못하면서,
    실제 급박하고 희생한 남성의 문제에만 그렇게 말하는 것...


    그건 끔찍하고 잔인한 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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