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때는 4년 전 이십대 후반을 달려가고 있을 무렵</div> <div>감정노동자를 직업으로 삼고있었는데 온갖 진상들로 인해 직업과 세상에 환멸을 느끼며 적당한 도피처를 찾고있었다. </div> <div>상담원이라는 직업의 커리어는 어딜가도 높게쳐주지 않기에 어차피 경력으로는 다른 회사에 입사하기에는 무리가 있었고</div> <div>그 와중 호주 워킹홀리데이라는 것을 알게되었고 차근차근 준비하자 생각했었다.</div> <div>사실 이것저것 상황에 치여 도피성으로 가는 것이였기 때문에 준비랄 것도 없었다.</div> <div> </div> <div>그리고 무작정 비자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div> <div>신청방법은 인터넷에 A to Z 까지 다 나와있었는데 차근차근 따라하고 결제를 했다.</div> <div>그리고 무언가 홀린 것처럼 바로 신체검사를 이틀 뒤로 예약했고 신체검사를 받은 다음 날....</div> <div> </div> <div>비자승인메일을 받았다. 그리고 또 무언가 홀린 것 처럼 미친 듯이 인터넷을 검색하기 시작했고</div> <div>지금이라면 선택하지 않았을 유학원을 통하여 살아갈 집과 직업을 선택했다.</div> <div>그 때 당시에 비행기 삯과 비자도 모두 내 돈으로 신청하고 단순 연계에만 내 한 달 월급을 날렸으니 얼마나 어리석었는가</div> <div>(하지만 비자를 신청했던 것 말고 아무 정보도 없었던 나에게는 ... 더 나아가 게으른 나에게는 안전하고 편한 선택이었다.</div> <div>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나는 호구중에서도 상호구였다.)</div> <div>직장을 그만두고 한 세 달간 아무 생각없이 놀았던 것 같다. 그리고 유학원에서 연락이 왔다</div> <div>내가 신청했던 잡의 인터뷰 날짜가 정해졌고 비행기 부킹도 완료되었다고 했다.</div> <div> </div> <div>그제서야 실감이 났다. 아.. 정말 호주로 떠나는구나 하고 말이다.</div> <div>영어를 할 줄 몰랐고 내가 정확히 어디서 어떤 환경으로 사는지도 몰랐고 지금의 현실에 도망치고자 한 선택이었다.</div> <div>출국 날이 다가오면 올수록 불안감은 엄습해왔고 이런 마음을 알기라도 하는 듯 출국 날짜는 어느 덧 내일이 되었다.</div> <div> </div> <div>케세이 퍼시픽 비행기를 타고 일단은 홍콩으로 향했다.</div> <div>(호주로 가는 직항은 비쌌기 때문에 78만원인가에 편도로... 경유해서 갈 수 밖에 없었다.)</div> <div>우연히 유학원을 통해 같은 프로그램을 신청했던 언니와 동행하게 되었다.</div> <div>비행기를 처음 타보는 것은 아니였지만 마치 처음탄 것 마냥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div> <div>이렇게 장거리는 처음이였고 앞으로 펼쳐질 날들이 마냥 비관적으로만 생각되지는 않았다.</div> <div> </div> <div>그리고 홍콩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경유시간이 네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밖에 나가보지는 못했고</div> <div>공항 안에서 비싼 맥주를 마시며 노트북으로 열심히 지인들에게 이제 홍콩에 도착했다는 말을 전하고 있었다.</div> <div>생각보다 네시간은 금방갔고 호주 시드니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div> <div>그리고 시드니 공항에 도착 했을 때 엄청나게 헉 하는 더위를 맞이하게 된다. (때는 11월이였고 한국은 북반구, 호주는 남반구에 있어 계절이 반대다.)</div> <div> </div> <div>잡 인터뷰 날은 2-3일 뒤에 있었고 같은 프로그램으로 신청한 사람이 한 다섯명정도 더있어서</div> <div>가까운 한인민박에 터를 잡고 (스트라스 필드라는 곳에 있었는데 거의 한국과 다름없었다. 간판도 모두 한글, 한국음식점..노래방등..)</div> <div>시드니 관광을 하기 시작했다. 사진으로만 보던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릿지를 보며 아 여기 오길 정말 잘했구나.. 내가 언제 이런 구경을..</div> <div>녹스마켓도 가보고 그 유명한 본다이 비치도 가봤다. 사실 내가 돈을 버는 입장이 아닌 쓰는 입장에서는 좋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이때는 크게보지</div> <div>못했던 것 같다....</div> <div> </div> <div>그렇게 관광으로 인해 그리고 그 곳에 모인 한국인들과의 친목으로 인해 굉장히 들뜨고 좋았던 짧은 나날들이 지나가고</div> <div>우리를 픽업해줄 차가 한인민박의 주차장에 도착했다. 점점 시티에서 벗어나 초 자연적인 광경들을 꽤나 오랜 시간동안 보고나서야</div> <div>우리가 묵을 숙소로 도착했다. 한여름 태양이 내리쬐던 그 여름.. 우리가 묵을 곳은 카라반이였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