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교민입니다.<br>전에.. 이민게시판에 필리핀으로는 이민오지 마세요 [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emigration_455"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emigration_455</a> ] 라고 적었던 사람입니다.<br><br>뭐.. 오지 말라고 해도 올 사람들은 있기에.<br>오시는것 이라면 그래도 뭔가 도움이 되실만한게 있을까 해서 제 경험담을 좀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br><br>몇년전에 이혼을 하고. [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estofbest_51606"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bestofbest_51606</a> ]<br>1년간 아이둘을 혼자 키우다가요.<br>과로로 쓰러졌지요..<br>가사 육아 회사.. 모든걸 혼자 한다는게.. 정말 쉬운직업이 아니구서는 사실 불가능입니다.<br>어느날.. 정신차려보니 부엌에서 부엌 베란다가는 문턱에 걸쳐서 쓰러져 있더라구요.<br>아마.. 수면부족과 과로로 기절했었나봐요.<br>그리고, 프로그래머로 죽어라고 과로하며 살다 생긴 그노무 천식때문에..<br>봄만 되면 전 너무 힘들었거든요. 왕사에 꽃가루에..<br>이대로 살다간 죽겠다 싶어서 일도 멈추고 잠시 쉬었는데<br>전화로 어머니랑 그런 저런 이야기도 좀 했는데..<br>형님이 그 이야기를 전해듣고.. 봄이 없는 동남아로 여행갔다 오라고 하시기에..<br>돈벌어야하고 애봐야지 어딜가요.. 했는데<br>형님이 거의 강제적으로.. 필리핀 모 도시로 가는 비행기표를 예약하도록 다 추진하시고 제게 통보 만 하심..;;<br>필리핀에 과거 직장 동료였던 사람이 이민가서 관광 가이드를 하며 정착해서 사는 사람이 있는데..<br>그사람이 사는곳과는 전혀 반대쪽 먼 곳 도시를... <br><br>뭐.. 그래서 아무튼.. 4살짜리 두 딸을 데리고 필리핀이라는 나라를 처음으로 왔습니다.<br>10여년의 결혼생활 동안에 비행기 타본건 신혼여행갔던 발리와 제주도 가는 비행기가 전부였는데..<br>( 그럼에도 전처는 동남아 안 가본 나라가 없는게 함정.. )<br>태어나서.. 처음으로 신혼여행이 아닌걸로 국외로 나와봤네요.<br>아.. 이나라 왜 이렇게 미친듯이 덥습니까.<br>ㅋㅋㅋㅋ 애들이 마닐라 공항에서 딱 나오자 마자 하는 소리가 아빠더워.. 입니다.<br>둘다 얼굴이 뻘개졌어요.<br>물을 몇병을 사먹였는지..<br>거기서 1시간여를 기다려서 비행기 갈아타고.. 지방 도시로 날아갔지요.<br>문제는... 무슨 패키지 여행을 온것도 아니고..<br>그냥 쉬라고.... 여행사 하나 컨택해서( 아는사람이 잘 이용하던 여행사라고 함.. )<br>그냥 비행기표 끈어서 보내버리신 형님 덕에..<br>오니까 할것이 없었어요.<br>밤 늦게 이 도시에 도착을 했는데.<br>여행사사장님과 저녁을 먹고..<br>그다음 숙소에 떨궈주시더니.. 숙소가.. 1일은 얼마.. 1주일은 얼마.. 한달은 얼마..<br>이러는데 금액이.. 단기간일수록 아주 비싸더라구요.<br>뭐.. 한두주 있다 갈까.. 하고 그냥 한달치를 선불을 했습니다. ( 1주짜리 두번 내는것에 조금 더하면 1달치길레.. )<br><br>여기 오니까 천식이 한방에 사라지데요..?<br>문제는.. 두 아이..<br>아이들이 있으니 더운 땡볕에( 위도가 10도입니다. 드럽게 뜨거워요.. ) 어딜 걸어다닐 수도 없고..<br>관광지가 아닌 도시로 와서.. 딱히 어디 갈데도 없고..<br>해떨어지면 모기 무섭고.. 그래서 못 나가고..<br>더군다나 방에만 콕 박혀서 있었더니..<br>맨날 보는게 TV인데.. 맨 뉴스에 강도당한 이야기.. 누구 총맞아 죽은이야기로 도배..<br>더군다나 이 도시의 거의 모든 집들이 담장위에 철가시가 장난이 아님.. 도둑놈 천지라는 이야기..<br>아 밖은 무서운 곳이구나..<br>뭐... 원룸 스타일인 곳에서..<br>하루 종일 아이 둘 음식해 먹이고.. 보내는게.. 그냥 일과..<br><br>문제는 1달 내내 그랬다는것..<br>그러다보니.. 갑갑하죠..<br>그래서 숙소 주인이기도 한 여행사 사장님보고<br>아 당신보고 이도시까지 왔는데 나 좀 책임지쇼... 하고 압박을 해서<br>그분 따라서 배드민턴 치는곳을 좀 따라다니며 교민 몇분을 뵈었어요.<br>그랬더니 교민분들이 하시는 말씀이..<br>이 인건비 싼 나라에 와서 지금 뭔짓하냐고..<br>한달내내 방에 처박혀서 애들수발만 하고 있으면 여긴 왜 왔냐고..<br>듣고보니 그렇더라구요..<br>그래서 가정부를 구해보려고 했지요.. <br>문제는 가정부는 대부분 입주 가정부입니다.<br>숙식을 제공해줘야 하는데.. 원룸에서는 그게 안되는거예요.<br>에또 해당 숙소는 유치원들과는 거리가 좀 멀었어요.<br>보낼 유치원도 없고..<br>그래서 사람들에게 수소문해서 어디 유치원이 좋다더라.. 소리를 듣고<br>두 딸에게 아빠 하루종일 나가서 밤 늦게 올꺼니까<br>하루종일 케이블TV 만화체널 보면서 놀다가 배고프면 이거 먹고 저거 먹고 하라고 하고 <br>썬그림을 아주 두텁게 바르고 길을 나섰지요.<br>왜냐하면.. 이나라는 부동산 이라는게 그다지 발달이 안되어 있어서<br>임대하는 집을 찾으려면 직접 그동네 가서 제 발로 뒤지고 다녀야 하거든요.<br><br>그래서 택시를 타고 유치원이 좋다는 동네로 가서..<br>그 언저리를 정말 싹 뒤지고 다녔습니다. 한.. 3-4시간 걸은듯.<br>문자메시지 하루종일 무료로 쓰는것 등록하고선.<br>임대한다는 팻말 보면 그 팻말 정보 포함해서 집 사진찍고 연락처로 문자메시지 보내고.. ( 방이 몇개냐 임대조건은 뭐냐 등등등.. )<br>그러다가 하나 찾았는데.<br>제가 이것 저것 부가적으로 요구한게 많아서 임대료가 조금 많이 비쌌어요.<br>그런데 조금 너무 많이 비싼감이 들어서..<br>교민까페에 여쭤보았죠.<br>이러이러한 조건인데.. 괜찮을까요? 하고<br>그러니.. 어떤분이 연락이 오셨네요.<br>필리핀에 은퇴해서 정착하시려고 준비를 다 하셔서..<br>집도 이미 구해놓으셨고. 살림까지 다 옮겨놓으셨는데<br>한국에서 하던 사업이 아직 정리가 덜 되셔서.. 한국에 계시다고.<br>주인이 필리핀에 없다보니 누구에게 그 집을 임대주기가 불안해서 못주셨는데<br>애 딸린 아버지니 믿을만 하겠다고 제게 임대를 주시겠다고 하시더라구요.<br>뭐.. 그간 교민까페에 이런 저런 질문도 자주하고.. 그랬던것도 영향이 있던것 같기도 하구요.<br>그래서.. 그 집에 임대해서 들어갔는데요.<br>여기서 제 인생이 바뀌었지요.<br>그 집은 소위 안전하다는 subdivision 안에 있는 집입니다.<br>서브디비젼은.. 특정 주택지구를 높은 담벼락으로 삥 둘러서 막아놓고(성마냥..) <br>입구에는 24시간 가드가 경비서는 안전지대를 말합니다.<br>서브디비젼 내부에는 담 위에 철 가시가 없는 집들도 존재를 합니다.<br>제일 좋았던 점은..<br>몬테소리 유치원이 걸어서 5분정도 거리였습니다.<br>그 리 고 !<br>무려 2층집입니다. 방이 3개고.. 화장실이 2개. ( 하녀방과 하녀화장실은 별도로 따로.. )<br>실제로는 방1개와 화장실이 1개 더있는데. 그것은 주인부부쓰시던 곳이라<br>잠궈놓고 가셔서.. 아무튼.<br>태어나서 처음으로 2층집을 살아봤네요.<br><br>필리핀 와서 처음으로 에어컨을 안 틀고 살아지대요.<br>전에 살던 원룸은 임대료에 전기세가 포함이였지만.<br>이곳은 임대료에 별도인지라.. 절전을 해야 합니다.<br>필리핀은.. 한국의 1.6배의 전기세..( 그리고도 매년 인상함.. )<br>2층집이라는게.. 내부에 대류가 생깁니다. <br>더운공기는 언제나 위로 올라가기 때문에..<br>바람이 전혀 없는 날도.. 1층에 앉아 있으면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옵니다. <br>왜냐면 가열되서 2층으로 뽑혀서 올라가는 공기를 채워야 하니까요.<br>낮에는 2층이 더워서 못 있지만.. 그땐 1층에서 생활하고..<br>밤에는 또 2층이 바람이 아주 시원하게 불기때문에.. 아주 숙면에 좋습니다.<br>다만... 창문이 너무 많아서...... 갑자기 스콜이라도 쏟아지면..<br>엄청나게 달려다녀야 합니다.<br>거기서.. 아이들을 유치원을 등록하고..<br>유치원을 매일 데리고 가니..<br>유치원 원장이 저를 신기하게 봅니다.<br>보통 필리핀에서 유치원에는.. 보모나,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오지.. 아빠가 데려오는 경우가 없기 때문입니다.<br>그래서.. 보모나 가정부를 구하려고 노력중인데 지금 한달넘게 못 구하고 있다고 말을 하니..<br>자기가 구해주겠다네요?<br>교민들에게 그렇게 도움요청해도 못 도와주던 문제가 이것인데..<br>유치원 원장이 구해주겠다 약속을 했고... 실제로 몇일뒤에 구해줬습니다.<br>그 이유는... 유치원은 보모들의 놀이터입니다.<br>왜냐면 필리핀의 유치원은 온종일 하지 않고 보통 2시간 언저리만 합니다.<br>오전에 2시간씩 2타임. ( 전... 우겨서 4시간 풀로 돌렸지만. )<br>그렇다보니.. 교통비 써서 보모가 애를 데리고 왔다가. 그 2시간 잠시 더 집에서 일하러 교통비 더 써가며 왔다갔다 안하고..<br>그냥 유치원에서 아이 끝날때 까지 놀면서 기다렸다가 데려갑니다.<br>그러니 유치원 마당엔 보모들 놀이터가 구석에 있습니다.<br>거기서 제 조건을 말하고 너희들 친구중에 일 할 사람 없니? 라고 한 모양이더라구요.<br>세상에나..<br>제가 그 가정부에게 월 3000페소( 지금환율이야 월 75000원 언저리.. 그땐 9만원정도 였나.. ) 를 주니......<br>밥하고.. 빨래하고.. 아이들 씻기고 유치원 데려갔다가 데려왔다가.. 청소하고......<br>그냥.......음..... 결혼하고 나서 처음으로...<br>하루종일 아무것도 안하고 잠만 쿨쿨쿨쿨 자도.. 아무도 제게 뭐라는 사람이 없습니다.<br>세상에나 세상에나.. 이런 천국이.<br><br>아 밤이 늦었네요. 나중에 더 적도록 하지요.<br>